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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El Tango de Lady Evil
작가 : 아사찬빈
작품등록일 : 2020.1.7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피해자의 이야기

 
제15화 <Missing Link>
작성일 : 20-04-14 23:07     조회 : 76     추천 : 0     분량 : 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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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가 이렇게 많아요?”

 [니가 많은 걸 요청한 걸 어떡해.]

 “꼭 미리 준비했다 꺼내놓는 것 같네.”

 [그만큼 철저하다는 거지?]

 “그건 그렇고... 이거 다 믿을만 한 거예요?”

 [이래 뵈도 기자로 산 세월만 30년이다. 기자 짭밥을 무시하지 말라고.]

 “아, 예.”

 [물론.. 카더라도 많이 섞여있어. 그치만 부실한 것보다야 넘치는 게 낫지 않아?]

 “알겠어요. 일단 살펴 본 다음에.. 더 필요한 거 있으면 연락할게요.”

 

 안나는 모니터를 가득 채운 파일 리스트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도현에게 부탁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도현은 인경자, 인성혁, 오피스텔 보안팀에 대한 자료를 수백 개나 보내왔다. 어찌나 많았던지 다운받고 로드하는 데만도 시간이 꽤나 걸렸다. 뭐라도 알아볼 요량으로 이것저것 요청하기는 했지만, 사실 막막했다. 대체 어디로 먼저 접근해야 할까. 모니터의 마우스가 한동안 이리저리 의미 없이 떠돌고 있었다.

 

 결국 안나가 가장 먼저 클릭한 것은 경자에 대한 자료였다.

 

 인경자. 73세.

 현재 표면적으로는 페이퍼컴퍼니인 “주식회사 현수”의 대표이사로 있다. 하지만 실상은 지하금융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부동산부터 현금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을 정도. 게다가 그녀의 돈은 정계에서부터 재계까지 거미줄처럼 뻗쳐있다고 한다.

 

 그녀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설명은 40년 전에 사망한 남편의 사업을 물려받았다는 것이다. 그것만큼은 서류상에서 깔끔하게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미심쩍인 부분이 많았다. 도현이 기술해놓은 대략적인 자금 흐름을 보면, 대부분 남편이 사망한 후에 본격적으로 자본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그 말인 즉, 지금의 거대한 자본은 남편과 상관없이 다 그의 능력으로 만든 것이라는 뜻이다. 다 떠나서, 아들에게 남편의 성이 아닌 자신의 성을 붙인 것만 봐도 그의 자존감과 자의식은 보통이 아니었다.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루머들만 살펴 봐도 굵직한 기업 수십 개가 그녀의 손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그냥 평범한 돈 많은 과부는 아닌 것이다. 이정도로 돈을 운용한다는 건, 웬만한 사업가들도 상상 못할 정도의 수완과 능력, 결단력과 과감성까지 갖추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정도 되면 그의 과거가 궁금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 가장 납득할만한 설명은 그녀가 화교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긴, 화교들의 교육방식을 본다면 이 정도 능력을 갖추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또 다른 설명은 그녀가 어둠의 조직 출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선...

 

 “와우... 이 분도 만만찮은 분이시군.”

 

 그에게는 적지 않은 전과와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있을 걸로 추정되는 혐의가 있었다. 입증된 전과는 대부분 경제사범이었지만, 입증되지 않은 혐의는 적지 않은 수가 살인이었다. 그리고 그 중 하나는 남편에 대한 살인이었다. 그 누구도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뭔가 미심쩍은 남편의 사망을 그녀가 꾸며낸 것이 아니냐는 루머가 공공연하게 퍼져있다고 한다.

 

 그 외에 또 특기할만한 것은... 그녀가 운이 아주 좋다는 것? 사업에는 필연적으로 운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특히 지난 15년 동안은 그야말로 대박의 연속이었다. 그 운은 아들인 인성혁이 총선에서 당선되며 정점을 찍었다.

 이렇게 그가 배팅했던 모든 것이 성공하며 그의 자본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불어났다. 그래서 항간에는 그만의 전속 무당이 있다는 말부터 시작해, 심지어 그녀가 일루미니티의 동아시아 지부의 회장이라는 말까지 돌 정도였다.

 

 어디까지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판단은 되지 않지만, 이 정도의 이야기라면 이것만큼은 확실하다. 이러한 이야기마저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그녀의 실체는 더 크고 더 무서울 거란 것.

 

 안나는 심란한 마음으로 스크롤을 움직였다. 경자라는 사람이 대단하긴 한 것 같은데... 그래서 이걸 어따 연결시켜야 할까.

 

 지금 안나가 찾아야하는 것은, 그녀와 경자 사이의 연결고리였다.

 안나의 집에 누군가가 침입했다는 것은 분명한데, CCTV에는 아무것도 나와 있지 않다. 그 말인 즉, 사건은 CCTV를 조작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침입자와 연결되었다는 뜻이다. CCTV를 조작한 게 보안팀 개인의 일탈이라면 침입자가 개인적으로 매수했을 것이고, 만약 건물주인 경자나 그 주변의 인물이 지시한 것이라면 바로 그 인물들이 안나의 오피스텔에 침입을 했다는 것인데, 도무지 그 동기를 찾을 수 없었다. 나랑 그 사이에 대체 무슨 연결고리가 있다고?

 

 한참을 머리를 쥐어뜯던 안나는, 경자의 파일은 꺼버리고 또 다른 파일을 클릭했다. 성혁에 대한 자료였다.

 

 “웩.”

 

 파일을 열자마자 가장 먼저 뜬 것은 대문짝만한 성혁의 사진이었다. 안나는 자기도 모르게 헛구역질을 해댔다. 그리고는 가늘게 실눈을 뜨고 사진을 확 내려버렸다. 생각해보니, 이 자료의 무덤에 파묻히게 된 것도 이 사람이 거슬려서 그랬던 것 같다.

 

 “진짜 싫은 사람일세.”

 

 어둠의 조직 출신이라는 소문이 떠도는 어머니와 달리, 초엘리트 코스를 밟은 경제인이자 정치인이었다. 멀끔하고 젠틀한 이미지와 그에 걸맞은 교양...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있어 보이는 모습으로 국회의원에 당선까지 되었다. 솔직히 이해는 간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있어 보이고, 똑똑해 보이고, 오만해 보이고, 그러면서 무서울 게 없었으니 대중들은 열광할 만도 했다.

 

 그리고 들리는 말에 의하면, 어머니를 끔찍하게 싫어한다고 한다. ‘인경자’의 ‘인’자만 나와도 싫어 할 정도로. 뭐라나, 제대로 배우지도 못해 우악하고 교양머리 없는 주책맞은 늙은이라나... 그래서 어디 모임을 가도, 자신은 어머니와 상관없이 철저하게 자신의 능력으로 자수성가한 사람이란 걸 엄청나게 강조한다고 한다. 그래봤자 그 유학 간 돈도 다 어머니의 돈일 텐데 그게 무슨 눈 가리고 아웅인가 싶지만, 그게 의외로 먹히는 모양이다.

 

 그리고 그의 재산. 국회의원 출마 시 나온 내용만 보면, 적당히 있고, 적당히 쓰고 있는 거 같다. 루트도 대부분 투명했다. 다만 후원금의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 도현을 통해 알아본 바로도 비슷했다. 그가 직접적으로 후원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유진에 대한 후원은 성혁의 이름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처음 의문을 가진 것은 오피스텔의 월세와 관리비였다. 절대 국회의원 월급으로는 감당이 안 될 것이기에. 하지만 전제가 무너졌다. 이 오피스텔의 소유주 자체가 경자였으니, 월세든 관리비든 자체를 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또한 추가적으로 살펴보았던 등기부등본에서도 유진의 오피스텔은 경자의 소유로 되어 있었다.

 

 “설마... 인경자가 직접 후원하나?”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해는 가지 않았다. 자료를 통해 안나가 파악한 경자라는 인물은 실익이 없는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돈이 많은 것과 그 돈을 소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결론은 하나였다. 유진이라는, 세상 물정도 모르고 학교도 제대로 못나온 순진무구한 아이에게 이 정도 되는 돈을 들일만큼의 가치가 가지고 있다는 것. 하지만 그게 대체 무엇일까?

 

 머리가 복잡했다. 컨트롤할 수 없는 생각에 기분이 점점 불쾌해져, 안나는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쥐어뜯었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을 멈춰선 안 된다. 안나가 찾아내야 할 가장 큰 미싱링크가 하나 남아있었다.

 

 [띵동]

 

 그 때, 안나의 오피스텔 초인종이 울렸다. 초인종소리와 함께 안나의 모든 생각이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썅...”

 

 ‘성도현 이 인간은 왜 답지 않게 초인종이야.’ 안나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인터폰에 뜬 얼굴은 도현이 아니었다.

 

 “잘됐네. 직접 물어보면 되겠군.”

 

 안나는 숨을 한 번 가다듬고는 현관문을 열었다.

 거기에는 유진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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