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작성일 : 20-02-14 23:01     조회 : 366     추천 : 0     분량 : 816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로하니아 중앙광장, 서부지구로 가는 통행로 -

 

 

 

 그간 일어났던 사건과 건물 수리로 인해 바쁜 남부지구와 달리, 유달리 평화로운 서부지구. 오늘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분주히 광장과 이 거리를 오가며 북적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이 통행로에 가게를 내면 장사가 잘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생각 외로 장사라는 것이 어려우니 매달 수십 개의 가게들이 ‘들어섰다, 나갔다’를 반복하는 거리였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남부지구의 유명한 케일라 약국과 같이, 이 거리에도 꽤 주변사람들에게 알려진 가게가 있었다. 건물이 낡아서 군데군데 수리를 한 흔적이 눈에 띄는 한 작은 가게. 이 도시가 생겨나기도 전부터 있어서 그런 것이긴 하지만, 외관만 그럴 뿐이지 안에는 나름 최신으로 인테리어를 꾸며두었기 때문에 상관은 없었다.

 

 “흐음.. 오늘도 직접 오는 손님은 없는 것 같네.”

 

 먼지 털이를 들고 있는 남자. 주황색 머리에 약간의 주근깨가 있는 얼굴. 머리색과는 안 어울리는 푸른 눈동자를 가진 키 작은 남자는 전형적인 난쟁이의 모습이었다. 뭐, 말이 키가 작은 거지, 리엔과 같이 허리보다 살짝 높은 정도는 아니고 일반 인간들보다 약간 작은 수준? 사실 난쟁이라고 불리는 것도 왜 불리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따분한 하품을 내뱉으며 진열된 물건들에 쌓인 먼지들을 털었다. 뭐, 쌓인 먼지도 없는데, 그냥 심심해서 털고 있는 것이지만 말이다. 그저 매일 의무적으로 하는 일일 뿐이었다.

 

 “흐음, 그냥 재고나 정리할까?”

 

 먼지털이를 내려두고, 그는 천천히 가게 창고에 가서 물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어제도, 그제도 한 일들이라 사실 의미가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이 물건들을 하나하나 일일이 살펴본다면 이 따분한 시간을 그대로 녹일 수 있으니까.

 

 “밥솥이랑 집기는 여기에 있고........ 아, 천공기랑 비료는 조금 더 가져와야겠네.”

 

 그는 열심히 물품 목록들을 바라보며 창고의 물건들을 확인해 나갔다. 정말이지 케일라 약국이나, 남매의 집의 창고보다도 큰 이 창고는, 아마 도시에서 가장 큰 창고일지도 몰랐다. 하기야 이 가게에서 취급하는 물건들은 일반 점포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까지도 취급하니 말이다.

 

 “앗! 용광로에 흠집이 나있네? 빨리 정리해야겠다.”

 

 정말이지 상상도 못할 물건들이 나오는 곳이다. 철물점에서 재고가 떨어져서 시간이 걸리는 망치나 못도, 가정용 밥솥이나 프라이팬, 심지어 연금술이나 마법연구에 필요한 마정석에 용광로까지.

 

 진짜 이 가게에서는 못 찾는 물건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물건들이 진열된 곳이었다. 거기다 이 가게에 없더라도, 주문만 하면 물건을 만들어서 보내주기까지 하니, 처음 방문하든 여러 번 방분하든 모두가 그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단한 가게였다. 덕분에 모두들 이곳을 없는 게 없는,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이라고 불렀다.

 

 물론 최근에 배달업까지 겸해서 해서 그런지, 평소보다는 가게에 손님이 줄어들긴 했다. 물건을 주문하면 집에서 바로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되어서, 다들 집에서 통판으로 구하니까.

 

 그래서 가게 통로에서 열심히 택배 상자나 조립하고 있는 그는 다시 한 번 크게 하품을 내뱉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사람이 너무 없어도 문제인 듯하다. 얘기라도 하면서 있으면 조금 편한데 말이다. 거기다 물량도 생각 이상으로 많아서 골치 아프기도 하고.

 

 “하아, 그냥 통판은 접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라도 고용해야 하나........”

 

 그는 오늘도 이런 말을 내뱉으며 열심히 상자를 조립해나갔다. 정확히는 기계를 가지고 만들면 그걸 받아서 한쪽에 쌓아두는 게 다일뿐이지만. 이거가지고 투덜거리다니, 조금은 양심이 없다고 해야 하나?

 

 

 탁! 타다다닥! 타다다닥!

 

 철갑과 장구류가 부딪히면서 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에, 그는 살짝 고개를 들어, 가게 입구를 바라보았다. 간혹 치안대나 도시 수비대에서 물건을 급히 구하러 병사들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귀찮은 일이 일어나는 것은 덤이고.

 

 “흐음, 또 이상한 거 주문하고 아니라고 할 생각인 건가?”

 

 그는 천천히 일어나 작은 책을 펼치며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항상 취급하는 숫돌의 재고나, 여차하면 수비대에서 쓸 장검에 화살 하나하나까지. 역시 없는 게 없는 만물상이었다. 그리곤 순식간에 그 물건들을 꺼내 가판대에다 진열하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그였다.

 

 “자, 이리 오너라. 망할 군인자식들아.”

 

 딸랑!

 

 경쾌하게 종이 울리면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에, 언제나 하던 말을 꺼내며 앞의 인물을 향해 소리쳤다.

 

 “어서 오세요, ‘트리엘 만물상’에! 다만, 조금 다른 일로 가게가 부산하니, 조금 기다려 주셨으........”

 

 하지만 그가 생각한 것과는 달리,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가게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그 모습에 그는 순간 인상을 찌푸리며, 앞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인물을 바라보았다.

 

 “하아.. 하아.. 후으... 후욱....”

 

 “...........”

 

 “하아.. 하아......”

 

 “아이씨..... 왜 너냐?”

 

 잘그락 잘그락. 주머니에 넣은 은 탄환들이 서로 부딪히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크리엔은 주머니를 최대한 조여 그것들이 흔들려 부딪히지 않게 만들어두었지만, 그래도 그의 장구류와 철갑에 부딪히면서 열심히 소리를 내고 있었다.

 

 “하아.. 하아... 엘레제, 엘레제!”

 

 쾅! 갑자기 다가온 그가 책상 위로 주머니 하나를 세게 내리찍듯이 내려놓았다. 화가 난 것은 그였지만, 크리엔의 박력(?) 넘치는 모습에 깜짝 놀라 그대로 뒤로 넘어질 뻔했다.

 

 “우와악!”

 

 “엘레제! 잘 지냈어?”

 

 “으.. 친구가 쓰러지는데 잡아주지 못할 망정이지.......”

 

 “어이쿠... 미안. 조금 놀랐어?”

 

 그런 그에게 크리엔은 빙그레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는 천천히 크리엔의 손을 잡으며 일어났다. 엘레제는 천천히 엉덩이를 털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장사는 잘 되고 있어? 매번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파리만 날리는 것 같은데?”

 

 “이봐, 네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잘 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그리고... 그리고.......”

 

 모든 것을 취급하는 만물상. 깨진 화분부터 건축자재까지 없는 게 없는 그의 가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마 대륙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다양한 물건을 취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다 어떤 물건들은 도매를 하는 지라, 다른 곳보다도 싼 가격에 물건을 구할 수 있는 가게였다. 그래서 웬만한 사람들은 그의 가게를 이용하곤 했는데........

 

 “돈은 벌려서 좋긴 한데, 치안대! 너희들 일 똑바로 하라고! 엉?!”

 

 아마 그날, 도시 습격 사건에 살짝(?) 그의 집도 소동에 휘말린 모양이었다. 덕분에 가게 물건들이 일부 파손 되거나, 창문과 지붕이 깨지는 피해를 입었지만, 하필 그날 비싼 도자기가 들어왔던 덕에, 갑자기 날아온 날벼락에 한줌의 흙으로 그 것을 돌려보내야 했었다.

 

 “그게 시가 얼마짜린 줄 알고! 망할 치안대 녀석 화살만 안 쐈어도 그런 일은 없었다고!”

 

 “그게 내가 한 일은 아니잖아! 그리고 그건 치안대를 욕할게 아니라 그 화살 쏜 놈을 욕해야지!”

 

 “그거 너네 분대였어.”

 

 순간 크리엔은 입을 다물고 커다랗게 뜬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둘 사이에 흐르는 어색한 침묵이 공간을 매웠다. 참, 그날 분대가 뿔뿔이 흩어져 있어서 관리를 못했던 탓이었다. 정확히는 그날 치안대 전체가 분대들끼리 움직이지 못해서, 주변에 모여 있는 사람들끼리 활동 한 것이었지만 말이다.

 

 근데..... 왜 이 사실을 얘길 안 해준 걸까....... 나중에 덴커일을 필두로 부하 교육이라도 시켜야 하나?

 

 잠시 뒤, 크리엔은 눈살을 찌푸리며 어색한 침묵을 깼다.

 

 “하이씨. 잡히면 죽인다. 이 자식들.......”

 

 “뭐,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로 오셨나?”

 

 엘레제는 허리에 손을 얹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크리엔은 그제야 자신이 다른 목적으로 온 사실을 떠올렸다. 그는 급히 책상 위에 올려둔 주머니에서 은탄환들을 꺼내며 말했다.

 

 “참! 엘레제! 이거 잠시만 봐줄 수 있어?”

 

 “뭐야.. 은으로 깎은 구슬 같은........ 히익! 그거 ‘탄’이잖아!”

 

 그가 꺼낸 물건에, 깜짝 놀란 엘레제가 소리를 지르며 그를 바라보았다. 크리엔은 그런 그의 모습에 아랑곳 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혹시 어디 물건인지 알 수 있을까 싶어서.”

 

 “다... 당연히 탄이면 공국 군대의 물건인데, 네가 왜 가지고 있어?”

 

 “정확히는 현장에서 발굴한 거지. 근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이거 뭐로 만들어진 줄 알아?”

 

 “그.. 그걸 모를 리 없잖아! 이거 은이잖아! 은! 은으로 만든 탄이..... 어?”

 

 그는 눈을 부릅뜨며 탄을 계속 바라보았다. 도금의 형태가 아닌 순수한 은으로 만든 탄환. 그런데 보면 볼수록 무엇인가 빨려들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거기다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발견한 엘레제는 아까 놀랐던 것과 달리 잠시 돋보기를 꺼내들어 그것을 확인했다.

 

 “잠깐. 이게 뭐지?”

 

 그 안에는 정교하게 적혀있는 이상한 문자들은, 사람을 죽이기 위한 물건이라기보다는 예술품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그는 본격적으로 탄을 살피며 관찰하기 시작했다.

 

 “우와, 이거 세공도 장난 아닌데?”

 

 “세공? 그게 무슨 소리야?”

 

 “이것봐봐! 문자인 것 같은데, 이렇게 아름답게 수놓인 것은 처음 본다고.”

 

 그가 가리킨 곳에, 빽빽하게 적혀 있는 글자들이 보였다. 눈이 아플 정도로 적혀있는 글자들의 배열을 보던 크리엔의 머릿속을 무언가가 빠르게 지나갔다. 그는 즉시 만물상 한구석으로 가서, 꽂혀있던 ‘책’하나를 꺼내들었다. 깜짝 놀란 엘레제가 그를 말리려고 급하게 다가갔었다.

 

 “워! 워! 그거 무슨 짓이야! 그건 상품이라고!”

 

 “네가 만물상이라는 게 정말 다행이야!”

 

 “그... 그게 무슨 소리야?”

 

 크리엔은 꺼내든 책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엘레제는 그가 든 책의 표지를 보았다. 책 제목은 ‘간단한 마법과 연산 수칙!’. 그는 당황한 얼굴로 크리엔을 바라보았다.

 

 “응? 이건 마법 기초 교재잖아.”

 

 정말이지 없는 게 없는 가게다. 기초강의서는 또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정도로 말이다.

 

 “맞아. 이 책은 마법을 배울 때 필요한 기초를 가르쳐주는 아주 좋은 책이지.”

 

 “근데 그건 왜 꺼낸 거야? 상품가치 떨어지기 전에, 빨리 도로 집어넣으라고.”

 

 크리엔은 그의 앞에서 책을 활짝 펼쳤다. 그가 책을 펼치자, 막 나온 따끈따끈한 책을 펼치는 소리가 가게 안을 울렸다. 그 모습에 엘레제는 화들짝 놀라며 그에게 화를 냈다.

 

 “히이이익! 야... 야 이 새끼야! 상품이라고! 상품! 그렇게 활짝 열면.......”

 

 “진정하라고. 진정.”

 

 “이게 진정하게 생겼냐!!!”

 

 뒷주머니에서 꺼낸 몽둥이로 세게 후려치려는 엘레제를 크리엔은 간신히 힘으로 막고 있었다. 것보다 그 작은 주머니에서 몽둥이나 잡다한 것들이 나오는 게 신기했지만.

 

 “여... 여길 봐! 여길.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아?”

 

 엘레제는 그의 손가락이 짚고 있는 구절을 바라보았다. 그가 가리킨 구절에는 술식의 기초라고 적혀있었다.

 

 “술식? 마법을 전개하기 위해 필요한 거? 근데, 네가 이걸 어떻게 알고 있어?”

 

 “최근에 많이 봐서 그래. 그리고 내 친구가 계속 자랑하니 잊을리 없잖아. 솔직히 뭐하는 것들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이 탄환에 적혀있는 문자들. 이거, 이 술식들의 배열과 비슷하다고.”

 

 그의 말에 엘레제는 급하게 종이와 펜을 꺼내 탄환에 적힌 문자들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 나열한 문자를 본 엘레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어..... 정말이네? 술식의 배열이랑 일치하는 것도 있고, 것보다 이거 ‘마법사들의 언어’아니야? 영창할 때나 쓰는 고리타분한 거 말이야.”

 

 “그치! 역시 매제랑 어울리길 잘했다니까! 역시... 근데, 영창이 뭐지?”

 

 “하아.... 영창이라는 거, 위력은 세지만 즉각적으로 쓸 수 없는 마법들이지. 요즘은 주문서로 대체하고 있고. 괜히 그런 걸 일일이 외는 사람은 적을 걸?”

 

 “우웅.. 그렇구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의 본질은 끝나질 않은 것이었다. 누가, 왜, 비싼 은에다가 공을 들여가며 세공을 한 것인가, 그리고 그 세공은 마법을 작동시키는 술식으로 했는가가 말이다.

 

 “흐음, 정말 이 걸 만든 변태가 있다면 좀 소개받고 싶은데? 이렇게 많은 양의 단어를 적어놨으니 술식의 위력도 배가 되었을 테고 말이야.”

 

 “응? 정말이야? 술식의 위력이 배가 된다고?”

 

 크리엔의 말에 엘레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당연하지. 술식이라는 게, 마력을 담은 단어를 배치해두는 것을 말하는 거야. 원하는 마법을 발동 시킬 미리 준비를 해두는 거지. 위력이 높아지려면 마력을 담은 단어를 얼마나 많이 적절하게 배치하는 가가 중요해. 아니면 그 단어 자체에 마력이 높거나.”

 

 그의 말처럼 술식을 이용한 마법은, 그 술식이 ‘얼마나 복잡한가?’, ‘얼마나 많이 적혀져있는가?’에 따라서 위력이 달라진다고 했었다. 마력을 담은 단어들을, 그리고 그 열쇠를 연쇄적으로 얼마나 많이 터뜨릴 수 있는가 말이다.

 

 그러니 은탄에 적혀져 있는 술식의 양은 50개의 단어가 넘으니 그 위력은 작은 콩알탄이라고 해서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근데, 이걸 왜 나한테 가져온 거야? 난 이런 복잡한 물건은 취급하지 않는다고.”

 

 맞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왜 이 물건을 그에게 가져 왔는지 말이다. 어차피 둘 다 마법과는 무관한 사람들이니 말이다.

 

 “아, 원래는 그저 공국에서의 출처만 찾아보려고 했었지. 근데, 네 말을 들으니까 조금 생각이 바뀌더라고. 그래서 말인데, 혹시 네 동생한테 알려줄 수 있겠어?”

 

 “동생? 그건 왜?”

 

 “매제 말로는 걔 친구가 유능한 연금술사라 하더라고. 그래서 혹시나 잘 알까 싶어서 말이야.”

 

 “응? 연금술이랑 이게 무슨 상관인데?”

 

 “이정도로 정교한 세공에, 마법을 알고 있으려면 적어도 연금술사나 그에 준한 사람이 아니면 할 수가 없을 테니까. 거기다 안에 그려진 마력회로도 일반인이 만든 게 아니고.”

 

 “그건 그러겠네. 너 진짜 마법에 대해 1도 모르는 사람 아니었냐?”

 

 “이봐, 내 친구가 그래도 수석이라고. 그리고 내 매제도 대현자라고 불려도 될 정도로 대단한 마법사고.”

 

 참, 저놈의 매제 소리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몇 년째 노래를 부르고 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언제 결혼 하냐고 말을 해봤지만, 실제로는 손도 제대로 못 잡아봤다고 했었다. 거기다 오히려 그 매제라고 불리는 사람의 성격이 너무나도 좋은 모양인 것 같았다. 저렇게 헛소리를 해대도 신경을 안 쓰는 모양이니 말이다.

 

 “흠.... 참... 나도 그 매제라는 녀석 만나보고 싶다. 근데, 어떻게 내 동생 친구랑은 또 연결이 되어있는 거지?”

 

 “하하하, 매일 같이 가게 구석에만 박혀 있으니 그렇지. 너도 조금 밖으로 돌아다녀보라고.”

 

 “네놈한테 그런 소리를 듣는 건, 좀 그런데? 그리고 난 너처럼 한가하게 순찰 도는 사람이 아니라, 엄청 바쁜 사장이라고. 이번 달만 해도 정신이 없다고. 그 도자기만 아니었어도 최고 매출을 찍고도 남았을 정도로 말이야.”

 

 그는 천천히 크리엔이 건네준 은 탄환들을 다시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뒷주머니에 넣기 시작했다. 참, 매번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저 주머니는 모든 게 들어갔다 나오는 게 신기했다. 참 저 주머니를 소 만물상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뭐, 어쨌든 알았어. 대신 비용으로는 책값이랑 도자기 값 청구해둘 거다.”

 

 “알았어. 그럼 부탁해.”

 

 이번 달 월급은 어쩔 수 없겠네. 도자기 값이 얼마나 나올지는 몰라도, 적어도 그가 받는 돈보다 적게 나올 테지만........ 뭐, 여차하면 이샤나에게 조금 빌려야지 뭐.

 

 댕! 댕! 댕! 댕! 댕!

 

 “어, 슬슬 가봐야겠다.”

 

 곧 있으면 순찰 종료 시간이 다된다. 마침 가게에 걸려있는 시계를 본 크리엔은 슬슬 나갈 채비를 했다. 다시 답답한 공간으로 가려고 하니 그는 그 상황에 진절머리가 났다. 그래도 어쩔 수 없잖은가. 로하니아의 치안대인데. 그리고 슬슬 퇴근시간이 되니........

 

 “하아, 진짜 때려치울까? 아, 요번 달 월급은 받고 때려 쳐야지........”

 

 “하하, 그럼 내 가게에 올래? 마침 자리가 비는 데 말이야.”

 

 “그건 좀 싫다. 이렇게 칙칙한 공간에 근육남자 둘이 있다고 생각해봐. 그건 그것대로 끔찍하다고.”

 

 “지랄 염병하고 있네. 뭐, 근데 그건 그것대로 그렇긴 하겠다. 그 점에 대해서는 조금 다시 생각해봐야겠네.”

 

 크리엔은 천천히 몸을 돌려 문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뒷모습에 엘레제는 천천히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럼, 나중에 봐.”

 

 “그래. 대금 떼먹지는 말고.”

 

 “걱정 마, 안 떼먹을 거니까. 그럼 이만.”

 

 엘레제의 인사를 뒤로 한 채, 그는 천천히 가게 밖으로 나갔다. 웃으면서 그의 인사를 받았지만, 들어올 때와 달리 조금(?) 무거운 발걸음으로 말이다.

 

 

 ..........

 ..............

 

 아.... 요번 달 월급이 다 사라진 게 조금 슬프지만........

 

 너무.... 슬퍼.. 흑....

 
작가의 말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잠시 연재관련 공지입니다.(3주 휴재 … 2020 / 5 / 28 877 0 -
공지 안녕하세요! 요번 추석을 맞이하여 쓰… 2019 / 9 / 12 938 0 -
공지 안녕하세요! 새로운 작품 연재 시작합… 2019 / 9 / 4 1006 0 -
75 73. 알볼로니아 극장 2020 / 5 / 22 436 0 8144   
74 72. 기사와 요정, 그리고 만물상 2020 / 5 / 21 337 0 8202   
73 71. 세계 최강, 세계 최고의 팀! 2020 / 5 / 15 335 0 8212   
72 70. 미래 예지 2020 / 5 / 14 336 0 8376   
71 69. 가능성을 보다! 2020 / 5 / 8 348 0 8782   
70 68. 사건, 그 이후! 2020 / 5 / 7 336 0 9132   
69 67. 케일, 쓰러지다! 2020 / 5 / 1 347 0 8400   
68 66. 기습을 당하다! 2020 / 4 / 30 337 0 9244   
67 65. 폭풍의 눈으로, 점점 몰려들다. 2020 / 4 / 24 364 0 8316   
66 64. 사과는 직접! 천천히 한걸음부터! 2020 / 4 / 23 356 0 9189   
65 63. 푸른 고양이와 아기사자, 그리고 늑대개 2020 / 4 / 17 348 0 8160   
64 62. 비밀 요원 2020 / 4 / 16 334 0 8779   
63 61.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등장! 2020 / 4 / 10 356 0 8438   
62 60. 궁금증/ 덜 풀린 실마리 2020 / 4 / 9 354 0 8425   
61 59. 추적 2020 / 4 / 3 356 0 8414   
60 58. 새로운 인물의 등장? 2020 / 4 / 2 349 0 8560   
59 57. 만남의 광장? 2020 / 3 / 27 352 0 8109   
58 56. 수호자들, 모이다! 2020 / 3 / 26 355 0 8647   
57 55. 우리 아직 잊지 않았죠? 2020 / 3 / 20 354 0 8031   
56 54. 정령 납치 사건? 2020 / 3 / 19 358 0 8460   
55 53. 마법사와 요정, 그리고 정령 2020 / 3 / 14 350 0 7882   
54 52. 에노와 셰이옌 2020 / 3 / 12 378 0 7786   
53 51. 대화, 대결, 태엽인형과 초대장 2020 / 2 / 28 358 0 8973   
52 50. 다시 일상으로 2020 / 2 / 27 548 0 9137   
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4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6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7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60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6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6 0 8258   
 1  2  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검의 연대기 - 용
크네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