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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40. 제가 바로 그 요정 입니다!
작성일 : 20-01-23 22:25     조회 : 76     추천 : 0     분량 : 8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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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안대 1지부.

 

 “아이샤님!”

 

 지친 몸을 겨우 이끌고 들어오는 아이샤를 보고 칼레니아와 이샤나가 급히 뛰어왔다. 크리엔과 덴커일은 이 사건에 대한 일에 대해 보고를 하느라 이 자리에 없었다. 지부장에게 아마 한소리를 듣고 있는.....

 

 “@#$!@#!$!!!”

 

 “!@#!$@#!!!!”

 

 한소리를 듣기보다는 한소리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지원이 늦어진 거랑,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견을 열심히 말이다. 뭐, 그래봐야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도 잘 알지만 말이다.

 

 어쨌든 모두가 안전하게 있는 것에 아이샤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칼레니아가 발목을 삔 것을 제외하면, 어느 누구도 큰 상처를 입지 않았으니까.

 

 “칼레니아씨, 이샤나씨 괜찮나요?”

 

 “괜찮아요. 중간에 엄청난 분이 도와주셨거든요.”

 

 칼레니아와 이샤나는 이옌을 만난 이야기를 그녀에게 전해주었다. 물론 주변에 들리지 않게 방음 마법을 친 것은 이옌의 특별한 부탁(?) 때문이었지만 말이다.

 

 “어머? 그래요? 이옌씨는 언제나 항상 같네요. 뭐, 그렇다고 제국의 그 어느 누구도 그분을 건드릴 수는 없지만 말이죠.”

 

 언제나 그렇듯, 항상 남의 의사는 신경 쓰지 않고, 자기 멋대로 움직이는 사람이다. 물론 도를 넘는 것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나름 사람들 마다 사정이 있다는 것을 신경써줬으면 하는데 말이다.

 

 그나저나 이샤나는 아이샤가 어떻게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는 지 궁금했다. 그 스트리커라고 했던 녀석의 움직임과 회복력은 이미 인간의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녀석이다. 그런 괴물을 상대로 간신히 버티던 그녀였는데, 지금은 바닥났던 마력도 모두 회복하고 생생한 모습으로 돌아 왔으니까.

 

 “저도 엄청난 분이 도와주셨답니다. 마침 시간이 없어서 몇 마디 못 주고 받았지만, 로얄 가드 증명증까지 덜컥 줘버렸지 뭐에요?”

 

 “네에? 로얄 가드 증명증을 줬다고요?”

 

 칼레니아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로얄가드 증명증은 로얄가드가 되기 위해 특별한 시험들과 몇 년의 임무를 수행해야 얻을 수 있는 자격으로, 그만큼 혹독한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제국에서 얻을 수 있는, 황제가 직접 내릴 수 있는 가장 큰 3개의 명예 작위 중의 하나이기에, 그 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떤 그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엄청난 물건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물건을 황제의 명 없이 단독으로 수여 했다는 것은 완벽히 월권 행사에 가까운 것이다. 황제의 귀에 들어가면 가차 없이 그녀에게 제재가 가해질 수도 있는 사항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런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당당하게 일을 저지른 것이었다.

 

 “뭐, 저한테도 로얄 가드 자격에 대한 심사 권한도 있으니까요. 제 직속 경호원이 마침 모자랐던 참이었거든요. 아버님도 이해해 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인재는 제국으로 꼭 데리고 와야 할 테니까요.”

 

 아이샤가 그 정도로 말할 정도면, 대단한 인물인 것인가 싶었다. 아니, 그 괴물로부터 아이샤를 보호해 줬으니 충분히 실력자일 것이다. 어쩌면 이옌만큼이나 대단한 실력자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이지, 특히 그 머리카락...... 정말 신기했어요!”

 

 

 

 

 “우우?!”

 

 아멜 옆에 있던 리엔은 순간 자신의 머리 위에 솟아나있는 머리카락을 두 손으로 가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모습에 아멜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언니, 무슨 일 있어요?”

 

 “누... 누가 내 친구를 노리는 것 같아서 말이야.”

 

 이런 기분..... 예전에 한번 그의 상사이자 부대의 대장에게서 느꼈었던 적 있었다. 한 가닥 솟아있는 머리카락. 마치 의지를 가진 듯, 그녀의 표정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이는 머리카락 한 가닥을 연구해보겠답시고 뽑으려고 했었던 그때 말이다. 생명의 위협보다 더 했던 바로 그 느낌말이다.

 

 “흠, 그런가요? 하기야, 저도 가끔씩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하긴 하거든요. 호기심 많은 사람이라면 특히 더 그러겠죠.”

 

 그녀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때 한바탕 부대가 뒤집어졌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참, 별것 아닌 일이었는데, 거의 전쟁 아닌 전쟁 수준으로 발칵 뒤집어놓았으니까. 사방에 기물들이 나뒹굴고, 박살난 기물들이나 휘말려서 다쳐버린 부대원들도 생길 정도로 격렬했던 일을. 뒤에 부대장인 아냐와 예네프가 와서야 사건이 일단락되었지만 말이다.

 

 “참, 정말 그때 제가 순찰만 돌고 오지 않았어도 먼저 말렸을 텐데 말이죠.”

 

 “아니야. 오히려 순찰 돌고 오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고. 정말이지, 대장이 가끔씩 폭주하는 건 아무도 못 말리니까 말이야.”

 

 그나저나 곧 오기로 한 에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멜의 머릿속에,

 

 ‘있다가 모퉁이로 들어가는 길에서 만나요!’

 

 사념을 보내왔던 그는 벌써 20분 째 감감무소식이었다. 물론 모퉁이로 제대로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저번에 한번 왔던 것을 제외하면, 2번가의 길은 전혀 모르는 상황이니까.

 

 “흠, 그러고 보니 에노라는 사람 말이야. 어떤 사람이야?”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그녀에게 리엔이 말을 걸었다. 그녀의 말에 아멜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 에노씨요?”

 

 “응, 에노라는 사람. 저번에 만나보긴 했었는데, 그래도 궁금하니까 말이야.”

 

 정확히는 그녀와 같이 지내고 있던 게 신경 쓰였다. 거의 친동생이나 마찬가지로 신경 쓰는 그녀와 거의 한 달을 넘게 같이 지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광장에서 만났었을 때, 상당히 오지랖이 넓고 착한 사람인 것은 알겠지만.......

 

 “음, 딱 아저씨가 얘기했던 그대로인 사람이에요.”

 

 “응? 대장이 얘기했던 그대로?”

 

 “네. 착하기도 착하지만, 여러모로 엄청나게 대단하더라고요. 아저씨처럼 손재주가 좋은 것도 있고, 요리도 잘하고, 특히 마법은 케일씨보다 더 뛰어나.......”

 

 “어라! 여기 있었네요! 근데, 무슨 얘길 하고 있나요?”

 

 순간 그의 목소리에 놀란 그녀는 딸꾹거리며 에노를 바라보았다. 정말이지, 갑자기 튀어나온 것 때문에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리엔 역시 갑자기 나타난 그의 모습에 놀라 그대로 자빠질 뻔했다. 텅텅 빈 창고거리에 사람이라고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고, 분명 방금 전까지 뒤에는 아무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까.. 깜짝 놀랐잖아요! 정말. 그리고 어떻게 갑자기 나타난 거예요?”

 

 “하핫.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마법으로 몸을 숨기면서 와야 했거든요.”

 

 이옌에게 걸리지 않게 은신 마법을 걸고, 발소리를 내지 않고 오느라 시간이 좀 걸렸던 그였다. 그나저나 옆에 있는 사람은 며칠 전에 만났던 사람이다. 특히 저 머리카락....... 너무나 인상이 깊다고 느껴질 정도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게 신경 쓰였다.

 

 “흠! 이 느낌! 혹시 내 머리카락을 노리는 거야?!”

 

 “네? 그게 무슨 말인지......”

 

 “노리는 거냐고 아니냐고?”

 

 “아.. 아니에요! 건들지 않을 거예요.”

 

 “그래? 그럼 됐어.”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와 같이 머리카락도 까딱까딱 움직이는 모습에 당황한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리엔은 마치 경계심 가득한 고양이처럼 그를 노려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런 그에게 아멜은 작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그.. 그게 예전에 머리카락을 아저씨가 뽑으려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머리카락에 대해 굉장히 민감해요.”

 

 “아..하하... 그런가요? 그럼 조심해야겠네요......”

 

 「에노! 언제 올 거야?!」

 

 “아앗! 맞다! 이럴 시간이 아니지!”

 

 케일의 호통소리에 에노는 화들짝 놀라며 그녀들 앞에 섰다. 맞다, 일이 빨리 끝나면 곧장 돌아오라고 했었던 그녀였다. 거기다 혼자서 가게 정리를 하고 있을 텐데, 빨리 안가면 그냥 투덜거리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게 분명했다.

 

 “자, 일단 다른 이야기는 장소를 옮기고 나서 얘기하죠.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는.... 있다가 하도록 하죠. 지금 목 빠지게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그래, 알았어. 그럼 가자고.”

 

 에노를 따라 아멜과 리엔은 천천히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1번가로 가기 위해, 이 약초냄새가 나는 거리를 빠져나가며 말이다.

 

 

 

 - 로하니아 남부지구 1번가 리버튼 거리 -

 

 

 

 “여어. 이제야 왔군.”

 

 팔짱을 끼고 서 있는 케일과 그 앞에 선 3명. 가게는 이미 정리가 된지 오래였다. 분명 나중에 이걸 가지고 괴롭힐 것을 생각하는 에노는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뭐....... 정리가 된 게 람프와 지나가던 단골들 덕분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어서 그렇긴 하지만.

 

 케일은 걸어오는 그들을 보며 피식 웃으며 리엔과 아멜 쪽으로 걸어갔다. 아멜은 걸어오는 케일을 보며 리엔에게 그녀를 천천히 소개했다.

 

 “참, 이분이 아저씨 친구 분이시래요. 성함은 케일.”

 

 리엔은 안경을 까닥 고쳐 쓰며 팔짱을 낀 그녀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이 사람이 케일?”

 

 리엔에게 있어서, 그녀의 이미지는 에노와 마찬가지로 대단한 마법사이자 대장과 더불어 대단한 실력자로서 무엇인가 강인한 모습이 느껴질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 앞에 있는 케일의 모습은 그저 평범하고, 정말 평범한..... 조금 눈매가 사나워(?) 보이는 여자가 서 있으니까 말이다.

 

 “흠, 만나서 반가워. 저 녀석은 제 동생인 에노. 나는 케일이라고 해.”

 

 뭔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그녀의 모습에 적응 하지 못하는 리엔을 보며, 케일은 그저 웃음을 지었다. 녀석을 마지막으로 만났었던 게 언제였더라? 녀석이 몰래 그와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잡으러 갔던 게 마지막이었었나?

 

 “뭐, 녀석에게 들었을 때는 그저 얌전한 공주 같은 사람이라고 들었을 테니까. 뭐, 실제로도 그러긴 했지만. 녀석이랑 못 만난 지도 몇 십 년은 되었으니.”

 

 그나저나 용케 그녀가 여기에 있을 거라고 말을 하다니, 이곳으로 넘어올 수는 있어도 그녀가 여기에 없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아! 반가워요. 저는 리엔 레프리에요. 대장 친구라면, 나이가 많으시겠네요?”

 

 리엔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그녀에게 말을 했다. 근데, 그만 너무 나가버린 게 아닌 가 싶을 정도의 말을 해서, 순간 에노와 아멜은 깜짝 놀라며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리엔 역시 뭔가 실수 한 것을 눈치 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어차피 나이에 대한 거라면 그녀 역시 많기 때문에 이런 걸 묻는 게 말이 안 되지만 말이다.

 

 “하하하. 뭐, 틀린 말이 아니니 뭐라 할 수 없겠는 데? 참, 그러고 보니 너는 무슨 일로 이쪽으로 건너온 거야?”

 

 다행이 케일은 살짝 숨을 고르며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에노는 그 모습에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그 질문을 받은 리엔은

 

 “아?! 음, 아..........”

 

 갑자기 말을 잃고 가만히 서 있었다. 사실 아멜을 만나는 것 왜에는 딱히 생각을 안 해본 그녀라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리고 만 것이었다. 이건 이미 아멜이 물었을 때도 제대로 대답을 못한 내용이니까.

 

 “역시 그 녀석의 부하들이라서 그런가? 대책이 없구만 대책이.”

 

 케일은 끌끌 혀를 차며 머리를 긁적였다. 뭐, 언제나 그렇듯 일은 항상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것이다. 그때 그를 만났었던 것처럼. 그래도 사도들이 날뛰려고 하는 찰나에 그녀가 온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점. 안 그랬으면 그 검은 머리 바보 녀석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도 몰랐으니 말이다.

 

 “뭐, 일단은 다들 밥이나 먹으러 가죠. 누나 이제 곧 개점 시간 다 되겠어.”

 

 에노의 말에 케일은 손뼉을 쳤다.

 

 “맞다. 저녁 거기서 먹기로 했지?!”

 

 “어? 오늘은 외식인가요?”

 

 “그래. 모처럼 손님이 왔는데, 맛있는 거 먹으러 가야지.”

 

 아마 중간에 케일과 에노가 이야기를 주고받은 듯싶었다. 며칠 전, 케일 새로 연 음식점이 있다는 얘기를 했었던 것 같은데, 마침 나온 김에 가려는 모양이었다.

 

 “그런고로 잠시 또 걷게 되더라도 이해해줬으면 해.”

 

 그녀의 말에 모두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그녀에게 뭐라고 말 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엇보다 모두들...... 열심히 뛰어서 그런지 배가 고팠으니까 말이다.

 

 

 

 - 로하니아 서쪽 지구 알랑테르 거리 -

 

 

 북적거리는 가게 안, 리엔은 식탁에 축 늘어진 채로 기대었다. 오늘만 그 계단을 2번이나 오르내리게 되었으니 말이었다.

 

 “이 망할 놈의 계단. 없어졌으면 좋겠는데.......”

 

 “저도 여기 왔을 때 깜짝 놀랐었어요. 그렇게 많은 계단은 처음이었어요.”

 

 아멜은 웃으며 물을 잔에 따랐다. 에노는 그 옆에서 조심히 식기를 옮기고 있었다.

 

 “여기는 신기하네. 식기를 아예 식탁 옆에 보관하다니.”

 

 케일은 옆에 있는 식기 통을 보고 있었다. 거기다 이곳은 하번과 도시 쪽의 음식을 주로 하는 곳이었으니까, 포크나 나이프 대신 숟가락과 긴 젓가락을 식기로 쓰고 있었다. 마침 차례대로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기 온 보람은 있는 것 같네요. 마침 따끈한 국물이 마시고 싶었는데.”

 

 리엔은 눈앞에 차려지는 음식들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따끈한 국물 위에 면과 고기, 각종 야채들이 잘게 올려져있었다. 주변에는 계란말이와 다진 고기로 만든 동그란 육전과 신선한 채소들로 만든 샐러드가 함께 있었다.

 

 에노는 가볍게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서 마셨다. 달콤하면서도 담백한 국물이 시원하게 목을 넘어갔다.

 

 “국물은 닭고기로 만들었네! 나중에 나도 해봐야겠다.”

 

 맛있게 면발이 입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특이하게도 몽실몽실한 식감을 가진 계란말이와, 매운맛이 복불복인 육전, 만약 음식들이 기름지다고 생각 될 때쯤 그것을 줄여주는 샐러드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하, 잘 먹었다. 면을 추가로 더 시킬 줄은 몰랐지만.”

 

 “다들, 배탈 안 나겠어요?”

 

 “괜찮아요. 오히려 맛있는 걸 맛있게 먹는다면 소화가 다 될 거예요~.”

 

 리엔은 미소를 지으며 아직도 다 못 먹은 국수를 입안으로 넣고 있었다. 케일은 음료수를 마시며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나중에 약국 말고 식당이나 차려볼까?”

 

 리엔은 그렇게 큰 소동이 났었음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이 신기했었다. 오히려 소동에 대해서 그냥 어디어디에서 일어난 단순한 사건정도로 가볍게 얘기를 하고 있었다.

 

 “여기 사람들은 되게 긴장감이 없나보네요.”

 

 “오히려 더 큰 일이 있다가 조용해졌으니 그럴지도 모르지.”

 

 “더 큰일이요?”

 

 “이 동네가 그냥 험악한 동네가 아니라고. 이제 막 전쟁이 끝 난지 30년도 안 지났으니 말이야.”

 

 100년을 걸쳐서, 두 제국이 대륙의 패권을 쥐기 위해 했던 지독한 전쟁. 거기에 다른 나라들의 이권 경쟁에 의해 수많은 별개의 전쟁이 벌어졌었던 시기가 있었다. 다행히도 케일 남매는 그 전쟁의 끝 무렵, 한창 협상을 하고 있을 때 넘어왔기에 직접적인 전쟁의 화마에는 휩쓸리진 않았었다.

 

 “필더레아가 내려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도 전쟁을 계속하고 있었겠지. 뭐, 그래서 다들 이 정도 소동에 꿈쩍도 안한다고. 물론 황녀님이 습격당해서 여기 영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나저나 지금 그녀의 눈에는 다른 것이 들어와 있었다. 그녀의 친구이자 어떤 물건이든 구조를 알기만 한다면 만들어내는 신기한 녀석의 물건이.

 

 “저거면 충분히 처리 할 수 있을 것 같다야.”

 

 케일은 리엔의 옆구리에 있는 총을 가리켰다. 7발을 연속으로 날릴 수 있기도 하지만, 총알의 머리가 날카롭게 깎여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일반 둥근 납탄과 다른 모습의 총알의 모습은 작은 송곳이나 말뚝을 연상케 했다.

 

 그리고 그 총알은 마력을 날려버리는 특별한 돌인 환류석이 들어있었다. 어쩌면 그녀가 여기로 넘어올 것이라는 이미 예상한 모양이다. 아마 있는 것 없는 것 다 긁어모아서 만들어줬겠지.

 

 “분명 저건 그 녀석 작품이겠지 뭐.”

 

 “네?! 아, 이거요? 당연히 대장 작품이죠.”

 

 리엔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총을 꺼내들었다. 주변에 누군가가 본다면 놀랄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는 이미 케일이 대처를 해놨기 때문에 상관없었다. 지금 이 공간은 그녀의 허락 없이 안을 들여다 볼 수도, 소리를 들을 수도 없으니까 말이다.

 

 “대장은 뭐든지 만들어내더라고요. 심지어 몇 부품은 직접 만들어서 가끔 장인 도시의 사람들도 놀랄 정도였으니까요.”

 

 리엔은 대장에 대한 칭찬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케일 역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꼭 그를 보는 것과 같아 보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항상 두 바보끼리 이상한 것을 만들고 놀았지. 하루는 자율적으로 날아가는 비행체를 만들려고 했다가 그만 하늘에서 터뜨려버려서 왕궁에 비상이 걸렸던 적도 있었다고.”

 

 정말이지 바보 같은 일도 많이 저지르고 그랬었지. 그 외에도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그녀의 말에 모두들 흥미로운 듯 그녀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들었다. 리엔과 아멜에게 있어서는 전혀 모르는 이야기들뿐이었으니 당연했다. 그녀만이 알고 있는 그의 또 다른 모습이었으니까.

 

 “근데, 대장하고는 어떤 사이였나요?”

 

 문득 이야기를 듣고 있던 리엔은 한 가지 궁금한 게 생겼는지, 가볍게 음료수를 마시며 그녀에게 말을 했다.

 

 “음? 그건 왜?”

 

 “오래 알고 지내셨으니....... 솔직히 궁금하잖아요.”

 

 “그럴 수도 있겠네. 하지만 난 녀석 결혼식에도 갔었는걸.”

 

 “네에?” / “정말요?”

 

 뜻밖의 이야기에 모두들 놀란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 모습에 케일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옆에 있던, 언제 시켰는지 모를 술을 마시며 말했다.

 

 “물론 간섭 때문에 오래 있지 못했지만 말이야.”

 

 그날을 떠올리며 그녀는 다시 한 번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친한 친구가 갑자기 결혼식을 올려서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그의 기뻐하던 표정을 보고는 피식 웃으며 그들을 축하해 줬었던 일을.

 

 ‘정말이지, 놀랄 일이 연속이라니까.’

 

 그녀는 놀란 눈으로 자신을 보는 아멜을 바라보며 그저 미소만 지었다. 그때 봤던 그 사람과 닮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이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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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1. 대화, 대결, 태엽인형과 초대장 2020 / 2 / 28 358 0 8973   
52 50. 다시 일상으로 2020 / 2 / 27 549 0 9137   
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5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6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7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61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6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6 0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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