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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83. 그런거 하지마, 바보야
작성일 : 20-03-28 18:42     조회 : 54     추천 : 0     분량 : 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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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3. 그런거 하지마, 바보야.

 

 

 

  머릿 속 은 이 상황을 이미 깨부신지 오래 였지만, 생각과 별개로 겁을 먹은 몸의 미세한 부분들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고 있었다. 이내 검은 바탕 속으로 빠져버린 내 생각들이 바닷속에서 헤엄을 반복하고 있다.

 

  모든게 멈춰버린 공간 속, 나를 머금고 있던 물이 점점 회색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목 끝까지 차오른 물 높이가 나를 삼키려는 듯 속도를 더해간다. 내 선택이 아닌 주변에 의해 물들어가는 일면의 내 모습도 완벽하지 않은 나의 한 부분이기에, 랜덤 성질을 띄고 있는 내 성격을 인정하고 고개를 끄덕이려 했는데내 안에 적당한 힘이 남아있었던건지, 꿈틀거리는 몸 짓 하나가 생각의 틈으로 걸어들어왔다.

 

  ‘아니, 이런거에 휩쓸리면 안돼.’

 

  부족한 면이 있기에, 상황에서 느끼고 있는 나의 확실한 내면을 섬세하게 알아볼 수 있다. 약한 나의 모습을 잘못 되었다 부정하지말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내 모습을 발견하는게 중요하다.

 

  “…”

 

  ..무엇보다 스스로의 모습을 부정한 채 모든 순간 속에서 완벽함을 연기하고 싶진 않다.

 

  나를 기죽였던 모든 소리를 손바닥에 끌어모아 주먹으로 가두었다. 손을 오므리는 행동과 동시에 눈에 들어온건.. 좀 더 무거워야 했을 검지손가락. 무엇이 었나 싶어 눈을 깜빡이던 중, 피부에 점착되어 있던 악세사리 하나가 없어져 있음을 발견했다.

 

  몰랐던 사실을 인지함과 동시에, 청소에 의해 불은 손가락의 얇은 피부막이 점점 붉어지더니 처음 상처때와 같이 따끔 언저리에서 방울진 붉은 색이 흘러나왔다. 그때 제대로 닦지 못 한 아까의 물 방울 하나가 상처에 흘러들었고, 잊고 있었던 시림이 아픈감각을 불러왔다.

 

  “..윽!”

 

  작은 아픔이지만, 내 표정 근육을 움직이기에 충분한 따끔함 이었다. 흐르는 방울의 양이 가만히 두면 굳을 것 같은 작음이 아니었기에, 아까 사용하고 남았던 휴지를 적게 나마 치마주머니에 넣어 두었던게 기억나, 주머니에 손을 넣어 천천히 휴지를 꺼냈는데.. 놀러온 줄도 몰랐던 동그란 살색 물체가 휴지와 함께 바깥으로 빠져나와 공기를 타고 느릿느릿 아래를 향해 떨어졌다.

 

  “..?”

 

  아까만 해도 분명 살색이었는데.. 교실 바닥에 엎드러진 물체의 모습은 언제 바뀐건지 흰색바탕에 얼룩지 무늬를 띄고 있었다. 잠시 중심을 아래로 내려, 천천히 물체를 주운 뒤, 상태를 살피고자 뒤집어 보았다.

 

  “..밴드.”

 

  지금은 사라진, 아까 내 손가락에 붙어있었던 그 장신구다. 순간 멍해진 내 숨소리로 인해, 얇은 살색이 허공에서 살짝 팔락였다. 밴드인게 분명한데, 왜 뒷편은 얼룩말 무늬를 보여주고 있었던 걸까. 제대로 보지 않은 무늬를 다시보기 위해 한 번 더 뒤집었는데..

 

  [그런거 하지마, 바보야.]

 

  ..잘 쉬고 있던 숨을 나도 모르게 잠시 멈추고 말았다.

 

  따뜻한 향기를 지닌 글씨.

  누구를 통해 적힌 건지 확인하지 못하도록 휘갈겨 썼기에, 추측조차 불가능 한 게 너무 아쉬웠지만.. 반듯하지 않은 밴드 뒷 부분에 눈으로 나마 알아 볼 수 있도록 집중해서 써준 글씨의 형태가 이유모르게 마음에 두근거림을 스며들도록 만들었다.

 

  “…”

 

  손에 붙여준 밴드로도 충분히 온기가 가득했는데, 어떻게 다음 생각까지 해준 걸까. 스스로 이렇게까지 감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가 모여 큰 고마움을 다가오게 만든건..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행복이었다.

 

  난 왜 치마주머니에 이게 들어갔는지도 몰랐을까.

  스스로의 둔함이 경의롭기 까지 하다.

 

  상황으로 돌아와, 지금이라는 곳에 서있는 스스로를 마주보았다. 그러자, 마음대로 글자와 내 모습을 엮어버리는 자신이 보였다. 이 온기 섞인 문장이 지금을 대변해주는 한 마디 일지 아닐지는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겐 그렇게 들렸다. 아니, 그렇게 보고 싶었다.

 

  ‘이런 생각 하지마.. 라고 말해주는 걸지도.’

 

  일방적일지 몰라도, 그렇게 생각하니 자연스레 무게가 덜어졌다. 좁다 못해 비좁았던 교실 속 내 공간이 차차 넓어지기 시작한다. 열린 공간들이 밴드에 적혀진 말로 모든 시선을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모든 것에 적용된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숨겨져 있는 내 감정을 찾아내 부연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말하지 않았음에도 드러나 버린 내 모습을 마주한 눈동자가, 아무 말 하지 못하고 굳어버렸다.

 

  [주눅드는 거 하지마, 바보야.]

  [넌 잘 못없는데 왜 그래, 그런거 하지마 바보야.]

 

  친구 일이나, 주변 사람들 관련된 일에선 평소의 나 이상으로 객관적인 시선을 지닐 수 있는 능력이 생기지만, 막상 자신에게 비틀거리는 상황이 다가오면.. 불안해하고, 당황을 드러내 버린다.

 

  교무실에서와 다르게, 지금의 모습엔 내가 섞여있다.

  그래서 그런지 바보같이 생각을 멈춰버렸지만.. 고맙게도, 누군가가 괜찮다는 느낌의 말을 건네줬다.

 

  교무 실 속, 고슴도치에게 내 뱉었던 나의 말들이 다시 돌아와 이번엔 나를 향해 메아리 친다.

 

  [너 바보냐.]

 

  ‘..그래.’

 

  들려오는 웅성거림이 좋은 소리이든, 나쁜소리 든.. 난 당당하다 못해, 반 아이들에게 잘 못한 부분도 없다.

 

  ‘그래, 당당히 걸어가서 앉기만 하면 끝나는 건데.’

 

  이런 상황에 기가 죽어 당황을 보여주게 되면..

  ..선포하는 것과 같은것.

 

  ..날 표적으로 삼아도 된다는 의미.

  스스로 당당하지 못하다는 의미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일 뿐.

 

  ‘..아무렇지 않으니까, 당황말고 평소처럼 걸어.’

 

  걷는 부분에 신경을 쓰다보니, 숨쉬는 걸 인지한 마냥 어떻게 걸었는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오른발을 내밀고, 왼팔을 내밀면 되는데.. 어느새 나는 오른발에 오른팔, 왼발에 왼팔 형식으로 같은 방향을 앞으로 내밀고 있었다.

 

  “..응?”

 

  반 뒤에 걸려있는 길쭉이 거울에 로봇처럼 걷고 있는 내 모습이 보인다. 대체 왜 복잡한 생각을 하면 회로가 마비되는 걸까. 각기 춤을 추고있는 거울 속 나 자신을 보니, 저절로 채찍질이 튀어나왔다.

 

  “뭐야, 이 바보는.”

 

  ..아무래도 안 되겠다.

  몸으로 당황을 줄이는건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진작 이럴걸.”

 

  아무도 의식하지 않은 채 생각없이 걸으니, 어느새 자리까지 가까이 와 있었다. 거의 다 도착한 발걸음 속, 이유모르게 여자아이들의 발소리가 섞였다. 전학 온 이 후로 한 번도 듣지 못했던 여러발 들의 울음소리가 매우 당황스럽다.

 

  ‘뭐..뭐지.’

  ‘설마 내가 고슴도치한테 찍힌 것 같아보여서.. 이젠 자기들도 날 괴롭힌다거나 이러는건 아니겠지.’

 

  바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된건..

  ..이런 전개를 어디선가 본 것 같았기 때문.

 

  여러 일이 지나치게 많이 다가와 충분히 힘 빠진 내 멘탈에 이런 갑작스런 상황이 다가오면 내 작동이 멈춰버리는게 분명하지만..

 

  자연스레 힘이 시들어 버리기 전, 따뜻함을 지녔던 밴드를 다시 한 번 꺼내어 시선에 품었다.

 

  [그런거 하지마, 바보야.]

 

  ..살짝 웃었다.

  한 마디 말이 이렇게나 많은 위로를 줄 수 있다니, 신기하다 못해 놀랍다.

 

  “…?”

 

  밴드의 글씨 적혀진 부분을 보고 있는데..

  종이부분과 점착부분사이에 아까 발견 못 했던 적당한 길이의 머리카락이 붙어있었다.

 

  접착력과의 대결에서 승기를 잡은 뒤,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이게 뭐지?”

 

  혹시 내 머리카락인가 싶어, 다시금 상세조사를 펼쳤지만.. 색도 비슷하지 않을 뿐 더러 보통 사람이 지니고 있는 그 검은 색의 머리카락이 아니었다.

 

  마침 들어오는 햇빛. 그 빛줄기에 머리카락을 맡겼더니, 반짝임을 머금은 머리카락이 본래의 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빛의 방향에 따라 비춰오는 무지개 빛 뒤에 익숙한 빛깔이 닿아왔다.

 

  “..회색 빛.”

 

  머리 속에 자리잡고 있는 익숙한 온기를 지닌 색깔에, 나도 모르게 제일 먼저 허스키 녀석을 떠올려 버렸다.

 

  마냥 검은 색이 아닌.. 온기가 석인 회색빛 머리카락.

  머리카락에서 왜 익숙한 느낌이 드는 지 모르겠다.

 

  ..상황과 겹쳐보이는 녀석의 실루엣.

  어느새 찾아온 생각 속 녀석이, 나에게 목소리를 건네고 있다.

 

  “네 기분이랑 상처가 무슨 연관인건데.”

  “돌아보지마.”

  “돌지 말랬다.”

 

  들렸던 말들과 녀석을 연관지어 보았는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하나의 모습으로 겹쳐졌다.

 

  “에이, 설마..”

 

  뒷 말이 공기를 머금은 채 주욱 늘어진다.

  나도 모르게 취한 행동이었기에, 왜 그랬던 건지는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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