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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을 부르다
작가 : 마법사천돌
작품등록일 : 2019.11.6

강제로 발령난 부서, 전임자는 후임자를 보지 못한다. 발령전 전임자가 회식날 자전거 사고를 당해 사망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전임자의 뒤통수 난 상처는 누군가에 의한 고의적인 폭행이라 추정한다. 한편, 후임자 인석은 인수인계용으로 만들어진 동영상을 보다가 전임자의 마지막 메세지를 듣데 된다. '누군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이를 아랫집에 우연히 이사온 경찰관과 함께 풀어나가기로 한다.

 
날아간 기회
작성일 : 20-01-23 11:14     조회 : 183     추천 : 0     분량 : 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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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정리로 정신없이 인석이 집에서만 보낸 주말 하늘은, 잿빛으로 덮어 놓은 듯이 미세먼지가 자욱했다.

 

 하지만 월요일이 아침이 되자, 두두둑 소리를 내며 제법 세찬 비가 땅을 적셨고, 집나간 초겨울 상쾌한 공기가 다시 돌아온 듯 추워졌다.

 

 직장을 걸어서 다닌 다는 것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비를 맞아 몸과 가방이 젖은 상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주말 내내 고된 노동으로 몸은 비록 힘들었지만, 인석은 너무나 여유롭게, 빗소리를 느끼며, 콧노래 까지 부르며 출근길을 걸었다.

 

 8시 50분 쯤 도착한 회사에서는 몇 가지 소문으로 직원들이 저마다 머그컵을 하나씩 든 채 옹기종기 모여 소곤대고 있었다. 그 중 단연 큰 뉴스는 대기과 홍인식 사원과 황유나 사원이 사귄다는 소문이었다.

 

 두 사람은 종종 아침 일찍 출근해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이를 일찍 출근할 때마다 목격한 김 주임의 의심을 샀고, 결정적으로 둘이서 영화관 데이트를 하는 것을 또 다시 김 주임에게 우연히 들켜 그의 입이 소문의 발원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 같은 소문으로 난처하게 된 것은 인석이었다. 얼마 전 그가 황유나 사원에게 둘의 관계를 묻는 질문을 했기에, 그가 소문의 진원지로 오해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험실에서 장비를 돌린 오전, 인석은 잠깐 짬을 내 하 대리와 김주이 사원과 차를 마시며 주로 인석의 이사얘기로 한참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때, 하얀 실험복을 입고 황유나 사원이 바삐 그들 옆을 지나갔다. 김주이 사원이 그녀를 불러 함께 차를 나눌 것을 제의했다.

 

 “죄송해요, 선배님, 오전에 급히 처리할 업무가 있어서.” 지극히 사무적인 말투로 양해를 구하고, 그녀는 복도를 건너 사무실로 도망가듯 내뺐다.

 

 인석이 느끼기로는 그녀가 대답하는 동안 의식적으로 그의 시선을 피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다만 인석을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은 평소의 황유나 사원과 다른 냉랭한 태도에 어리둥절했을 뿐이다.

 

 그들과 약 15분가량 더 얘기를 나눴지만, 인석의 머릿속에는 그가 가장 염려하던 동료 직원과의 불화가 발생함에 따라 어떻게 꼬인 매듭을 풀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대화 내내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사 후 첫 출근 날은 의도하지 않은 오해로 인해 불편한 채 지나갔고, 오늘의 날씨마냥 그의 얼굴도 온종일 찌푸린 상태였다.

 

 다음 날 아침 7시, 인석은 서둘러 집을 나왔다. 황유나 사원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데 있어, 그녀가 혼자 있는 아침 시간이 가장 적당할 것 같아, 그는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것이다.

 

 빌라 공동현관을 나와 부지런히 좁은 골목을 지나, 그는 곧장 대로에 들어섰다. 그가 약간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는 중, 무심코 고개를 돌려 길게 늘어선 상가들 유리창에 비춰진 그의 모습을 보았다. 흰 와이셔츠에 짙은 푸른색 가디건이 제법 세련돼 보였다. 평소와 다른 복장에 좀 어색했지만 그의 얼굴에선 살짝 미소가 비췄다.

 

 큰 사거리에 다다를 쯤, 익숙한 뒷모습이 보여 인석은 크게 당황했다. 큼직한 꽃그림이 그려진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가죽 백팩을 맨 황유나 사원이 신호등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사무실에선 다른 직원들이 일찍 출근했을 경우가 있어 점 부담됐는데, 인석은 오히려 지금이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거의 뛰다시피 해서 신호가 바뀌기 전 얼른 그녀 옆에 나란히 서서 일부러 밝게 인사를 했다.

 

 “지금 출근하세요?” 가쁜 숨을 내쉬며 그가 환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어머!” 그녀가 깜짝 놀라서 뒷걸음질 쳤다. “안녕하세요!ㆍㆍㆍㆍㆍ” 손을 가슴에 대고 눈을 질끔 감으며 그녀도 인사를 했다.

 

 “죄송합니다.ㆍㆍㆍㆍㆍ놀라셨어요?” 손을 뒷머리에 대며 당황한 모습으로 그가 사과했다.

 “아니에요.”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를 보고 안쓰러워진 그녀가 살짝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조금 놀랐지만, 지금은 괜찮아요.”

 

 “조 대리님 이사 오신 걸 깜박 잊고 있어서 더 놀란 것 같아요.” 예전의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계속 말했다. “그런데 이 시간에 출근하시는 거예요?”

 “이렇게 유나씨 만나려고 그랬나보죠.” 그는 나름의 유머를 날리곤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일이 많은가 보네요.” 그녀는 그의 유머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 신호등이 바뀌어 그녀가 먼저 앞으로 나갔다.

 

 인석은 허둥거리는 모습으로 그녀의 뒤를 좇았다.

 어디쯤에서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기회를 엿보다 보니, 두 사람은 아무런 얘기 없이 걷기만 했다.

 

 평상시 황유나 사원이라면 그에게 적극적으로 얘기를 걸어왔을 텐데, 그렇지 않은 것만 보더라도 그에게 화가 많이 나 있는 것이라고 인석은 짐작했다.

 

 두 사람은 어느 덧 오르막길이 약 50미터 앞에 이르렀다. 더 지체했다간 아무런 말도 못하고, 아니 더 어색한 사이가 되어 직장에 출근할 기세였다.

 

 인석이 결심을 한 듯, 가방을 맨 주먹을 꽉 움켜지고, 더듬거리며 말을 꺼냈다.

 

 “어제ㆍㆍㆍㆍㆍ기분이ㆍㆍㆍㆍㆍ안 좋아 보이시던데요.”

 “제가요?” 깜짝 놀라며 그녀가 물었다. “아!” 그녀는 탄성과 함께 표정을 누그러뜨리며 계속 말했다. “ㆍㆍㆍㆍㆍ어제ㆍㆍㆍㆍㆍ회사에 저와 관계된 소문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인석이 고개는 정면을 향한 채, 시선을 내리깔고 고개를 흔들었다.

 

 “조 대리님도ㆍㆍㆍㆍ.” 그녀가 인석을 슬쩍 쳐다보며 말했다. “알고 계시죠?”

 “네?” 인석의 가슴이 두방망이질 했다. 너무 급하게 뛰는 심장소리에 그녀가 알아챌까 창피했다. “그게ㆍㆍㆍㆍㆍ.”

 

 “저는 크게 상관하진 않아요.” 그녀가 인석의 말을 자르며 덤덤하게 말했다. “다만! 그게 사실이던 아니던 간에 제 얘기가, 그것도 회사에 나돌고 있다는 자체가 기분이 좋지 않더군요. 복도에서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도 불편하고.”

 “아이고.”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동의한다는 표현과 함께 공손히 손을 모았다. “그러게 말입니다.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으셨겠어요.”

 

 “어쩌겠어요.” 그녀가 말했다. “사람들 관심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그래서 말인데요.” 지금이 자신의 무고함을 이야기할 때라고 생각해 그가 말을 꺼냈다.

 

 그때 갑자기 뒤에서 두 사람 사이를 파고드는 기척이 느껴졌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이웃 분들.” 슈트로 멋을 낸 하 대리가 큰소리로 인사를 했다.

 “하 대리님! 어쩐 일이세요? 오늘 무슨 날이에요?” 그녀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하하, 오늘까지 성적 나갈게 있어서요.” 이맛살을 찌푸리며 하 대리가 말했다. “그런데 조 대리님은?ㆍㆍㆍㆍㆍ”

 “저ㆍㆍㆍㆍㆍ저도 그렇죠.” 당황해 인석이 말을 더듬었다.

 

 “야, 오늘 검은 드레스가 빛나는데요.” 고개를 반대로 돌려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하 대리가 감탄을 했다.

 “고맙습니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하 대리님도 회색 슈트가 잘 어울리세요.”

 

 “이거 아침부터 주거니 받거니 좋은데요.” 하 대리의 농담에 두 사람은 유쾌하게 웃었다.

 

 옆에서 인석은 침이 바짝바짝 말랐다. 오해를 풀 절호의 기회를 날려 버렸기 때문이다. 하 대리의 뜻밖의 등장이 있었지만, 그는 지지부지하게 시간을 끈 자신을 탓했다.

 

 어색한 미소로 옆의 두 사람 대화에 일일이 호응하다보니, 어느덧 인석의 우울한 출근길이 거의 끝나고 있었다.

 

 그로부터 2주일 후 또 다시 황유나 사원과 관련된 소문이 나돌았다. 그녀가 홍인석 사원과 헤어졌다는 소문이 직원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것이다. 그리고 놀라운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는데 홍인석 사원이 그새 다른 여직원을 사귀고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붙어 다녔는데, 점심시간 양재천 산책로를 지나가다가, 인석도 홍인석 사원이 긴 생머리에 키가 큰 여자와 함께 나란히 걷고 있는 걸 목격한 적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이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요사이 황유나 사원이 좀 마른 듯 인석의 눈엔 보였다. 특히 그녀는 마른 몸에 비해 얼굴 살이 통통하니 올라 있는 편인데, 얼굴 살이 쪽 빠져 있었다.

 

 측은한 마음에 위로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아직도 먼저 인석에게 말을 걸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에게 품은 오해의 감정이 풀리지 않았다고 그는 추론해, 그녀에게 쉽사리 다가가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인석이 그녀에게 접근하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그녀의 다친 마음을 하 대리가 충분히 위로해 주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부쩍 점심을 먹으로 같이 나가거나, 함께 산책을 하는 등 어울려 다니는 횟수가 늘었고, 그로 인해 황유나 사원의 표정은 한결 나아졌다.

 

 ‘언제 내가 직원들한테 환영 받았다고ㆍㆍㆍㆍㆍㆍ신경 쓰지 말자.’

 

 인석이 이러한 결심을 하게 된 데에는, 아랫집 남자의 대책 논의 제의도 한 몫을 했다. 황유나 사원 문제에 신경 쓰다 보니, 최 대리 측에는 관심을 두지 못했기에 인석은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살펴보기로 했다.

 

 그러던 차에 그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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