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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을 부르다
작가 : 마법사천돌
작품등록일 : 2019.11.6

강제로 발령난 부서, 전임자는 후임자를 보지 못한다. 발령전 전임자가 회식날 자전거 사고를 당해 사망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전임자의 뒤통수 난 상처는 누군가에 의한 고의적인 폭행이라 추정한다. 한편, 후임자 인석은 인수인계용으로 만들어진 동영상을 보다가 전임자의 마지막 메세지를 듣데 된다. '누군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이를 아랫집에 우연히 이사온 경찰관과 함께 풀어나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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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1-21 10:56     조회 : 190     추천 : 0     분량 : 4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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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자신이 없어요.” 인석이 그의 애원하는 눈빛을 보며 어린아이 같이 도리질 하며 말했다. “제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제 경험과 형님의 지금과 같은 진실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못 할 게 없다고 봅니다.” 그의 확신에 찬 분절음이 인석을 압박했다.

 

 “정말요!” 두 손바닥을 그를 향해 들어 보이며 인석이 애원했다. “정말입니다. 제가 지금 이 부서에 온지 얼마나 됐다고ㆍㆍㆍㆍㆍ부탁합니다.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

 

 인석의 결연한 항거에 잠시 아랫집 남자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러더니 머쓱한 표정으로 인석을 지긋이 바라봤다.

 

 “제가 형님을 너무 구석에 몰아붙였네요.” 그가 술병을 들고 말했다. “이런 귀한 인연을 이렇게 망칠 순 없죠.”

 

 술잔을 받으며 상대방의 너그러운 인품에 인석은 비록 그가 자기보다 나이는 어렸지만, 솔직히 감동을 받았다. 그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인간은 두 가지 성격 밖에 없다고 결론 내렸었다. 하나는 아예 싸움을 자제하고 참거나 피하는 인간관계 유형, 나머지 하나는 싸움이 나면 절대로 물러서지 않는 유형이 그것이다.

 

 하지만 아랫집 남자는 인석이 직장생활에서 보아오지 못했던 유형이었다.

 

 이에 비해 인석 자신은 확고한 두 번째 유형으로, 직원들이나 간부들과 의견이 충돌했을 경우 끝까지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여 사이가 좋지 않게 되었고, 그도 집에 가서 이불 킥 하며 융통성 없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곤 했다.

 

 그러하기에 지금 그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한 발 물러설 줄 아는 이 남자가 더욱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더불어 생각해보지도 않고, 싫다고 거절한 자신이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형님, 지금 이쪽 부서로 오신 이유가 사람들하고 의견이 잘 맞지 않아서라고 하셨죠?” 갑자기 그가 말했다. 부드러운 족발의 앞다리 살을 목에 넘기다 깜짝 놀라 인석이 기침을 했다.

 “네?, 네ㆍㆍㆍㆍㆍ.” 아랫집 남자가 내민 물 컵을 허겁지겁 받아들며 인석이 대답했다.

 

 “사실 저도 그래요.” 그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사실 다리 다친 것만으로 강력반에서 나온 게 아니에요. 제 오랜 꿈이 나쁜 놈들 잡는 형사였습니다. 어떻게 이룬 꿈인데, 그깟 다리는 목발을 짚고서라도 근무하면 됐죠.”

 “하지만” 그가 계속 말했다. “조금만 더 끈질기게 늘어지면 범인을 잡을 수 있는 사건들이 태반인데, 조직사회에서는 그걸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스스로?ㆍㆍㆍㆍㆍ” 인석이 조심스레 물었다.

 

 슬픈 듯한 표정을 지은 채 아랫집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배운 것도 있었습니다.” 애써 웃음을 지으며 그가 말했다. “조직생활에서는 추진력보다는 유연성이 먼저라는 거죠.” 이렇게 말하고 그의 표정이 갑자기 진지해졌다. “하지만 이 사건과 형님의 진지함을 보는 순간, 제 옛날 그 열정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고, 형님이라면 저하고 무척 죽이 잘 맞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경솔함을 용서하세요.”

 

 인석이 자신의 이빨로 입술을 물어뜯었다.

 

 머리로는 자신이 어떻게 정든 곳을 떠나 이곳까지 표류하게 되었는지가 계속 맴돌았다. 하지만 ‘정말 못 하겠다’는 말을 아랫집 남자에게 하려고 해도 인석의 마음 깊은 곳에서 그 말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잡아 당겼다.

 

 아직도 희망을 갖고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그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보자 그는 더욱 괴로웠다.

 

 “어떻게ㆍㆍㆍㆍ하실 건데요?” 결국 인석의 마음이 조금 움직였다.

 “형님!” 아랫집 남자가 자리에서 엉덩이를 살짝 떼며 기뻐서 소리쳤다.

 

 “오해하지 마시고요.” 손을 들어 누르는 시늉을 하며 인석이 진정하라고 말했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김 경장님 마음에 상처가 되더라도 과감히 거절하겠습니다.”

 “그럼요!” 그가 손뼉을 치며 말했다. “그럴리가ㆍㆍㆍㆍ아무렴 제가ㆍㆍㆍㆍㆍ이거 흥분돼서 말도 잘 안 나오네요.” 그가 식탁을 탁탁 치며 기쁨의 세레머니를 이어갔다.

 

 “일단 한 잔 하시고, 마음을 진정시키시죠.” 인석이 잔을 들며 술을 권했다.

 “그러시죠!” 아랫집 남자가 흥분해 잔이 깨질 듯이 건배 후 단숨에 술을 비웠다.

 

 몇 분 동안 아랫집 남자의 인석에 대한 치하와 인석의 손사래가 오간 후, 진지한 표정으로 아랫집 남자가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당장 형님이 하실 건 별로 없습니다.” 고개를 숙이며 조용한 톤으로 그가 말했다. “평범하게 지금과 같이 회사에 다니시면서 최대한 두 명의 최 대리에 대해 알아내서 저에게 알려주시는 겁니다.”

 “참 그게ㆍㆍㆍㆍㆍ.” 인석이 두 최 대리를 떠올리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노력은 해보겠지만 그분들에게 접근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거 같아요.”

 “물론.” 그가 말했다. “형님에게 들은 바로, 그 두 사람과 친하게 지낸다거나 그런 건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길게 보자고요.”

 

 “길게요?” 인석이 앵무새처럼 그의 말을 따라했다.

 “그렇죠.” 그가 말했다. “분명 그들도 허점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럼.”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인석이 말했다. “김 경장님은 최 대리들 중 한 명이 범인이라 확신하시는 겁니까?”

 

 “그건 아닙니다.” 그가 머리를 강하게 흔들며 말했다. “하지만 제 경험상 대강의 목표를 정해 놓았는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지는 수사 진행속도에 있어 매우 큰 차이를 보입니다.” 그거 덧붙였다.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 놓고 접근하되, 선택과 집중은 있어야 한다는 거지요.”

 

 인석이 갑자기 한숨을 쉬자 아랫집 남자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너무 걱정마세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시죠.”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을 보며 현재 시각을 확인한 인석이 말했다. “너무 융성한 대접을 받아서, 꼭 나중에 제가 한 번 대접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인석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가 너무 부담만 드렸네요.” 아랫집 남자가 인석을 현관까지 배웅하며 말했다.

 

 “확실한 건!” 인석이 그를 향해 손을 내밀며 말했다. “이곳에 이사 와서, 좋은 친구를 만났다는 게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제도 그렇습니다.” 그가 두 손으로 인석의 손을 잡고 힘차게 흔들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산더미처럼 쌓인 이삿짐을 보니 인석의 마음이 울적했다.

 

 사실 그보다 덜컥 해버린 아랫집 남자와의 약속이 더욱 그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앞으로 그와의 수사 공조가 짜릿한 경험이 될 것 같은 생각에 인석은 가슴 한편이 들떴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는 힘없이 침대에 엎드렸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어둠이 내린 까만 밤 한 가운데, 한치 앞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안개가 진하게 낀 거리를 인석이 걷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두리번거리던 그가, 손을 휘저으며 자신의 몸을 휘감는 것 같은 안개를 헤치고 한 발 나아가니, 불쑥 자신의 전임자가 죽음을 맞이했던 그 공원 입구가 눈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누군가 그의 등을 떠 민 것처럼 그는 떠밀려 공원 산책로로 들어섰다. 다시 뒤로 돌아가 보려고 애를 썼지만, 줄 인형극의 인형처럼 누군가 그를 조정하는 것 같이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때, 저 앞에서 끼이익 소름 돋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마치 딱딱한 물건으로 철로 된 판을 억지로 긁는 소리 혹은 자전거 브레이크를 잡을 때 나는 소리 등과 같았다.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인석은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그 소리가 코앞까지 다가왔을 때는 거의 숨을 쉴 수가 없어 죽을 것 같았다.

 

 그는 이제 콘크리트 바닥에 다리가 묻힌 것 같이 발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때 안개 속에서 춤을 추듯 비틀거리는 자전거가 보였다.

 

 안장 위에는 사람이 고개를 숙인 채 몸이 자전거와 일체가 되어, 촛불이 바람에 흔들거리듯 심하게 휘청댔다.

 

 광대가 튀어나온 옆모습이 인석에게 낯익었다. 바로 전임자 안 대리였다.

 

 조심하라고!, 자전거에서 떨어질 것 같다고! 이와 같은 생각에 그가 팔을 내밀어 잡으려 했지만, 안 대리는 무심히 그를 지나쳐 갔다.

 

 이번엔 멀어져 가는 안 대리를 향해 그가 소리쳤지만, 그의 입에서는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바로 그때, 산책로 옆에 빽빽하게 들어선 키 작은 관목 사이로 불쑥 검은 물체가 튀어 나오더니, 그대로 안 대리의 옆머리를 무언가로 강타했다.

 

 안 대리가 반대편 교목 숲 사이로 붕 날아갔다. 검은 그림자가 안 대리 앞으로 걸어가서더니 말없이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곤 천천히 고개를 돌려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것 같은 인석의 눈을 노려봤다.

 

 악! 하고 소리 지르며 인석이 잠에서 깼다. 그의 눅눅한 이불이 더욱 많은 습기를 품고 있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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