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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87. 3분 시험지 (1)
작성일 : 20-04-06 19:25     조회 : 35     추천 : 0     분량 : 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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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7. 3분 시험지 (1)

 

 

 

  ‘턱’ 하고 막혀오는 숨소리에 현실을 부정하는 흔들거림이 비춰진다. 이렇게나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상황은 자비없이.. 제멋대로 흘러갔다. 1차 공격 시작 신호가 쾅쾅 소리를 내며 집중을 유도했고, 그를 향해 움직인 시선이 선생님의 의미심장한 말 들을 마주했다.

 

  “수행평가 80% 이번 간이 시험으로 넣을테니까.”

 

  ..말도 안돼. 이런 깜짝 이벤트는 전혀 반갑지 않다.

  이 정도로 중요한 분기 였다면 미리 말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공부를 제대로 안 한 내 잘못도 있지만, 아무리 봐도 지금 상황은 잔인하다 못해 머리 속까지 따가워지는 충격의 풍경이다.

 

  추가로 신기한건, 선생님의 말씀이 후 나와 같은 반응을 보인 아이가 몇 명 없었다는 것. ‘또 올 것이 왔네’ 라는 표정은 존재 했지만, 나처럼 당황스러움을 머금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혹시 이런 깜짝 시험이 한 두번이 아니었던 걸까. 다듬어진 감정의 아이들이 한 명씩 자신이 보고 있던 책을 집어넣기 시작한다.

 

  시험 규칙에 관한 설명이 없었기에 다음으로 들려올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는데, 생각과 동시에 곧바로 관련 규칙들이 하나 둘 씩 얼굴을 내밀었다.

 

  “짝이랑 합산한 점수 평균으로 평가 매길거고.. 물론, 다음 있을 모의고사도 마찬가지고.”

 

  ..이게 무슨 소리일까.

  갑작스런 시험보다 더 놀랄만한 내용이 나를 스쳐간 듯한 기분이 든다.

 

  “점수는 곧바로 알려줄 테니까, 나중에 물어보러 오지 말고.”

 

  멈춰있던 시간 속, 감정의 벽을 두드리던 당황스러움이 주변에 깨짐자국 선명한 금을 만들더니.. 정적 어린 표정 바깥으로 감정을 표출하기 시작한다. 1차 공격이 충분히 강했기에, 추가적인 세부설명까지 날 힘들게 만들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 했다.

 

  ‘마..말도 안돼! 그런거 모른단 말 이에요!!’

 

  생각을 가르는 울부짖음이 마음 속에 온갖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한다. 드디어 짜맞춰지는 요소들의 상황 전개. 칠판에 적어져있던 임원소환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었는데, 자세히 보니 지금의 예고편이었던 것 같다. 학급임원을 한 꺼번에 부르는데엔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커진 눈동자에 실핏줄이라는 뿌리가 퍼지기 시작한다. 짝꿍과 합산한 점수 평균.. 불길한 느낌이 주변을 장악해, 느릿느릿 삐걱이는 고개를 돌려 옆자리의 출석여부를 확인했다.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두 배로 찾아오는 참담함. 필요할 때 없는 옆 사람의 형태가 오늘따라 더 원망스럽다.

 

  “으아악!! 왜 없냐고!!”

 

  누군가가 나를 노리지 않았음에도 투명한 형태를 지닌 공격하나가 2차적인 콤보로 다가왔다. 중요함 가득했으나 나만 몰랐던 정보폭탄에 연속으로 공격받은 내 심장이 너덜너덜 흔들거리고 있다. 방법조차 찾지 못해 방황하는 내 감정 사이로.. 발자국소리와 함께 구원의 손길이 내밀어졌다.

 

  큰 그림자 하나가 머리 위에 얹어졌기에, 천천히 고개들어 1차 공격자 였던 선생님과 얼굴을 마주했다. 의미심장한 표정이 아닌 걸 보니, 무슨 말이든 분명히 나쁜 소식은 아닌게 분명하다!

 

  “강우가 없네. 저번 점수로 해 줄테니까 걱정마렴.”

  “저번에 강우.. 잘 맞았으니까 전학생이 조금만 노력하면 될거야.”

 

  배려심 가득한 목소리위에 살포시 내려앉는 미소.

  아아.. 저절로 울려퍼지는 신의 울음소리가 내 생각의 무게를 덜어내주기 시작한다!

 

  짧다면 짧게 거쳐온 인생, 살면서 태양을 닮은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바로 내 앞에 존재하고 있었다. 화장실에서의 손길도, 지금의 손길도 장난아니게 따사롭고 눈이 부시다. 구원받은 마음이 선생님에 대한 수식어를 바꾸기 시작한다.

 

  ‘선생님은.. 태양일지 몰라..’

 

  평소 강한 햇볕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이 순간 만큼은 눈을 멀게 만드는 따사로움이 매우 경이로운 한 폭의 감동으로 마음 속에 자리잡는 듯 했다.

 

 

  ***

 

  '이제 열심히 하면 해결되는.. 나만 노력하면 되는 문제야!'

 

  예상치 못했던 시험이었으나, 절대 포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

  내 몸 속에 숨겨져 있던 예비 지식들을 끌어모아 어떻게든 잘 보고 말겠다고 다짐했다.

 

  그러고보니 짝꿍이 고슴도치라는 조건이 붙어서 그런걸까..?

  선생님의 핸디캡이 작은 효율이라고 보기 어려웠는데.. 왠지 몰라도 주변 아이들 중 그 누구도 이에 대해 태클을 걸지 않았다.

 

  깊게 생각하면 머리만 아팠기에, 복잡한 것들 저 멀리 보내버리고 덜 무거워진 심장을 천천히 다스리며 시험지와 마주한 손을 움직였다. 합창하듯이 일제히 소리를 높이던 필기구들이 시간이 지나자 점점 소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내 샤프도 일찍이 소리를 낮췄다.

 

  ‘..한 문제.’

 

  책상에 엎드리는 아이들의 부스럭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왔고, 동시에 선생님 목소리라는 이름의 알람이 울렸다.

 

  “5분 남았다.”

 

  보통이 었다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소리가 빨라졌을 시간대였지만, 생각 외로 행복하고 경쾌하게..! 샤프와 책상이 마무리라는 의미의 하이파이브를 했다.

 

  “끝!!”

 

  걱정이었던 큰 틀을 하나 마무리 지으니, 긴장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자리에 없는 녀석의 거슬림까지 신경썼어야 했다면.. 아마 나는 시험에 집중하지 못했을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담임 선생님 생각보다 좋으신 분인 것 같다. 선생님께서 건네주신 방안 덕분에, 시험을 끝낸 뒤 편안하게 사색에 잠길 수 있었다.

 

  사색 속 생각 주머니에 자리잡고 있는 건, 녀석의 저번 점수.

  잘 봤다고 말해주시긴 했지만,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 그렇게 얘기하셨을지 모른다. 생각보다 잘 봤다는 말일지도 모르지.

 

  ‘그러고보니 녀석, 아무리 못 봤어도 평균 50점은 되지 않을까..’

 

  직감이 제일 무서운 거 라는데, 녀석의 점수를 생각한 순간 이유모르게 마음 속에 약간의 불안함이 피어올랐다. 그 두려움이 잠식되고 싶지않아,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시작했다.

 

  “저..적어도 50점은 맞을 수 잇는 자비를 주세..”

 

  뚝-

 

  말을 전부 잇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샤프의 심이 부러져 버렸다.

  골절된 흑연의 길쭉함이 책상 위에서 파르르 떨기 시작한다.

 

  상황에 딱 맞게 부러져버린 샤프심에 굉장한 무게의 의미가 부여된다.

  흔들리는 마음 중심이 샤프에게 무슨 뜻이냐고 눈빛으로 추궁을 시작한다.

 

  “..아..안돼, 이거 무슨 의민데.”

 

  숨소리와 심장소리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엉망진창 섞일때 즈음, 이상한 배경음악이 귀에서 재생되었고 어디서 나타난건지 공간을 장악하는 오케스트라까지 필드에 등장했다. 사라지라고 허공에 두 손을 휘저었지만, 교실문은 자비없이 ‘차르륵’ 소리를 내며 입구를 열었다.

 

  ‘사..사라져!! 아니야!!’

 

  오지 말라는 경고음에도, 발걸음이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

  점점 드러나는 실루엣. 그 형태의 주인공은.. 절대 오지 않았어야 할 사람.

 

  [빨.간.고.슴.도.치.]

 

  공포의 빨간고슴도치가 자신의 색을 높이며 뻔뻔하게 자리로 걸어온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들어왔으면서도 전혀 꿀리지 않는 저 당당함이 어떻게 보면 부럽기까지 하다. 어이없음을 잔뜩 머금은 내 눈빛이, 왜 지금 얼굴을 내밀었냐며 분노를 삼키고 있다.

 

  “너..너어!!”

 

  내 진심어린 당황스러움에도 불구하고, 5분 남기고 들어온 공포의 빨간 고슴도치는 전혀 꿀리지 않았다. 아직 시험이 끝나지 않았기에, 마음에서 울려오는 이 분노를 마음껏 표현할 수 없다.

 

  ‘얌마, 오분 남기고 오냐?!!!!’

 

  정지한 상태로 노려보는 시선만을 유지하는 내 눈초리를 신경쓰지도 않는 녀석의 무 감각.

  뭔 자신감으로 저리 행동하는지 모르겠지만, 내 마음은 이미 너덜너덜해져 버렸다.

 

  선생님에게 시험지를 받아온 녀석이 성급함 하나 없이 가방에서 필통을 꺼내 샤프를 딸깍인다. 절대 안 된다. 찍어도 이 문제 절대 다 못풀 것 같다. 이번 수행평가는 요리보고 저리봐도 절대적으로 망했다! 내 기분도 나락이다!

 

  걸레 물은 지금과 상관없으니 그랬다 치고, 설마 이 행동도 진심으로 뇌를 활용해서 하는 짓 인 걸까.

  3분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샤프를 내려놓는 저 행동은, 지나가는 동물 친구도 이해 못 할 행동이라 생각한다.

 

  이해되지 않는 행동에, 결국 내 멘탈이 무너져 내렸다. 흔들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풀려버린 다리를 들키지 않고자 간신히 힘을 유지했다.

 

  ‘와..완전 망했어..’

 

  이렇게나 고통스러운데.. 녀석의 표정은 일관성있게 뻔뻔하다.

  네 녀석은 현실에 좌절한.. 아니 너 때문에 좌절한 내 고통스러움을 이해 못하겠지!!

 

  ‘그..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어떻게 해야하나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놓지 않으려 애쓰는 내 정신줄.

  이내 설득이란 방법을 떠올려, 녀석에게 간접적으로 ‘한 문제라도 더 풀어보는 건 어떨까’를 유도하기로 했다.

 

  간이 시험지 윗 부분 빈 공간을 이름 칸까지 접은 후, 엄지 손톱으로 힘을 주어 꾸욱꾸욱 누른 뒤 티 안나게 찢어 샤프로 종이에 글자를 남겨 불쌍함을 어필했다.

 

  전달력 적당히.

  협박성 조금.

  불쌍함 으아아아아!!

 

  ..아주 좋아.

 

  [아까 걸레 물 실수라며. 나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 그럼 시험 정도는 제대로 임해 줘야지.. 안 그래? ^-^]

 

  이렇게 최대한 순환시켜 적은 후, 녀석의 옆구리를 살짝 건드려 종이를 고슴도치 책상 쪽으로 내밀었다.

 

  ‘..? 내가 너무 약하게 건드렸나?’

 

  미동없는 녀석의 모습에, 조금 더 힘있게 어깨를 건드린 뒤 적은 종이를 다시금 보여주었다.

  글씨체가 예쁜편은 아니었기에, 내용을 못 알아볼까봐 말 까지 덧 붙여주었다.

 

  “이거, 우리들 점수 종합해서 평균 매기는 거래.”

 

  제대로 된 목소리로 전해서 그런걸까.

  이번엔 다행히 녀석의 목소리라는 형태로 답신이 돌아왔다.

 

  “..그래서?”

 

  예상했던 답이 아니다. 앞 부분 단어인 ‘그래’는 긍정적인 말인데, 저 말은 그냥 ‘그래’라고 보기엔 약간 불편한 느낌이 없잖아 있다. 회유성공이라고 보기엔 100퍼센트 장담할 수 없는 정확도. 애매한 느낌을 버릴 수 없어, 답신을 제대로 하나씩 분석해보았다.

 

  ‘그래.. + 서..’

 

  이제보니 긍정적인 말이라곤 하나도 담겨있지 않았다.

  ‘어쩌라고’ 라는 제멋대로 감정이 내 속을 긁을 뿐.

 

  ‘아니, 이 자식이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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