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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41. 새로 온 사람은, 요정 점원입니다!
작성일 : 20-01-24 23:44     조회 : 88     추천 : 0     분량 : 8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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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 전, 어느 화창한 숲속.

 

 부스럭 부스럭.

 

 거의 백발에 가까운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와 남색 단발머리의 여자가 수풀을 헤치며 나아가고 있었다. 여자는 너무나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남자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크레이. 정말 이쪽으로 가는 게 맞는 거야?”

 

 “걱정하지 말라고, 케일. 이쪽에 녀석의 기운이 느껴지거든. 제대로 가고 있으니까.”

 

 “그 말을 한 게 벌써 30분 전이라고. 그리고 슬슬 여기에 있는 것도 한계라고. 기껏해야 1시간 남짓 남았단 말이야.”

 

 그녀는 회중시계 하나를 높이 들어 올려 시계바늘을 가리키며 말을 했다. 시계바늘은 맹렬하게 움직이며 시계에 적힌 숫자들을 하나하나씩 지나가고 있었다. 그 모습에 크레이는 크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하하, 반대로 생각해 봐. 1시간이나 있을 수 있는 거라고. 1시간이면 에노가 밥을 두 번이나 차려줄 시간이란 말이지.”

 

 “자꾸 에노를 식모처럼 부려먹지 말라고.”

 

 마침 앞에서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두 사람은 고개를 돌려 앞쪽을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언제나 순수한 바보처럼 서 있는 한 남자가 주변의 여러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음..... 몇 명은 동물과 사람의 중간인 모습도 있어서 사람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사람이 많은데?”

 

 “들키지 않게 조심해야지 뭐. 우선 가볍게 녀석에게 신호를 보내......”

 

 크레이와 케일의 눈에 붉은 머리의 긴 머리 위에 화관을 쓴 채 웃고 있는 한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한눈에 봐도 그와 함께 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은빛 눈동자와 온화한 미소는 그 어느 누가 보더라도 빠지기에 충분했다.

 

 “저 사람인가 보네.”

 

 “정말이지, 진짜 어떻게 저 녀석이 저런 여자랑 결혼하게 된 거지? 알다가도 모르겠네.”

 

 모처럼 죽이 맞은 두 사람은 피식 웃으며, 마저 할 일을 하기로 했다. 작게 편 종이에 가볍게 펜을 그어 무엇인가를 적은 두 사람은, 품속에서 작은 지팡이를 꺼내들곤 작게 입을 중얼거렸다.

 

 “항상 그대의 길에 축복이 따르길.”

 

 “아름다운 추억만 가득하길.”

 

 두 사람의 지팡이가 짧게 빛을 냈다. 그러자 주변의 나무들에 꽃이 만개하기 시작했다. 아름답게 내리는 꽃잎들을 바라보며 사람들은 그 광경에 감탄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만개한 복숭아 꽃잎들이 마치 한 겨울 밤의 아름답게 내리는 눈처럼 내려왔으니까 말이다.

 

 저벅저벅.

 

 “거기야?”

 

 그들이 숨어있는 수풀 앞으로 오늘의 주인공인 남자가 걸어왔다. 그 모습에 크레이와 케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여기야.” / “결혼 축하한다, 아델.”

 

 “모두들 바쁜데 와줘서 고마워.”

 

 “하하하, 바쁘긴. 요즘 시간이 남아서 심심하다고.”

 

 아델은 두 사람에게 악수를 건네며 빙그레 웃었다. 그 모습에 케일과 크레이는 얼른 준비했던 물건들을 꺼내 건네주었다.

 

 “참, 이건 선물.”

 

 그들이 준 물건은 가볍게 주머니에서 소켓이 달린 목걸이와 반지 한 쌍. 목걸이는 대상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특별한 마법이 걸려있어 소중한 사람을 담기에 딱 맞는 물건이었다. 그리고 반지에는 특별한 주문이 들어있는 물건이지만, 크레이가 알려주질 않아서 무슨 주문이 걸려있는지 모를 그런 물건이었다.

 

 “우와! 이 세상에 하나 뿐인 물건들이네. 정말 고마워.”

 

 아델은 정말 두 사람을 꼭 끌어안으며 고맙다고 연거푸 말을 했다. 특별한 날의 특별한 선물이니 더 기쁠 수밖에 없으니까. 정말이지, 만약 하늘위로 뜰 수만 있다면,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하늘 위의 구름을 바로 뚫어버리고 날아갈 것만 같았다.

 

 뭐, 물론 그건 그거고,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만.

 

 척, 착!

 

 “어.. 자.. 잠깐? 너희들 그거... 뭐야?”

 

 아델은 놀라는 눈을 뜨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정말 좋게 분위기가 흘러가나 했는데, 역시나 그냥 곱게 끝낼 두 사람이 아니다. 그들의 손에는 은행나무로 만든 작은 주걱이 들려있었다. 그 주걱들에는 그를 괴롭히겠다는(?) 의지가 그것도 아주 작정하고 담겨있었다. 정말 작정하고 말이다.

 

 “그나저나 너 어떻게 저런 미인이랑 결혼하게 된 거냐?”

 

 “맞아, 어떻게 만난 거야? 말도 안 된다고. 바보 아델이 말이야.”

 

 “이.. 이 자식들! 괘... 괜히 그 이야기를 해가지고.. 우윽! 아악! 미리 마법을 깔아뒀어!”

 

 그 모습에 아델은 순간 뒷걸음질을 쳐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이미 두 사람의 마법에 묶여서 도망갈 수가 없었다. 그 모습에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은 천천히 그에게로 다가갔다.

 

 “자, 발바닥을 데라고! 우리에게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맞아. 앞으로 30분밖에 못 괴롭힌다고.”

 

 아까 전에는 1시간이나 남았다고 하던 사람이, 지금은 30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투덜거리고 있었다. 어쨌든 선물과 함께, 그냥 우스갯소리로 아델이 얘기했던 예전에 그저 그냥 내려오는 풍습 중 하나인 신랑 발바닥을 가볍게(?) 때리는 형벌이 시작되었다. 아마........ 예쁜 신부를 맞이하니, 신부를 도둑질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 풍습일 것이다. 그냥 재밌자고 하는 건데..... 정말로.... 재미있자고 하는 거라고 말이....

 

 

 

 

 “하하하. 정말이지, 30분 내내 때리다 왔었다고.”

 

 그때의 쾌감(?)은 아직도 있지 않을 정도로 정말 짜릿했었다. 착착 감기는 그의 발바닥이 얼마나 좋았는지 말이다.

 

 “맞아요! 대장 발바닥은 정말 특이하다니까요!”

 

 가끔 사고를 치는 그를 응징할 때 손바닥이나 발바닥을 때리곤 했던 리엔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했다. 정말이지, 때릴 맛이 나는 사람은 처음이었으니 말이다.

 

 역시 술이 들어가서 그런지, 케일은 한껏 기분이 올라가 있는 것 같아보였다. 마치 오래된 이야기를 풀어내듯, 그녀는 술잔을 한잔 마시고 얘기를 하길 반복했다. 그 옆에서 작은 몸에도 불구하고 밀리지 않고 같이 술을 마시는 리엔도 흥미롭다는 듯이 이야기를 들으며 계속해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벌써 두 사람이 마신 술이 8병을 넘어가고 있었다. 쓰러지지 않고 있는 게 신기 할 정도였다.

 

 “저거... 괜찮을까요? 저렇게 마셔도........”

 

 “아... 아마... 괜찮겠죠......”

 

 에노와 아멜은 다음 있을 일을 예상이라도 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이 다음에는........

 

 “그래숴 마리야! 그 자식이~!”

 

 “맞아요~! 항사앙~! 대장은~!”

 

 두 사람은 의기투합한 듯 그에 대한 이야기를 안주 삼아, 거의 쓰러질 듯 술을 마시며 대화를 이어갔다. 중간에 두 사람의 모습에 깜짝 놀란 점원이(정확히는 리엔의 모습을 보고 아이한테 술을 마시게 했냐고 말을 했다.) 에노와 아멜에게 말을 걸었지만, 두 사람은 그저 고개를 가로 저으며 그냥 나두게 해달라고 말했다.

 

 “차아암... 그나저나 케일쒸!도 그 사람처럼 술이 세네요.”

 

 “우으응? 그 사람이라니?”

 

 리엔의 말에 케일은 고개를 겨우 들어 올리며 말을 했다. 나름 술에는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그녀에게 그 말을 하다니 배짱이 참 두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술이 센 게 자랑은 아닌데....... 물론 그 다음 말을 들은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리엔을 바라보았지만 말이다.

 

 “붉은 머리의 키 큰 사람인데, 이름이.... 뭐였더라..........”

 

 “붉은 머리의 키 큰 사람? 그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니잖아. 뭐 붉은 긴 생머리에, 뒤에 주먹에 검은 천을 둘둘 감고 다니는 사람은 아니겠지.”

 

 “어! 어떻게 알았어요?! 그 사람 딱 그렇게 하고 다니던데.”

 

 “딸국!”

 

 리엔의 말에 케일은 술이 확 깨는 듯 술잔에 술을 따르다 말고 몸을 바짝 세웠다. 그 모습에 아멜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에노를 바라보았다.

 

 “어? 케일씨가 왜 저러는 건가요?”

 

 “아... 그게.......”

 

 “응? 그 사람을 알고 있어요? 이름이... 이......”

 

 리엔의 말에 케일은 맑은 정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그 말을 꺼냈다.

 

 “이옌 레본. 이옌 맞지?”

 

 “아앗! 맞아요! 이옌! 이옌 레본이에요.”

 

 “에노?!”

 

 에노는 그녀의 부름에 그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사실 그녀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게 된지 몇 시간도 안 되었지만 말이다.

 

 “하아...... 이거 참.... 진짜 확 깨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케일의 모습에 아멜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에게 말을 했다. 그러자 케일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아주 큰 일이. 내가 얘기해줬지 않았니? 이옌에 대한 이야기 말이야.”

 

 “음... 저번에 투사 대회 얘기를 하시면서 말인가요?”

 

 정확히는 ‘마법이 만능이 아니다’라는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긴 했지만, 어쨌든 그때 들었던 이옌의 대한 것은 마법이 통하지 않는 전대미문의 전사이자 투사. 여러 이명들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 케일과 같은 ‘마녀’라는 이명을 가지고 있으니까.

 

 “정확히는 사람들이 멋대로 붙인 거라고. 그리고 녀석은 마녀 따위가 아니야. 괴물이지 괴물. 아니지, 그냥 걸어 다니는 폭탄이란 말이야.”

 

 “이옌씨가 시한폭탄? 무슨 얘긴 건가요?”

 

 “음, 그건 이옌씨가 언제나 사건을 불러일으키곤 해서 그래요. 저도 누나도 그 분한테 한바탕 크게 휘말린 적 있어서 잘 알죠.”

 

 이옌 레본, 그의 이명은 붉은 마녀이자, ‘폭풍을 부르는 자’. 예전에 두 사람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사실은 정말로 사고로 인한 것이었다. 어떤 범죄조직을 쫓던 케일과 우연치 않게 녀석들 본부에서 만나버렸었는데, 그만 조직의 일원으로 오해받아서 붙은 거였으니까.

 

 “한번 무엇인가에 꽂히면 그대로 달려드는 성격이라서 말이야. 녀석이 지나간 자리는 완전히 뒤집혀서 사라진다고.”

 

 그 외에도 뭐만 했다 하면 주변의 모든 것이 날아가곤 했기에, 그녀가 지나간 곳은 언제나 이상한 소동에 휘말리는 일이 잦았다. 거기다 이 도시에는 안 그래도 3명의 마녀가 모여있는 데, 이런 재미있는 상황에 마녀 한 명이 더 왔으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불 보듯 뻔했다.

 

 “진짜 로하니아가 몰락하는 날이 온 건지도 모르겠네. 에노, 항상 준비했던 거 언제든지 발동시킬 수 있도록 해. 알았지?”

 

 “아.. 알았어!”

 

 한때 공국 요원 출신 아니랄까봐, 언제든지 몸을 숨길 수 있게 준비해놓은 듯싶었다. 이렇게까지 할 수 있어야 각국의 정보원들에게서 몸을 숨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겠지. 암, 그렇고말고.

 

 

 가게를 나서면서 그 많은 음식 값을 아무렇지도 않게 주머니에서 꺼내서 내는 케일을 보고, 가게 직원은 놀랐었다. 케일은 그런 직원을 보며 웃으며 가볍게 명함을 건네주고 나갔다. 그제야 직원은 그녀가 케일라 약국의 사장이라는 것을 알고 놀란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서부지구 사람들은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그녀의 얼굴을 잘 모르니까 말이다.

 

 “하암. 잘 먹었다.”

 

 “그러게요. 정말 든든하게 먹었네요.”

 

 케일과 리엔은 웃으며 양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그렇게 먹고 술까지 마셨는데, 언제 또 저것들을 산건지 모르겠다. 에노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들을 보고 말했다.

 

 “든든하게 먹은 사람들이 지금 손에 든 것은 뭡니까?”

 

 “음음. 이건 그것과는 다른 거라고.”

 

 “맞아! 식사랑 간식은 다른 거라고!”

 

 “오호! 너도 그걸 알고 있구나!”

 

 “이 정도는 기본 아닌가요? 대식가들 사이에서는.”

 

 에노는 쿵짝이 잘 맞는 그녀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에노씨도 먹어요. 이 아이스크림 맛있어요.”

 

 “아.. 아멜씨도 언제 산거에요?”

 

 “케일씨랑 리엔 언니가 살 때 같이 샀죠. 자, 지금 안 받으면 녹는다고요.”

 

 에노는 그녀가 건네주는 아이스크림을 받아들었다. 달콤한 초콜릿 위에 녹차 가루가 뿌려진 아이스크림. 아멜은 에노가 평소에 녹차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고른 것이었다.

 

 “고.. 고마워요.”

 

 씽긋 웃고 있는 아멜을 보고는 에노는 아이스크림을 받아들고 고개를 돌렸다. 아이스크림은 녹차 특유의 쓴맛이 초콜릿을 더 달게 느끼게 해주었다. 뭐,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아까 전까지 술을 10병이나 마신 사람들 치고는 꽤나 멀쩡하게 걷는 두 사람이 신기했다. 아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어서 깬 것도 있고, 어쩌면 저 차가운 아이스크림덕분에 정신이 조금 맑아진 것 같아보였지만 말이다.

 

 “그럼 앞으로 넌 뭘 할 거야?”

 

 케일은 리엔을 바라보며 아이스크림을 한입 크게 베어 물며 말을 했다. 그 말에, 리엔은 입에 넣은 아이스크림을 삼키며 천천히 대답했다.

 

 “흠. 일자리를 찾아야죠 뭐. 일단 전 그냥 얹혀살 생각은 없다고요.”

 

 “무슨 일을 할 건데?”

 

 “회계나 서류 정리는 자신 있으니까 그쪽 일이나 찾아봐야죠. 뭐.”

 

 그녀는 아멜과 같은 부대의, 아멜의 상사이자 부대의 부관으로서 부대를 운영하는 회계와 보고서 작성을 매일 같이 해왔었다고 했다. 지금은 그 부대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가 있었을 때 누구보다 부대를 잘 운영했었기에 다른 부대들이 앞 다투어 그녀를 탐내곤 했었다.

 

 “회계? 그런 고급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고급 기술이라뇨? 이건 기초가 아닌가요?”

 

 평소에 하는 일이라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리엔과 달리, 케일은 놀란 눈으로 리엔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회계라는 것이 전문 상인들이 아닌 이상 일반인들은 하지 못하는 기술이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곱셈과 나눗셈도 겨우 할 정도의 사람들이 널린 세상인데, 도표로 정리하고 더 복잡한 계산도 해내야 하는 회계의 경우 그 급이 달라지니까.

 

 “언니도 참. 회계는 저도 못해요.”

 

 아멜 역시 부대에 있을 때, 그녀가 하는 일을 몇 번 도와준 적은 있어도 완벽하게 그것들을 이해했던 적은 없었다. 그저 저건 숫자고, 어느 줄은 더하는 줄, 빼는 줄. 빠르게 곱하거나 소수점이나 백분율은 솔직히 어떨 때 적용되고 안 되고 해서 이해하기 힘들었다.

 

 “잘 됐다! 너 우리 집에서 일할 생각 없니?”

 

 “네? 케일씨 집에서요?”

 

 케일의 말에 리엔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케일은 그런 리엔에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멜이 들어와서 좀 편해질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손님이 더 늘어서 말이야. 앞으로 가게 점원을 좀 늘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들더라고.”

 

 사실 아멜이 그녀의 약국에서 일하고 난 다음에, 왜인지 모르게 손님이 배로 늘어, 일도 그만큼 늘어난 상태였다. 평소에 접객, 약 제조, 그리고 정산도 그녀가 다 맡아서 하고 있었지만, 점점 가면 갈수록 많아지는 손님들로 인해 모든 것을 다 맡기에는 힘이 부치고 있었다.

 

 “뭐, 저야 같이 일하면 좋긴 하죠. 대신 임금은 제대로 주실 거죠?”

 

 역시 그의 밑에 있었던 터라, 굉장히 민감한 이야기부터 꺼내드는 그녀였다. 뭐, 그게 그럴만한 사정이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건 너 하는 것 봐서. 그래도 걱정은 마. 이렇게 보여도 악덕 점주는 아니니까. 그나저나 그 쫌생이가 널 좀 괴롭혔구나?”

 

 그 뒤로 케일과 리엔은 가게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리엔은 케일의 가게에 하루에 평균 몰려오는 손님이 50명이 넘는 다는 것에 깜짝 놀랐었다. 아멜에게 들었을 때는 그저 리엔의 칭찬이 이어지자 기분이 좋아진 케일은 가게에 대해 자랑하기 시작했다.

 

 에노와 아멜은 그들의 뒤에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리엔의 짧은 발걸음에 맞춰주기 위해서였지만, 생각 외로 리엔의 발걸음이 빨랐기에 괜히 그랬나 싶기도 했다.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케일씨, 굉장히 즐거워 보이네요.”

 

 환하게 웃으며 리엔과 떠드는 케일을 보며 아멜이 말을 했다. 그 말에 에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게 자랑을 할 때는 특히 그렇죠. 뭐.”

 

 물론 저 정도로 얘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긴 하지만, 에노 역시 그녀가 웃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언제나 그를 돌보느라 고생하는 그녀가 편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말이다. 다만,

 

 ‘에노. 나중에 다시 얘기할 거지만 잘 들어두렴.’

 

 ‘응? 뭔데?’

 

 ‘가까운 날에 내가 크게 다칠 거야. 그러니까 그때 크게 놀라지 말아줘.’

 

 그때 했던 말..... 분명 그냥 한 소리가 아닐 것이다.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 특별한 것을 볼 수 있는 그녀의 능력이 있으니까 말이다.

 

 “에노씨, 무슨 일 있나요?”

 

 그의 표정이 잠시 안 좋아지는 것을 본 아멜이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 말에 에노는 얼른 표정을 바꾸고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 그냥 가게 일에 대해 좀 생각하고 있었어요. 혹시나 깜빡한 게 있나 싶어서요.”

 

 “그런가요? 아까 굉장히 표정이 안 좋아 보였는데.......”

 

 “앗! 저기 벌써 저만큼 갔네요! 빨리 가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두 사람의 뒤를 잡으려는 그의 모습에, 아멜은 당황해서 뒤에 말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걸을 수밖에 없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할 말을 잃어버렸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케일과 리엔이 꽤나 저만치 앞서 나가있었던 것은 사실이니까.

 

 자칫하면 진짜 한 거리이상 차이 나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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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의 연대기 -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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