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을 부르다
작가 : 마법사천돌
작품등록일 : 2019.11.6

강제로 발령난 부서, 전임자는 후임자를 보지 못한다. 발령전 전임자가 회식날 자전거 사고를 당해 사망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전임자의 뒤통수 난 상처는 누군가에 의한 고의적인 폭행이라 추정한다. 한편, 후임자 인석은 인수인계용으로 만들어진 동영상을 보다가 전임자의 마지막 메세지를 듣데 된다. '누군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이를 아랫집에 우연히 이사온 경찰관과 함께 풀어나가기로 한다.

 
기분좋은 신문
작성일 : 20-02-26 11:00     조회 : 197     추천 : 0     분량 : 504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콜!” 청아한 목소리로 그녀가 이렇게 외치고, 앞장서 호프집으로 개선장군처럼 거침없이 걸어 들어갔다.

 

 지옥과 천국을 오락가락 한 인석은 속으로 환호를 외쳤다. 상기된 얼굴로 그는, 어른 그녀를 쫓았다.

 

 호프집 내부는 요즘 유행하는 빈티지 인테리어를 표방하고 있는 듯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천장에는 파이프가 흰색 페인트로만 칠해진 채로 빈약한 몸을 그대로 외부에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의 상호는 비록 누구나 잘 아는 프랜차이즈점이었으나, 가계 내부는 주인이 평소 꿈꾸던 이상이 잘 녹아 있었다.

 

 그녀가 첫발을 내디딘 바닥은, 진회색 에폭시가 번들거렸는데, 이는 마치 넓은 검푸른바다와 같은 느낌을 주었다. 또한, 거친 파도 같은 흰색 물결이 군데군데 자리해 어두운 바닥의 밋밋함을 없애 주었다.

 

 여기에 원목으로 된 사각 테이블과 의자는 마치 바다를 둥둥 떠다니는 뗏목 같은 기분이 들게 해 만들었다.

 

 특히, 주인의 센스는 벽에 걸린 장식에서 절정을 이루었는데, 금색과 은색의 커다란 바이킹 모자와 장신구들은 이곳에 찾아온 손님들로 하여금,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 있는 것같이 느끼게 했다.

 

 그녀는 창가 맨 끝에 있는 뗏목을 골랐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마자, 아르바이트생인 듯한 여직원이 메뉴판을 들고 그들에게 다가왔다.

 

 인석이 메뉴판을 받아들곤, 곧장 그녀에게 선택의 기회를 넘겼다. 옆머리를 넘기며 한참 메뉴를 고르던 그녀가 메뉴판 넘어 인석을 보며 물었다.

 

 “드시고 싶은 거 있으세요?”

 “아뇨.” 그가 옆자리에 점퍼를 벗어 놓으며 말했다. “전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그럼ㆍㆍㆍㆍㆍ.” 결심한 듯 그녀가 다시 여직원을 불렀다.

 

 그녀는 맥주와 대구포를 주문했다.

 

 “오해는 마세요.” 그녀도 코트를 벗으며 말했다. “아까 제가 마치 술을 잘 마시는 듯 얘기한 건 농담이었고요. 소싯적에는 친구들하고 어울려 다니며 술 좀 마셨는데(그것도 맥주 몇 잔 정도였고요), 친구들이 전부 뿔뿔이 흩어지고 나서는 마실 기회가 없어서 그런지 그마저 많이 줄더라고요.”

 “그런데 조 대리님, 발령받고 오시고 나서 저희 과에서 개인적으로 술자리를 하는 건 제가 처음인가요?” 고개를 끄덕이는 그를 보고 그녀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계속 이어 말했다.

 

 “아뇨.” 그가 말했다. “하 대리님하고 일전에 한 번 자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역시!” 그녀가 감탄했다. “우리 하 대리님 손이 안 뻗치시는 데가 없다니까.”

 

 “참 배려가 깊으신 분이세요.” 인석이 엄지를 치켜들며 말했다. “저 처음 왔을 때, 사실 막막했거든요. 아는 사람도 하나도 없고, 일도 익숙지 않은 일이라서. 물론 유나씨도 많이 도와주셨지만 하 대리님 없었으면 지금도 전 헤매고 있었을 겁니다.” 그가 진지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제가 무슨ㆍㆍㆍㆍㆍ.” 그녀가 손사래를 쳤다. “진짜 하 대리님은 의리나 성품이 대단하신 거 같아요.”

 

 그녀가 다행이라는 듯 여직원이 들고 오는 맥주와 안주를 반겼다. 테이블에는 500씨씨 두 잔과 대구포와 땅콩이 쟁반에 담겨 놓였다.

 

 “진심으로 이사를 축하합니다.” 잔을 들며 그녀가 축사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가 맥주잔을 부딪치며 화답했다.

 

 “아까는 사실 좀 놀랐어요.” 그녀가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갑자기 술을 마시자고 하시니까ㆍㆍㆍㆍㆍ.”

 “진작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기회를 보다 못한 얘기가 있었거든요.” 그가 뒷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무슨ㆍㆍㆍㆍㆍ말이요?” 그녀가 손으로 입을 가린 채로 약간 긴장한 듯 물었다.

 

 잠깐 침묵이 흐른 뒤, 그가 맥주잔을 들고선 거침없이 술을 들이켰다. 그런 그의 모습을 맞은편에 앉은 그녀가 신기한 듯 쳐다봤다.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ㆍㆍㆍㆍㆍ.” 그가 주저하며 말을 꺼내자, 그녀의 눈을 커졌다. “전 맹세하는데 유나씨하고 홍 사원 얘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네?”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은 듯 그녀는 입을 벌린 채로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리고 그의 진지한 표정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인석이 크게 당황했다.

 

 “신경 쓰이셨구나.” 그녀가 말했다. “일단 한잔하시죠.” 이렇게 말하고 그녀가 잔을 든 채로 그에게로 가까이 가져갔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인석이 반사적으로 그녀 잔에 그의 잔을 부딪쳤다.

 

 이번엔 그녀의 맥주잔 수심이 제법 많이 낮아졌다.

 

 “사실.” 접시 위에 놓인 땅콩을 까기 시작하며 차분하게 그녀가 말했다. “솔직히 조 대리님이 ‘말씀하셨나’ 하는 생각을 안 해 본 건 아니에요. 하지만 차분히 생각해보니 조 대리님은 그럴 분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제가요?” 인석이 놀라 물었다.

 

 “몇 달 같이 일해보니까 조 대리님은 좀ㆍㆍㆍㆍㆍ뭐랄까ㆍㆍㆍㆍㆍ묵직하신 분 같더라고요.” 접시 위의 땅콩에 시선을 고정한 채, 그녀가 말했다.

 “고맙습니다.” 인석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전 그런 줄도 모르고 괜히 속만 태웠네요.”

 

 “이제 오해가 풀리셨나요?” 그녀의 시그니쳐 미소가 얼굴에 번졌다.

 “정말, 용기 내기 잘했네요.” 마치 힘겨운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것 같은 홀가분한 표정을 짓자 그녀의 웃음소리도 더 커졌다.

 

 “홍 선배님한테는 죄송한 마음이에요.” 어느덧 그녀는 땅콩에 이어 대구포까지 먹지 좋게 자르면서 말했다. “괜한 소문에 연이어 시달리시고ㆍㆍㆍㆍㆍㆍ.”

 “이런 말씀 드려도 괜찮을지?ㆍㆍㆍㆍㆍㆍ”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그가 물었다. “혹시ㆍㆍㆍㆍㆍ홍인석 사원이 양다리?ㆍㆍㆍㆍㆍ”

 

 “아니에요.” 인석의 얼굴에 자칫 맞을 뻔하게 그녀가 격하게 손을 흔들었다. “절대 아니에요. 오! 설마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직원들이 많나요?”

 “그렇지 않을까요?” 그가 조심스레 말했다. “왜냐하면, 유나씨하고 헤어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바로 다른 여직원하고 사귀다는 소문이 났으니까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정확히 말씀드리면!” 약간 흥분했는지 그녀의 말소리가 높았다. “저와 홍 선배님은 사귄 적이 없어요!”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같이 퇴근하고, 영화 보고ㆍㆍㆍㆍㆍㆍ.” 자신의 말에 맞추어 손가락을 접어 셈을 하던 인석이, 더 이상 생각나지 않는지 눈살을 찌푸렸다.

 “그렇죠?” 그녀가 딱딱거렸다. “더 이상 없죠?”

 

 “그럼 두 분은ㆍㆍㆍㆍㆍ정확히 어떤 사이죠?” 인석이 입을 오므리며 팔짱을 꼈다.

 “직장 동료죠. 물론!” 그녀가 목소리를 낮춰 한 음절씩 끊어 말했다. “이건 다른 사람에게 말 하시면 절대 안 돼요.” 이렇게 말하는 동시에 그녀가 손가락을 입술에 댔다.

 

 “그분이 저한테 호감을 표시한 건 맞아요.” 그녀가 한층 목소리를 더 낮춰 계속 말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그분이 원하는 대로 영화 몇 편 봤는데, 좋은 감정으로 발전하지는 않더라고요. 특히 저는 동료 이상의 감정이 생기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 느낌을 먼저 말했더니, 그분도 더 어색하기 전에 원래 대로 돌아오자고 합의했죠. 그게 전부예요.” 그러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홍 사원 정도면 꽤 인기 있는 축에 들지 않나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인석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그녀가 눈을 흘깃 째려보며 말했다. “제가 눈이 높은 게 아니냐고요?”

 

 “농담입니다.” 그가 손바닥을 모으며 말했다. “전 그저 외모 면에서 홍 사원이 뛰어나니까ㆍㆍㆍㆍㆍ.”

 “객관적으로 잘 생기셨죠. 세련됐고요.”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전 외모는 잘 안 보는 편이에요. 아, 홍 선배님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죠.”

 

 “인천지부 얘기 좀 해주세요.” 껍질을 다 벗긴 땅콩을 인석의 앞으로 갈 수 있게 접시를 돌리며 그녀가 계속 말했다. “그리고 괜찮으시면 조 대리님이 이쪽으로 오신 사연도요.”

 

 그는 고향과 같은 그곳에서의 좋았던 생활과 그가 맡았던 일들을 덤덤하게 풀어놨다. 그리고 자신이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탓이었다고 말을 아꼈다.

 

 물론 그녀를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곳으로 옮겨온 마당에 인연이 있었던 사람들에 대한 험담을 하기는 싫었다.

 

 이번엔 그가 그녀에 대해서 물었다. 그녀는 자신이 대학을 나온 뒤, 곧바로 작은 회사에 취업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전 회사에서 현미경 보는 일을 주로 했는데, 거기서 일을 잘해 관리자들에게 이쁨을 좀 받았다고 수줍게 말했다.

 

 하지만 평생 직장은 아니라고 여기던 참에 서울지부에서 공고가 나, 운 좋게 합격한 후, 벌써 입사한 지 2년 가까이 되었다고 했다.

 

 그녀는 말하는 중간중간 전 직장에서 당했던 부당함을 호소하던 중, 홀짝홀짝 술을 마시더니 어느새 다음 잔을 주문했다. 인석도 전 직장에서 같은 기분을 느껴서인지 두 사람은 얘기에 죽이 잘 맞았다.

 

 한참을 얘기하다 잠시 침묵 후 문득, 인석은 최 대리에 대한 정보를 오늘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외로 여기도 결혼 안 하신 분이 많아요.” 넌지시 인석이 미끼를 던졌다.

 “저희 둘도 그렇잖아요.” 그녀가 장난으로 탁자를 내리치는 시늉을 했다.

 

 “유나씨는 언제든 할 수 있는 분이시고요.” 그가 정색을 하며 말하고, 고개를 낮춰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계속 말했다. “최 대리님 같은 분들 말이죠.”

 “최 대리님이요? 어떤 최 대리님이요?” 그녀가 물었다.

 

 “두 분 다 나이가 꽤 되시잖아요?” 인석이 모르는 척 되물었다.

 “아, 최 유정 대리님 말씀이시구나.” 그녀가 능청맞게 웃으며 말했다. “오, 조 대리님 벌써 목표를 정하신 거예요?” 빨개진 볼이 그녀를 더욱 어리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네? 아-아니요!” 인석이 놀라며 반문했다.

 “제가 다리 한 번 놀까요?” 그녀가 그의 말을 자르면서 짓궂게 놀렸다. “어머, 요번 주가 좋겠네. 우리 주민 모임에 최유정 대리님 나오시잖아요. 제가 잘 연결해 볼 테니 기대하세요. 아, 나는 누구랑ㆍㆍㆍㆍㆍ아, 하 대님 계시지.” 갑자기 신세 한탄을 하면서 그녀가 다시 잔을 홀짝댔다.

 

 혀가 꼬인 건 아니지만, 두 번째 잔도 반이나 마신 그녀는, 얼굴이 잘 익은 사과처럼 상당히 벌겠다. 따라서 평소보다 많아진 말이 정상인 것 같지는 않았다.

 

 황유나 사원의 얘기로 시작한 이야기꽃은 두 사람의 과거 회사 생활로 이어졌다가, 최 대리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려 한 인석의 시도가 그녀가 취하는 바람에 무산되면서 막을 내렸다. 시계는 벌써 11시를 향해 가고 있었고, 밖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쏟아지는 달빛 아래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았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5 기분좋은 신문 2020 / 2 / 26 198 0 5043   
24 용기 있는 자 2020 / 2 / 6 177 0 4178   
23 날아간 기회 2020 / 1 / 23 183 0 4312   
22 파트너 2020 / 1 / 21 190 0 4098   
21 놀라운 제안 2020 / 1 / 17 221 0 4770   
20 우연 2020 / 1 / 14 226 0 4414   
19 어색해진 관계 2020 / 1 / 10 219 0 4468   
18 힘겨운 이사 2020 / 1 / 7 213 0 4220   
17 최유정 대리 2019 / 12 / 31 184 0 3910   
16 동산 부동산 2019 / 12 / 27 207 0 4779   
15 엇갈림 2019 / 12 / 24 217 0 4986   
14 하 대리의 집 2019 / 12 / 20 195 0 4260   
13 처음 본 공원 2019 / 12 / 17 214 0 5249   
12 회상 2019 / 12 / 13 205 0 4571   
11 대기과 사람들 2019 / 12 / 10 213 0 4547   
10 술자리 2019 / 12 / 6 223 0 5439   
9 산책 2019 / 12 / 3 183 0 4444   
8 황유나 사원 2019 / 11 / 29 198 0 4439   
7 최 대리 2019 / 11 / 26 233 0 4451   
6 죽음의 메세지 2019 / 11 / 22 217 0 4572   
5 전임자의 죽음 2019 / 11 / 20 204 0 5669   
4 직무카드 2019 / 11 / 15 201 0 3854   
3 대기과 2019 / 11 / 12 209 0 3687   
2 수상한 눈빛들 2019 / 11 / 8 201 0 4247   
1 강제 발령 2019 / 11 / 6 331 0 280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