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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53화 대회가 열리기 4일 전 (6)
작성일 : 20-03-25 09:01     조회 : 63     추천 : 0     분량 : 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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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시즌의 양 손에 짙은 청록색 기력이 휘몰아치며 회전했다. 그 회전력은 어마어마해서 기력을 느끼지 못하는 자 조차도 한 순간 섬짓하게 만들어버릴 정도였다.

 "크읏."

  세 명의 천장로가 동시에 자신의 얼굴을 가려내며 빨려들어갈 것 같은 바람에 저항했다.

  시즌의 입가에는 더 이상 아무런 표정이 드러나지 않았으며, 자연스레 양 손을 한 가운데로 모았다.

 "커헉."

  두 명의 비명이 동시에 들려왔다. 어느샌가 양 옆의 천장로의 가슴께에 맨홀 뚜껑만한 커다란 구멍이 생겨났다.

  시즌은 다시 손을 양 옆으로 뻗어냈다.

 "진짜는 가운데였나봐?"

  뚫린 가슴께에선 아무것도 흘러내리지 않았다. 그저 신음하며 주저앉아 있을 뿐이었다.

  가운데에 있는 천장로는 아직 아무런 공격도 받지 않았으나, 가슴께를 움켜쥐며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제길.. 눈에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았어.'

  천장로의 재능으로 만들어낸 두 명의 그림자 분신들은, 결코 환영이 아니다. 실제로 천장로 본인임과 동시에 분신인 것이다. 각자의 의지를 지녔지만, 천장로 한 명의 의지에 반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셋임과 동시에 하나인 것이다.

  전에 멘호를 상대할 때 썼던 분신체와는 그 질의 차이가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실환영.

  실제로 만들어낸 환영이라는 것, 그것은 바로 실체가 드러난 본인이라는 뜻이었다.

  평소에 만들어낼 수 있는 실환영은 한 명이었으나, 지금은 무리해서 기어코 두 명을 만들어냈던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실제 본인의 능력을 모두 똑같이 활용할 수 있었으며, 뒤쳐지는 것이 없었다. 그렇기에 고통도 똑같이 받았다.

  지금의 실환영은 총 두 명. 천장로 본인의 가슴께가 두 번이나 뚫려버린 것이다. 하나하나 생생하게 그 고통이 천장로 본인에게 솟구치고 있었다.

  끊임없이 차오르는 격통에 천장로는 실환영을 풀까도 생각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조금이라도 시즌의 공격이 분산되기를 바랐으니까.

  그러니까 지금의 상황도, 어찌보면 천장로에게 그렇게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제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

  무조건 적으로 다음의 공격이 자신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인가. 죄송합니다 실운님. 결국 저는 그 끝을 못보게 되는 군요.'

  시즌의 몸이 천장로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천장로가 시즌의 모습을 쫒았을 무렵엔, 이미 자신의 목이 시즌의 손에 매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였다.

 "죽어라. 그리고 더 이상 날 괴롭히지마."

  시즌의 독기가 묻어나는 목소리가 천장로의 귓속에 파고들었다.

  진심어린 충고였다. 시즌 본인의 기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는 지금, 그녀의 눈앞에는 봬는 것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 말을 전해줄 자는 이제 시즌의 손에 숨을 거두려하고 있었다.

  가슴께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실환영이 점차 그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고, 이윽고 검은 기력이 되어 흩어졌다.

  시즌의 손이 더 거칠게 하나 남은 천장로의 목을 움켜쥐었다.

 "..커걱.."

  외마디 숨을 흘리고, 천장로의 몸이 부르르 떨었다.

  시즌은 마지막으로 그의 숨을 거두기 위해, 강하게 손에 힘을 주었고 짙은 청록색 기력이 그 손을 타고 들어가 그 힘을 더했다.

  그 힘이 온전하게 천장로의 목에 닿으려던 그 순간, 무언가가 덥석 시즌의 손을 강하게 붙들었다.

  시즌은 자신의 손을 붙잡은 무언가가 다가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지만, 일부러 모른척하며 붙들렸다.

  뒤에 배후가 있다면, 지금 이 순간 나타날거라 생각했으니까.

 '나타나지 않는다해도 딱히 상관은 없지만.'

  그렇다면 지금의 방해꾼을 죽이고, 계속해서 찾아오는 모든 방해꾼을 그저 없애버리면 그만이었다.

  왕과 동급이거나 그 이상이 아닌 이상, 더 이상 시즌의 공간에 침입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뭐야?"

  아무것도 모르는 척 자신의 손을 붙들은 손을 통해 시선을 돌렸다.

  그 시선에 닿은 사람을 두 눈으로 확인하자, 시즌의 두 동공이 커졌다.

 "시즌, 잠시만 내 말을 들어봐. 지금 이 자를 죽여선 안돼."

  시즌의 눈앞에는 무척이나 건강이 염려되는 얼굴을 한 멘호가 숨을 헐떡이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헛걸음을 많이 하는 것 같소."

 "그러게나 말입니다."

  카르탄과 멘호는 저 멀리 도망치듯 뛰어가는 천장로를 남몰래 미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천장로는 이미 북동굴에서 만난 어린 아이에게서 벗어나 남동굴로 향하고 있었다. 재빠른 몸놀림으로 어느새 남동굴에 도착한 천장로는 벽을 향해 욕지거리를 뱉으며 벽을 쳐대고 있었다.

 "제정신도 아닌 것 같소."

 "그러게나 말입니다."

  최대한 몸을 숨기며 다닌 그들이었으나, 왠지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은 행동을 보이는 천장로를 보며 스스로를 조금 한심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소름끼칠만한 기력이 느껴졌다.

  본능적으로 그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잔뜩 경계를 했다.

 "이 자리라면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을 터인데.."

 "저희 둘의 조합이라면 눈치챌 수 없을 겁니다. 혹여라도 카르탄님을 아시는 분이 아니라면 말이죠.."

  하지만 그 소름끼치는 기력의 주인은 그들에게는 시선조차주지 않은 채, 묵묵히 천장로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어둠속에서 드러난 그의 모습에 멘호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시즌?"

 "저 자가 시즌이란 자오? 생각보다 훨씬 젊은 것 같소."

 "예.. 시즌의 옛날 모습과 무척이나 닮았습니다."

 "그 말은?"

 "..딸이라던가?"

 "그럴수도 있겠군."

  카르탄은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멘호는 끝내 고개를 갸우뚱했다.

 '시즌이 결혼을 했던가? 근데 너무 닮았는데.. 저 걸음걸이부터 해서..'

  어느새 시즌의 딸로 보이는 자가 천장로에게 보이지 않는 공격을 가했다.

 "..시즌이라는 자가 지금 재곤마을의 촌장이라고 하지 않았소?"

 "예, 맞을 겁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지금 이건, 저 이상한 놈이 속한 제 3의 세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겠소?"

 "저도 그렇게 생각이 되고, 그러기를 바랍니다만, 내부분열일수도 있지 않습니까?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지금 저희에겐 저 두 사람 모두 필요할 테니 말이죠."

 "옳은 말이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는 편이 좋겠소."

  움직이려던 그들은 각자의 몸을 다시 차분히 가라앉히고 천장로와 시즌의 딸로 여겨지는 자를 바라보았다.

  거의 시즌의 딸로 확정짓고 보고 있는 그 자를 바라보는 천장로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그 눈빛은 분명, 넋이 나간 눈빛이었다.

 "..흐음."

 ".."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천장로의 기행에 대해서는 더 이상 반응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대치중인 둘의 대화가 서로 오가던 중, 어느순간 갑자기 천장로의 목에 선명한 손자국이 남으며 천장로가 부들부들 몸을 떨어대기 시작했다.

  보고있는 카르탄과 멘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아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떻게 진행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재능으로 만들어낸 기력은 만든 이의 허락이나 그와의 접촉이 없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기력탐지에 특출난 사람이거나, 기력을 오랫동안 다뤄온 이들은 조금이나마 그 흐름을 느낄 수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선 아무런 기력의 흐름도 느껴지지 않았다. 분명히 저러한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기력이 동반되어야 할 터인데, 주변의 기력을 끌어다 쓴 것도 아니고 재능에 의한 것이라면 멘호는 몰라도 카르탄이 느끼지 못할 재능은 거의 없었다.

 '설마 저 어린 나이에 왕의 수준까지 올라간 것인가.'

  카르탄이 느끼지 못하는 재능은 왕과 거의 동격인 자들의 재능뿐이었다.

  멘호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두 눈을 뜬 채로 코를 베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뭐라 설명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금세 침착해질 수 있었다. 멘호는 처음에 카르탄의 재능도 전혀 느끼지 못했었으니까.

  하지만 그 둘은 조금 뒤의 상황에 더욱 더 놀람을 감추지 못한다.

  반쯤 공중에 떠 있던 천장로의 몸이 다시 바닥으로 가라앉은 채, 그 둘은 다시 잠시동안 서로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그 대화에서 시즌의 딸이라는 것이 기정사실이 되어버린 그녀가, 시즌의 딸이 아닌 시즌 본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시즌이라는 자는 분명..!"

 "어떻게 된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무언가 변화가 있었던 것이 확실해요. 그녀의 직업은 마술사입니다. 마술사는 아직 모든 것이 파악된 존재가 아니지 않습니까?"

 "옳은 말이오. 허나 아무리 그래도 이건.."

 "재곤마을이 저희의 적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멘호는 진심이었다. 그는 이미 시즌을 겪었고 시즌이 어떠한 자인지를 알고 있었다. 그녀의 유년시절부터 알고 있던 사이였으니까.

  허나 사방으로 방출되기 시작한 그녀의 기력은 처음 느껴보는 기력이었다. 지금의 기력은 너무나도 짙고 심연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녀 스스로 기력을 방출하지 않았다면, 아마 그녀의 기력이 어떠한지 전혀 느끼지 못했으리라.

  카르탄은 전의 시즌을 보지 못했기에, 그저 시즌이 얼마만큼이나 강한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었다.

  분명히 그녀가 온아마을에 선봉으로 쳐들어왔다면, 온아마을은 지금 절대 평온치 못했으리라. 그리고 자기 자신조차도 어떻게 됐을지 모를 형편이었다.

  그 둘은 여러가지의 어떠한 이유로든지 간에, 시즌이 속한 재곤마을이 한 짓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시즌이, 세 명이 된 천장로에게 첫 공격을 허용했다.

 "저 천장로라는 자도 만만치 않은 것 같소."

 "예, 비록 아무런 준비 없이 방심한 상태였다고 하지만, 저의 목숨을 가져갈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상황은 급격하게 뒤집어지며, 어느새 천장로의 목이 시즌의 손에 붙들려있었고, 남은 두 명의 천장로는 가슴이 뚫린 채 서서히 쓰러지고 있었다.

  이번엔 직접 손에 붙들린 천장로가 한 손은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고, 다른 한 손은 목에 잡힌 손을 붙들으며 신음했다.

  순간 넋을 놓고 보고 있던 카르탄이 정신을 차리고 옆의 멘호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지금 위험한 상황 아니오? 가서 일단 말려야하는게.."

  카르탄의 시선엔 그 무엇도 담기지 않았다. 카르탄이 다시 고개를 돌려 전황을 바라보았을 때는 이미 멘호가 시즌의 팔을 붙잡고 있었다.

 
작가의 말
 

 오랜만에 오전 연재입니다 ㅎ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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