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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을 부르다
작가 : 마법사천돌
작품등록일 : 2019.11.6

강제로 발령난 부서, 전임자는 후임자를 보지 못한다. 발령전 전임자가 회식날 자전거 사고를 당해 사망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전임자의 뒤통수 난 상처는 누군가에 의한 고의적인 폭행이라 추정한다. 한편, 후임자 인석은 인수인계용으로 만들어진 동영상을 보다가 전임자의 마지막 메세지를 듣데 된다. '누군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이를 아랫집에 우연히 이사온 경찰관과 함께 풀어나가기로 한다.

 
어색해진 관계
작성일 : 20-01-10 11:22     조회 : 218     추천 : 0     분량 : 4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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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 다 했습니다!” 그를 다시 보자 이번엔 인석이 짜증이 났다.

 

 하지만 껑충껑충 뛰며 화를 내리란 기대와는 달리 아랫집 남자는 얼굴색이 양귀비꽃처럼 새빨개져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곧이어 언제 그랬냐는 듯 약간 벌어진 앞니를 드러나며 환하게 웃곤, 별안간 허리를 크게 숙이며 인석에게 큰소리로 사과를 했다.

 

 “아까는 제가 좀 예민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깍듯한 말투로 아랫집 남자가 다소곤이 말했다. “이제 이사는 끝나신 건가요?”

 

 아까 오후와 완전히 달라진 그의 태도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 인석이 말을 더듬으며 머뭇머뭇했다.

 

 “아, 예. 그게ㆍㆍㆍㆍㆍ대충이요.”

 “그거 잘 됐네요.” 그의 하얀 얼굴에 미소가 더해져 마치 어린아이 같은 환환 표정으로 그가 반겼다. “이사하시느라 정신이 없으실 텐데 시장하시죠?”

 

 “안 그래도 지금 자장면이나 시킬까 했는데요.” 아랫집 남자의 의도를 파악하느라 열심히 머리를 굴리며 인석이 말했다.

 “그러시지 말고 저희 집에 내려와서 같이 식사하시죠.” 그가 여전히 굽실거리는 자세로 말했다. “제가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겠습니다.”

 

 인석이 당황한 표정으로 어색한 웃음과 함께 손과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니에요.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인석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어떻게 처음 뵌 분한테 그런 신세를ㆍㆍㆍㆍㆍㆍ.”

 “신세라뇨?” 그가 크게 놀라며 말했다. “이제 사촌 아닙니까, 이웃사촌! 이웃사촌끼리 밥 한 낀 데요.” 그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난처한 상황에서 인석은 고민했다. 처음 본 사람에게 넉살좋게 신세지는 성격이 아닌 그는 어떻게 아랫집 남자를 물리칠지 난감해 했다.

 

 아직 할 일이 남았다는 핑계와 이사 첫 날은 역시 자장면을 먹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석의 숙고한 끝에 내놓은 너스레 등을 아랫집 남자는 교묘히 튕겨내었다.

 

 더 이상 둘러댈 말이 생각나지 않아, 어색하게 아랫집 남자와 대치하던 인석은 이러한 처음 겪는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저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그가 인석의 고민을 눈치 채고, 이렇게 말했다. “전 저기 사거리 끝에 있는 양재2동 파출소에 근무하는 김도진 경장이라고 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짧은 머리스타일 사진이 붙어있는 경찰 공무원증을 인석에게 내밀었다.

 

 “이러실 필요까지ㆍㆍㆍㆍㆍ.” 인석이 두 손을 들어 손바닥이 상대방에게 향하게 하며 흘끗 그가 내민 지갑을 쳐다봤다.

 

 이제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다가오는 붙임성을 인석으로서도 쉽사리 거부하기 힘들었다.

 

 “저 정말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아랫집 남자가 강조하며 덧붙였다.

 “알겠습니다, 알겠어요.” 인석이 지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데, 제가 정말 선생님이 싫어서가 아니라 피곤해서 오늘은 대충 때우고 빨리 좀 쉬려고 해서요.” 인석이 간절하게 덧붙였다.

 

 “어이쿠.” 그의 얼굴이 다시 급격하게 우울해졌다. “그러신 지도 모르고 제가 너무 귀찮게 해 드렸네요.”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의 표정을 보자 인석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시면ㆍㆍㆍㆍㆍ 내일 제가 한 끼 신세를 지면 어떻겠습니까?”

 

 “좋죠! 마침 잘 됐네요.” 그가 정말로 기뻐하며 환하게 웃었다. “마침 내일은 주간 근무인데 저로선 더없이 좋죠.”

 “그럼ㆍㆍㆍㆍㆍ.” 인석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그를 빤히 쳐다봤다.

 

 그는 눈만 껌뻑이며 인석을 빤히 쳐다보다 이제야 깨달았는지 또다시 깊숙이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재빨리 뒤돌아섰다.

 

 “피곤하실 테데 푹 쉬세요.” 그가 정중히 말했다. “참!, 내일 7시 어떠세요?” 그가 두 계단 내려가다 멈춰서 돌아보며 덧붙였다.

 

 인석이 대답대신 눈을 감고 웃으며 고개만 끄덕였다.

 

 다음 날 알람 소리에 겨우 눈을 뜬 인석은 한 동안 오늘이 주말이 아닌지 따져보느라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도 이사 다음날은 이러한 피로가 몰려올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 그래서 이사날짜를 금요일이나 토요일로 잡고 싶었지만, 이사 가격도 가격이지만, 허락된 날짜가 딱 어제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전 7시 40분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는 느긋한 오늘이, 인천지부 때로 돌아온 것 같아 기분이 썩 나쁘지만은 않았다.

 

 혹시나 길을 잘못 들어 돌아가는 바람에, 출근이 늦어지지 않을까 염려가 된 인석은, 조금 일찍 나오는 동시에 다소 돌아가는 일이 있어도 큰 대로를 이용해 출근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제 이사하는 와중에 가보았던 복잡한 골목길을 서둘러 벗어나니 뻥 뚫린 대로가 나왔다. 그는 천천히 걸으면서 좌우를 살피며 동네 낯을 익혔다. 어디든지 요사이 프랜차이즈점이 대세라 대로변에 들어선 가게들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가을 아침은 언제 여름이 왔다 갔는지 모르게 약간 쌀쌀한 온도와 함께 시작되었다. 이와 더불어 간간히 부는 바람은 곧 겨울이 오고 있다는 확실한 예고를 인석의 피부에게 해주고 있었다.

 

 인석이 걸어가고 있는 보도 옆 도로에는 숨이 막힐 것 같이 한시라도 빨리 가려고 애쓰는 승용차로 가득했다. 간간이 보이는 버스에는 마치 직장에 보물을 숨겨 놓은 양, 필사적으로 출근하기 위해 안간힘으로 버티는 사람들로 빈공간이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인석은 약간의 승리감을 맛봤다.

 

 약 10분 정도 걸어가자 낯익은 사거리가 나왔다. 하 대리를 바래다주고, 인석이 길을 건너 버스를 탔던 곳이다. 그 당시 처음 와본 동네고, 캄캄한 밤이어서 굉장히 넓게 느껴졌지만, 지금 보니 3차선 도로의 평범한 사거리였다.

 

 지하도로를 이용해 길을 건넌 후, 조금 걷자 낮에는 평화롭고 안락해 보이는 그 문제의 공원 입구가 보였다. 인석은 잠시 주춤하다 오늘의 원칙인, 대로 다니기를 계속 진행했다.

 

 3분 정도의 오르막과 막바지 묵직해진 걸음을 끝내자, 상쾌한 걷기의 건강한 대가인 땀이 그의 이마에서 흘렀다. 시계를 보니 8시 20분 이었다. 정확히 25분 만에 회사에 도착한 것이다.

 

 그는 출근시간에 이렇게 한가로이 정문을 통과한 게 얼마만인지 감회가 새로웠다. 이제는 그에게 익숙한 청원경찰이 가볍게 거수경례로 그를 반겼다.

 

 가장 먼저 사무실 열쇠를 가지러 인석은 당직실에 들렀다. 두 명의 당직을 서는 직원들이 분주하게 야간의 흔적들을 지우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열쇠 보관함을 열어 대기과 사무실 열쇠를 한참 찾던 인석은 낭패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의 사무실 열쇠가 없었던 것이다.

 

 열쇠를 찾지 못한 채, 열쇠 보관함 내부의 애꿎은 열쇠들을 만지작거리는 그를 보고 당직원 중 한 명이 무심히 말했다.

 

 “아까 황유나 사원 온 것 같던데요.”

 “아, 그래요. 고맙습니다.” 인석이 어색한 웃음과 동시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조용히 사무실 문을 열고 그가 들어서니, 카페에서 음미할 수 있었던 커피향이 사무실에 가득했다.

 

 황유나 사원 자리에 그녀의 정수리가 보였다. 그녀는 책에 열중하느라 전혀 그가 사무실에 들어온 것을 알지 못했다.

 

 그가 그녀가 놀라지 않도록 으흠 하고 헛기침을 작게 했다. 고개를 슬쩍 들어 그를 쳐다본 그녀가 전매특허인 만개한 꽃 같은 웃음으로 그를 맞이했다.

 

 “일찍 오셨네요, 조 대리님.” 그녀가 말했다. “일찍 일어나신 모양이에요.”

 “아, 예.” 인석이 시무룩하게 대답하고 자리에 앉았다. “사실ㆍㆍㆍㆍㆍ어제 이사를 했어요.”

 

 “어머!” 그녀가 놀라 소리쳤다. “맞다, 죄송해요.”

 “아닙니다.” 인석이 메고 온 가방을 책상 옆에 두며 말했다.

 

 “힘 많이 드셨죠?” 그녀가 걱정스레 물었다. “이사라는 게 보통이 아니잖아요.”

 “이삿짐센터에서 다 했는데요, 뭘요.” 그가 억색하게 웃었다.

 “그래도 정리하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잖아요.” 그녀가 그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듯 예전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

 

 대화가 어느 정도 정리되는 시점에서 인석은, 그녀가 홍인석 사원과 같이 택시 타는 장면이 떠올랐다. 여자와의 대화를 물 흘러가듯 이어가기 어려워하던 그는 모처럼 머릿속에 떠오른 대화의 소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또한 홍인석 사원과 그녀와의 관계도 확실히 알고 싶었다.

 

 “혹시ㆍㆍㆍㆍㆍ 홍인석 사원하고 사귀세요?” 인석이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물었다.

 “네? 무슨ㆍㆍㆍㆍㆍ 말씀이세요?” 그녀가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홍인석 사원하고 저ㆍㆍㆍㆍㆍ 하고요?” 귓불까지 새빨개진 그녀는 말까지 더듬었다.

 

 “그건 갑자기 왜 물으시죠?” 갑자기 훅 들어온 사생활 침해에 그녀가 딱딱거렸다.

 “다름이 아니라 일전에 퇴근길에서 홍인석 사원하고 같이 택시 타시는 걸 봤거든요.” 그녀의 냉랭해진 모습을 보며 대화 소재를 잘못 골랐음을 느낀 인석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말했다.

 

 “아, 엊그제요.” 그녀의 얼굴이 다시 뽀얀 살구 색으로 돌아왔다. “그날 같이 영화보기로 약속이 돼 있어서ㆍㆍㆍㆍㆍ 저희 아직 사귀는 건 아니에요. 대리님!” 비록 웃고 있었지만 어색함이 묻어나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가 강하게 부정했다.

 “아, 그러세요.” 그의 이마에서 땀이 솟구쳐 올랐다.

 

 어색해져 대화를 마친 그는 좀 더 친해지려고 하다가 오히려 그녀와의 사이를 망친 게 아닌가 하는 찜찜한 생각이 들어다. 돌아앉으며 컴퓨터 전원을 켜는 그의 팔에 활기가 전혀 없었다.

 

 
작가의 말
 

 인석의 사랑과 모험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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