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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작성일 : 20-02-21 22:41     조회 : 355     추천 : 0     분량 : 8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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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걸레와 빗자루의 일방적인 폭행(?)에서 구조된 리엔. 하지만 그녀를 버리고 갔다는 이유로 단단히 삐진 모양이었다. 그 뒤로 아멜이 무슨 말을 걸든, 토라진 채로 고개만 돌릴 뿐이었다.

 

 “흐..... 언니......”

 

 “흥!”

 

 “리엔씨, 일단 화를 풀고......”

 

 “흥!!”

 

 1시간째 이러고 있으니 난감했다. 잠시 피곤하다고 밥 될 때 까지 자러 갔다 온다고 한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도 이러고 있으니 말이다.

 

 ‘분명 누나가 투덜거릴 텐데.’

 

 그렇다고 마냥 그녀를 끌고 가기에는 그녀를 그 상태로 방치해두고 간 잘못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거기다 생각보다 그녀의 민첩함에 아멜이 손을 붙잡고 일으켜 세우려고 해도 모조리 피해버려서 일으켜 세울 방법이 없었다.

 

 “저... 저기....”

 

 “흥!”

 

 이 상황에서 제일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샤나는 어떻게든 달래려는 두 사람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 가만히 바라만 볼 뿐이었다. 괜히 자신 때문에.... 아니 자신의 일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서 더 신경 쓰였다. 괜히 눈이라도 마주치면 더 미안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서 있게 될 뿐이었다.

 

 “후아아암! 잘 잤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케일은 1도 신경 쓰지 않고 기지개를 피며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러다 곤란해 하는 세 사람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무슨 일이라도 있어? 밥은?”

 

 “거의 다 됐어. 그런데..... 리엔씨를 데리고 내려가야 하는데.......”

 

 케일과 눈이 마주친 리엔은 단단히 팔짱을 낀채 고개를 획 돌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케일은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럼 그 꼬맹이는 내버려두고 밥이나 먹자.”

 

 “뭐.. 뭐! 꼬맹이 아니라고요!”

 

 “드디어 다른 말을 하게 되었군. 맞나?”

 

 “앗! 이런!”

 

 케일의 말에 당황한 그녀는 양 볼을 최대한 부풀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에게 케일은 조용히 손가락을 튕기며 말을 이었다.

 

 “오늘 저녁이 뭐더라. 달짝지근한 양념발린 갈비찜에 산뜻한 야채와 버섯 샐러드에 갓 구운 빵이었나? 스프에 찍어먹는.”

 

 그녀의 설명과 함께, 식당에서 올라오는 맛있는 냄새가 리엔의 코를 덮쳐왔다. 아마도 그녀의 마법으로 냄새를 이곳까지 끌어올린 모양이었다. 안 그래도 꼬르륵 거리는 배가 진정을 할 생각을 안 하는데, 이런 치명적인 냄새를 맡게 되면 참을 수가 없었다.

 

 “으.... 먹는 걸 가지고 유혹해도 소용없어요!”

 

 “내 인내심은 아무리 화가 잔뜩 나 있어서 토라진 요정이라도 화 풀릴 때까지 기다리면서 친절하게 밥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자자, 다들 그냥 내려가자. 내려가”

 

 케일은 남은 인원들의 등을 밀며 밖으로 내보내졌다. 더욱 더 난처해진 이샤나와 어쩔 줄 몰라 하는 아멜, 그리고 케일과 리엔을 번갈아가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에노의 모습이 점점 멀어져갔다. 리엔은 그런 그들을 보면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케일을 향해 말했다.

 

 “그런다고 제가 내려가지는 않을 거예요! 확실히 화났을 땐 화를 낸다고요!”

 

 “그래. 그래도 일단 말은 하고 있으라고. 괜히 애들 걱정 끼치지나 말고.”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계단 저 밑으로 사라졌다. 리엔은 그런 그녀를 보면서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으........”

 

 뭐, 사실 갑자기 이동한 것이기도 했고, 딱히 그녀를 버려두고 가려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단순한 사고였을 뿐이고, 그녀를 소외시키려고 한 것도 아니었으니 그냥 몇 마디만 해도 되는 일이었다. 단지........ 그냥 알아봐줬으면 했었을 뿐이니까.

 

 “으... 이렇게 되면....”

 

 리엔은 하는 수 없이(?) 방 밖으로 뛰쳐나와 식당으로 걸어갔다. 바로 그 순간, 밑에서 기다리던 아멜들이 튀어나와 그녀를 반겨주었다.

 

 “쿠엑!”

 

 “언니, 미안해요. 괜히 두고 가서....”

 

 “으읍으읍! 으으으!(아.. 알았어! 이거 놔줘!)”

 

 아멜의 격한 포옹에 그녀는 아이에게 사로잡힌 곰 인형처럼 그대로 그녀의 품에 파묻혀버렸다. 정말이지, 저 포옹에 잘못 당하면 안 되겠다 싶을 정도였다. 그래도 그 품에 안겨있는 리엔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진 것을 보니 마음이 놓이지만 말이다.

 

 

 “흠, 그럼 정식으로 인사를 하지! 나는 리엔 레프리! 요정이라고!”

 

 “안녕하세요. 저는 이샤나 프라우트입니다.”

 

 요정이라는 말에 흥미가 생겼다. 그녀에게 있어서 요정족은 그저 상상 속에만 있는 존재들이니까. 물론 요정들이 세운 왕국인 ‘하번’이라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평범한 소시민인들은 국외로 나가는 일이 거의 드물기 때문에 사실 옆나라인 아드라안 사람들이나 공국과 그 옆의 섬에 사는 난쟁이들도 겨우 보는 정도였다.

 

 물론 그녀의 직책이 높아져서 해외로 많이 나갈 일이 생긴다면, 아니면 모든 종족들이 모이는 도시 연합으로 발령이 나면 상관은 없겠지만 말이다.

 

 “뭐, 이런 요정을 보는 것은 처음일거다. 나도 처음 봤거든. 이렇게 말괄량이에 활발한 녀석을 말이야.”

 

 “케일씨....... 그런 말을 하니까 조금 섭섭한데요? 원래 요정들은 다 활기차다고요!”

 

 아까 말은 그렇게 했어도, 나름 그녀를 신경 써서 챙겨주는 케일과, 그런 케일의 마음을 금방 알아차린 리엔은 서로를 보며 배시시 웃으며 말을 주고받고 있었...... 다기 보다는 둘다 지금 술이 들어가서 그런 것 같았다. 아니, 도대체 저건 또 언제 가져온 거야?

 

 “아니, 언제 술은 또 꺼내온 거야! 리엔씨도 벌써 한 병을 마셨다고요?!”

 

 “하하하, 맛있는 걸 먹는데 술은 필수지!”

 

 “맞아! 이렇게 딱 알맞은 안주가 있는데, 술이 없으면 섭섭하다고!”

 

 당황한 에노를 보며 두 사람은 피시시 웃으며 서로의 손 벽을 마주쳤다. 케일 혼자로도 상대하기 벅찬데, 그런 사람이 한명이 더 는 것 같았다. 아니, 그보다 더 한 사람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뭐, 어쨌든 이렇게 마지막 사람까지 알게 되었으니, 이야기를 좀 진행해야지. 분명 궁금한 게 많을 테니까 말이야. 물론 다는 얘기해줄 순 없어. 그게 우리들의 규칙이거든.”

 

 케일은 술을 한 모금 마시며 이샤나를 바라보았다. 아이샤도 이옌도 그 자리에 있었지만, 그녀 역시 그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를 케일이 함부로 받아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녀 역시 그것을 잘 알고 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까.... 땅의 정령님이 하신 말씀은 뭔가요? ‘이 세계에 속해있지 않다’고 했던 말이요.”

 

 “흠, 아까 정령이 말했던 것 그대로 받아드리면 될 거야. 우린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니니까.”

 

 “네?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니라고요?”

 

 “뭐, 여기에 그런 비슷한 존재들이 있다고 하긴 하더라. ‘바드라안’이던가 뭔가 하던 녀석들. 다른 세계에서 흘러들어온 자. 물론 그들은 여기에 오랫동안 정착을 했지만, 우린 최근에 넘어왔으니 다르지만 말이야.”

 

 다른 세계? 그게 무슨 말이지? 그녀는 그저 놀란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뭐,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얘기냐고 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우린 다른 세계에서 넘어왔어. 이 세계와 다른 또 다른 세계에서. 그리고 공동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 말이야.”

 

 공동의 적이라고 한다면 아마 그 이상한 괴인들을 말하는 것이겠지. 다만, 마치 소설 속에나 등장할법한 다른 세계에서 넘어온 용사들 같은 이야기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게 조금은...... 어이없을 따름이었다. 아니, 그 누가 생각하겠냐고, 이세계의 사람들이 눈앞에 있다는 게.

 

 “하하하, 그 모습 처음 이옌에게 이 얘기를 꺼냈을 때랑 똑같네!”

 

 “저어... 그러면 어떻게 이곳으로 오게 된 건가요?”

 

 “흠, 그거에 대해서는 자세히 얘기해줄 수는 없지만, 그저 사도를 잡기 위해서 넘어왔다고만 알아두렴. 그게 너에게도 좋을 테니까 말이야.”

 

 물론 알려주고 싶어도 함부로 말을 해 줄 수가 없었다. 일단 그녀의 소속이 ‘궁정 마법사’, 그러니까 제국에 소속이 된 마법사이기에 그렇다. 아무리 강력한 마법을 개인이 사용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마법을 아예 못 쓰는 게 아니니까. 마법사에게는 ‘고유 주문’을 함부로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니까 말이다.

 

 “흠,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얘기 때문이군요.”

 

 다행이 이샤나 역시 그녀의 말을 듣고 금방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마법사이기에 그 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으니까. 물론 아이샤에게도 이 얘기를 했으면 어떨까 싶기는 했지만, 그녀라면 아마 이 세상 끝까지 찾아서 알아내려고 할지도 모르기에 얘기를 안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 아멜씨나 리엔씨도.......”

 

 “뭐, 그렇지. 우린 망할 괴수.. 아니 사도들을 토벌하는 데에 특화 되어있는 군대에 소속된 기사들이었거든. 정말이지, 끊임없이 몰려오는 녀석들은....... 다시 떠올려도 끔찍했다고.”

 

 그래도 나름 그 아수라장을 뚫고 살아남아 녀석들을 모조리 몰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사도들에게 부서져가던 세계를 지키고, 녀석들을 처리하기 위해 이렇게 넘어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말이다.

 

 “물론 이곳도 그럴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평화로워서 당황스러웠긴 했지만 말이야.”

 

 “당연하지. 여기도 사도들에 대항해서 싸우는 녀석들이 있었는걸. 나도 그걸 보고 조금 놀라긴 했다고.”

 

 “..... 그게 혹시 이옌씨인가요?”

 

 이샤나의 말에 케일은 그저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생각 이상으로 많은 것들이 베일에 감쳐져있는 사람이니까. 그저 화려한 업적만 알지, 그 외에 사생활에 대한 것은 알려진 것 하나 없는 그녀니까 말이다.

 

 “뭐, 그렇지. 덕분에 이렇게 공투를 하고 제국에 정착 할 수도 있었지.”

 

 조금 막나가는 성격의 그녀이긴 하지만, 역시 대륙 제일의 투사답게 아는 사람이 많은 그녀다. 덕분에 제국과의 교섭도 유리하게 할 수 있었고, 제국 역시 그녀의 정착을 지원해주면서 필요할 때에 그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든든한 동맹도 얻게 될 수 있었고.

 

 “그래도 여긴 평화로워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맛있는 음식들을 편하게 먹고 평범하게 장사하며 살 수 있으니까 말이야.”

 

 케일은 미소를 지으며 술잔의 남은 술을 그대로 한 번에 다 마셨다. 리엔 역시 술을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정말이지 이렇게 편하게 도시를 돌아다니며 밥을 먹었던 적은 없었다니까요.”

 

 “그런 김에 한 잔 더 마시자고!”

 

 두 사람은 다시 술잔에 술을 부으며, 새로운 술을 꺼내 왔다. 정말이지, 술을 너무나 좋아하는 두 사람이다. 그와 반대로 그녀들이 술병을 꺼내 올수록 에노의 표정은 안 좋아졌지만 말이다.

 

 

 “흐으..... 저 두 사람.... 대단하네요.”

 

 저녁 식사라고 하기는 갑자기 술 파티가 벌어져버렸지만, 즐거운 식사시간이 끝나고 남은 후폭풍(?)을 바라보며 이샤나는 그저 감탄사만 내뱉었다. 이 저택이 넓으니 아마 술을 따로 저장하는 저장고가 있겠지만, 20병도 넘는 술을 그 자리에서 마실 줄은 상상도 못했으니 말이다.

 

 “대단하다기보다는..... 객기에요, 저건. 으, 정말이지 못 말린다니까요.”

 

 에노는 떡이 되어 누워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그저 고개를 가로저었다. 평소에 술을 자주 못 마시게 했는데, 리엔이 있으니 그걸 구실로 많이 마시는 것이다. 거기다 리엔 역시 그동안 돌아다니느라 제대로 마신 적이 없다고 했으니, 둘에게 걸려있던 제약의 고삐가 그대로 풀려버린 셈이다.

 

 “뭐, 어쨌든 앞으로 잘 지내도록 해요. 잘 부탁드려요.”

 

 “아니에요. 저야 말로 두 분께 잘 부탁드려요.”

 

 에노는 그녀에게 미소를 짓고는 천천히 뒷정리를 하러 갔다. 이 바보 같은 누나의 뒷정리를 하는 것은 너무나도 착한 동생뿐이겠지.

 

 “그럼 슬슬 우리도 일어나 볼까요?”

 

 “아.. 네!”

 

 아멜의 말에 이샤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에노가 정리하기 편하게 식탁을 정리하고, 거의 반쯤 쓰러진 두 사람을 부축해 방으로 옮겼다. 참 첫날부터 신기한 일을 많이 겪는 것 같았다. 물론 그게 나쁜 것들은 아니라는 게 정말 다행이지만.

 

 ‘정말이지, 모든 것들이 너무 갑작스럽네. 너무 갑작스러워서 사고를 못 따라가겠어.’

 

 폭풍의 눈 안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그날 있었던 사건에 비교될 정도로. 어쩌면 그날 사건이 여기까지 이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법사가 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사건 말이다.

 

 “일단 피곤하니 잠이나 자야겠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는 거지, 뭐.”

 

 항상 머리가 아프거나 우울할 때 했던 그 녀석의 말이 떠올랐다. 아, 그 녀석한테 여기에서 지내게 되었다는 말을 해야 하긴 할 텐데. 혹시 뭐 이상한 일이라도 벌이고 있지 않을 까하는 걱정도 들고.

 

 “흐음, 어떻게 내 얘길 전해야 할까....... 아! 그게 있지!”

 

 

 

 “흐음? 무슨 일이지?”

 

 집에 돌아온 크리엔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집을 살펴보았다. 아이샤와 어딜 갔다 온다고 했지만,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그녀가 신경 쓰였으니까.

 

 “호.. 혹시 또 납치를 당한 건가?”

 

 물론 옆에 이옌이 있기에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의 만약이 있으니까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녀석들에게 꽤나 성가신 능력을 가진 자들이 많으니까.

 

 “으....... 이런! 찾으러 가야해!”

 

 “찾을 필요는 없어.”

 

 “우와왁!”

 

 갑자기 뒤에서 난 소리에 놀란 그는 그대로 바닥에 자빠져 버렸다. 분명 집 안 어디에도 그녀가 보이지 않는데,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오니까 말이다.

 

 “무.. 무슨... 귀신인......”

 

 “난, 마법사라고. 이런 것쯤은 간단히 할 수 있어. 식탁으로 가봐.”

 

 이샤나의 목소리에 그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그녀가 지목한 곳으로 걸어갔다. 그 곳에는 작은 종이 토끼 한 마리가 스스로 서 있었다. 그 모습에 한 번 더 놀라 자빠질 뻔했지만 말이다.

 

 “뭐.. 뭐야? 이 종이 토끼는.......”

 

 “마법사들은 하나씩 가지고 있지. 통신용 종이.”

 

 일종의 통신 수단. 물론 마력이 많이 들고, 아주 특별하고 비싼..... 그래 월급을 다 날릴 정도로 비싼 종이를 사용해야 하는 게 흠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 낫기도 하고, 그만한 가치를 충분히 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그게 지금 있는 곳에 쌓여있다는 것은 아직 몰랐지만 말이다.

 

 “물론 얼마 말을 하지 못하지만 말이야. 너무 마력을 많이 소모해서 말이야.”

 

 “그래. 그럼 넌 지금 어디 있어?”

 

 “흠, 케일씨네 집에.”

 

 “뭐어? 케일씨네 집에 있다고?”

 

 크리엔은 그녀의 말에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놀라긴 일렀다. 그 뒤에 있을 말에 그는 그대로 턱이 빠져 바닥으로 떨어질 뻔했으니까 말이다.

 

 “아, 그리고 앞으로 잠시 여기서 지내기로 했어. 나도 갑작스러워서 놀라긴 했지만.”

 

 “자.. 잠깐만! 케일씨네 집에서 지낸다고?”

 

 “응, 그래서 오늘 못 들어간 거지.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

 

 그 외에도 다른 이야기도 할까 했지만, 역시 금방 바닥나는 마력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기껏해야 5분정도밖에 말을 주고받지 못한다니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이... 부럽다...... 케일씨 집에서 생활한다니.”

 

 “이봐, 거기서 그 말을 하는 건 또 뭔데. 너는 내가 걱정되지도 않냐?”

 

 “골목대장 이샤나씨를 내가 왜 걱정 하냐? 그리고 거기에 케일씨랑 에노도 있을 거고. 거기가 제일 안전할 텐데.”

 

 그의 말이 틀리지는 않지만 내심 기분이 상했다. 나름 걱정해주길 기대 했는데. 아니 것보다 왜 그런 걸 기대했는지 모르....

 

 “아우.. 알았어. 그럼 어쨌든 난 안 들어간다. 그런 줄 알아.”

 

 “알았어. 그래도 다행이네, 난 납치당한 줄 알고 걱정했는데, 다행이네.”

 

 순간 크리엔의 말에 잠시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순간 아무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종이 토끼를 바라보며, 무슨 일이 있는 가 싶어 그는 급히 종이토끼 앞으로 머리를 들이밀며 말했다.

 

 “무슨 일 있어? 아니면 마력이 다 됐나?”

 

 “으. 으익! 깜짝이야. 갑자기 머리를 들이밀면 어떻게 해?”

 

 “뭐야? 괜찮아? 무슨 일 있어?”

 

 “괜찮아. 그냥 잠시 마력이 불안정해져서 그런 거야.”

 

 뭐야, 다행이네. 하기야 그 집안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거나 하는 건 없을 테니까.

 

 “뭐, 어쨌든 알았어. 그럼 잘 자고, 내일이나 나중에 시간 되면 보지 뭐.”

 

 “알았어. 그럼 너도 잘 자. 그럼 이만.”

 

 그 말을 끝으로 종이 토끼는 그대로 픽 쓰러지더니 천천히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냥 일반 종이처럼 보이는 것이, 아마 특별한 종이 임을 숨기기 위해 만들어 놓은 장치 같아 보였다. 일반 종이들 틈새에 들어가 있으면 구별이 안 될 정도니까 말이다.

 

 “흐으.. 부럽다. 나도 거기 있으면 좋을 텐데.”

 

 크리엔은 케일과 같이 있을 이샤나를 생각하며 부러움에 몸부림 쳤다. 좋아하는 사람과 한 지붕 아래 있을 수 있다는 게 너무 부러웠으니까. 그러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아, 그런 식으로도 생각 할 수 있겠구나!’

 

  그는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 인지, 싱글벙글 웃기 시작했다. 좋아, 그렇다면 이샤나를 만난다는 구실로 그녀를 만나러 가야지. 이샤나가 걱정되는 것도 있고, 그녀를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닌가! 어쩌면 저번처럼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

 

 “좋아! 그럼 이제.....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해볼까?”

 

 그는 천천히 잠옷으로 갈아입고 그대로 침대로 뛰어들었다. 내일 그녀를 만날 생각에 잔뜩 기대를 가지며, 빨리 잠에 들기 위해서 말이다. 그것도 하늘까지 뚫고 나갈 설렘을 가진 채로.

 

 정작 그걸 신경 쓰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생각 안하고 있지만 말이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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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7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61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6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6 0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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