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드래곤과 머나먼 여정
작가 : 설가1
작품등록일 : 2020.3.9

대학 MT를 가던 중 이세계 아르피아 대륙에 떨어진 현희수!
실버 드래곤과 히드라의 혈투 끝에 억울하게 소환된 인간 현희수를 위해 거대괴수들이 손을 내민다.
[미안해, 인간. 우리가 너를 꼭 집으로 돌려보내줄게!]
인간과 실버 드래곤, 히드라, 종족은 다르지만 서로의 우정을 믿으며 그렇게 함께 머나먼 여정을 출발한다!

 
이것이 현대 문물이다! (下)
작성일 : 20-04-05 09:53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516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잘 먹겠습니다, 형님. 으음~ 맛있는 냄새~”

 

 먹는 걸로 사람(?) 차별하는 희수에 대한 원망도 잠시, 내 몫의 컵라면이 눈앞에 차려지자 원망 대신 군침을 삼키느라 바쁜 히드라 리스였다.

 

 “어? 알카디우스?”

 

 입술을 무려 세 개나 삐죽 내밀어 보이던 녀석을 겨우 달래고 나니, 이번에는 처음 써보는 젓가락질이 너무 서툴러 면발 한 가닥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는 알카디우스가 눈에 띈다.

 

 ‘이런 친구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 있지!’

 

 서툰 젓가락질은 내가 살던 세계에서도 매우 흔하지 않은가. 희수가 즉시 자동차에서 아주 유용한 물건을 찾아 알카디우스 손에 꼭 쥐어 주었다.

 

 “알카디우스, 이건 젓가락보다 훨씬 다루기 쉬울 거야.”

 “아, 포크가 있었구나? 정말 고마워.”

 

 포크는 아르피아 대륙에서 숟가락과 함께 콤비를 이루는 도구! 알카디우스는 그제야 지금까지 사투(?)를 벌였던 면발을 후후 불며 라면 특유의 매콤한 맛을 온몸으로 만끽했다.

 

 “어때? 입맛에 괜찮은 것 같아?”

 “응. 조금 매운 것 같기도 하고, 짠 것 같기도 하고. 다른 것보다 해산물과 채소 맛이 이렇게 잘 어우러질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운데?”

 

 매운 음식은 익숙하지 않은지 어느새 알카디우스의 이마에 굵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그래도 그녀의 포크질은 멈추지 않았고, 어느새 면이 모두 사라지자 이번에는 새빨간 국물을 훌훌 들이마시며 정점을 찍었다.

 

 “휴우, 뜨거워라. 289년 동안 살면서 이렇게 땀을 줄줄 흘리게 만드는 음식은 처음이야.”

 “형님, 컵라면이라는 것, 하나만 더 주시면 안 될까요?”

 

 연신 손등으로 땀을 닦느라 분주한 알카디우스를 귀엽게 바라보던 희수는, 조심스럽게 커다란 히드라 머리를 들이대는 리스와 눈이 마주쳤다.

 

 “으잉? 하나 더 달라고? 꽤 뜨거웠을 텐데 그걸 벌써 다 먹었······.”

 

 히드라는 뜨거운 거 차가운 거 가리지 않고 팍팍 먹을 수 있나? 고개를 갸웃거리던 희수는 순간 동공이 튀어나올 기세로 팽창했다.

 

 ‘이, 이런 무식한 놈! 세상에 컵라면을 통째로 씹어 먹는 놈이 어디 있어?!’

 “헤헤, 정말 맛있던데, 혹시 괜찮다면 하나만 더 주세요.”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는 라면 국물에 용기 부스러기가 엉겨 붙어 엉망인 주둥이에서 헤헤 웃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리고 살짝 윙크까지 건네는 저 히드라의 아양을 어찌 받아줘야 할지, 희수는 그저 기가 막힐 노릇.

 

 “자, 여기 있어.”

 

 혹시 내가 착각을 했을지도? 일단 리스의 청을 받아들여 컵라면 하나를 더 가져온 현희수.

 

 “감사합니다, 형님. 잘 먹겠습니다!”

 ‘히이익! 저, 저 미친놈!’

 

 아까는 알카디우스를 챙겨주느라 몰랐는데,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한 광경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무식한 히드라 녀석이 뜨거운 물이 부어진 컵라면을 통째로 입안에 넣어 과자처럼 와작와작 씹어먹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라면 국물에 용기 부스러기가 주둥이 곳곳에…….

 

 “자자! 식사 후에는 소화를 돕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탄산음료를 마셔줘야지!”

 

 머릿속에서 저절로 떠오르는 ‘미친놈’이란 단어를 한시라도 빨리 떨쳐버리기 위해서라도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어 보인다.

 리스가 혹시라도 빈 라면 용기마저 건더기라 여기며 씹어먹을 것을 우려해 멀리 치워 놓고, 355밀리 탄산음료 세 캔을 준비했다.

 

 “이건 ‘사이다’라고 해. 시트르산(구연산)과 감미료, 탄산가스를 원료로 사용한 무색 음료지. 내가 살던 세계에서는 식사하면서, 또는 식사 후에 입가심으로 마시기도 해.”

 “시트르산? 감미료? 탄산가스?”

 

 알카디우스의 머릿속이 금세 물음표로 가득 채워졌다. 289년 동안 살면서 아르피아 대륙의 웬만한 지식은 다 알고 있다고 자신해 왔는데, 희수의 입에서 나온 생소한 단어들은 조심스러운 추측조차 어렵다.

 

 “저기, 리스.”

 “나 쳐다볼 것 없어, 알카디우스. 드래곤인 네가 모르는 걸 내가 어떻게 알겠니?”

 

 혹시 리스라면 알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헛수고였다. 주로 싸움, 약탈이나 일삼는 히드라에게 지식을 알려달라고 조르는 것은 고문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하하, 나도 정확한 뜻은 잘 몰라. 여기 캔에 성분이 쭉 나와 있는 걸 읊어본 것뿐이라고.”

 

 알루미늄 캔에 인쇄된 성분을 보여줬지만, 그래도 알카디우스와 리스는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고개만 갸웃거렸다.

 

 “자자! 이러다 잠 한숨 못 자고 날이 새고 말겠어. 여기 고리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힘껏 잡아당기면 구멍이 뻥 뚫리게 될 거야.”

 “이, 이렇게?”

 

 희수가 얘기해주는 대로 침착하게 뚜껑을 따려는 알카디우스. 처음 접해보는 물건이지만 제법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이다.

 

 ‘호오, 생각보다 능숙한 모습이 알카디우스는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고. 혹시 리스 녀석이 사이다마저 통째로 씹어먹을지 모르니 얼른 따줘야지.’

 

 컵라면 두 개로 배를 채운 뒤 조그만 능구렁이로 변신한 리스였지만 또다시 돌발행동을 벌일지도 모른다. 손발 없는 녀석에게 알아서 마시라고 놔두는 것도 좀 가혹하기도 하고.

 

 찰칵! 치이익······.

 

 “자, 리스. 여기 구멍 통해서 천천히 마시면 돼.”

 “꺄아악!”

 

 리스에게 사이다를 건네주자마자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비명소리! 급히 고개를 돌려보니, 희수의 눈앞에 아르피아 대륙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사이다 분수 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사이다가, 알카디우스의 얼굴을 때리고, 나아가 고운 은발까지 마구 잠식하고 있었다.

 

 “아아! 눈이, 눈이 너무 따가워!”

 “괘, 괜찮아, 알카디우스?!”

 

 희수가 사이다를 급히 발로 차 치워버리고, 손수건을 꺼내 알카디우스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따가운 탄산가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찌나 눈을 비벼댔는지 눈물과 함께 흰자위에 충혈이 보인다.

 

 “하아······.”

 

 탄산가스 기운이 어느 정도 증발하자 알카디우스의 손이 저절로 자신의 은발로 올라갔다. 탄산음료를 뒤집어썼으니 물에 빠진 생쥐 꼴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한숨은 단순히 그것 때문만이 아니었다.

 

 “희수, 혹시 나를 놀리려고 일부러 그런 거야?”

 

 엄청난 양의 설탕이 첨가된 사이다 때문에 당장 손에서 기분 나쁜 끈적끈적한 감촉이 느껴진다. 게다가 고운 은발은 서로 엉겨 붙어 아주 엉망이 된 상태고, 아무리 차분한 그녀로서도 희수에게 원망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었다.

 

 “무, 무슨 소리야, 알카디우스?! 난 그저 호의를 베푼 것뿐인데 그런 식으로 의심하면 나 정말 섭섭하다고?!”

 

 놀리다니! 희수는 순수한 호의가 그렇게 변질된 상황이 너무나 억울해 당장 목소리를 높였다.

 

 ‘아무래도 사이다가 큰 충격을 받아서 분수 쇼로 이어진 것 같은데, 어서 해명을 해줘야지, 진짜!’

 

 하지만 마음먹은 것과 달리 선뜻 해명이 나오지 않았다.

 

 ‘휴우, 저렇게 화가 난 애한테 해명이 무슨 소용이냐? 알아듣기 어려운 단어로 교묘하게 빠져나갈 궁리만 한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일단 내가 가져온 물건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내가 책임져야겠지?’

 

 결국 희수는 표정이 잔뜩 굳어 있는 알카디우스를 남겨둔 채 자동차로 뛰어갔다.

 트렁크를 열고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곧 마음을 정하고 아이스박스에서 내용물(고기, 채소, 음료수, 얼음 팩 등)을 비운 뒤 다시 돌아왔다.

 

 ‘뭘 하려는 거지?’

 “리스, 히드라로 변신 좀 해볼래? 날 좀 도와줘야겠어.”

 

 희수의 의도가 뭔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 알카디우스. 느닷없이 리스에게 변신을 요구하는데 무슨 속셈일까?

 

 “이 통에다 저 계곡물을 가득 담아와 줘. 내가 하기는 좀 무거워서, 도와줄 수 있지?”

 “그거야 어렵지 않죠. 잠시만 기다리세요.”

 

 리스도 희수의 의도가 궁금하여 즉시 물이 가득 담긴 아이스박스를 대령했다.

 따로 얘기하지는 않았는데 물이 깨끗한 것이 통을 몇 번 행군 것이 틀림없다. 이런 센스 있는 히드라 녀석!

 

 “알카디우스, 여기에 앉아서 고개를 숙여봐.”

 

 아이스박스 옆에 하나둘 쌓이는 물건들. 여행용 샴푸와 비누, 그리고 세 장의 수건까지, 알카디우스는 그제야 희수의 의도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희수, 나 이제 화 풀렸으니까 그렇게 무리하지 않아도 돼. 머리 정도야 나 혼자서도 얼마든지 감을 수 있다고.”

 “아니야.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책임 하나도 안 지고 모른 척하면 그게 남자야? 아니지?”

 “그, 그건 그렇지만…….”

 

 싫다고 거부감을 보일 수는 없을 것 같고, 결국 알카디우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순순히 희수에게 몸을 맡겨야 했다.

 

 ‘강아지 목욕은 시켜봤는데 사람 머리는 음··· 뭐 샴푸 발라주고 헹궈주고 그러면 되겠지?’

 

 알카디우스를 위해 일일 미용사를 자청한 희수가 그녀의 은발을 물에 적시고 샴푸를 발랐다.

 물과 접촉한 샴푸에서 당연히 뽀얀 거품이 일어나고, 여기까지는 보통 머리 감을 때와 똑같아 별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희, 희수, 눈이 따갑고 너무 시려! 이건 대체 뭐야?!”

 “아앗! 눈에 샴푸 들어갔구나? 미안, 미안!”

 

 알카디우스의 루비 눈동자를 침범한 샴푸를 서둘러 씻어줘 더 이상 고통은 이어지지 않았다.

 

 ‘하아, 미용실에서 일하는 분들 정말 힘들겠다. 알카디우스는 진짜 착해서 망정이지, 진상이었다면 어떤 난리가 벌어졌을지······.’

 

 사이다를 뒤집어쓰고 눈에 샴푸까지 들어가 심기가 한참 뒤틀렸을 텐데, 짜증 한 번 내지 않는 알카디우스가 무척 고맙다.

 그렇게 희수는 알카디우스의 머리를 무사히 감겨주고, 샴푸로 잔뜩 오염된 물은 리스를 시켜 멀리 갖다 버린 뒤 모닥불을 피웠다.

 

 ‘이제는, 뭘 하면 좋을까?’

 

 말끔히 씻겨나간 사이다도 그렇고, 샴푸 특유의 향기도 만족스러운지 알카디우스의 입가에 미소 꽃이 가득 피었다. 이제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희수의 머릿속에서 점점 고민이 밀려왔다.

 

 “알카디우스,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고민 끝에 궁금하던 한가지가 떠올랐다.

 

 “리스 말로는 이제 곧 포트린 마을에 도착한다고 하는데, 거기서 무슨 계획이 있는 거야? 여행에 필요한 경비도 그렇지만, 혹시 꼭 필요한 정보가 있다거나…….”

 “…….”

 “오, 오해는 하지 마. 조급하거나 그런 게 아니고, 그냥 단순히 계획이 있나 궁금해서…….”

 

 알카디우스는 말없이 희수와 눈을 마주하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해 같은 거 안 해. 희수 입장에서 궁금한 게 당연하니까. 다만…….”

 

 알카디우스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포트린 마을에서 설명해줄 생각이었는데, 희수가 듣기에 허무맹랑할 것 같기도 하고,”

 “응? 아니야, 그렇지 않아. 너는 물론 리스까지 나와 함께 해주는데, 설마 허무맹랑하다고 원망을 하겠어?”

 

 상상에서만 존재하던 드래곤과 히드라가 눈앞에 있는 상황인데 뭐 어떤가. 희수는 무슨 말을 하든 기꺼이 고개를 끄덕여줄 생각이다.

 알카디우스도 긍정적인 희수를 보며 그를 집으로 보내줄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기로 했다.

 

 “계획을 설명하기 전에 조금 지루할지 모르지만, 이 세계 아르피아 대륙의 역사를 조금은 공부해둘 필요가 있어. 괜찮지?”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수상한 환대 2020 / 4 / 30 225 0 6040   
19 스콜피온 퇴치 2020 / 4 / 25 232 0 5457   
18 어서와, 마을은 처음이지? 2020 / 4 / 23 225 0 5446   
17 그린 드래곤 2020 / 4 / 19 232 0 5096   
16 실낱 같은 희망 2020 / 4 / 16 235 0 5193   
15 이것이 현대 문물이다! (下) 2020 / 4 / 5 246 0 5164   
14 이것이 현대 문물이다! (上) 2020 / 4 / 2 234 0 5423   
13 오해 뒤에 우정 2020 / 3 / 27 224 0 5430   
12 잘나가다 이게 무슨?! 2020 / 3 / 25 237 0 5222   
11 든든한 히드라 2020 / 3 / 22 251 0 4713   
10 든든한 실버 드래곤 2020 / 3 / 21 238 0 5430   
9 인간, 실버 드래곤, 히드라 출발 2020 / 3 / 20 258 0 5072   
8 파티 결성 2020 / 3 / 19 233 0 4972   
7 화해 2020 / 3 / 17 215 0 4787   
6 괴물의 사연 2020 / 3 / 16 239 0 5119   
5 분노 폭발 2020 / 3 / 13 249 0 4773   
4 실버 드래곤 VS 히드라 (下) 2020 / 3 / 12 241 0 5125   
3 실버 드래곤 VS 히드라 (上) 2020 / 3 / 11 233 0 5817   
2 괴물이 나타났다! 2020 / 3 / 10 240 0 5008   
1 나는 나이 많은 대학생 2020 / 3 / 9 385 1 462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