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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드래곤과 머나먼 여정
작가 : 설가1
작품등록일 : 2020.3.9

대학 MT를 가던 중 이세계 아르피아 대륙에 떨어진 현희수!
실버 드래곤과 히드라의 혈투 끝에 억울하게 소환된 인간 현희수를 위해 거대괴수들이 손을 내민다.
[미안해, 인간. 우리가 너를 꼭 집으로 돌려보내줄게!]
인간과 실버 드래곤, 히드라, 종족은 다르지만 서로의 우정을 믿으며 그렇게 함께 머나먼 여정을 출발한다!

 
분노 폭발
작성일 : 20-03-13 21:38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4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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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인간을 쏘아보고 있는 머리 셋 달린 히드라의 섬뜩한 여섯 개 시선! 희수는 뱀 앞의 개구리처럼 온몸이 굳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젠장! 현희수, 나이 29세에 모든 생을 마감하는 구나!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은 중도의 인생을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머리 셋 달린 괴물에게 꿀꺽 삼켜지는 지옥을 맛보게 되다니! 아아······.’

 

 쿵!

 

 다 끝났다 생각하며 눈을 질끈 감았는데 별안간 굉음과 함께 흙먼지가 일어났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인지, 일단 얼굴을 뒤덮은 흙먼지를 닦아내며 상황을 파악해보는데, 이번에는 별안간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귓가를 때려왔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사자님! 한 번만,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뭐, 뭐야?! 머리 셋 달린 뱀 괴물 녀석, 말을 할 줄 아는 거야?!“

 

 흙이 사라져 다시 선명해진 시야에 비친 모습은 놀랄 노자! 방금까지 섬뜩한 기운을 풀풀 풍기던 히드라가 언제 그랬냐는 듯 땅바닥에 납작 엎드리는 것이 아닌가!

 

 ”제,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사자님! 알고 보면 저라는 놈은 정말 정말 불쌍한 놈입니다! 부디 너그럽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오잉?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괴물 녀석이 느닷없이 큰절을 올리고 사자님 타령까지! 설마 내가 사람이 아니라 사자처럼 보이는 건가? 진짜 답답해 죽겠네!’

 

 머리 세 개를 땅바닥에 푹 박은 채 감히 고개를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오들오들 떨고 있는 이 괴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답답한 나머지 이대로 풀썩 주저앉아 엉! 하고 울고 싶다.

 

 ”대륙의 여신 이애나님이 부디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도록 사자님께서 말씀 좀 잘 드려 주십시오! 앞으로는 살육, 약탈 일절 하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또 착하게 살아가겠습니다!“

 

 희수의 마음 따윈 안중에도 히드라는 계속해서 용서를 구하는데 정신없었다. 희수 입장에서는 미치고 펄쩍 뛸 지경.

 

 ‘으아아! 머리가 깨질 것 같아! 도대체 내가 뭐라고 뭘 자꾸 용서해달라는 건데?! 뭐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거야?! 누구라도 좋으니까 가르쳐줘, 제발!’

 “인간.”

 

 그때 희수의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은 걸까? 듣는 것만으로도 복잡했던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듯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누군가 자신이 그토록 원하는 진실을 알려주려는 걸까? 잔뜩 기대감을 품고 급히 고개를 돌려보니 방금까지 죽은 듯이 누워 있던 여기사가 손짓을 건네고 있었다. 그녀 뒤로 꺼져가던 모닥불에 새 땔감이 들어가 불길이 한참 살아난 상태다.

 

 “아, 아가씨… 아니,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괜찮으시다면 간단하게 소개 좀…….”

 

 족히 170은 넘어 보이는 장신에 새하얀 피부, 오똑한 코, 금방이라도 불꽃이 뿜어져 나올 듯 강렬한 루비 눈동자,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은발까지. 이렇게 엄청난 절세미녀와 눈을 마주하는 건 처음이라 희수의 목소리가 덜덜 떨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나는 실버 드래곤 알카디우스. 날이 추우니 먼저 몸부터 녹이도록 해라, 인간이여. 네가 궁금해하는 모든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겠다.”

 “아, 그러고 보니, 숲속이라 그런지 공기가 차갑긴 하네요. 그럼 불 좀 쬐면서 차근차근……,”

 

 희수가 알카디우스의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이며 발걸음을 옮기자, 지금까지 싹싹 빌어놓고 정작 아무 대답도 듣지 못한 히드라는 눈치를 살피다 슬쩍 뒤를 쫓아갔다.

 인간, 실버 드래곤, 히드라 세 종족이 모닥불에 모여 유례없는 진지한 대화가 시작되려는 순간이다.

 

 ******

 

 학과 MT에 참석하기 위해 해안도로를 달리던 인간 현희수가 느닷없이 왜 이 세계 아르피아 대륙에 떨어지게 되었는지, 알카디우스의 차근차근 설명과 함께 중간중간 진심을 담은 사과도 함께 이어졌다.

 

 “인간, 너에게 너무나 큰 죄를 짓고 말았다. 어떻게 사죄를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

 

 알카디우스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정작 희수는 굳은 표정으로 침묵만 지키는 상황. 감히 대화에 끼어들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눈치만 살피던 히드라는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 희수를 힐끗 바라보는데.

 

 “X발!”

 “이크!”

 

 희수의 입에서 예고도 없이 확 튀어나온 욕설에, 히드라가 덩치가 아깝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게 깜짝 놀라 주춤 뒤로 물러서기까지 했다.

 

 “빌어먹을! 지금 이 개 X 같은 상황이 현실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거대한 뱀 녀석이 놀라든 말든 허공을 향한 희수의 무자비한 욕설은 계속되었고, 알카디우스는 그런 행동을 예상했다는 듯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다.

 

 “휴우, 좋아, 좋아. 그럼 한 번 정리해보자고.”

 

 침이 마르도록 욕설을 내뱉었던 희수가 이제는 좀 지쳤는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몇 번의 심호흡을 내쉰 뒤 최대한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이 낯선 세계의 이름은 아르피아 대륙이고, 너는 평소에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던 실버 드래곤인데 마을을 습격한 히드라를 쫓아 여기까지 왔어. 그런데 비열한 수법에 빠져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고, 순간 너무 무서워 누군가 도와주기를 바라며 나도 모르게 소환마법을 사용했어. 그런데 하필 대한민국 해안도로 절벽 아래에 소환문이 열렸고, 내 자동차가 히드라의 약점인 중앙 머리에 떨어져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 말이지?”

 “변명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의도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네가 머물러 있던 저쪽 세계에 소환문이 열리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더구나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문 일······.”

 “하! 하하하, 참으로 개 같은 상황이네!”

 

 알카디우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희수의 입에서 헛웃음과 함께 다시 욕설이 튀어나왔다. 이번에는 입술만 놀리는 것으로 분이 안 풀리는지 땅바닥에 떨어져 있던 돌멩이를 힘껏 걷어차기까지 했다.

 

 “하나만 더 확인하자. 지금 현재로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런 거야?”

 

 차분하지만 그 안에 가시가 섞여 있는 희수의 말투. 알카디우스는 그의 거친 반응이 염려스러웠지만 진실을 숨길 수는 없었다.

 

 “그렇다.”

 “그렇다? 그렇다?! 말장난하냐, 이 개새끼야?!”

 

 희수의 차분했던 감정이 모조리 사라지고, 고함, 욕설과 함께 두 눈이 분노로 이글거렸다.

 급기야,

 

 “저, 저기, 잠깐 진정을······.”

 

 여전히 희수를 대륙의 여신 이애나가 보낸 사자로 여기고 있는 리스. 희수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급히 만류하려 했지만, 너무 늦었다.

 당장 알카디우스의 멱살을 거칠게 움켜잡고, 부르르 떨리는 주먹은 금방이라도 그녀의 새하얀 얼굴에 꽂힐 기세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화가 풀릴 때까지 얼마든지 나를 때려도 좋다.”

 

 얼굴이 다시는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하게 망가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알카디우스는 희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네며 눈을 감았다. 하나뿐인 목숨을 위해 애꿎은 인간을 이곳 아르피아 대륙으로 소환시킨 대가를 절대 피하지 않으리라!

 

 “죽게 되었으면 운명이라 여기고 그냥 얌전히 뒤져버릴 것이지! 도대체 얼마나 더 살아보겠다고 이딴 식으로 애꿎은 사람한테 폐를 끼쳐? 더럽고 징그러운 도마뱀 새끼야, 입이 있으면 말을 해봐, 말을!”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희수로부터 계속 욕설이 날아왔지만 알카디우스의 입에서 나오는 건 오직 사과뿐이었다.

 

 “미안해? 그따위 웃기지도 않는 개소리 집어치워! 정말 미안하면 원래대로 히드라한테 물어 뜯겨 뒤져버리던가!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꺼져버리라고!”

 

 아무리 잘못을 저질렀다 해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가혹한 욕설도 모자라, 분을 이기지 못한 희수에게 손에 거칠게 떠밀려 넘어지기까지 했지만, 알카디우스는 여전히 죽을죄를 지은 죄인처럼 고개만 푹 숙였다.

 그런 알카디우스를 연신 씩씩대며 노려보던 희수는, 문득 히드라가 자기 뒤에서 초조하게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뭘 봐?! 무슨 구경거리 났어?! 저리 비켜!”

 “네, 네.”

 

 처음에 지옥의 집행관으로 나를 꿀꺽 삼키면 어쩌나 걱정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지금은 희수가 히드라를 완전히 압도하며 아예 개무시까지 하는 상황이다. 히드라는 괜히 불똥이 튈까 염려스러워 슬금슬금 자리를 비켜주는 처량한 신세.

 

 “집으로 못 돌아간다고? 웃기지 말라고 해.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돌아가고 말 테니까!”

 

 그저 안타까운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알카디우스와 히드라를 철저히 외면한 채, 희수는 상당한 충격에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멀쩡해 보이는 애마 투산에 탑승하여 거칠게 차 키를 꽂았다.

 

 크르르르! 크르르르!

 

 그러나 애마는 주인의 마음도 모른 채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멀쩡한 외부 대신 내부에 큰 이상이 발생한 걸까? 불안감에 사로잡히는 희수의 이마에 어느새 땀방울이 잔뜩 맺혔다.

 

 “하아, 돌아버리겠네, 진짜! 차가 고장 나면 당연히 카 센터에 가야 하는데, 이 X 같은 세계에 그딴 게 있을 리 없잖아!”

 

 결국 시동을 포기하고 다시 밖으로 나온 희수. 근처의 평평한 바위 위에 앉아 답답한 속마음을 달래기 위해 당장 담배와 라이터를 꺼냈다.

 니코틴 특유의 따가운 느낌을 마음껏 느끼며 우울한 마음을 달래다가, 문득 스마트폰이 떠올라 꺼내서 전원을 켜보니 아무런 신호도 잡을 수 없다는 X표시가 선명히 나타났다.

 

 “대한민국이 아닌 게 확실하구나. 애초에 이따위 세계에서 송신탑을 기대했던 게 잘못인가?”

 

 어느새 희수의 눈에서 눈물이 핑 돈다.

 

 “상업고등학교 졸업, 2년 전문대 졸업, 병역 특례로 약 3년 군복무 마치고 사회에서 방황 좀 하다가 뒤늦게 적성 찾아서 정말 열심히 살아보려고 했는데, 이런 내 앞에 왜 이런 시련이 다가온 거야? 스마트폰도 안 터지고 자동차 시동도 안 걸리는 세계에서 대체 어떻게 살아가라고······.”

 

 피우던 담배를 버리고, 새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가 다시 뱉고, 희수는 단숨에 세 개비를 피운 뒤 그대로 드러누웠다. 칠흑 같은 밤하늘에 떠 있는 무수한 별들을 바라보다 오른팔로 살며시 눈을 가렸다.

 혼란스러워 쉬고 싶은 건지, 저 별들에게 눈물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인지 그 이유는 오직 현희수 혼자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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