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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45. 악마의 속삭임
작성일 : 20-02-08 01:42     조회 : 391     추천 : 0     분량 : 7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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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하니아 남부지구, 3번가 모퉁이집 -

 

 

 슥슥. 삭삭.

 

 조용한 집안에서 들리는 소리라고는 알아서 청소를 해주는 빗자루들과 걸레들이 돌아다니는 소리 뿐이었.......

 

 “후에엥.”

 

 아, 물론 남아 있는 사람도 있긴 있었다. 작은 오렌지 빛 머리의 요정은 훌쩍거리면서 언제 찾았는지 모를 과자가 들은 병을 들고서는 유령마냥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왜 나만 버리고 간 거야...... 왜.”

 

 슥슥슥.

 

 그녀가 과자를 먹으며 흘린 부스러기를 열심히 치우는 빗자루.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의 곁에는 점점 더 많은 빗자루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 그녀는 열심히 계속 과자를 하나씩 먹으며 돌아다녔지만 말이다.

 

 “흑..... 진짜... 할 게 없어.....”

 

 그나마 이 집은 그녀의 발걸음으로 산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넓어서 다행이었다. 그녀는 열심히 과자를 먹으며 따분한 시간을 날리기 위해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깔끔한 부엌과 정리된 선반들을 보기도 하고, 식료 창고에 엄청나게 많은 식료들을 바라보며 놀라기도 하고. 근데, 이렇게 식료들이 많으면 왜 매일 장을 보러 가는지 모르겠다만.

 

 그러던 도중 문득 책으로 가득 차있다고 아멜이 자랑하듯 말하던 에노의 서재로 들어온 그녀는 방대한 양의 책들이 꽂혀 있는 그의 서재에 그저 감탄만 내뱉으며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예전에 있던 곳에서의 도서관도 이정도로 책이 많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우와..... 우리 도서관보다도 책이 한 10배는 많겠다. 거기다..... 분명 이 집 2층밖에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자세히 보니 공간이 살짝 뒤틀려있는 것 같았다. 2층보다도 더 높은 규모의 책장들이 천장을 뚫을 기세로 올라가 있으니 말이다. 과연 전설속의 대현자의 집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니지, 대장이 매번 그 사람을 최강의 대마법사, 대현자라고 불렀으니 맞는 얘기겠지.

 

 “후아아. 정말 종류별로 책이 쌓여있네.”

 

 리엔은 가지런하게 종류별로 배치가 되어있는 책들을 바라보았다. 아멜에게 들었었던 것처럼 에노가 요리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증명하듯 한 책장에는 세계의 요리법들을 담은 듯한 요리책들이 잔뜩 꽂혀있었다. 그 외에도 약초나 세계 지리, 심심할 때 읽기 딱 좋은 간편한 소설이나 그림책들도.

 

 그러나 그 어느 것도 리엔의 눈에 들어오진 않았다. 딱히 책에 흥미가 없기도 하고, 그저 심심해서 이 방에 들어온 것이기 때문이니까. 그녀는 방에서 나가기 위해 고개를 돌려 움직이려고 했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 익숙하고 낡은 책 한권이 눈에 들어왔다.

 

 “음? 이건...... 대장이 가지고 있던 거랑 같은 책이네?”

 

 뭐였더라? 그때의 시간을 담아두는 책이라고 했었나? 그럼 그 책은 친구에게서 얻었던 모양인가 싶은데.

 

 “우.. 우와아! 대장이 이렇게 젊었었다고? 그리고... 이 아이는... 에노?”

 

 책에는 에노의 어린 시절의 모습과 함께 검은 머리의 검사와 반대로 새하얗게 흰 머리를 가지고 있는 남자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물론 지금의 모습과 달리 굉장히 병약해 보이는 모습에, 후들거리는 다리를 보면 안쓰럽긴 했지만 그의 모습은 정말이지 아기 사슴 같이 귀여운 모습이었다. 탱글탱글한 볼이 잡아당기고 싶을 정도로.

 

 “참, 애들이 어릴 때는 진짜 귀엽단 말이지. 아멜도 그랬었는데 말이야.”

 

 또 다른 장에서는 케일의 모습도 등장했는데, 지금의 어른스러운 모습과 달리 소녀 같은 모습의 그녀가 등장해 조금 놀라기는 했었다. 그녀의 모습은 지금과 달리 굉장히 말괄량이에, 안경을 쓰고 있지 않아서 그런지 굉장히......

 

 “정.. 정말이지.. 양아치 같잖아?”

 

 아무래도 인상이 강한 눈매를 가지고 있는데, 앞이 잘 안보여서 인상을 찌푸리고 있으니 더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쩌면 그가 매번 세 사람 중에서 가장 활발했던 사람이란 얘기를 많이 한 것 일지도.

 

 “흐으음. 흐흐응~.”

 

 그녀는 즐거운 듯 책장을 넘기며 사진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정말이지 여러 장면들이 담겨 있었으니까. 그러다가 책의 막바지에 다다랐을 쯤, 그녀의 눈이 갑자기 커지기 시작했다.

 

 “자... 잠깐... 왜 이 녀석이?”

 

 분명.... 이 아이는..... 며칠 전에 만났었던........

 

 “왜 이 녀석이 여기 있는 거지?”

 

 대장의 모습은 없고 아마 순수하게 가족들끼리 찍은 사진. 에노와 케일과 함께 있는, 흰머리의 남자와 같이 새하얀 머리의 환하게 웃고 있는 소녀.

 

 “그럼 아까 화장실 가기 직전에 들었던 내용은 그걸 말하는 것이었나?”

 

 무슨 복잡한 사정이라도 있는 모양인데, 일단 돌아오면 따로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천천히 책장을 덮고 책을 원래 자리에 꽂아두었다. 딱히 할 일이 없으니 다시 밖으로 나가서 돌아다니기나 해야.........

 

 “후으..... 그래서 이제 할 것이 없잖.... 우와와와악!”

 

 그녀는 뒤에 모인 엄청난 광경에 깜짝 놀라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뭐 그 광경을 보면 어느 누구도 기절 해버리겠지만 말이다.

 

 슥슥! 슥슥슥! 슥슥, 슥슥!!

 

 언제 모였는지 모를, 20대도 넘는 빗자루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다. 열심히 오늘도 할 일을 하는 빗자루들. 그들도 어지간히 할 일이 없었던 모양인지, 그녀가 흘리던 과자 부스러기를 쓸러 모두 모인 모양이었다.

 

 기절해서 쓰러져 있는 그녀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그녀에게서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만 쏙 쓸어내린 그들은 과자부스러기가 완전히 없어지자 다른 곳을 향해 빗자루 질을 하며 나가기 시작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말이다.

 

 

 

 

 - 로하니아, 지하수로 어딘가 -

 

 

 

 화려한 빛과 함께 무슨 짓을 당할 것을 생각하며 온몸을 떠는 아무가니움. 하지만 빛만 빛날 뿐이지 아무리 기다려도 그가 생각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뭐... 뭐야? 왜 아무 일도 안 일어나?’

 

 “후... 후후. 후!”

 

 “으.. 으아아아!”

 

 갑자기 그의 귀에다 입김을 불어넣는 셰이옌의 행동에, 그는 깜짝 놀라 소리를 치며 그대로 상반신을 일으켰다. 아직 다리는 감각이 돌아오지 않아서 움직일 수가 없으니 앉은 채로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무.. 무슨 짓이냐! 백색 마녀!”

 

 “데헷! 그렇게 놀랐어?”

 

 볼에 손가락을 가져다대며 싱글싱글 웃는 그녀의 모습에 당황한 그는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혀 깨물지 말고 제대로 말하기나 하셔. 백색 마녀.”

 

 “치잇, 생명의 은인한테 무슨 말이 그래?”

 

 셰이옌은 그의 말에 팔짱을 끼고 콧방귀를 꼈다. 조금 많이 토라졌는지 그녀의 새하얀 볼도 살짝 붉어진 게 보였다. 뭐, 그래 생명의 은인은 맞긴 하지. 죽은 자신을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지만 살려 냈으니까. 그래도 그렇게 있으면 어느 누구도 무서워서 겁에 질린다고.

 

 그녀는 정신을 이제 막 차린 그에게 대뜸 자신의 궁금함을 물어보았다.

 

 “것보다 넌 왜 두 쪽으로 찢어져 있었어? 길가 지나가다 깜짝 놀라서 놀랐다고! 어우, 끔찍해, 아직도 생각나니까.”

 

 갑자기 들어오는 그녀의 질문에, 그는 잠시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엄습하는 공포에 얼어버린 것이지만.

 

 ‘사... 살려줘! 살려달라고!’

 

 ‘역시 성가시단 말이야. 죽어도 계속 부활하는 게.’

 

 콰지직. 콰드득. 살이 뭉개지고 뼈가 으깨지는 고통. 그것을 수십차례 계속해서 느낀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그 압도적인 힘이. 견딜 수가 없는 짓누르는 압력과 함께 세포하나하나가 정확히 찢어지는, 강렬한 느낌을 말이다.

 

 “으... 으아아아아악!!!!”

 

 그때의 기억이 살아나서 겁에 질린 그는 깜짝 놀라 일어서려고 했다. 하지만 돌아오지 않은 다리 감각 때문에 제대로 걷지 못해, 발이 그대로 꼬여버렸다. 다리가 엉키고 발이 꺾이고 온몸이 그대로 휘청거리며 쓰러졌다. 그는 그렇게 뒤에 있는 의자와 함께 바닥에 머리를 쳐 박게 되었다. 그가 겁에 질려서 허둥지둥 되는 것에 그녀는 당황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이래?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기나 하고.”

 

 “사.. 살려줘. 살려달라고!”

 

 아직도 그녀가 쫓아오는 것 같아서 불안한 그는, 바닥을 기면서 어떻게든 도망가려고 애를 썼다. 그 아주 거품을 물고 도망가려는 아무가니움을 바라보던 셰이옌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흐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정신은 들게 해줘야겠네.”

 

 셰이옌은 천천히 그녀의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뒤에서 그녀가 지팡이를 들어 올리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아무가니움은 그대로 낑낑대며 바닥을 열심히 기고 있었다.

 

 “그럼... 정신 좀 차리세요!”

 

 땅!

 

 “으어억!”

 

 

 

 그의 머리를 세게 때려 다시 한 번 그를 눕혀두었다. 덕분에 그의 경기는 일단락되었지만, 그는 정신을 차리고도 전의를 잃은 채로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셰이옌은 피식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흐음. 제대로 깨진 거야? 그런 거지? 그런 거 맞지?!”

 

 “그... 그만해! 난... 난 이제... 더 이상 싸울 수 없어.... 아니, 난 싸우지 않을 거야.... 이 임무도 그냥 포기하고 교단으로 돌아갈 거라고!”

 

 덩치에 맞지 않게 겁에 질린 그가 온몸을 파르르 떨며 빠르게 말을 했다. 뭐, 그도 그럴게 그가 느꼈던 그 힘. 거인이 누르는 것 같은 손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무력. 마법조차도 통하지 않는 육체가 있다면 마치 호랑이 앞에 놓인 다리 다친 사슴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될 테니까. 그 어떤 싸움에서도 느낄 수 없는 공포를 느끼게 될테니 말이다.

 

 “호오. 한 번 깨졌다고 바로 꼬리를 내리는 거야? 치사하네.”

 

 “치사하긴! 너도 그걸 겪으면 알게 된다고. 그년은 사람이 아니야! 사람이!”

 

 “으흐흐흐, 역시나 교단 녀석들은 한결 같단 말이야! 재밌어, 재미있다고. 하하하하하!”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를 보던 셰이옌은 한바탕 크게 웃기 시작했다. 갑자기 웃기 시작한 그녀의 모습에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뭐... 뭐야! 갑자기 왜 웃고 난리야!”

 

 “하하하하하!! 넌 내가 누군지 너무 빨리 잊어버린 것 같은데?”

 

 “안 잊었다. 간부 서열 5위이자, 백색의 마녀.”

 

 솔직히 백색의 마녀라는 칭호 덕분에 순위가 올라 간 것이지, 그 외에는 그저 소문만 무성한 존재일 뿐인 그녀였다. 셰이옌은 그런 그의 태도를 보며 손가락을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

 

 “그래그래. 백색의 마녀지. 바로 내가 말이야! 너희들이 말하는 그 5대 마녀인지 뭔지 하는.”

 

 그녀는 갑자기 작은 사탕 하나를 꺼내들었다. 사탕은 새하얗고 둥근 모양에 박하향이 진하게 올라오는 사탕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사탕을 그에게 건네며 말을 이었다.

 

 “자, 재미난 제안을 할 거야. 널 살리려고 했던 것도 이걸 위해서였거든.”

 

 “응? 뭐? 재미난 제안?”

 

 “그래. 너한테도 달콤하고 나한테도 달콤한! 아, 박하사탕은 쓰기만 한가?”

 

 조심히 그녀의 손에서 옮겨지는 사탕. 그 사탕은 천천히 아무가니움의 손바닥에 떨어져 들어갔다.

 

 “만약, 내가 너에게 붉은 마녀를 이길 수 있게 해주면, 넌 나에게 뭘 해줄 수 있겠니?”

 

 “뭐... 뭐라고?”

 

 붉은 마녀를 이길 수 있게 해준다고?

 

 “내가 알기론 넌 마법이 없는 조건에서는 그 바보 같은 플로토르보다 더 힘이 세다는 걸로 알고 있어. 난 그 점이 아주 마음에 들어 끌어 들인 거거든. 오호 정말이지 즐거운 일이 생길 것 같단 말이야! 역시 나오길 잘했어!”

 

 그녀는 실실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아무가니움은 붉은 마녀를 이기게 해주겠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뭐라는 거야? 것보다 저 말은 완력으로 이길 수 있게 해주겠다는 거야?’

 

 “자, 그럼 선택 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널 살린 의미가 없으니까 말이야.”

 

 “자... 잠깐만. 그러니까 네가 날 다시 붉은 마녀와 붙게 할 거란 말이야?”

 

 “그야 당연하지. 완력으로 한바탕! 이히힛!”

 

 무슨 가면 갈수록 더 힘든 조건을 달고 있는 그녀를 보고는 어이가 없는 그였다.

 

 “그년의 힘은 사도..... 아니 마인들의 범주를 넘어선 초인에 가깝다고! 근데 초인을 이길 힘을 줄 수 있다는 거야? 뭐야?”

 

 “줄 수 있지! 넌 내가 누군지 정말 잊은 거야?”

 

 갑자기 사방의 공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셰이옌의 머리카락들이 공중으로 뜨며 날카롭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그녀의 발끝에서부터 살얼음들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거대한 마력 파동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지하수로의 물들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이... 무슨.... 마력이!’

 

 그래. 생각해보니 그녀도 마녀였지. 그냥 마녀가 아니고, 대륙에 다섯 밖에 없는 대마녀. 그녀의 힘은 저번에 보여 졌던 것보다 한층 더 강력하면서도 섬뜩한 한기를 내뿜어 댔다. 그 한기는 순식간에 지하수로의 절반을 뒤덮으며 살아있는 생명체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뼈 속까지 얼려버릴 것 같은 한기가 그를 삼키기 위해 덮쳐왔다.

 

 “그... 그만! 그만해!”

 

 아무가니움은 이번에도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급하게 손을 흔들며 그녀를 제재했다. 그러자 그녀의 눈은 다시 원래의 색으로 되돌아왔다. 주변에 뻗어나갔던 한기도 점점 줄어들어갔다.

 

 “치이잇. 어쨌든, 난 널 강하게 해줄 수 있다고. 어때? 해 볼만 하지 않아?”

 

 “그... 그러면..... 어떻게 하는 건데?”

 

 그의 말에 셰이옌은 순간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가볍게 그의 손바닥에 놓인 박하사탕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이 사탕은 특별한 재료가 들어있는 사탕이야. 엄청난 마력도 담겨 있고, 먹는 즉시 움직임을 강화하는 마법도 걸어두었다고. 그러니까 그저 넌 이 사탕을 입에 넣으면 돼. 어때? 간단하지?”

 

 그녀는 마치 악마가 속삭이듯, 그의 귓가에 다가와 조심히 말을 했다. 그 힘을 보여주면서, 그런 상냥하면서도 혹할 만한 그녀의 속삭임에 그는 바로 넘어갈 뻔했지만, 아직 마음 한편에 의구심이 그의 이성을 잠시나마 붙잡아주었다.

 

 아무가니움은 그녀가 건네준 사탕을 들고 빤히 바라보았다. 이걸 먹으면 그녀를 이길 수 있다고? 그.. 그렇지만 왜인지 모르게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은 뭘까?

 

 “이걸 먹게 되면 부작용은 뭐지? 적어도 교단에서 실험할 때는 그런 부작용 정도는 알려주고 한다고.”

 

 “으으.... 그렇게 까지 신뢰하지 못하는 거야? 며칠 동안 같은 임무를 하고 있는데? 어째서?”

 

 셰이옌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망설이던 그의 모습에 오히려 팔짱을 끼며 낮게 깔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뭐, 먹지 않겠다면야. 어쩔 수 없지. 대신 흙으로 다시 돌아갈 각오는 해야 한다고.”

 

 이건 솔직히 반 협박에나 가까웠다. 생각해보면 그를 다시 원 모습으로 살려 놓은 것은 다름 아닌 그녀였다. 사실상 그가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단 얘기였다.

 

 ‘이....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잖아!’

 

 “자, 어떻게 할 거야? 사탕을 먹을 거야? 아님 그냥 죽을 거야?”

 

 섬뜩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는 셰이옌. 아무가니움은 그런 그녀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손바닥의 사탕을 들고 고민에 빠졌다. 새하얀 사탕을 먹어야 하나, 아니면 먹지 않고 다시 죽음의 세계로 빠져들어야 하나.

 

 “쳇, 이러면 할 수 없잖아.”

 

 그는 손바닥에 있는 사탕을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은 그는 무엇인가 결심을 했는지, 용감하게 손을 높이 들어올렸다.

 

 “코오르소스와 그 분의 영광이 그대에게 깃들길!”

 

 그는 손바닥에 있는 사탕을 입안으로 던져 넣었다. 사탕이 입안에 들어가고, 그는 거대한 격류 속에 온몸이 뒤틀리는 것을 느꼈다.

 

 “크아아아아아!!!!”

 

 셰이옌은 만족한 듯 그를 쳐다보았다. 뒤틀리는 몸과 거대한 충격이 그를 덮쳐오고, 그는 천천히 의식을 잃어갔다. 그렇게 다시 한 번 그는 자신의 눈앞의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털썩 바닥에 쓰러져 버린 그를 보며 셰이옌은 천천히 다가와 그의 옆에 앉았다. 그녀의 손에 언제 들려있는지 모를 ‘죽음의 서’가 들려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깃털을 꺼내 코를 문지르며 말을 했다.

 

 “자아, 일어나라. 나의 종이여. 너의 존재를 증명해라!”

 

 그녀의 마력이 다시 한 번 크게 요동쳤다. 그녀와 그의 주변에 거대한 마법진이 생기며,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진짜로 무엇인가 일어날 듯한 그런 빛이.

 

 “으.. 으아아아아!”

 

 그의 비명소리와 함께 거대한 빛의 물결은 그녀와 그를 한 번에 삼켜버렸다. 모두가 대처하지 못할 그런 찰나의 시간에. 빛은 그녀와 그를 삼키자마자, 일제히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한 번에 사라지며 그들의 모습을 감춰버렸다. 그렇게 그들의 흔적은 사라져 버렸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작가의 말
 

 으... 죄송합니다.... 컨디션 조절을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 몸이 많이 아프니 정신이 오락가락 하네요.....

 

 모두들 몸 건강 잘 챙기시고 모두들 행복한 하루 됬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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