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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52. 에노와 셰이옌
작성일 : 20-03-12 21:54     조회 : 372     추천 : 0     분량 : 7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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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아, 심심해! 심심해! 심심해!”

 

 모두 일 하러 나간 터라 할 일이 없는 리엔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에노의 서재에 와 있었다. 하지만 재미있는 책이라고는 하나 없는 에노의 서재에 틀어박혀 있는 것도 슬슬 한계가 느껴지고 있었다. 3시간을 버틴 것이 그저 대단하기만 할 뿐이었다. 결국 참다 못 한 리엔은 짜증을 내며 책을 소파 위로 던졌다.

 

 “이씨..... 이샤나는...... 놀자고 해도 안 놀겠지.......”

 

 리엔은 뒤뜰에서 마력 조절 훈련을 하고 있는 이샤나를 바라보았다. 케일이 짜놓은 계획표 대로 연습을 하고 있는데, 그녀는 한번 집중하기 시작하면 열중하는 모양인지, 다가가서 말을 걸기 힘들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었다. 더 이상 이 지루한 공간에 있기가 싫어진 그녀는 터덜터덜 계단을 내려가 부엌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가볍게 차나 마시며 있으려고 말이다.

 

 “으음... 이 근처에 있을 텐데......”

 

 차랑 같이 마실 과자를 찾기 위해 그녀는 선반 하나하나를 뒤지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 이 근처에 있을 과자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마, 케일이 계속해서 몰래 먹는다고 에노가 과자들의 위치를 바꿔놓은 모양이었다.

 

 “히이이..... 어디 있는 거야.....”

 

 안그래도 팔이 짧은데, 높은 곳에 있으면 어떻게 하나 싶기도 했다. 의자를 가져다가 선반 위쪽을 뒤져보기도 했지만, 좀처럼 과자병이 나오지 않아서 짜증이 났다. 어째 하나도 되는 일이 없는 거냐.......

 

 “에궁....... 그냥 뭐 좀 만들어 먹어야겠네......”

 

 결국 과자를 찾는 것을 포기한 리엔은 천천히 식료선반에서 몇 가지 재료를 꺼냈다. 그때 마침 잠시 물을 마시려고 들어오는 이샤나가 그녀와 마주쳤다.

 

 “어! 리엔씨 뭐하시고 있으셨나요?”

 

 “아, 서재에 있다가, 그냥 간식 먹으러 왔는데....... 그냥 한번 만들어보려고.”

 

 리엔은 재료들을 가져온 재료들을 하나하나 올려두기 시작했다. 재료는 양파와 양상추, 햄과 빵. 그리고는 한쪽으로 쪼르르 가더니, 토마토 절임과 버터를 가져왔다.

 

 “샌드위치 만드시나요?”

 

 “응, 만들기 쉬우니까. 뒤처리도 쉽고.”

 

 그녀는 능숙하게 버터를 툭 프라이팬에 던져 넣고, 능숙한 칼 솜씨로 양파와 햄을 얇게 썰기 시작했다. 일정한 두께로 썰리는 그녀의 칼 솜씨에 이샤나는 감탄하며 그녀에게 말했다.

 

 “우와, 정말 잘하시네요!”

 

 한때, 숙소를 관리하면서 일일이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으니까. 거기다 좋은 요리 스승도 옆에 있어서 재료만 안다면 웬만한 요리들은 만들 줄 아는 그녀였다.

 

 “에헴. 내가 한때 칼 좀 쓰긴 썼지.”

 

 이샤나의 칭찬에 기분 좋아진 리엔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화덕에 불을 붙였다. 불 위에 프라이팬이 닿자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향이 확 올라왔다.

 

 “참! 계란도 가져올 걸.”

 

 리엔은 급히 식료창고를 향해 뛰어갔다. 그리고는 계란 5개를 꺼내 와서는, 한 번에 프라이팬 안으로 내용물을 던져 넣었다. 계란이 익는 동안, 리엔은 빵을 정확하게 세모모양으로 잘라놓기 시작했다.

 

 ‘우와!’

 

 정확하게 빵이 다 자르자마자, 리엔은 프라이팬에 손을 대고 한 번 툭하고 힘을 줬다. 그러자 5개의 계란이 동시에 공중으로 띄어지면서 뒤집어졌다. 그녀의 화려한 곡예솜씨 덕분에 이샤나는 놀란 눈으로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리엔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씨익 웃으며 한껏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녀의 가벼운 움직임은 콧노래의 박자에 맞추어 하나씩 하나씩 샌드위치를 만들어나갔다. 빵 한쪽은 살짝 구워두고, 안쪽에 버터를 발랐다. 그 위로 계란 프라이와 살짝 익힌 양파, 양상추, 햄, 토마토 절임 순으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대쪽 빵을 덮고 누르자, 깔끔한 모양의 샌드위치가 만들어졌다.

 

 “짜잔! 리엔표 샌드위치 완성!”

 

 방금 구운 빵이라서 따끈따끈하게, 모락모락 김이 나고 있었다. 이샤나는 그녀가 주는 샌드위치를 받아 한입 물었다. 겉은 바삭하면서 안쪽에서 감도는 단맛과 짠맛의 조화. 모양도 깔끔하고 맛도 좋은 샌드위치는 옆에 있는 차와 먹기에 딱 알맞았다.

 

 “그러고 보니, 계란은 왜 다섯 개를......”

 

 “아! 케일씨네들 오면 주려고, 물론 식어서 지금 것보다는 맛이 덜할 테지만 말이야.”

 

 “아, 그러네요. 아직 일이 끝나려면 멀었네요.”

 

 오늘 영업이 끝나려면 아마도 3시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아니, 가게 정리를 하고 오는 것까지 생각하면 한 4시간 정도 걸리려나?

 

 “참, 혹시 저 좀 도와주실 수 없나요?”

 

 이샤나의 말에 리엔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무슨 일 있니?”

 

 “그게 강화 마법을 사용하려면 대상이 필요해서 그래요.”

 

 “강화 마법? 그거 막 근육이 생기고, 다리가 길어져서 빨리 달릴 수 있게 되고 하는 거야?”

 

 이샤나의 말에 리엔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음, 비슷하긴 하지만 딱히 그렇게 까지 변화하는 것은 없는데.........

 

 “비슷하지만, 그렇게까지 크게 변하진 않아요. 대신 가벼워져서 날 수 있게 될 수도 있고, 지금 몸으로 3배... 아니 10배 이상의 물체도 그냥 드실 수 있을 거예요!”

 

 “오오오! 정말?! 한번 해 볼래!”

 

 리엔의 순수한 눈망울이 반짝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날 수 있다고? 아, 날개가 있으니 그건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10배 이상의 물체도 들어 올릴 수 있게 된다니!

 

 “그럼! 지금 당장 하자!”

 

 “알았어요! 그래도 급하게 먹진 마세요.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요.”

 

 입안에 샌드위치를 우겨넣으려는 그녀의 모습에, 이샤나는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그녀의 말대로 시간은 많이 있으니까. 아니, 남다 못해 넘쳐버릴 것 같은 게 시간이니까. 그러니 천천히 해도 충분하니까 말이다.

 

 

 

 

 - 로하니아 서부지구 알랑테르 거리 -

 

 

 

 언제나 그렇듯 오후가 조금 넘어가면, 에노는 약국에 약을 배달하기 위해 등 지게를 메고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다만 조금 문제가 있다면,

 

 “으으.... 그 망할 녀석은....... 그 많은 병을 다 마셨다고?”

 

 또다시 시작된 강장제 배달은 그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고 있었다. 괜히 케일의 말을 넘겼던 게 화근이다. 배달표를 넘겨주면서 그녀는 서부지구 건은 택배를 붙이는 게 좋을 거라고 얘기를 했었다. 저번에 고생했던 그를 배려해준 것인데, 그는 어차피 배달을 가는 거니 괜찮을 거라고 말을 했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지금의 참사를 부른 것이었다.

 

 그나저나 저번에 배달을 했던 그 많은 양의 (20틸짜리 30병을 또 시켰다!) 강장제를 벌써 다 먹었다는 것이 놀랄 일이었다. 아, 혹시 물건을 샀다가 다시 재판매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마시는 약의 유통 기한은 그렇게 길지 않기 때문에 자칫하면 악성 재고가 되어서 돈을 버릴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높은 곳에서 다시 그 약들을 옮기려고 든다면.........

 

 “으윽... 다리랑 허리가......”

 

 에노는 육중한 무게로 누르는 강장제들 덕분에 오만 인상을 찌푸리며 걷고 있었다. 그래도 그 많은 돈을 포기하기가 싫어서, 제 시간에 가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으며 떨리는 무릎을 겨우 움직이며 말이다.

 

 “에이씨! 진즉에 택배를 붙여 놓을 걸......”

 

 투덜거리면서 올라간 서부지구 정상. 드디어 그 배달지에 도착하고, 저번과 같이 수령인은 행복한 미소를 띠며 강장제 상자 째로 그것을 받아 들고는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 모습이 조금 무섭긴 했지만, 그래도 돈을 받을 때는 기분이 좋다 못해 날아오를 것 같았다. 손해는 많이 본 것 같지만, 그래도 이 돈뭉치를 받아드는 순간 모든 피로가 싹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

 

 “후우! 이제 끝났네! 어서 빨리 돌아가야지.”

 

 그는 뻘뻘 흘리고 있는 이마의 땀을 가볍게 손으로 한번 훔치고는 천천히 그 계단을 내려가려고 했다. 그 순간 그의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여기서 만날 줄 몰랐는데?”

 

 계단에는 목소리의 주인과 에노 둘뿐이기에, 그는 천천히 뒤를 돌아 계단 위에 서있는 백색 머리칼의 소녀를 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휙 돌리고 계단을 내려가려고 했다.

 

 “사람 잘못 보신 것 같네요. 전 이만 가볼......”

 

 “참, 오빠도 언니처럼 야박하게 구는 거야?”

 

 은백색으로 빛나는 눈동자가 그의 푸른 눈동자에 비쳤다. 그녀의 눈 안에는 서글픈 무엇인가가 담겨져 있는 것 같았다. 에노는 그런 그녀에게 눈살을 찌푸리며 천천히 말했다.

 

 “셰이옌. 무슨 일인거지?”

 

 “딱딱하게 굴지 말아줘. 난 그저 말하고 싶은 게 있어서 찾아온 것뿐이니까.”

 

 “말은 무슨. 또 어떤 수작을 부리려고 그러는 거지?”

 

 백색의 마녀, 셰이옌은 그가 언제든 목걸이를 풀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는, 두 손을 들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며 말을 이었다.

 

 “정말이라고. 지팡이도 두고 왔다고? 오빠?”

 

 “우리들은 지팡이 없이 마법을 쓸 수 있잖아.”

 

 “흥, 정말 그렇게까지 말해야겠어? 나 삐질 거야!”

 

 토라진 듯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돌렸지만, 그녀가 그렇게 말을 해도 에노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도 그럴게 그녀는 지금 그의 적인 ‘사도’니까.

 

 “에노 오빠. 우리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어? ‘셋’이서 행복했던 날로 말이야.”

 

 “행복했던 날이라....... 그 말이 진심이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거기서 빠져 나와.”

 

 에노의 단호한 말에, 셰이옌은 팔짱을 풀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그에게 말을 이어나갔다.

 

 “안 돼! 조금만 더 있으면..... 조금만 더 있으면 ‘그’를 살릴 수 있다고!”

 

 “헛된 망상하지 마! 그건 거짓이라고. 너도 잘 알잖아! 한 번 죽은 사람은 영원히 되돌아올 수 없어!”

 

 “왜 없어! 오빠도 알고 있잖아! 그 검에 대해 연구까지 했으면서! 그 방대한 마력이면 대륙하나도 그냥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마력을 가지고 영혼을 만들 수는 없어. 그건 그저 시체 골렘이 될 뿐이니까.”

 

 에노와 셰이옌 사이에서 거대한 마력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서로의 의견은 그저 평행선을 달릴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결국 이렇게 되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고 말고.

 

 “아니야. 그 검들만 있으면 된다고. 그 검만.......”

 

 그는 즉시 목걸이를 풀어 검으로 바꿨다. 동시에 그의 앞에 보호막이 여러 겹 펴지기 시작했다. 영창 없이 쓰는 마법 주문이 한번에 5겹 이상이 깔리는 모습은 정말 어떤 마법사가 본다고 하더라도 그저 입이 벌어질 수준이었다. 뭐 앞에 있는 셰이옌은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있지만.

 

 “그.... 검만..... 그 검만 있다면!”

 

 그녀의 주변이 순식간에 얼어붙는 게 느껴졌다. 동시에 에노의 앞에 얼음송곳이 마구 돋아나기 시작했다.

 

 “쳇. 역시 또 이럴 줄 알았어.”

 

 쨍그랑! 쨍그랑! 얼음송곳은 보호막을 때리면서 부서져 나갔다. 뭐, 이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그는 보호막을 앞으로 밀어내고, 바닥에 손을 집어 무어라 중얼거렸다.

 

 “아마렐의 손! 적을 삼켜라!”

 

 계단에 푸른빛이 감돌더니 거대한 손이 계단을 뚫고 솟아나왔다. 그 손은 셰이옌을 붙잡기 위해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물론 그대로 당해줄 그녀가 아니지만.

 

 “하하하 역시 오빠야! 참 거칠게 논다니까!”

 

 그녀는 그 손을 보며 피식 웃더니 오른 발로 세게 바닥을 짓밟았다. 그 순간 그녀의 발에서부터 거대한 파동이 일어나더니 계단이 울릴 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어... 앗! 여긴...”

 

 계단이 쭉 늘어져 있는 서부지구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때문에 에노는 발을 디디지 못하고 뒤로 넘어져 버렸다.

 

 “젠장!”

 

 재빨리 마법을 써서 균형을 잡으려고 했다. 그 순간 셰이옌의 골렘들이 사방에서 튀어나왔다.

 

 “검을 내놔!”

 

 “안된다고!”

 

 에노는 즉시 몸을 비틀어 골렘들의 주먹을 피하고, 한 바퀴 몸을 돌려 안전하게 계단에 착지했다.

 

  “하레이샤의 한숨!”

 

 그녀의 주변에서 살얼음들이 생겨났다. 날카로운 얼음조각들은 사방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에노는 즉시 반격하기 위해 두 손에 마력을 모았다.

 

 “불새의 파편!”

 

 에노의 주변에서 불꽃들이 사방으로 터져 나왔다. 얼음조각과 불꽃들이 부딪히면서 하얀 연기를 마구 뿜어댔다.

 

 “하하하! 역시 오빠야! 죽지 않았네?”

 

 “시끄러워! 괜한 짓거리나 하지 말라고.”

 

 셰이옌은 손을 위로 들어서 한 바퀴 돌렸다. 그러자 그녀의 손에서 거대한 바람이 모여들었다.

 

 “흐음, 역시 대현자는 대현자야. 나도 내 이름에 걸맞게 움직여야겠는 걸?”

 

 에노 역시 마법을 준비했다. 그의 팔에 마력이 모이고, 마법 술식이 나타나 맴돌기 시작했다.

 

 “가드라엘의 모래 폭풍!”

 

 “엘루닌의 방패!”

 

 두 개의 마법이 충돌하면서, 거대한 충격파를 일으켰다. 날카로운 창이 방패를 뚫기 위해 날을 바짝 세우고 있었다. 셰이옌은 골렘을 움직여 보려고 했지만,

 

 “그렇겐 안 될걸? 이미 덤벨러의 밧줄로 꽁꽁 묶어두었다고.”

 

 에노의 발빠른 대처로 골렘들은 이미 그의 마법에 발이 묶인 상태였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는 모래 폭풍을 거두고, 마력을 흩뿌렸다.

 

 “쳇, 붉은 축제의 비!”

 

 “장난은 그만 하지? 물의 장벽!”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덩이들이 거대한 장벽에 막혀 맥없이 사라져갔다. 셰이옌은 마법의 범위를 넓히려고 했지만, 물의 장벽 역시 그녀의 마법의 범위만큼 넓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 모습에 머리를 가로 저으며 손가락을 탁 하고 튕겼다. 그를 둘러싸고 있던 골렘들은 그녀의 손짓에 가루가 되어 사라지기 시작했다.

 

 “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졌어.”

 

 “이런 장난 까지 치면서, 왜 날 찾아온 거지?”

 

 에노는 진심이 아닌 그녀의 마법을 받아내면서 분명 그녀가 그냥 왔을 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그의 생각을 읽었는지, 그녀는 고개를 가볍게 풀며 말했다.

 

 “그냥 일종의 경고야. 경고. 미리 말해두는 거야. 언니랑 오빠는 이 일에서 빠져 줬으면 해.”

 

 “일은 무슨....... 그쪽에서 먼저 건들지만 않는다면 우리도 움직일 일이 없었잖아.”

 

 “하하! 무책임한 소리를 하네? 수호자가 사도를 잡지 않는다니?”

 

 “그 소리가 아니라, 너희들이 위협이 된다면 그 즉시 응징하러 가겠다는 거야. 그러지만 않는다면 우린 움직일 이유가 없.......”

 

 “오빠는 너무 무책임해!”

 

 에노 갑자기 소리치는 그녀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그녀는 놀란 눈을 크게 뜨고 있는 그를 바라보며 씩씩 거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무엇인가 그녀의 눈빛에서 답답함이 느껴지는 게 보였다. 덕분에 잠시 두 사람 사이에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무 말도 없는 침묵의 대치가 말이다.

 

 “.........”

 

 “..........”

 

 일렁이는 계단도, 거대한 물의 장벽도 어느새 사라져서 원래의 거리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에노와 셰이옌 주변에서 맴돌던 마력들 역시 빛을 잃어가며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하아..... 우리들의 일이니까. 오빠는 더 이상 깊게 관여하지 말아줘.”

 

 떨리는 목소리로, 한숨을 내쉬며 셰이옌이 말을 꺼냈다. 마지막 마디가 떨리는 것에, 무엇인가 답답함이 마구 묻어있는 것 같았다. 그 말을 들은 에노는 급히 그녀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휙 뒤돌며 골목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에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쳇, 언제나 자기 할 말만 한다니까.”

 

 그는 옷에 뭍은 먼지를 탈탈 털어냈다. 그나저나 우리들의 일이라니, 내부 분열이라도 일어난 건지는 몰라도........

 

 ‘그래도 이 도시에서 무슨 이상한 짓을 저지르고 있는 것 같아 보이네.’

 

 뭐,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직접 경고를 해줄 정도라니.......

 

 “칫, 그건 그렇고 그 정도 결계를 눈치 못 챌 거라고 생각했었나?”

 

 그렇게 큰 마법들이 충돌했는데 도시는 멀쩡한 모습으로 있었다. 아마, 그녀 나름 그에게 배려를 해줬던 것이 보였었다. 덕분에 그녀가 진심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도 단번에 알아 차린 것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당장 무슨 일을 벌일 것도 아니면서.’

 

 어느새 시간을 보니 벌써 오후 5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이제 슬슬 가게 정리를 할 시간이니 빨리 가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쳇, 시간 끌려서 쉴 시간도 없어졌네.”

 

 그는 툴툴거리며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골목으로 들어가는 그녀와 달리 밝은 빛이 비추는 거리를 향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거리를 향해서. 그가 돌아가야 할 곳으로 천천히 말이다.

 
작가의 말
 

 후... 저번주에 글 올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몸이 말이 아니라서 올리는 것도 깜빡하고 제때 올리지 못했네요......

 (원래 지병아닌 지병이 있는데, 최근에 심해져서 조금 고생했었습니다.... 으... 역시 건강이 제일이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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