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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42. 불청객(?)
작성일 : 20-01-30 22:01     조회 : 73     추천 : 0     분량 : 7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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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하니아 서부지구 알랑테르 거리, 고요한 찻집 -

 

 

 

 “하아아악!!!! 하아아.......”

 

 거구의 인물이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작은 물체를 바라보았다. 물체는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며 계속해서 바닥 이곳저곳을 청소하고 있었다.

 

 “너도 참 대단한 녀석이군.”

 

 거구의 남자는 빈 잔을 들이켰다. 방금 전까지는 따뜻한 차가 담겨 있었지만, 이제는 작은 먼지뿐만이 남은 곳이었다. 그는 차를 마시는 것인지 기분을 내려는 것인지 모를 행동만 계속 취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물체는 점점 커지면서 인간의 형태로 돌아오고 있었다. 이윽고 완벽한 입이 생기고 언제 생긴 지 모를 검은 가면이 그의 얼굴을 덮어버렸다.

 

 “사.... 살 것 같군! 크헤헤헤헤!!!”

 

 날카로운 손톱, 비정상적인 모습과 정신 나간 웃음. 그는 다름 아닌 스트리커였다.

 

 “부활 완료닷! 하하하하하하하!!!”

 

 “언제나 들어도 시끄럽군.”

 

 플로토르는 방금 전까지 누워있던 시체가 다시 살아나서 날뛰고 있는 것을 보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하앙~. 그러지 마십쇼. 빅파프~. 참 것보다 말이죠........”

 

 그는 작은 동전을 하나 꺼내들었다. 그 모습을 본 플로토르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 동전을 바라보았다.

 

 “그 동전 어디서 구했나?”

 

 “어디서 구하긴, 반쯤 전리품으로 구했죠!”

 

 “전리품은 무슨. 다 죽어가고 있더구만.”

 

 “그건 실수에요 실수. 제가 원래는 이기고 있었다고요!!!”

 

 황녀와의 싸움에서는 거의 승기를 다잡았었다. 마녀도 도구가 없고, 자신이 세운 덫에 빠지기만 하면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었고, 실제로 그렇게 움직여 준 덕분에 이제 올려놓은 떡이나 먹을 차례였던 것인데........ 바로 그 순간 그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었다.

 

 “그 년이 흘린 동전을 우연치 않게 잡았는데 말이죠. 정말 놀랄 수밖에 없더군요.”

 

 양면이 같지만 다른 모양의 동전.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절대 존재 할 수 없는 동전이다. 애초에 개가 그려져 있는 동전은 본 적이 없으니까.

 

 “특히 그 년은........ 잊을 수 없는 걸요.......”

 

 하필 기분 나쁘게 머리에 총구를 들이밀어 자신의 미간에 정확하게 꽂아 넣었다. 아직도 그 마지막 순간의, 그녀의 탄환이 떠올라서 짜증이 났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 자리를 다시 한 번 만지며 투덜댔다.

 

 “짜증나. 그 이상한 총알만 아니었더라면 다 해치울 수 있었을 텐데.”

 

 그녀가 가지고 있는 탄환은 오직 그들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총알. 그것을 맞으면 대부분 상처 회복 능력이 사라져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못 피할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그였다.

 

 “그리고 그 년, 분명 이렇게 말했었어요. 자신은 토벌부대 부관이라고.”

 

 “토벌부대? 설마 했는데....... 직접 너머 온 것인가?”

 

 플로토르는 동전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며 다시 한 번 크게 잔을 들이켰다. 그 사이에 성질머리가 천장까지 솟은 스트리커는 주변의 테이블들을 마구잡이로 베었다.

 

 “리엔.... 리엔.... 리엔!!!!!”

 

 그 비정한 표정으로 자신의 이마에 총알을 박아 넣는 모습이 아직도 떠올랐었다. 큰소리치며 진행한 일이었는데, 이 공로로 단숨에 순위권 내로 진입하려던 그의 계획이 무산되어버렸다. 거기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녀의 속사에 무릎을 꿇은 자신 역시 창피했었다.

 

 “진짜.... 그 년만 아니었어도..... 그 년만 아니었어도!!!!”

 

 “그만해라. 이제 이 가게에 남아있는 것도 없어지겠다. 안 그래도 우리 때문에 주인장이 피곤해 하시는데. 미안합니다. 어르신.”

 

 그의 앞에서 마치 차를 따르는 모양으로 가만히 있는 가게주인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다. 하지만 그의 사과에도 그는 받아주질 않았다.

 

 “차암. 빅파프도~. 그 사람은 이미 죽었잖아. 악취미야 악취미.”

 

 “그 사람을 죽여서, 네가 살아났으면 된 거 아닌가?”

 

 “이히히히히히...... 하하하하하하하!!!!”

 

 “하아아..... 오늘은 조용히 차나 마시려고 했는데, 안 되겠군.”

 

 그는 작은 동전을 조심히 카운터에 올려두었다. 그 사이 미친 듯 분노와 환희를 번갈아가며 날뛰는 스트리커는 가게의 기물을 부셨다 고쳐다를 반복했다. 그런 그를 뒤로 한 채, 플로토르는 천천히 가게를 빠져나갔다. 그도 그럴게, 지금 만나야 할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니까. 계획을 수정해야 하니까 말이다.

 

 

 

 

 - 로하니아 남부지구 3번가, 모퉁이집 -

 

 

 화창한 아침 햇살. 창가에서 밀려들어오는 따스한 빛에 아멜은 천천히 눈을 비비며 침대 위에서 일어났다. 평소의 그녀라면 이렇게 일찍 일어나지는 않지만, 오늘은 사정이 달랐다.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셔야 합니다~!”

 

 “언니....... 잘 잤어요?”

 

 “나야 뭐 항상 푹 잤지! 근데,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는 것 같다야?”

 

 어느새 그녀의 방으로 쳐들어온 리엔이 그녀의 침대 한쪽에 앉아서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어제 그렇게 술을 마셔서 분명 곯아떨어지는 것 까지 봤었는데, 언제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알 수 있다면.........

 

 “근데, 언니 얼굴은 괜찮아 보이지 않는데요?”

 

 “아하하하하...... 아직 숙취가 덜 깬 것 같아. 어제 너무 마셨나봐.”

 

 사실 4병째를 마시고 난 뒤부터는 기억이 없다고 했다. 그럼 어떻게 어제 멀쩡하게 대화를 나눈 건지 모르겠다. 어쩌면 그녀 안에 잠재된 또 다른 인격이라도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장난꾸러기처럼 보여도, 가끔은 진지해지는 그녀니까.

 

 “그건 그렇고, 여기 너무 굉장해! 신기한 게 너무 많아!”

 

 “아, 그걸 보셨나요?”

 

 “맞아! 진짜 그런 게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전에 그 넓은 숙소를 혼자 청소하고 다녔는데 말이야.”

 

 아마 사방을 돌아다니며 알아서 청소를 하는 빗자루나 걸레들을 본 모양이었다. 한때 부대의 숙소 관리 담당했던 그녀로서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부러웠던 모양이었다. 거기다 마치 사람 말을 알아듣는 듯 지시를 내리면 내리는 대로 움직이기도 하는 신기한 녀석들이니까 더 그럴 수도 있고.

 

 리엔의 말에 아멜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마침 에노가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모양인지 맛있는 냄새가 밑층에서 올라왔다. 아멜은 침대를 정리하고, 리엔과 함께 천천히 방을 나섰다. 리엔은 그녀의 옆에서 해맑게 웃으며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얘기했다.

 

 여기로 전이되고 나서, 그동안 사도들과 싸우며 사방팔방 돌아다닌 이야기. 웃긴 이야기지만, 이 도시로 오게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지도를 거꾸로 본 탓이라고 했다. 원래는 제도로 갈 계획이었는데, 딱 정확하게 제도와 반대쪽에 있는 로하니아로 걸어 들어오게 되었다고. 그동안 길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을 텐데, 어떻게 용케 그 누구도 그녀가 지도를 잘못 보고 있다고 지적을 안했는지 모르겠다. 그저 운으로 여기를 찾아온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대단하다고 밖에 말을 할 수 밖에.

 

 “어라? 일어나셨네요? 늦게 일어날 줄 알았는데.”

 

 식당으로 들어서자, 아침을 준비하는 에노의 모습이 보였다. 언제나 봐왔던 그의 모습이지만, 오늘은 좀 더 기합이 들어갔는지 앞치마까지 단단하게 두르고 열심히 그릇에 음식들을 담고 있었다.

 

 “이렇게 맛있는 냄새가 나면 깰 수밖에 없다고. 그나저나 진짜 요리를 잘하는 것 같네? 대장이 말했던 그대로 말이야.”

 

 “하하하, 제 스승님이 워낙 요리를 못하셔서 제가 대신 했었거든요. 매번 이상한 요리를 만드시니까 말이죠.”

 

 정어리 절임을 빵에 채소 없이 껴서 먹는다던지, 구운 스테이크에 아주 신 포도잼을 발라 먹는다던지 하는 정신 나간 요리들을. 아, 가끔씩 장어 머리와 꼬리로 만든 파이도 해먹기도 했었지. 어쨌든 정말 이상한 요리만 해먹는 그를 도저히 나둘 수 없었다. 그래서 자진해서 요리를 만들기 시작한 게, 어느새 이렇게 요리를 잘하게 될 정도로 성장하게 된 것이었다.

 

 “후아아암. 다들 잘 잤니?”

 

 “앗! 케일씨!”

 

 긴 하품을 내뱉으며 거의 벽에 의지하듯 기댄 채로 케일이 걸어오는 게 보였다. 아마 숙취가 제대로 왔는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그녀에게 에노는 순식간에 특별한 음료를 만들어 그녀에게 건넸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이상한 푸른색 음료. 거기에는 작게나마 탄산수처럼 공기방울들이 조금씩 올라오는 게 보였다. 그녀는 그 음료를 받자마자 그대로 한 번에 들이키곤 눈살을 찌푸렸다.

 

 “크윽.... 역시 단번에 해소되는 건 좋지만..... 너무 시단 말이야.”

 

 “숙취해소제인가요? 저도 마셔도 될까요?”

 

 리엔도 사실 멀쩡한 편은 아니니, 케일이 마시는 음료를 보고 말을 했다. 그러자 케일은 약간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뭐, 상관은 없지만....... 각오는 해야 할 걸?”

 

 “음? 그렇게 신가요?”

 

 “그냥 신 정도가 아니야. 기절할지도 모른다고.”

 

 그 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케일의 박수소리에 맞춰서 에노가 또 다른 음료를 만들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냥 보면 평범한 푸른 음료수라고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녀의 경고가 조금은 무섭기까지 했다. 그래도 별일 있을 까 싶어서 리엔은 그가 준 음료수 잔을 받아들어 천천히 입술에 가져다 댔다. 정말 딱 입술을 가져다 대고, 살짝 입에다 밀어 넣었을 뿐이다.

 

 .........

 

 ............

 

 “우.. 우으.......”

 

 “언니, 괜찮아요?”

 

 뭐지? 잠깐 사이에 기억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거봐, 내가 경고했잖아. 엄청 시다고.”

 

 옆에서 케일이 말을 하며 그녀를 안고 있었다. 작은 체구의 그녀와 달리 큰 키를 가지고 있는 그녀니까 마치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와 같은 모습이었다.

 

 “후.. 후아아!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강렬한 맛과 함께 그녀의 정신이 잠시 끊기는 게 느껴졌던 것 같았다. 손에 쥐고 있던 음료수 잔은 어느새 에노가 거두어서 다른 곳에 옮겨놓은 상태였다. 케일은 안고 있던 그녀를 천천히 의자에 앉히며 말했다.

 

 “그저 너무 시어서 기절했다고. 그게 다야.”

 

 “네에? 너무 시다고 기절했다고요?”

 

 리엔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물론, 입술에 음료수가 닿자마자 무엇인가 강렬한 전율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렇게 까지 실 줄은 몰랐다. 그런 그녀는 의자에 앉으며 피식 웃었다.

 

 “그래. 나도 처음 보긴 했지만, 진짜로 기절할 줄은 몰랐어. 역시 그 녀석이 만든 숙취음료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걸 만든 사람이 따로 있나요?”

 

 “응, 이 녀석의 스승이 만든 거라서 말이야. 처음에는 끔찍한 흑색 빛의 무언가긴 했는데, 에노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걸로 바꿔준 거야.”

 

 이런 쓰레... 아니지 이런 끔찍한 혼종을 만들 줄이야. 도대체 정신상태가 어떤지 모르겠다. 뭐, 확실히 숙취가 날아가긴 했지만, 다시는 먹고 싶은 맛은 아니었다.

 

 “자자, 그럼 이제 밥이나 먹을까?”

 

 케일의 말에 모두 식탁에 둘러앉고 앞에 차려진 음식들을 바라보았다. 역시 사람이라면 이런 음식을 먹어야지. 탱글탱글하게 익어있는 계란찜이나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소고기 밀죽과 가벼운 채소로 만든 샐러드. 아마도 술을 많이 마신 그녀들을 배려해서 식사를 차린 모양이었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모두들 그가 차린 음식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역시 에노의 음식은 어디에 내어도 꿀리지 않을 만큼 실력이 좋았다. 그 점에서 리엔은 무엇인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어느새 한 그릇을 비웠다. 아멜은 그런 그녀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천천히 먹어요. 그러다 체하겠네요.”

 

 “이렇게 맛있는 걸 어떻게 천천히 먹어? 입에 계속해서 들어가는데 말이야.”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아멜을 바라보는 리엔을 보며, 케일과 에노는 잠시 서로를 마주보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오게 된 두 사람이지만, 두 사람이 없을 때와 달리 북적이는 식탁의 모습이 새삼 달라보였다.

 

 ‘참, 이렇게 밥 먹는 것도 오랜만이네.’

 

 ‘그러게. 매번 이렇게 먹고는 했는데 말이야.’

 

 한때, 네 명이서 있었을 때가 생각난다. 사도 녀석들에게 쫓기느라 이렇게까지는 여유롭게 식사를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웃으면서 밥을 먹고 떠들곤 했는데.

 

 “참, 그렇게 많이 먹으면 배가 부르다 못해 터지겠네.”

 

 “참,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죠! 그리고 이 정도는 끄떡없다고요.”

 

 리엔은 빵빵하게 부른 배를 툭툭 치며 말을 했다. 이거 참, 저 귀여운 볼이나 한번 잡아당겨보고 싶을 정도로 해맑게 웃는 그녀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정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이.

 

 

 식사가 끝나고, 아멜은 리엔에게 집 내부를 소개해주러 돌아다녔다. 어제는 술에 취해서 돌아오자마자 거의 뻗었으니, 아마 자기 방 위치부터 알려줘야 했으니까 말이다. 그 사이에 에노는 가볍게 설거지를 마치고 뒷마당의 정원에 나와 있었다. 약초를 사긴 하지만, 이렇게 뒤뜰의 정원에서 가끔 기르기도 하는 그였다. 마침 저번에 사온 약초 씨앗을 심기 위해 그는 열심히 화단을 정리하고 있었다.

 

 “흐음. 이번에는 이걸 심고, 여기에는 이걸 심어야지!”

 

 참, 그동안 여러 일이 있어서 화단 정리를 제대로 못한 감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취미로 심어놨던 약초나 화초들이 일부 말라 있는 게 눈에 들어오니까. 마침 약초를 심으면서 정리나 해야겠다 싶은 그는 열심히 잡초를 뽑고, 물을 주면서 녀석들을 바라보았다.

 

 “흠, 역시 이 평화로움이란!”

 

 역시 아무 일도 없는 게 좋지. 최근에 갑자기 일어난 비정상적인 일들이 이상할 뿐이니까. 갑자기 괴물들이 거리에 날뛰거나, 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신분을 가진 몇 안 되는 사람이 찾아온다거나 하는 일들은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니........

 

 띵동!

 

 “어? 이 시간에 누가?”

 

 갑자기 울리는 초인종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참, 그러고 보니 초인종이 고장 났는지, 소리가 굉장히 약하게 들렸다. 분명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 소리를 듣지 못할 것 같았다. 이따가 또 한소리 들을지도 모르겠다. 뭐, 지금은 그것보다 다른 게 신경 쓰였지만 말이다.

 

 “또 황녀님이 오신건가?”

 

 여기에 올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기에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흙이 묻은 장갑을 벗어두고 천천히 마법으로 손을 씻으며 앞마당으로 걸어 나왔다. 이 기왕 만나는 김에 초인종도 고칠 겸, 하지만 그때,

 

 “아앗! 거북이 태세! 티에렐의 방패! 아즈단의 장벽!”

 

 갑자기 엄청난 살기가 문 앞에서 느껴졌다. 그는 즉시 마법을 사용해서 3중으로 벽을 쳐냈다. 단숨에 3개의 마법을 사용한 것도 대단하고, 그것을 겹겹이 잘 쌓아둔 것도 대단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으로 날아오는 거대한 살기는 막을 수 없었다.

 

 슈우우우! 쾅!

 

 “우.. 우우욱!”

 

 너무나도 가볍게, 그의 마법은 그대로 산산조각 나버렸다. 문은 그대로 찌그러진 채 그대로 활짝 열리는 게 보였다. 동시에 그는 앞쪽에서 밀려오는 풍압에 그대로 현관문 쪽으로 밀려버렸다. 갑자기 큰 소리에 놀란 케일이 눈살을 찌푸리며 팔짱을 낀 채 걸어 나왔다.

 

 “에노?! 무슨 일이.......”

 

 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넘어져있는 그와 부서진 문을 바라보았다. 마침 안쪽을 둘러보던 리엔과 아멜도 급하게 뛰어나오며 그녀 곁으로 다가왔다.

 

 “무슨 일이에요?”

 

 “무슨 소리가 났는데...... 어? 문이 부서져 있어요!”

 

 터벅터벅.

 

 “이야. 여기 있을 줄 알았다니까.”

 

 진하게 펼쳐진 먼지 사이로 세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케일은 눈살을 찌푸리며 안경을 잠시 고쳐 썼다. 그녀의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은, 한명은 키가 매우 큰 사람이고, 다른 두 명은 낯익은 모습에 저번에 왔을 때의 복장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역시! 문을 두들기면 나온다고 했잖아.”

 

 “그... 그게 문을 두들긴 건가요?”

 

 키 큰 사람에게 낯익은 모습의 그녀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했다. 그 사이 케일은 옆에 있는 리엔과 아멜에게 들릴 정도로 크게 이를 갈며, 머리에 손을 얹은 채 천천히 다가오는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 이........”

 

 “여어! 오랜만이야! 케이 언니!”

 

 해맑게 웃고 있는 붉은 머리의 여자는 케일을 보자마자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아멜은 그런 그녀와 케일을 번갈아보며 상황을 살폈다.

 

 “설마? 저 사람이........”

 

 “시끄러워! 이 망할 근육 돼지야!”

 

 “돼지라니! 오랜만에 본 사람한테 그러는 거야?”

 

 “이.. 이옌씨? 케일씨가 굉장히 화가 나 있는데요?”

 

 그나마 정상인 아이샤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옌은 그저 웃으며 그녀에게로 다가왔지만.

 

 “당장 내 집 문 고쳐놔!”

 

 “헤헷!”

 

 부들부들 떨며, 케일은 화를 내며 그녀에게 외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옌은 그저 웃기만 했지만. 이렇게 또 하나의 폭풍이 로하니아에, 모퉁이집에 나타나고 있었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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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의 연대기 -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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