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36. 지상에서의 일
작성일 : 20-01-10 00:09     조회 : 88     추천 : 0     분량 : 899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로하니아 남부지구, 3번가 모퉁이집 -

 

 

 “후아암.”

 

 “하아암.”

 

 아멜은 조용히 차를 마시며 책을 보다가 앞에서 하품을 동시에 하는 남매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가끔씩 느끼고는 하지만, 형제나 남매는 어떻게 똑 닮았는지 모르겠다. 일전에 같이 지내던 쌍둥이 남매도 똑같이 하품을 했었는데 말이다.

 

 케일은 어제의 일을 생각하며 머리를 가로저었다. 소문은 듣고 있었지만, 그 황녀는 생각 이상으로 이상한(?) 사람인 것 같았다. 호기심도 왕성해서 시간만 있었다면, 그녀를 붙잡고 얘기를 나눴을 지도 몰랐다. 아니, 작정하고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물어보겠지.

 

 “분명 귀찮은 일이 생길 거야.”

 

 케일은 그 말을 하면서 앞에 있는 에노를 바라보았다. 저번에 사온 약초를 손질하는 에노는 그런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게 귀찮은 일이 생기겠지.”

 

 “네가 뭔데, 그걸 알아?”

 

 “응? 누나가 말하니까 그런가보다 싶었지.”

 

 “으... 내 말 따라하지 마. 기분 나쁘니까.”

 

 “그래. 알았어. 따라하지 않을게.”

 

 다행이 오늘은 싸우지 않는 모양이다. 뭐, 그냥 지금 안 싸우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가게 언제 열거야?”

 

 “응? 가게? 아, 슬슬 열어야 하긴 하지.”

 

 생각해보니 이렇게 오래 안 연 것은 처음이다. 단골손님들도 많이 걱정을 하고 있어서 얼굴을 내비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거기다 집요하게 묻는 크리엔 덕분에 이틀내로 연다고 해서 안 열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그가 근처에 있어야지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쳇, 진짜 고용해야 하나?”

 

 “응? 누굴?”

 

 “아.. 아무것도 아니야.”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외줄 타기나 해야 한다니........ 예전처럼 어딘가에 묻어버리거나 처리도 할 수 없는데 말이다. 거기다 궁정 마법사인가? 그 아이는 예전에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은데 그게 조금 찜찜하단 말이지.

 

 “그럼 일단 오늘 빈 창고 상품들이나 진열해둘까?”

 

 “그래야겠지. 당일에 하면 고생할 거 아니야.”

 

 에노의 말에 케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했다. 그 순간 아멜은 언제 책을 보고 있었냐는 듯, 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와 있었다. 그저 말만 꺼냈을 뿐인데 말이다.

 

 “이렇게 되면 가야겠지?”

 

 “아직 갈지 말지 정하지도 않았는데.......”

 

 케일의 말에 에노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멋쩍게 미소를 지었다. 그런 두 남매의 모습에 아멜은 그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행동력 하나는 좋은 그녀지만, 너무 좋아서도 문제다. 마치 그녀를 보고 있자면.......

 

 ‘산책 준비하는 강아지 같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니?’

 

 남매는 서로 쳐다보며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일단 장사 준비나 해두자. 어차피 할 일이라면 지금 해야지 뭐.

 

 “그럼 전 먼저 짐을.....”

 

 “아.. 아니야! 일단 기다려. 우리 옷 갈아입고 나오고 난 후부터 하자고.”

 

 케일은 아멜을 말리고는 급히 방으로 뛰어들어가,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고.... 라기 보다는 그저 약을 만들 때 입는 연구복 차림의 모습에서 의사들이 입는 하얀 가운으로 바뀐 게 다지만 말이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본다면 옷을 갈아입은 건지 알 수 없었다.

 

 그 뒤로 에노도 깔끔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짐지게를 가지고 나왔다. 오랜만에 짐지게를 등에 맨 그는 약간 어깨가 걸리는지 끈을 계속 만지작거렸다. 아마 한쪽 어깨 끈이 헐렁해진 모양이었다. 그는 천천히 끈을 조절하여 어깨에 맞추었다.

 

 그 사이에 아멜은 가져갈 약 상자들을 천천히 꺼내왔다. 케일은 장부와 서류들, 그리고 아멜이 가져온 상자들의 약품들을 확인하며 곧바로 에노의 등 뒤로 차근차근 쌓아가기 시작했다. 에노의 등에 쌓이는 약품 상자들이 평소보다 많다고 느껴졌지만 상관은 없었다. 이것보다 더한 배달도 해봤는데, 간단한 붕대와 작은 약병이 든 상자는 거뜬했으니까 말이다.

 

 “다 됐다!”

 

 케일은 서류에 밑줄을 다 그으며 말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상자들이 뒤에 잔뜩 쌓여 있었다.

 

 “저 약품 상자들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음? 당연히 옮겨야지.”

 

 아멜은 케일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많고 무거운 짐들의 탑들을 옮기기에는 가게와 거리가 너무 멀었다. 이걸 다 옮기려면 에노와 아멜이 최소 5번은 왕복해야 할 정도였다. 마차도 없는 그녀의 집에서 저 약품들을 옮긴다는 것은........

 

 “우리 집에 약초 배달하는 거 봤었니?”

 

 “네? 그게 무슨 말인가요?”

 

 “에노랑 네가 약초를 사오면 배달을 시키곤 하잖니. 우편도 그렇고. 근데 그게 어떻게 우리 집으로 오는 걸까?”

 

 아멜은 케일의 말에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 보니 약초를 배달시키기는 했어도 배달을 오는 마부나 다른 사람들을 본적이 없다. 아니, 애초에 이 집 안으로 사람들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게 마법 결계를 쳐놨다고 했으니, 당최 어떻게 배달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저 마당에 쌓여있는 짐들을 에노가 불러서 안으로 옮길 뿐이니까 말이다.

 

 “예전에 마법으로 편하게 옮기면 어떠냐고 물었을 때, 효율이 안 나온다고 했었지?”

 

 “네. 그냥 작은 것을 옮기는 것은 차라리 그냥 옮기는 것만도 못하다고 했었죠.”

 

 “하지만 그 양이 많아진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일이니까.”

 

 케일은 잠시 소매 안에서 작은 나무 지팡이를 꺼내들었다. 마치 북에 쓰는 작은 스틱이나 지휘봉을 연상케 하는 지팡이였는데, 그녀가 꺼낸 것을 본적은 없었다. 반대로 얘기한다면, 그녀가 도구를 이용해 마법을 쓰기도 한다는 얘기이기도 했다.

 

 “물질을 관여하는 백의 힘이여, 공간과 허수를 담당하는 흑의 힘이여, 그대들의 법칙에 따라, 대상을 목표지점으로 옮겨라.”

 

 갑자기 그녀의 주변에서 거대한 기운들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물건들을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것은 상당히 고난도의 마법이라는 것을 그녀에게서도, 에노에게서도, 심지어 책에서도 몇 번 본적이 있다. 그리고 그 마법이 확실히 왜 그런지, 앞에 펼쳐지는 모습으로 그 이유를 알 수가 있었다.

 

 ‘이.. 이래서 상급 마법이라는 거구나.’

 

 보이는 것만 4겹의 마법진이 밑에 깔리기 시작했다. 그 외에 자잘한 마법진들이 주위를 감싸며 물건들을 하나씩 천천히 집어 삼키기 시작했다. 단,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마치 저번에 봤던 마술처럼, 눈앞에 쌓여있는 탑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먼지 한 톨 남기지 않고 말이다.

 

 “자, 그럼 출발하자고.”

 

 “넵!” / “예이!”

 

 케일의 말에 모두들 가볍게 짐을 들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나가자, 로비에 가득 차 있던 짐들과 사람들이 사라지니 집은 휑한 모습으로 남게 되었...

 

 슥. 슥슥.

 

 아, 물론 빗자루들이 남아 있으니 그 말은 틀린 말이겠다.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나던 인기척이 없어져서 조금 조용해졌을 뿐이니, 단지, 조금 조용해졌을 뿐이 말이다.

 

 

 

 

 - 로하니아 남부지구, 2번가 약초상 거리 -

 

 

 

 몸에 좋은 약초로 만든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안내했던 그였다. 물론, 세상 물정을 알 듯 말 듯 하는 황녀를, 그것도 호위라고는 그와 그의 동료, 그리고 친구만으로 한다는 것에 불안해 죽을 것 같았다. 무슨 일이라도 벌어지면 그들의 목은 그대로 댕강! 단두대에 떨어질 테니까.

 

 그래도 다행히 그의 지인이 약초에 대해 잘 알고 있기도 하고, 모두들 그의 얼굴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금방 식당을 찾아 밥을 먹을 수 있었다. 그의 모습이 순찰할 때 입는 갑옷 차림이 아닌 조금은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복장을 입고 있어서 다들 의아해... 아니지, 여자와 같이 있는 그의 모습에 다들 의아해 했지만 말이다.

 

 모처럼 지인이 추천해준 약초와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넣어 끓인 탕과 매콤한 파절임, 매운 무말랭이 무침이 꽤나 맛있었다. 아니, 황녀님도 좋아했으니 다행이다 싶었다. 서민의 음식이라 불리며 귀족들이 싫어하는 탕을 맛있게 먹는 모습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덕분에 잘 먹었어요. 역시 여러분들과 같이 다니는 게 좋은 선택이었네요.”

 

 아이샤는 세 사람을 향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덴커일은 그런 그녀의 말에 고개를 잠깐 끄덕였고, 이샤나는 이곳을 추천해준 크리엔의 모습에 살짝 놀란 듯 그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근데, 이런 곳을 어떻게 아는 거야? 이렇게 외진 곳에 좋은 식당이 있었을 줄은 몰랐는데?”

 

 “하하하! 나야 뭐, 순찰을 돌다보니까 이곳저곳에 뭐가 있는지 알게 되었지. 그리고 여긴 내 집 앞마당이나 다름없는 곳이기도 하고.”

 

 덕분에 우쭐해진 크리엔이 이샤나를 향해 자랑스럽다는 듯 콧대를 세우며 웃었다. 그 모습이 조금 꼴불견이긴 했지만, 뭐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여기서 딴죽을 걸었다가는 녀석이 아이샤 뒤로 숨어버릴 지도 모르니까. 거기다 덴커일도 가만히 있으니 별로 움직이고 싶지도 않았다.

 

 “하하. 그럼 이제 다음 곳으로 이동해 보도록 할까....”

 

 하지만 이정도로 끝났으면 좋을 일이었다. 그 다음에 중앙 광장으로 가고 싶다던 그녀의 말을 들어주기 위해 움직이려고 한 그들은 생각지도 못한 인물과 마주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아니, 크리엔과 덴커일은 아마 평생 보지 못할 그런 사람을 말이었다.

 

 

 

 “..........”

 

 “..........”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안 그래도 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붙어있으니 답답했다. 이런 화려한 마차를 타본 것은 처음이인 것도 있었지만,(물론 마차가 그렇게 작은 것이 아니니 편하게 앉을 수는 있었다.) 아이샤 옆에 앉아있는 사람이 그들을 노려보고 있어서, 영주의 최측근이자 제 1번 가신인 그녀가 그들을 노려보고 있어서 더욱 위축되는 것 같았다.

 

 ‘분명... 저 사람은.’

 

 ‘제국 최고의 궁수......’

 

 “오랜만이네요. 메자크 제국의 ‘첫 번째 화살’, 칼레니아씨.”

 

 한때 제국의 수도를 방어하는 제도 방위사령군의 사령관이었던 아트레온. 그리고 그 밑에는 제국에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 즐비했었다. 그 중 칼레니아는 도시 연합에서 건너왔고, 여자 임에도 불구하고 실력 하나로 부사령관 겸 부관을 역임했었던 사람이었다.

 

 “그 별명은 이제 옛말입니다. 이미 저를 뛰어넘는 화살들이 제도를 방어하고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이젠 저는 일개 한 영지의 근위대장일 뿐이고요.”

 

 칼레니아는 간단하게 고개를 숙이며 겸손하게 말을 했다. 그 모습에서 그녀가 기품 있고 예의바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니, 심지가 곧은 사람이라는 것도.

 

 근데, 분명 이 외진 곳의 식당에서 조용히 식사를 하고 나오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녀를 찾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정말이지 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났다라고 설명하고 싶었다. 근위병 두 명은 아이샤 일행이 다 오른 것을 보고는, 천천히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마차 안에서 앉아있던 칼레니아은 일행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참, 말괄량이 라고 들었지만,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습니다. 황녀님?”

 

 “잠깐 외출한다고 다 알리고 왔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요? 그리고 이곳에 있는 것은 또 어떻게 아신 건가요?”

 

 아이샤는 말을 하면서 눈살을 찌푸리며 칼레니아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의 말에 근위대장은 웃으며 대답했다.

 

 “외출을 하신다면서 시종들이 준비하는 사이에 몰래 빠져나가셨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급하게 이렇게 왔죠. 그리고 최근에 치안대 소속의 인물들과 같이 다닌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금방 찾을 수 있었고요.”

 

 그녀의 말에 아이샤는 힐끔 크리엔과 덴커일을 바라보았다. 크리엔은 그런 그녀의 시선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솔직히 아침 댓바람부터, 이샤나가 그들을 끌고 나온 것인데 이렇게 오해 받는 것은 정말이지 싫었으니까.

 

 “그리고 이런 식으로 움직이신다면 다른 쪽에서 이상하게 볼 수도 있습니다. 조금은 주의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렇게 그녀가 말을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얘기다. 물론 그걸 알지 못하는 크리엔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샤나에게 조용히 말을 걸었다.

 

 “응? 저게 무슨 소리인줄 알겠니?”

 

 “음, 황족이 도시 영주 몰래 시찰을 하고 있다는 것은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잖아. 그래서 영주의 평판이 나빠질 수도 있으니 그런 거라고.”

 

 역시 궁정 마법사를 하다 보니, 여러 귀족들과 엮이게 되면 자연스레 이것저것 알게 된 그녀였다. 그러니 지금 아이샤가 하는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황녀님을 막을 수는 없잖아.”

 

 그저 말단인 그녀는 아이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최선일 수밖에 없었다. 까라면... 까야지 뭐.

 

 “에이,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저는 그저 관광을 하고 있을 뿐이에요. 단지 그뿐이라고 아트레온공한테도 말하고 왔는데요.”

 

 “그래도 세간에 보는 시선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적어도 근위병들과 같이 다니면 오해도 덜 받으실 거고요.”

 

 그나저나 근위대장인 칼레니아는 그녀가 황녀라는 것은 아랑곳 하지 않는 모양이다. 함부로 이렇게 말을 하다가 잘못하면 영주까지 다칠 수 있는 데 말이다.

 

 “치이. 그러면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하는데.”

 

 드디어 본심이 나왔는지, 그녀는 여느 평범한 아이들처럼 토라진 듯 말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분명 어딘가를 들쑤시고 돌아다닐 예정이었나 보다. 어쩌면 그래서 누구보다 이 거리를 잘 아는 크리엔 일행을 데리고 다니는 것일지도 모르고.

 

 “그리고 이렇게 쫓아오면 분명 누군가가 쫓아올게 분명하다고요.”

 

 아이샤의 말에 칼레니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군가가 쫓아온다고? 그럼 더 문제가 있지 않나 싶었다.

 

 “그러면 당연히 저희들이 보호 해드려야 하는 게 맞지 않습니까?”

 

 “그게 어제 들었던 이야기가 너무 신경 쓰여서 말이죠.”

 

 ‘정보가 어디선가 새고 있다.’라는 케일의 말. 아트레온과 최측근들을 제외하면 그녀가 여기에 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미리 보내놨던 이샤나 일행이 습격을 받았다. 원래는 같이 있을 계획이었지만, 잠시 다른 일과 관문의 수속이 늦어져서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화를 면할 수는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들어온 것을 어디서부터 알고 있었던 걸까? 아트레온에게 연락할 때? 아니면 관문에서? 그도 아니면 정말로 얻어걸렸다는 건가?

 

 “어.. 어어어! 뭐야!”

 

 “히히힝!”

 

 깜짝 놀라는 마부의 소리와 함께 말들이 깜짝 놀라 급하게 멈추면서, 그대로 마차가 크게 요동쳤다. 덕분에 안에 있던 사람들은 크게 요동치는 마차 안에서 머리를 찧거나 그대로 앞으로 넘어져버렸다.

 

 “밖에 무슨 일이야?!”

 

 그 와중에 침착하게 아이샤를 보호하고 자세를 바르게 잡고 있던 칼레니아는, 곧바로 창문을 살짝 열어 밖에다 대고 소리쳤다. 그러자 그녀의 외침에, 밖에 있는 근위병 하나가 급히 뛰어와 마차 창문에 대고 밖의 상황을 말했다.

 

 “갑자기 짐차가 굴러서 사거리를 막았습니다!”

 

 단순 사고인가 싶어서 칼레니아는 밖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천천히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그 순간 아이샤는 자신의 품에 있던 작은 주문서를 하나 꺼내들고 그대로 마법을 발동시켰다.

 

 “자.. 잠시만 황녀님! 그건!!”

 

 “일단 밖의 병사들! 모두 엎드려요!”

 

 주문서에서 거대한 마법진이 튀어나와 마차를 뒤덮었다. 크리엔은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놀라서 크게 뜬 눈을 감질 못했다. 마법이라는 게 이런 거구........

 

 쾅!

 

 갑자기 날아든 거대한 바위가 마차를 그대로 직격했다. 거대한 충격파가 그 위력을 알려주는 듯, 다시 한 번 요란하게 마차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법 덕분에 그 거대한 바위는 마차를 짓누르지는 못하고 그대로 부서져 바닥으로 흘러내려갔다.

 

 “칼레니아씨! 미행 당하셨나요?”

 

 “네.. 네? 그게 무슨.....”

 

 “놈들이에요!”

 

 아이샤는 즉시 지팡이를 꺼내들며 밖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칼레니아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치안 좋기로 소문난 도시의, 대낮에 무슨 귀족의 마차를 공격할 생각을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 전에 놈들이 누구인지 알아야 하는데.

 

 “누.. 누구냐!”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마차를 공격한 거냐!”

 

 근위병들의 외침이 밖에서 들려왔다. 그제야 칼레니아는 정신을 차리고 급히 검을 뽑아들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근위병들이 창과 검을 겨누고 있는 쪽에는 어느 낯익은 괴인 하나가 서 있었다.

 

 “오호! 근위대라니! 근위대! 이래야 싸움할 만하지.”

 

 길을 막고 있는 짐마차 위에서,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한 남자가 박수를 치며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남자의 손은 조금 비정상적으로 기다란 검은 손톱이 솟아나 있는 게 특징이었다.

 

 “넌 누구냐! 감히 이 마차에.......”

 

 “그런 건 알 것 없고, 난 그 마차에 타고 있는 금발 머리만 데리고.... 앗! 금발이 두 명이잖아! 뭐, 상관없나?”

 

 기분 나쁜 웃음을 내뱉는 남자는 낄낄 웃으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그는 작은 종이 몇 개를 공중에 뿌리면서 말을 이었다.

 

 “어이! 거기 금발머리들만 넘겨주면 그냥 물러나줄게~! 말을 안 들으면 다 죽일 거지만!”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막말을! 근위대! 당장 저 녀석을 포박해라!!”

 

 근위대들은 그녀의 말을 듣고, 그대로 검을 뽑아들고 앞에 섰다. 남자는 그들이 뽑아든 검을 보며 비웃으며 말했다.

 

 “어머머! 그 긴 검들 정말 무서워요~ 무서워! 아니 무서워해야 하나? 킬킬킬. 뭐, 저 정도면 한주먹에는 쓰러지지 않겠지?”

 

 남자는 흩뿌려진 종이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종이들에서 수십 개의 원형 마법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 마법진들은 하나의 거대한 원을 형성하며, 사람 하나 겨우 통과할 정도의 문을 만들어냈다.

 

 “저.. 저건? 전이 마법진?!”

 

 깜짝 놀란 이샤나가 그 마법을 가리키며 말을 했다. 그 사이에 남자는 크게 박수를 치며 마법진에다 대고 큰소리로 외쳤다.

 

 “킬킬킬! 이 자식들아! 문 열었다! 들어와라!”

 

 우웅! 전이문을 타고 갑자기 늑대 머리를 단 괴인이 나와 그대로 근위병 한명을 짓뭉갰다.

 

 “크흐흐! 역시! 대장이야!”

 

 “사냥이다, 사냥!”

 

 “크헤헤헤히.....”

 

 병사들은 갑자기 나온 괴인의 모습에 당황하며 급하게 뒤로 물러났다. 동시에 마법진에서는 늑대머리를 달고 있는 인간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이게 무슨 상황인거지?!”

 

 “우.. 우선.... 모두들 경계해!”

 

 덴커일과 크리엔, 이샤나는 병사들 앞에 갑자기 쏟아지는 괴인들을 보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이샤를 지키기 위해 모였다. 칼레니아는 제일 앞에서, 병사들과 함께 괴인들을 경계하며 남자를 노려보았다. 그 사이에 남자는 천천히 짐마차에서 내려와 정중이 절을 하며 말을 했다.

 

 “난 그림자 사도의 12지의 소속, 스트리커다. 잘 부탁한다고?”

 

 그의 소개와 함께, 괴인들은 마구 소리를 지르며 뛰어오기 시작했다. 거의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근위대와 괴인들이 부딪히기까지 앞으로 5보. 그렇게 근위대와 괴인들의 사투가 열리기 시작하려고 하고 있었다.

 
작가의 말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잠시 연재관련 공지입니다.(3주 휴재 … 2020 / 5 / 28 878 0 -
공지 안녕하세요! 요번 추석을 맞이하여 쓰… 2019 / 9 / 12 941 0 -
공지 안녕하세요! 새로운 작품 연재 시작합… 2019 / 9 / 4 1009 0 -
75 73. 알볼로니아 극장 2020 / 5 / 22 436 0 8144   
74 72. 기사와 요정, 그리고 만물상 2020 / 5 / 21 338 0 8202   
73 71. 세계 최강, 세계 최고의 팀! 2020 / 5 / 15 335 0 8212   
72 70. 미래 예지 2020 / 5 / 14 336 0 8376   
71 69. 가능성을 보다! 2020 / 5 / 8 348 0 8782   
70 68. 사건, 그 이후! 2020 / 5 / 7 337 0 9132   
69 67. 케일, 쓰러지다! 2020 / 5 / 1 348 0 8400   
68 66. 기습을 당하다! 2020 / 4 / 30 338 0 9244   
67 65. 폭풍의 눈으로, 점점 몰려들다. 2020 / 4 / 24 364 0 8316   
66 64. 사과는 직접! 천천히 한걸음부터! 2020 / 4 / 23 356 0 9189   
65 63. 푸른 고양이와 아기사자, 그리고 늑대개 2020 / 4 / 17 348 0 8160   
64 62. 비밀 요원 2020 / 4 / 16 334 0 8779   
63 61.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등장! 2020 / 4 / 10 356 0 8438   
62 60. 궁금증/ 덜 풀린 실마리 2020 / 4 / 9 354 0 8425   
61 59. 추적 2020 / 4 / 3 356 0 8414   
60 58. 새로운 인물의 등장? 2020 / 4 / 2 349 0 8560   
59 57. 만남의 광장? 2020 / 3 / 27 352 0 8109   
58 56. 수호자들, 모이다! 2020 / 3 / 26 356 0 8647   
57 55. 우리 아직 잊지 않았죠? 2020 / 3 / 20 354 0 8031   
56 54. 정령 납치 사건? 2020 / 3 / 19 358 0 8460   
55 53. 마법사와 요정, 그리고 정령 2020 / 3 / 14 350 0 7882   
54 52. 에노와 셰이옌 2020 / 3 / 12 378 0 7786   
53 51. 대화, 대결, 태엽인형과 초대장 2020 / 2 / 28 358 0 8973   
52 50. 다시 일상으로 2020 / 2 / 27 550 0 9137   
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6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7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7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61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6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6 0 8258   
 1  2  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검의 연대기 - 용
크네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