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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51화 대회가 열리기 4일 전 (4)
작성일 : 20-03-02 18:37     조회 : 67     추천 : 0     분량 : 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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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솔직히 조금 지치는군. 나도 나이를 먹은건가."

  생각보다 복잡했던 길 때문에 조금 무리를 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천장로는 확실하게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며 숨을 골랐지만, 쉽게 안정되지 않았다.

  그의 앞에는 그를 무리하게 한 원인이 된 동굴이 보였다.

  전에 보냈던 진 소대장이 보냈던 지도를 토대로 왔건만, 그가 그려낸 지도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이 곳은 정교했고, 또한 복잡했다.

  직접 와보니, 그가 왜 이 모든 길을 그려내지 못했는지 알 수 있었다.

  더군다나 천장로는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기 위해서 얼마 남아있지 않은 사람들을 피해 은밀하게 움직이느라 힘을 더 잔뜩 빼고 말았다.

  하지만 헛수고를 한 것 같지는 않았다.

  은밀기동으로 이 곳을 지나쳐오면서 보았던 수많은 흔적들. 그 흔적은 단 하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너무나 급했어.'

  이 곳의 사람이 아닌 다른 이가 지나갔다는 것. 그것도 매우 급하게.

  사람이라는 존재는 자신도 모르게 같은 일을 반복한다. 그리고 눈앞에 쉬운 길과 어려운 길이 있다면, 본능적으로 쉬운 길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동굴이라는 곳은 인위적인 수정이 가해지지 않는 이상 수십년을 거쳐 변화한다. 한 마디로 쉽게 변화하지 않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 곳에 오면 올수록 자기도 모르게 매번 밟던 곳을 밟게 되고, 다른 이들이 지나간 길을 지나가기 마련이다.

  세상의 모든 길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누군가가 걸어가며 다져간 길을 또 다른 누군가가 자연스럽게 밟아 다져놓는다. 그것이 반복 될 수록, 그 길은 당연하게도 사람이 다니는 길이 된다.

  여기 또한 마찬가지였다. 동굴을 향하는 길이 인위적으로 나있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다져져서 완성된 길이었다.

  그렇기에 이 길에서 어긋난, 그것도 얼마 되지 않은 발자국과 그 주변으로 흩날린 먼지들을 보면 누구나 쉽게 추리 할 수 있었다.

 '진 녀석이 남긴 발자국이라고 생각하긴 힘들어.'

  진 소대장. 그는 수많은 이들을 제치고 대장의 자리에 올라선 자였다. 그러한 자가 이렇게 급하게 움직이며 자신의 흔적을 대놓고 남길리가 없었다.

 '무언가에 쫒겨서 생긴 발자국이라면?'

  그럴 수도 있었다. 이 곳에 도달하기 전에 누군가에게 쫒기게 된 상황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다.

  하지만 천장로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다보면 끝이 없을 것이 분명했다. 자신은 이 곳에 발자국의 진실을 밝히러 온 것이 아니다. 그저 자신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두 눈으로 상황을 확인하러 온 것이다.

  그래도 이런 식의 추리가 도움은 되었다. 마침내 숨이 정상적인 호흡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천장로는 가볍게 손 끝에 검은색 기력을 뽑아내 동굴의 입구에 얇게 발랐다. 그리고 응용 2식 고정을 사용해 동굴 입구에 완전히 붙여두었다.

 '순수기 29식 음막(陰幕)'

  동굴 입구에 고정된 검은색 기력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며, 서로 뒤엉켰다. 그러자 입구 전체에 얇은 회색의 막이 둘러졌고, 동굴의 안이 급속도로 어두워지더니, 완전한 암흑으로 뒤덮였다.

  천장로는 숨을 한 번 깊게 들이마시고는 천천히 그 공간으로 발을 밀어 넣었다.

 "..여긴?"

  없다.

  아무것도 없었다.

  들어오기 전에 보았던 넓직한 외관과는 달리, 안의 동굴은 무척이나 좁아 보였다.

  크게 잡아봐야 사람 열댓명이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정도.

  굳이 시선을 주변으로 돌리지 않아도 한 눈에 전체가 담겨졌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살만한 공간이라는 것은 아니었다.

  동굴답게 바닥과 벽은 돌로 이루어졌다. 심지어 불빛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어두움에 익숙한 천장로가 아니었다면 이 공간의 깊이조차 가늠하지 못했으리라.

  천장로는 천천히 벽을 짚어가며 이 공간을 둘러보았다.

  특별한 장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눈을 감고 기력의 눈을 떠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역시 이렇다 할 기력이 느껴지진 않았다.

  두 세 번을 더 똑같은 행동을 하고 나서야 천장로는 포기하고 그 동굴에서 나왔다.

 "아니.. 대체 여기는 뭐하는 곳이지.."

 "너 누구야?"

  천장로는 갑작스럽게 들린 목소리에 곧바로 허리춤에 달려있는 검을 뽑아내며 경계태세를 취했다.

  그의 눈앞엔 무척이나 어려보이는 아이가 팔짱을 낀 채 천장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갈색의 누리끼리한 천을 대충 길게 짜서 몸에 걸치고 있었다. 그래도 나름 키가 클 것을 생각해서 만든 것인지, 몸을 덮고 남은 천이 바닥에 끌리고 있었다.

 "누구냐니까?"

  누가봐도 어린 아이였으나 천장로는 쉽게 몸을 움직 일 수 없었다.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기력이 범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직 어린아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건 무의식 중에 흘리는 기력이야.'

  어린 아이가 가지고 있는 기력의 총량이 가늠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린 아이. 실전경험으로 무장된 천장로를 어찌 할 수 없으리라.

  천장로는 그렇게 결론짓고 가볍게 발을 굴렀다.

  부드럽고 재빠른 동작으로 검이 미끄러지듯 어린 아이의 목, 바로 옆의 대동맥으로 흘러들어갔다.

  아니 흘러들어갔어야했다.

  하지만 천장로의 검은 어린 아이의 목에 다가서지도 못하고 멈춰버렸다.

 "아저씨 뭐야. 왜 다짜고짜 때리는 거야?"

 "크윽."

  천장로가 아무리 움직이려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자꾸 대답안하면 나 화낼 거야?"

  아이의 얼굴이 찌푸려짐과 동시에 그의 몸 주변으로 기력이 솟구쳤다.

  검끝이 심하게 요동치며 울부짖고 있었다.

  콰직.

  미세한 균열을 일으키며 검끝이 살짝 갈라졌다. 그제야 천장로는 아이를 더 이상 공격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살의를 거두자, 움직이지 않던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천장로는 급히 검을 거두어 검집에 도로 꽂아 넣었다.

  천장로가 급히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진정하렴 꼬마야! 아저씨는 잠시 사람을 찾으러 온 거 란다."

  그러자 아이는 뿜어져나오던 기력을 다시 몸으로 흡수했다.

 "사람? 누구?"

  무시무시한 위압감을 표출하던 아이가, 언제 그랬냐는듯 평범하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천장로는 그와의 확실한 차이를 깨달았다. 더 이상 이 아이를 자극해서는 안된다.

 '이런 녀석이 재곤마을에 있었다니. 왜 이 녀석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었지?'

  여러 의문이 떠오름과 동시에, 자신이 생각치도 못한 결론으로 치달을 것 같은 느낌이 확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러나 수는 없었다. 지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물러나 버린다면, 그건 확실하게 모든 것을 꼬아버리는 행위가 될 테니까.

  천장로는 오랜만에 자신이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자연스레 이마를 닦아내며 말했다.

 "시,시즌이라는 사람을 찾고 있어. 혹시 어디에 있는지 알아?"

  최대한 평범하게 이야기 하려 했으나, 목소리가 가볍게 떨려왔다.

  하지만 아이는 그런 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지, 입술을 작게 모으며 얼굴을 찡그렸다.

  심기를 건드렸나 싶었지만, 다행히도 화가 난 것은 아니었다.

 "아! 시즌누나 말하는 거구나!"

  그저 고민하고 있던 것이었다.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눈치를 보고 있는 자신이 너무나도 싫어지려 했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었다. 여기서 죽을 수는 없었으니까.

 "그럼 아저씨 잘못왔어! 여기가 아니라, 정반대 쪽이야. 여긴 내 집이라구."

  아이의 얼굴이 밝아졌다가 눈쌀을 살짝 찌푸렸다.

 "아아, 그러니? 미안하다. 아주 살짝만 들어간 거야. 딱히 아무것도 안만졌단다. 그럼 아저씨는 가볼게!"

  천장로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천천히 아이의 시선에서 벗어났다.

 '진 녀석, 살아있기만 해봐라. 죽지못해 살게 만들어줄 테다.'

  크나큰 굴욕감을 맛본 천장로는 그렇게 다짐하며, 아이의 곁을 지나가려는 찰나 갑작스레 잡힌 목덜미에 강제적으로 멈춰설 수 밖에 없었다.

 "컥!"

 "아저씨. 거짓말 하면 못 써. 집안 구석구석 건드렸잖아?"

 "미안! 미안해! 시즌의 집인 줄 알았어!"

 "그럼 주변에 쳐 둔거 없애구 가."

  아이는 자신의 동굴 입구 주변에 달라붙어있는 검은색 기력을 가리켰다.

 '아니, 내 재능을 꿰뚫어봤다고? 대체 뭐하는 녀석인거야!'

  경악스러울 정도로 놀랐지만,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딱 한 가지 밖에 없었다.

 "그러엄! 없애고 가려고 했어. 미안, 아저씨가 깜빡했네!"

  천장로는 급히 몸을 돌려 재빠르게 기력을 회수하듯 지워내고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로 그 동굴에서 멀어져갔다.

 "잘가! 아저씨!.. 근데 시즌누나 지금 무척 예민할 텐데.. 난 모르겠다~."

  그 아이는 아저씨라 불리는 천장로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 하고는, 자연스레 동굴을 두드렸다. 그러자 강력한 짙은 청록색 기력이 퍼져나오며, 시즌의 모습이 드러났다.

  아이는 시즌의 모습이 전부 드러나자마자 시즌에게 달려들어가 안겼다.

 "시즌누나! 내가 수상한 아저씨, 누나가 말한 곳으로 보냈어~!"

  시즌은 해맑게 웃으며 보고하는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 고생했어. 다음에는 조금 더 길게 불러줄게. 잠시 쉬고 있어."

 "응!"

  그 목소리를 끝으로, 아이의 모습이 점차 옅어지더니 이내 짙은 청록색 기력으로 바뀌며 시즌의 몸으로 스며들었다.

 
작가의 말
 

 오늘은 조금 짧습니다 ㅠㅠ

 지금 올리지 못하면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오늘이 지나가 버릴지도 모르거든요..

 약속은 지켜야 된다고 생각하고, 저도 지키려고 노력하기에 분량을 다 못채우고 올립니다 ㅠ

 능력을 더 키워서 이런 일, 더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즐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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