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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드래곤과 머나먼 여정
작가 : 설가1
작품등록일 : 2020.3.9

대학 MT를 가던 중 이세계 아르피아 대륙에 떨어진 현희수!
실버 드래곤과 히드라의 혈투 끝에 억울하게 소환된 인간 현희수를 위해 거대괴수들이 손을 내민다.
[미안해, 인간. 우리가 너를 꼭 집으로 돌려보내줄게!]
인간과 실버 드래곤, 히드라, 종족은 다르지만 서로의 우정을 믿으며 그렇게 함께 머나먼 여정을 출발한다!

 
화해
작성일 : 20-03-17 21:50     조회 : 209     추천 : 0     분량 : 4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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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롱호롱! 짹짹짹!

 

 “으음······.”

 

 어둠이 물러가고, 밝은 아침이 온 사실을 알리는 경쾌한 산새소리. 낯선 세계에서 불안감을 안은 채 새우잠을 자던 희수도 아침 특유의 상쾌한 공기를 느끼며 천천히 눈꺼풀을 움직였다.

 

 “잘 잤나?”

 “으응. 바위가 좀 딱딱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 포근한 느낌이 정말··· 자, 잠깐?!”

 

 잠결에 들려온 부드러운 목소리에 무의식적으로 대답하다 황급히 멈칫하는 현희수.

 

 ‘어제 분명 담배피우다 바위에 누워 그냥 잠이 든 걸로 아는데?!’

 

 지금도 계속 온 몸으로 느껴지는 포근한 기운에, 잠에서 깨어난 지 얼마 안 된 흐릿한 시야에는 웬 사람 얼굴 형상이 아른거렸다.

 

 ‘대, 대체 뭐지?! 설마 은색 도마뱀 녀석이 잠든 틈에 나한테 무슨 이상한 짓이라도 벌인 거야?!’

 

 희수가 한시라도 빨리 진실을 알고 싶어 무거운 몸뚱이를 억지로 벌떡 일으켜 세우고 연신 두 눈도 마구 비벼댔다.

 흰자위에 충혈이 생기는 등 부작용을 피할 순 없었지만, 금세 선명해진 시야는 고운 은발에 붉은 루비 눈동자를 가진 미녀의 모습을 온전히 담아냈다. 이어서 밝은 미소와 함께 건네는 아침 인사도 시야에 들어왔다.

 

 “안녕? 좋은 아침이다.”

 “히익! 도마뱀··· 아니, 실버 드래곤! 지금 뭘 하고 있던 거야?!”

 

 희수는 끔찍한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소리치며, 다정하게 아침 인사를 건네오던 알카디우스를 거칠게 밀어버렸다.

 

 “아앗!”

 

 거대한 실버 드래곤의 모습이었다면 모를까, 가냘픈 아가씨의 모습인 알카디우스는 힘없이 나가떨어져 땅바닥에 무릎을 찧고 말았다. 푹신한 잔디 위라 다칠 염려가 없던 게 다행이었다.

 

 ‘이런 미친! 저 요망한 도마뱀 아가씨하고 같이 잔 거야?! 설마 이 빌어먹을 세계에서는 실버 드래곤이 남자 정기 다 빨아먹는 요괴인 건가?! 그럼 빨리 옷 입고 도망쳐야··· 어?’

 

 너무 당황한 나머지 자신이 온전히 옷을 입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던 현희수. 아르피아 대륙이라는 낯선 세계에 떨어질 때부터 단 한 번도 벗지 않았던 베이지색 재킷, 남색 티셔츠, 그리고 청바지에서도 강제로 손을 댄 흔적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다.

 

 ‘도, 도마뱀 아가씨 옷은 흰색 목티에 검은색 스키니진인가? 갑옷은 벗어서 저기에 차곡차곡 쌓아놓고…….’

 

 혹시 내가 큰 실수를 저지른 건 아닐까? 자신이 억지스럽게 넘겨짚은 것과 달리, 단정하기만 한 알카디우스의 모습에 불안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응? 이건 또 뭐야?’

 

 긴 한숨과 함께 몸을 일으켜 양쪽 무릎에 묻은 흙을 털어내는 알카디우스를 피해 고개를 돌린 희수는, 순간 땅바닥 여기저기에 거친 털 뭉치들이 흩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것이 대체 무엇인지 허리를 최대한 숙여 보는데, 이번에는 송곳니나 발톱으로 추정되는 날카로운 조각도 여러 개 눈에 띄었다.

 

 ‘나 잠든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맹수가 다녀가기라도 했던 거야?’

 

 다시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서둘러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현희수. 자신의 애마 투산이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오고, 이어서 끝이 어디인지 가늠조차 어려울 정도로 깊은 숲속이 들어온다.

 

 ‘내가 살던 세계에서 보던 숲과는 비교도 되지 않아. 살쾡이, 늑대… 아니, 호랑이가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고.’

 

 다시 알카디우스에게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는 벗어놓았던 미스릴 갑옷을 다시 챙겨입은 뒤 손수건으로 자신의 검을 정성껏 닦고 있었다.

 

 ‘하아, 빌어먹을!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이 돌대가리 같은 놈!’

 

 희수가 칼날에 엉겨 붙어 있던 털 뭉치와 피를 발견하자, 곤히 잠들었던 시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되어 스스로 머리통을 쥐어박으며 자책해야 했다.

 

 “숲속의 새벽공기는 매우 차가워 자칫 치명적인 병에 걸릴 수도 있다. 나 때문에 이렇게 고생하게 되어 미안하기도 하고, 혹시 내 마음대로 체온을 나누어준 게 불편했다면 사과하겠다.”

 ‘사, 사과? 감기에 안 걸리게 해준 것도 모자라 맹수들 습격으로부터 지켜주기까지 했잖아? 내가 고맙다고 엎드려 절을 해도 모자랄 판인데!’

 

 그렇게 호의를 베풀고도 돌아온 건 손찌검(?)이었는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엷은 미소까지 머금은 채 태연한 알카디우스와 눈을 마주하니, 희수는 마음이 무척이나 아팠다.

 

 “사, 사과는 됐고, 피곤하게 뭐 하러 그렇게까지 했어? 그냥 담요만 어디서 구해와서 덮어줬으면 간단했을 텐데.”

 

 고마운 알카디우스에게 뭐라고 말을 해줘야 할 텐데, 영 떠오르는 것이 없어 마치 변명을 늘어놓듯 아무 말이나 뱉어대는 희수의 모습이 우습게 보인다.

 그나마 급조해낸 말들은 금방 바닥나고, 희수는 잠시 고민하다 마침내 어려운 결심을 내렸다.

 

 “도마뱀··· 아니, 실버 드래곤이지? 이름은 알카, 알카리수(水)! 알카리수라고 했지?”

 

 그녀의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상황에서, 실버 드래곤의 눈부신 은빛 비늘, 그리고 인간의 모습에서도 눈부신 미스릴 갑옷을 입고 있는 알카디우스를 보며 퍼뜩 떠오른 것이 바로 알카리수라는 단어였다.

 

 ‘깨끗한 알카리수만 먹고 사는 실버 드래곤. 그래서 이름도 알카리수…….’

 “내 이름은 알카리수가 아니라 알카디우스라고 한다.”

 ‘하하, 그럴 리가 없지. 혼자 이상한 생각이나 하고 참!’

 

 희수는 알카리수라는 낯선 단어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한번 제대로 이름을 밝히는 알카디우스를 보자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그, 그래, 알카디우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얼굴이 점점 달아오르고 심장은 두근두근. 쑥스러운 감정이 퍼뜩 치솟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도로 입을 다물 수는 없는 법.

 

 “미안해. 조금 전에는 내가 정말 잘못했어.”

 “이, 인간, 그게 무슨 말이냐? 나에게 잘못한 게 뭐가 있다고……?”

 

 덜덜 떨리는 목소리에 고개까지 푹 숙이는 희수의 모습은 전혀 예상 못 했던 터라, 끝까지 태연하던 알카디우스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제는, 너무 지나쳤지? 하나뿐인 목숨이 달린 일이었는데 죽으라느니 뒤져버리라느니. 아주 형편없는 말도 모자라 오늘은 거칠게 밀어버리기까지 했어. 나에게 베풀어준 호의를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 배은망덕하게…….”

 “그런 말 마라, 인간. 어제 상황에서 너의 분노는 당연한 것 아니냐? 지금이라도 분이 풀린다면, 너에게 무슨 벌이든 달게 받고 싶은 심정이다.”

 

 알카디우스의 희수의 마음에 감격하여 살며시 그의 두 손을 잡아주었다.

 

 “나를 위해 이렇게 마음을 써줘서, 정말 고맙다, 인간.”

 “이, 이러지 않아도 돼.”

 

 휘수는 고마워하는 알카디우스가 부담스러웠지만, 굳이 억지로 손을 뿌리치려 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손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부터 기쁨 가득한 표정과 마주하자 심장이 두근두근, 얼굴은 점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어, 어떻게 하지?’

 

 평소에 연애는커녕 웬만한 남자들에게 한 명씩 있다는 여사친조차 없던 희수 앞에 나타난 실버 드래곤 아가씨의 손을 이제는 놓아야 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것 같다.

 

 “아, 일어나셨군요. 신의 사자님.”

 ‘신의 사자? 지금 들린 쩌렁쩌렁한 목소리는 설마?!’

 

 퍼뜩 정신이 돌아온 희수가 알카디우스에게서 시선을 떼고, 급히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서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머리 셋 달린 뱀 괴물! 안 보여서 어디론가 가버린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근처에 머물러 있었던 거야?!’

 

 어색하게 헤헤 웃으며 천천히 다가오고 있는 히드라의 거대한 모습에, 희수는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저 히드라··· 아니, 리스는 지금까지의 잘못을 모두 뉘우치고 앞으로 새롭게 살겠다고 약속했으니까.”

 

 불안감을 넘어 공포심마저 느껴지는 희수와 달리, 알카디우스는 리스를 향해 손을 흔드는 여유까지 보였다.

 

 ‘리스? 히드라 리스? 혹시 ‘히드라리스크’를 잘못 발음한 건 아니겠지? 생긴 게 영 딴판이긴 한데…….’

 

 알카디우스 덕분에 어느 정도 경계심은 풀렸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는 없었다.

 

 “배고프시죠? 어제 아무것도 못 드셔서 시장하실 텐데, 이걸로 허기를 좀 달래보시죠? 빵과 우유에요.”

 “빵과 우유? 그러고 보니 왼쪽 머리가 물고 있는 가죽 포대에······.”

 

 리스가 조심조심 내려놓은 가죽 포대 안을 들여다보니 과연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호밀 빵과 새하얀 우유가 담긴 유리병이 들어있었다.

 

 “고, 고마워. 잘 먹을게.”

 

 마침 배가 고팠던 희수였기에, 무섭게 생긴 괴물일지언정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지 않을 수 없었다.

 살다 살다 뱀 괴물에게 아침을 얻어먹게 될 줄이야! 어안이 벙벙한 상황은 잠시뿐, 허겁지겁 음식물을 입에 넣는 현희수만의 아침 먹방이 시작되었다.

 

 “리스······.”

 

 가만히 리스를 올려다보는 알카디우스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희수가 허겁지겁 먹고 있는 빵과 우유의 정체가 마을 사람들의 식량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아챘기 때문이다.

 

 “미, 미안해. 이런 숲에서 마땅한 요깃거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몇 배로 갚아줄게. 그리고 진심을 담은 사과도 건네고.”

 

 괴물일지언정 감정 없는 사이코패스는 아니었기에, 리스가 부정하지 않고 급히 해명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에게서 빼앗아왔다는 사실에 변함이 없어 한동안 알카디우스의 따가운 눈초리가 이어졌다.

 

 ‘저 인간, 대륙의 여신 이애나님이 보낸 사자가 아니라 다른 세계의 평범한 인간이라고 했지?’

 

 알카디우스의 눈빛을 피해 희수에게 시선을 집중하는 리스.

 

 ‘아무리 그래도, 거대한 히드라를 단 한방에 기절시킨 인간. 그것도 모자라 아무렇지도 않게 버럭 호통까지 치는 대담한 인간.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범상치 않은 인간이야.’

 

 고개를 끄덕이는 리스의 머릿속에 문득 어젯밤 알카디우스가 건네온 말이 떠올랐다.

 

 [리스, 혹시 괜찮다면, 나를 좀 도와줄 수 없겠니?]

 ‘저 범상치 않은 인간에게 내 힘이 도움이 된다면…….’

 

 그녀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걸까? 리스는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 희수가 아침 식사를 끝내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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