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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48. 땅의 정령.
작성일 : 20-02-20 21:54     조회 : 375     추천 : 0     분량 : 8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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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우웅! 쾅!

 

 거대한 먼지폭풍이, 숲을 가르며 맹렬히 다가온 무엇인가가 그들 앞에 떨어졌다. 그 맹렬한 기세에 놀란 아이샤와 이샤나는 놀란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았고, 케일은 난감한 표정을, 이옌과 아멜은 신기하다는 듯이 앞의 인물을 쳐다보았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에 약간 당황한 그는 급히 케일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들이밀며 소리쳤다.

 

 “케일... 이 망할 자식아!!!!!! 왜 여기에 온 거냐!!! 또 여기서 한바탕하려고 하는 거냐!!!!”

 

 나 굉장히 화났소! 라는 표정으로 케일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서 있는.... 작은 꼬마? 뭐지?

 

 “뭐지? 이 조그맣고 귀여운 생물은?”

 

 이옌의 말에, 케일은 순간 사색이 되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옌은 그런 그녀의 표정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이야? 내가 무슨 말 실수를.......”

 

 “그.. 그게... 여기 집주인은..... ‘작다’라는 말을 싫어해.”

 

 “어? 그런 거야? 난 그저 귀엽다고 생각해서 말했는데? 그것도 안 돼?”

 

 “그게 아니라.... 그냥 ‘작다’라는 자체를 싫어한다고. 귀엽든, 멋지든, 칭찬이든, 욕이든 뭐든 말이야.”

 

 마치 ‘작다’라는 말에 원수라도 진 듯, 앞에 서있는 꼬ㅁ... 아니 그는 굉장히 화가 단단히 난 채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온몸을 부들거리며, 마치 아까 전에 케일을 보고 화내던 모습보다 더 상기된 모습으로 말이다.

 

 “나.. 나는.....”

 

 이옌을 바라보는 꼬마에게서 엄청난 힘이 솟아나는 게 느껴졌다. 동시에 그의 모습 역시 점점 커져가는 게 보였다.

 

 “아, 이런.... 작지 않았네?”

 

 “이옌! 피해!”

 

 “앗! 이런!”

 

 “나.. 나는 작지 않아!”

 

 화가 난 집주인씨는 그대로 이옌에게 주먹을 날렸다. 아니, 그 ‘이옌’에게 말이다. 오히려 그걸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이옌은 케일의 말을 무시한 채, 그대로 집주인의 공격에 맞서서 주먹을 뻗었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 달리 집주인의 공격은 그녀의 ‘투기’를 그냥 뚫고 그대로 그녀의 몸에 타격을 주었다.

 

 “크.. 크윽!”

 

 “하아... 난 분명 경고 했는데.”

 

 케일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대로 있다가는 화가 잔뜩 난 집주인씨가 더 날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는 집주인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을 테니까.

 

 “이... 애송이들이 감히 내가 누구인데 덤비려고 하다니!”

 

 단단히 화가 난 집주인은 점점 더 몸이 커지면서, 마치 산을 뚫을 기세 커진 덩치로 그들을 위협했다. 그런 그를 보며, 급히 케일은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으며 말했다.

 

 “지고하신 땅의 정령 어쉬트님. 무례한 저 아이의 행동에 대해 사죄합니다!”

 

 “어쉬트님, 오랜만입니다. 잠시 일행을 숨겨주느라 여기로 왔을 뿐입니다.”

 

 케일을 따라 무릎을 꿇고 인사를 하는 에노의 모습에 아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책에서 읽었었던 것 같았는데...... 마법을 사용함에 있어서 가장 영향력이 큰 존재들이 있다는 것. 그것은 바로 자연계의 마력들과 가장 친화되어있으면서 그들을 관리하는 존재인 ‘정령’이라는 존재들 말이다.

 

 “흐응? 에노잖아? 에노도 왔었던 거냐?”

 

 그는 케일 옆에 있는 에노를 보며 조금씩 작아지기 시작했다. 그 거대했던 산과 같은 모습, 숲을 그림자로 덮었던 모습에서 아까전의 작고 귀여운 아이의 모습으로. 다행이 에노의 신뢰는 케일과 정반대(?)로 좋은 모양이었다.

 

 “안녕하세요, 어쉬트님. 제국의 공주가 당신께 인사를 올립니다.”

 

 아이샤가 그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 제국의 황녀가 이렇게 고개를 숙이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제국의 황녀라도 그녀는 한명의 마법사다. 마법사의 희귀하며 특별한 능력은 마력에서 나오는데, 이 원천인 마력은 자연에서 받는 힘으로 이뤄져있다. 각각 물과 불, 공기와 흙, 그리고 그들을 조화롭게 관리하는 빛과 어둠으로 이뤄진 마력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 마력이라는 것을 정령이라는 존재들이 관리를 했다. 또 정령은 그러한 마력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하나의 정신체와 같은 존재들이었다. 그러니까 하나의 마력의 결정체라고 해야 하나? 이들의 탄생 여부는 아는 사람이 없지만, 이들이 있어서 마력의 순환이 조화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는 얘기다. 마법사가 될 수 있는 것도 이들의 도움이 없다면 될 수가 없을 정도니까.

 

 그리고 그런 정령에게 선택을 받는다면, 그리고 그들과 계약을 할 수 있다면 마법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에 가까웠다. 아니 정령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만큼 역량이 발전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령이란 존재는 마법사들에게서는 종교적으로 믿는 신을 제외하고, 거의 종교와 맞먹는 급으로 추앙받는 존재들이었다. 물론 케일은 쥐뿔도 신경 쓰지 않고 있지만.

 

 뭐, 어쨌든 어쉬트는 그 중에서, 땅과 관련된 마력에서 최정상에 존재하는 정령이었다. 흙에서 자라고 나는 것은 모두 그의 손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땅과 관련된 마법에 있어서는 이 앞의 두 사람도 어떻게 손을 쓸 방법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존재이니, 케일이 얌전히 고개를 숙이는 것도 어찌 보면 이해가 가긴 했다.

 

 “아.. 안녕하세요! 마탑의 마법사가 당신께 인사를 올립니다.”

 

 “그런 겉치레 같은 건 괜찮아. 그냥 편하게 있어도 돼.”

 

 어쉬트는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한층 누그러진 태도로 말을 했다. 누구든 이렇게 예의 바른 두 사람의 모습을 본다면 솟아나던 화도 잠시 접을 수 있을 것이다. 덕분에 한숨을 돌린 케일은 이때다 싶어 조용히 고개를 들어 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어쉬트는 그녀가 고개를 드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도 너는 아직 머리 박고 있어.”

 

 “아... 아앗! 넵!”

 

 그 천하의 케일이 머리를 박고 있는 모습에 모두들 의아해 했다. 이옌 역시 그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볼 정도였다.

 

 “에노씨. 왜 케일씨가 저러는 건가요?”

 

 “아아... 그게......”

 

 조금 오래 전, 이곳에 막 도착했을 때 이 세계의 마력에 대해 조사하던 도중 그의 집을 그대로 부셔버린 적이 있었다. 마력의 원천이라 생각해서 들어온 것이긴 했는데, 그게 하필이면 어쉬트가 아끼던 보물들일 줄은 몰랐다. 인간의 눈으로는 그냥 돌덩이로 보였지만 말이다.

 

 “하필 그때 사도 녀석들이 쳐들어와서, 그만 어쉬트님이 살던 집을 그대로 부셔버렸지 뭐에요. 그나마 중재자 덕분에 살긴 했지만요.”

 

 중재자는 이곳에 와서 본, 엄청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였다. 간단히 어쉬트를 설득해서 멈추게 하고, 사도들을 무찌르는 것에 협력해줄 정도로 강력했다. 그리고 그 인연은 훗날 새로운 검의 수호자와도 닿게 해주었다. 지금도 그의 제자와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니까.

 

 그 점에서는 그 일이 도움이 되긴 했지만, 그에게 사과한마디 하지도 않고 가버려서 그 뒤로 그에 대한 미운털이 아주 콕 박혀버렸다. 뭐, 남에게 함부로 고개를 숙이지 않는 그녀의 성격이 한몫했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여기에 너희들처럼 조금 특별한 사람이 있구나?”

 

 어쉬트는 머리를 박고 있는 케일을 보다가, 고개를 돌려 아멜을 바라보았다. 그의 말에 아픈 팔을 툭툭 털며 일어나던 이옌과 이샤나, 아이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갔다. 그리고 그와 눈이 마주친 아멜은 순간 그에게서 낯익은 기운을 느꼈다.

 

 ‘어..... 어라? 이 느낌은......’

 

 “너..... 정체가 뭐지?”

 

 “저..... 저는...... 에노씨와 같은 ‘수호자’에요.”

 

 “난 그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넌 이곳에 속한 녀석이 아니잖아? 케일?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이곳에 속한 녀석이 아니다? 그게 무슨 소리지? 아이샤는 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물론 아멜에게서 나오는 특별한 기운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이렇게 직접 들으니 더욱더 궁금해지는 게, 입이 근질거려서 참을 수가 없었다.

 

 “아하하하. 조금 일이 있었습니다. 자세한 것은.........”

 

 케일을 부르는 그의 말에 그녀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표정은 살짝 당황한 모습을 넘어서서 무엇인가를 숨기려고 했다. 그런 그녀의 태도에 어쉬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사실대로 말해야 할 거야. 이렇게 이곳저곳에서 넘어오면 균형이 깨질 수 있단 말이야. 그에게 부담도 많이 가고. 그러니까 빨리 말하라고.”

 

 “죄송하지만 그렇게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해도 되겠습니까?”

 

 탁!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주변에서 수십 개의 마법진들이 생성되는 게 보였다. 그 모습에 깜짝 놀란 어쉬트가 급히 그녀에게 소리쳤다.

 

 “자.. 잠깐! 어.. 언제 준비한 거냐!”

 

 “아하 하하하! 머리를 숙였던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다! 이 바보 정령아!”

 

 “누나... 제발 자극하지 말라고. 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사실 첫 번째 마법이야 금방 깨질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이미 그들이 도착하기 전부터 감시당하는 느낌을 물씬 받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방금 전, 머리를 박고 있었던 것은 사실 마법을 숨기기 위한 그녀의 몸부림이었다. 역시나 속이 시커먼 사람 아니랄까봐.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

 

 “젠장! 순순히 머리를 박는 다고 조금 의아해 했는데! 이 년이 어디서 도망가려고!”

 

 “헤헷! 이건 내 고유마력이야. 네가 간섭할 수 없는 거라고!”

 

 “나중에 맛있는 거 가져올게요. 좋은 술도 말이죠.”

 

 화난 그를 약 올리는 케일과 달리 에노는 최대한 고개를 숙이며 예의바르게 말을 했다. 참,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것 덕분인지 마법은 더 안전하게 발동될 수 있었다.

 

 “이.. 이런! 얘기를 듣고 보내줄 테니 거기 서라!”

 

 너무나 당황해서 정신을 못 차리던 그는 급히 마법을 끊어버리려고 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보랏빛 마력이 이미 그들의 전신을 감싼 상태니까.

 

 “그리고 그 얘기는 나중에 다 같이 모여서 얘기 하자고. 눈치 없는 정령씨?”

 

 “이.. 이년이 끝까지! 다음에 오면 가만 안 둔다!”

 

 팟! 순식간에 주변의 광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광활한 바위산과 숲에서, 화려하고 깔끔한 저택으로. 맑고 고운 물소리가 들리던 환경에서 사람들이 가득한 시끌벅적한 도시의 모습으로 말이다. 그리고 익숙한 모습의 응접실과, 이미 다 식어버린 차들이 놓여있는 탁자가 눈에 들어왔다. 차 밑에 무엇인가가 가라앉은 것을 보니, 꽤 오래 밖에 있다 왔다는 것을 보여줬다.

 

 “후아.. 십년감수했네.”

 

 “누나는 참! 자꾸 화만 돋우면 어떡하자는 거야?!”

 

 “하하하! 그런 꼬맹이한테 고개를 숙일 내가 아니라고!”

 

 참 언제나 유쾌한 남매다. 그나저나 이렇게 도망쳤으니 그에게 미운털은 박히고도 아주 크게 박혔을 것이다. 아이샤와 이샤나는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그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에노와 케일이 부러웠다.

 

 “역시 마법사로서는 존경스럽네요.”

 

 “그러게요. 진짜 어쉬트님에게도 밀리지 않는 마력을 내뿜고 계셨으니까요.”

 

 한편 이옌은 팔의 통증이 다 가셨는지, 한 바퀴 두 바퀴 돌려보며 팔의 상태를 확인했다. 정말 꼴사납게 한방에 나가떨어질 줄은 몰랐다. 그렇게 강한 힘을 느낀 것은 앞에 있는 케일과 싸운 이후로 두 번째 인 것 같았다.

 

 “호오! 역시 인생은 언제나 알 수 없는 재미로 가득 차 있다니까!”

 

 “으이구. 무턱대고 돌진이나 하지 말라고. 정말. 아무리 네 투기로 바위산을 무너뜨릴 수 있다지만, 저건 대륙.... 아니 이 세계에 존재하는 땅 그 자체를 상대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아하하하! 그럼 난 최초로 땅에게 도전한 인간이 된 셈인가?”

 

 케일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물론 자신이 그럴 처지는 아니지만 말이다. 뒤에서 오는 에노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는 것도 잘 알고 있으니.

 

 그나저나 아이샤는 아까 어쉬트가 했던 말이 마음에 걸렸다. 아까 이곳에 속한 녀석이 아니라는 말을 분명.......

 

 “저.. 케일씨? 아멜씨는 어디 출신인가요?”

 

 아이샤의 말에 순간 에노와 케일은 잠시 말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맞다. 아직 그녀들이 남아있었지.......

 

 “하아...... 그 이상 얘기하면 협정 위반이라 안 된다고.”

 

 “협정은 무슨 그냥 곤란해서 그런 거잖아? 안 그래?”

 

 “으.. 너는 어째 끝까지 도움이 안 되냐?”

 

 “그게 아니지. 어차피 너랑 얘랑 지내게 되면 알게 될 것이고, 무엇보다 이미 이 아이들도 우리 일에 깊숙이 휘말려버렸잖아. 안 그래?”

 

 딱히 그녀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이미 그녀들은 사도와의 접촉을 몇 번씩 했고, 이제는 녀석들의 표적이 되었으니까. 무엇보다 아이샤의 집념을 잘 아는 이옌의 충고이니 한번쯤은 생각해볼 만한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돼. 너는 그 녀석 때문에 알게 된 거라 알려준 거지만, 이 아이들은 전부 부외자들이야. 우리 세계에 굳이 깊숙이 들어올 필요도 없다고.”

 

 케일은 딱 잘라서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게까지 깊게 이 아이들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다. 사도들과의 일을 이 아이들이 굳이 짊어질 필요는 없으니까. 다른 이들까지 이런 끔찍한 일에 휘말리게 둘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런고로 슬슬 해가 지고 있으니 너는 얘를 영주성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줘. 에노, 난 피곤하니까 배웅이랑 집 소개 좀 부탁할게.”

 

 “알았어, 누나.”

 

 아이샤가 말도 걸기 전에 순식간에 그녀는 미꾸라지처럼 방을 빠져나가버렸다. 이옌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뭐, 그래봤자 그녀를 다시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어쩔 수는 없지만.

 

 “흠, 아이샤, 이번만큼은 꽤 오래 걸리겠는데?”

 

 “하하, 뭐 시간은 많으니 상관없어요. 무엇보다 제가 궁금해 하던 것을 못 알아본 적은 없잖아요?”

 

 오히려 붙은 불에 기름만 더 끼얹은 것 같은데....... 이 아이, 한번 파고들려고 하면 정말이지 정도가 없는데 말이다. 물론 이걸 구경하는 것도 꽤 재밌을 것 같지만 말이다.

 

 “자, 그럼 슬슬 가보자고. 이샤나는.... 음, 갑자기 데려와 놓고서는 미안하다는 말밖에 못하겠네.”

 

 “아.. 아니에요! 저야 말로 폐 끼치지 않고 잘 있을게요.”

 

 “하하하, 그렇게 말하니 잘 지낼 것 같네. 에노, 그럼 부탁할게.”

 

 “네, 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순식간에 에노는 탁자의 찻잔들을 정리해 한쪽에 놓아두었다. 그 사이에 이옌은 아이샤를 데리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 아멜을 바라보았다.

 

 “참, 아멜이라고 했나?”

 

 “아.. 네. 이옌씨.”

 

 “상당히 고된 훈련을 많이 했었나보네. 예쁜 얼굴과는 반대로 손바닥에 그렇게 굳은살이 많이 박혀있으니까 말이야.”

 

 케일과 같이 있으면서 몰래 아멜을 지켜보고 있던 이옌이었다. 아멜이 평범한 아이가 아닐 거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저 무수히 많이 박혀있는 굳은살이 그녀가 뛰어난 검사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녀가 여태 만나온 검사들도 저 정도까지는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나중에 내 딸이랑 한번 붙여보고 싶을 정도로 말이야. 너는 대륙 투사 대회에 나올 생각이 없니?”

 

 “아...... 안 그래도 케일씨가 한번 나가보라고 하긴 했었어요. 그래서 한번쯤 생각해보고 있어요.”

 

 “호오, 그래? 그럼 잘 됐네! 참가비는 내가 지원해 줄 테니, 한번 나와 보라고. 알았지?”

 

 그 말을 하고 난 다음, 아멜의 답을 듣기도 전에 그녀는 아이샤를 데리고 밖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아멜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살짝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참가비는 그녀의 돈으로도 충분히 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말해놓고 가면 참가가 기정사실이 되어버리는데........

 

 “정말이지, 이옌씨는 못 말린다니까요. 그럼 전 이옌씨랑 아이샤님을 배웅하고 올게요. 아멜씨는 이샤나씨가 쓰실 방이랑 집 구조 좀 알려주세요.”

 

 “알았어요. 이샤나씨? 그럼 일단 절 따라와 주세요.”

 

 에노의 말에 아멜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가는 그를 뒤로 한 채 이샤나에게 집을 소개하기 위해 앞장을 섰다. 이샤나는 그런 그녀의 뒤를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마냥 응접실에 있기는 그렇고, 앞으로 지낼 곳인데 뭐가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니까 말이다.

 

 그렇게 두 사람은 천천히 집을 돌아다니며 차근차근 살펴보기 시작했다. 우선 이샤나가 쓸 방부터, 화장실이나 욕실, 그리고 식당이나 창고, 세탁실 등에 대해서. 근데...... 분명 뭔가가 많이 허전한 기분은 뭐지?

 

 “근데... 그러고 보니 무엇인가 잊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문득 방을 소개하던 아멜에게 이샤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걸었다. 분명 무엇인가가 하나 모자란 느낌이 계속 드는 것 같은데........

 

 “혹시 물건이라도 잃어버리셨나요?”

 

 “그건 아니고....... 분명 방금 전에 응접실에서 나온 사람은 저희들 빼고 네 명인 거죠?”

 

 “음... 네, 그렇죠. 케일씨가 나가고 난 후에, 이옌씨랑 아이샤씨가 나가셨고, 에노씨는 배웅해주러 같이 나갔고요.”

 

 “근데......... 탁자에 있던 찻잔은 7잔이 아니었나요?”

 

 “아.. 아앗! 그러네요! 7잔.... 이 아니라! 이런 정말 깜빡하고 있었네요!”

 

 찰칵. 마침 서재의 문을 열던 그녀는 이샤나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전이하기 직전, 그 짧은 순간에 잠시 화장실을 갔다 오겠다던 리엔의 말이 떠올랐으니까.

 

 “흐.. 언니가 있었다는 것을 깜박하고 있었네요. 분명 혼자 나두고 가서 많이 삐져있을 텐.....”

 

 끼이이이익. 문이 열리자, 앞에 펼쳐진 광경에 아멜은 말을 잇지 못한 채 그대로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 광경을 보고 말문이 턱 막힐 수밖에 없었으니까.

 

 슥, 슥, 슥.

 

 열심히 일하는 대걸레와 빗자루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쓰레기(?)취급을 받으며 쓸리고 있는.........

 

 “어.. 언니!”

 

 부... 불쌍한 리엔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작가의 말
 

 후... 리메이크 하느라, 새 거 쓰느라, 연재하던거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감기가 다 나아도 피로가 쌓여서 계속 쓰러지듯 자고 일어나고... 다시 일하고 쓰러지고... 으... 난리도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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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0. 다시 일상으로 2020 / 2 / 27 535 0 9137   
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4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6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5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59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5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6 0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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