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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35. 작은 사건의 시작
작성일 : 20-01-03 22:13     조회 : 82     추천 : 0     분량 : 7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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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하니아 영주성, 식당 -

 

 

 귀족의 식사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응당 수십 가지의 진미가 차려져있고, 화려한 식탁에 장식이 달린 식기들이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귀족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백작의 지휘에 올랐으면서도 로하니아의 영주 아트레온은 그런 귀족적인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그건 아마 그가 문관 출신이 아니라 무장 출신이기도 해서이기도 하고, 그도 화려한 식탁에서 차려 먹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라기 보다는 귀족 예식에 대해서는 주변에 맡기고 있어서, 그리고 그런 음식들을 딱히 좋아하지 않아서라고 해야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요번에는 손님이 있기에 나름 신경 써서 차리긴 했지만, 딸의 눈에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어느 귀족이라고 해도 이 상황을 납득하긴 힘들지도 모를 것이다. 아넬리나는 당황한 표정으로 그의 아버지인 아트레온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 아버님! 이건 좀.......”

 

 “그.. 그런가?”

 

 아트레온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살짝 고개를 돌렸다. 그도 그럴 것이 따뜻한 스프에 적셔먹는 빵과 곁들여 먹는 샐러드 몇 종, 그리고 간단한 양념이 발라진 스테이크, 곁들여 마시는 간단한 음료 정도가 식탁에 차려져있었으니까 말이다.

 

 “괜찮아요. 저도 이런 식사 좋아 한답니다?”

 

 아이샤는 빙그레 웃으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평소 검소하기로 알려진 그였으니 나름 이것도 신경 써서 차린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것도 아침 댓바람부터 그녀가 멋대로 영주성에 쳐들어왔으니 이럴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그럼 잘 먹을게요. 아트레온공. 아넬리나양.”

 

 눈치가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식사가 시작되었다. 아이샤가 맛있게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는 아트레온은 안심을 했지만, 아넬리나는 아직 무엇인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안절부절 하는 게 보였다. ‘있다가 또 다시 한 소리를 듣겠구나.’라는 생각이 든 아트레온은 마음 속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참,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우선 물어볼 것이 따로 있으니 그것부터 물어야겠다. 아트레온은 천천히 음료로 입가심을 한 다음 천천히 아이샤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이샤님. 그러고 보니 어제는 어딜 갔다 오셨습니까? 사용인들과 호위들이 갑자기 사라지셔서 찾느라고 난리가 났다고 했었습니다.”

 

 “네? 우웅....... 편지를 남겨두고 가서 다들 이해한 줄 알았는데........”

 

 어릴 적부터 봤지만, 매번 만날 때마다 골치가 아픈 황녀다. 누가 그런 편지를 보고 이해를 할까 싶다.

 

 “그.... 아이샤님.... 그래도 ‘친구 만나러 나갔다, 올게요! 저녁 먼저 먹고 다들 자고 있어요!’라고 한다면 누가 뭐래도 깜짝 놀란답니다.......”

 

 “다른 분들은 다들 이렇게 말하고 나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했을 뿐인데요?”

 

 “아이샤님은... 이 나라의 황녀님이십니다. 누가 그런 편지를 쓰고 불쑥 사라지면 놀라지 않겠습니까?”

 

 그나마 아트레온이라서 조용히 이 정도 선에서 끝났지만, 만약 다른 지역의 귀족이었다면 아마 온 마을, 온 도시를 뒤져서라도 찾으러 돌아다녔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가문의 평판에 엄청난 흠이 갈 게 분명했다.

 

 “하하하, 그래요. 다음부터는 직접 얘기하고 나갈게요.”

 

 저 순수하면서도 해맑은 미소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겠다. 아트레온의 근심은 한숨 더 깊어져 가는 것 같았다. 오늘도 한 움큼 머리가 빠질 것을 각오해야겠다는 가득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다행이 실력자들이랑 같이 있어서 다행이긴 합니다만, 그래서 어딜 가셨습니까?”

 

 그래 일단 주제를 다시 돌려서, 묻던 거나 마저 물어야겠다. 아트레온은 이번엔 조금 강한 어조로 나오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아이샤는 가볍게 음료를 마시며 천천히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으러 갔죠. 다행이 문전박대는 하지 않으셨답니다.”

 

 “만나고 싶은 사람? 그게 누굽니까?”

 

 “아트레온공. 그것까지 묻는 것은 실례지 않습니까? 적어도 이 영역은 제 사적인 부분인걸요?”

 

 아, 그만 흥분해서 실수를 해버렸다. 한나라의 황녀를 추궁했다는 누명이 씌어져도 무방한 상황이다. 아넬리나의 표정을 보니 한층 더 혼나는 것도 예정이 되어버렸고.

 

 “그래도 아트레온공이라면 말은 해드리죠. 안 그래도 아버님이 걱정하실 테니까 말이죠.”

 

 아이샤는 조용히 부적 한 장을 꺼내들어 그에게 보여주었다. 그러자 그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그걸 바라보았다.

 

 “자.. 잠시만...... 아넬리나, 미안하지만 먼저 나가 있어라. 황녀님과 긴히 할 얘기가 있단다.”

 

 “아.... 아버님? 그게 무슨......”

 

 “어서 나가보래도!”

 

 처음 보는 그의 태도에 당황한 그녀였지만, 일단 그녀는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저 부적이 무엇이기에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걸까? 혹시 황족과 연관 되어 있는 일이라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곳의 영주이기는 하지만, 아직 제도 방위 사령관의 위치에 있으니까 말이다.

 

 결국 쫓겨나다시피 식당에서 나오게 된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야기가 분명 꽤 길어질 것 같으니, 식당 앞에서 한없이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것 외에도 처리할 일들이 많으니까.

 

 “흐... 그나저나 에노님은 왜 가게에 안 나오시는 걸까.......”

 

 벌써 가게 문을 닫아 놓은 지도 2주가 되어간다. 이렇게 오래 안 연적은 처음이다. 다행인지는 모르지만, 워낙 바빠서 그나마 조금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나 답답하고 미칠 지경이었다.

 

 ‘으.. 보고 싶어 미치겠어. 보고 싶어서.......’

 

 물론 중간에 일을 하느라고 바빠서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에 그나마 조금은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의 미소를 볼 수 없다는 것은 해바라기가 해를 못보고 살아간다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특히나 일을 끝마치고 급하게 달려가도 굳게 닫혀있는 싸늘한 진열장을 보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절망적인 모습은 없으니까 말이다.

 

 또각또각또각.

 

 타박타박.

 

 마침 앞쪽에서 심부름 차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는 집사의 모습이 보였다. 언제나 해가 뜨기 직전에 일어나 도시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아침 신문과 여러 관공서의 서류들을 가져오는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영감님! 오늘도 안 열었나요?”

 

 아넬리나는 그런 그에게, 매번 아침 통과의례 마냥 이런 질문을 던지곤 했다. 아침 청소를 할 시간에 그가 그 거리를 지나니 가게가 문을 열고 닫았는지를 잘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

 

 “아... 네. 오늘도 가게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질문에, 집사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했다. 요 며칠간 매번 이 질문에 이렇게 대답할 수 없었던 그였다. 그도 그럴게 지금까지도 약국의 문은 굳게 닫혀있으니까 말이다. 닫힌 이래로 그대로인 모습인 채로.

 

 “아.... 네... 그렇군요.”

 

 그러자 조금 기대를 했는지 맑게 빛나던 눈동자는, 그의 대답을 듣자 생기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시무룩해진 축 어깨를 늘어뜨린 채, 그녀는 약간 비틀거리며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집사는 그저 안타까운 한숨만 내쉬었다.

 

 “점점 심해지시는 것 같은데...... 참, 그나저나 저도 약을 사러 가야하긴 합니다만.......”

 

 그녀를 보내는 그의 마음이 아파왔다. 이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진짜 그녀가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는 수 없군요. 미력하나마 이 늙은이가 힘을 내봐야겠네요.”

 

 집사는 무엇인가 마음을 먹었는지,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무엇인가 단단히 각오한 듯한, 그런 모습인채로 말이다.

 

 

 

 

 - 로하니아 중앙광장, 치안대 제 1지부 -

 

 

 

 “어이! 크리엔! 휴가 잘 쉬고 왔냐?”

 

 벌써 이 말을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모르겠다. 그의 속사정을 알지 못하는 다른 이들은 크리엔의 특별 휴가가 부러워서 죽겠다는 시선을 보내거나, 이렇게 휴가 어떻게 보냈냐?, 푹 쉬고 왔냐? 고 물어왔었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는 짜증이 솟아오를 수밖에 없었다.

 

 “으.. 으아아! 이게 무슨 휴가냐고! 말이 되냐! 말이!”

 

 “무.. 무슨 일인데?! 가.. 갑자기 왜 그래?!”

 

 “휴가는 무슨! 휴가! 쉬지도 못하는 게 휴가냐고!”

 

 “분대장님? 조용히 하시고 서류나 처리하시죠?”

 

 언제나 그렇듯 크리엔의 짜증을 덴커일이 말리며, 물어보던 동료에게 대신 사과를 했다. 그는 조금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무슨 사정이 있겠거니 싶어 그대로 돌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흐아.. 흐아.....”

 

 “분대장님. 아무리 짜증나셔도 그렇지, 그런 식으로 말하면 지부장님이 화내 실지도 모릅니다?”

 

 “치.. 치이! 화내라고 해! 포상휴가를 연장 한 게, 그 황ㄴ...... 읍읍!”

 

 “분.대.장.님? 기밀은 기밀입니다.”

 

 정말이지 휴가인데 휴가를 즐긴 것 같지 않았다. 포상 휴가에서 연장 휴가라는 것까지 받게 되어서 조금 의아해 했지만, 이내 곧 그것에 대해 잘 알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그나마 어제 케일씨를 봐서 다행이지. 진짜 하루 웬 종일 끌려 다녀야 하냐고!’

 

 그도 그럴게 아이샤와 만나게 된 후부터는 그녀의 전담 호위처럼 움직이며 일 아닌 일을 해야 했으니까.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게, 그녀는 그를 콕 집어서 같이 다녔다. 덕분에 상쾌한 아침에 덴커일의 얼굴을 보면서 깨어나야 했고, 그녀가 이동한다면 거의 그림자 마냥 붙어서 걸어 다녀야 했었다. 그것도 덴커일과 같이.

 

 그나마 오늘부터 출근하는 날이라서 그 일에서 해방 되었다고 생각을 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오늘도 가게를 안 연다는 얘기는 조금 슬프긴 하지만, 2~3일 내로 금방 다시 연다고 그녀의 입에서 말을 들었으니 상관은 없었다. 그러니 오늘은 일만 대충 끝내고 술이나 마시러........

 

 “어머? 저 사람 누구야?”

 

 “궁정 마법사? 우와! 궁정 마법사래?!”

 

 아,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은 뭘까? 여기에 와있는 궁정 마법사야 누군지 뻔히 아는 것은 당연하고........ 크리엔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덴커일을 쳐다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그의 모습에 덴커일은 그저 말없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 덴커일씨. 그럼 크리엔도 거기 있겠네?!”

 

 덴커일의 모습에 반대편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아주 크게 울려 퍼졌다. 덕분에 모두들 그녀의 말에 깜짝 놀라며 크리엔과 덴커일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와! 크리엔씨랑 아는 사이세요?!”

 

 “궁정 마법사랑 아는 사이었어?”

 

 “이 자식! 이런 미인이랑 사귀는 거냐?!”

 

 “참나. 크리엔은 케일씨가 있잖아. 맨날 케일씨 얘기 아니면 얘기도 없는.”

 

 “무슨 소리야?! 케일씨는 만인의 연인이지!”

 

 순식간에 시장바닥마냥 부서 전체가 시끌시끌해졌다. 이로서 후에 두고두고 회자될 이야기를 또 만들어낸 크리엔은 난감한 표정을 다가오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호출이야. 가야해.”

 

 “이봐, 나 지금 일하고 있다고. 휴가는 끝났단 말이야.”

 

 “흠? 그거 이미 이야기 끝내 놓으셨다는데?”

 

 “응? 뭐라고?”

 

 쾅!

 

 “조용!”

 

 소란스럽던 건물에 일제히 침묵이 감돌았다. 박력 있는 모습으로 걸어 들어오는, 모자에는 팔각형 계급장이 붙은 인물이 눈에 보였다. 그것도 치안대 제 1지부의 최고의 권력자 콜벳이.

 

 “여기가 무슨 도떼기시장바닥이야? 뭐야?! 왜 이리 시끄러워!”

 

 “죄.. 죄송합니다!”

 

  모두 급히 고개를 숙이며 다시 업무를 보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정말이지 그의 한마디에 칼 같이 앉는 모습은 질서가 꽉 잡힌 집단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었다.

 

 뭐, 어쨌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당장 앞에 있는, 다른 이들은 앉았지만 앉지 않은 이들이 중요한 것이니까.

 

 “안녕하세요. 콜벳 지부장님.”

 

 “아닙니다. 궁정 마법사님.”

 

 역시 궁정 마법사. 말단이어도 높은 직책인 모양이다. 그 천하의 콜벳이 정중히 인사를 하니까 말이다. 가끔은 이샤나처럼 마법을 쓸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든 크리엔이었다.

 

 “크리엔과 아는 사이라니 다행이지만, 오늘 하루, 아니 며칠간은 그냥 마구 빌려 가셔도 됩니다. 아니, 그냥 끌고 다니십쇼. 어차피 이 자식 매번 밥만 먹다가 가게나 놀러가는 시간만 죽치는 녀석이니 말입니다.”

 

 콜벳의 말에 순간 가슴에 울컥 무엇인가가 끓어오르는 그였다. 하지만, 뭐 틀린 말 한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그녀랑 매일같이 다니라는 얘기에 다들 그를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우.. 우오오오.”

 

 “조용! 손님이 왔는데 자꾸 추태를 보이는 거냐!”

 

 “히잉......”

 

 “어흠, 어쨌든 녀석을 잘 부탁합니다. 그럼.”

 

 콜벳은 그 말을 끝으로 순찰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지휘관이 왜 나가냐고 묻고 싶다면, 현장 감식 때문에 지부장들이 다 모이기로 했대나 뭐라나?

 

 “자... 잠시 만요! 제... 제 의사는.....”

 

 크리엔은 자신을 지나쳐 빠르게 밖으로 나가는 그의 뒤통수에 대고 말을 걸었지만, 이미 그는 떠나버리고 만 뒤였다. 애초에 그의 의견 따위는 없다는 것. 그래..... 까라면 까야지. 어쩔 수 있나.

 

 “하아..... 나는 못 쉬는 거냐고! 어! 아앙!”

 

 “시끄럽고 빨리 나가죠. 분대장님.”

 

 “넌 좀 그냥 입 다물고 있어!”

 

 “그래요. 투덜거리지 말고 나갑시다. 모두들 소란스럽게 해서 죄송해요~! 그럼 이만.”

 

 크리엔은 이샤나와 덴커일의 손에 붙잡혀 그대로 밖으로 끌려 나갔다. 주사 맞기 싫은 아이가 부모에게 끌려가는 모습처럼, 크리엔은 두 사람에게 징징대며 따지려고 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그렇게 그는 또다시 그녀를 만나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가졌다.

 

 

 - 지하수로 어딘가 -

 

 

 “헥... 헥.....”

 

 “하.. 하으...”

 

 거친 숨소리와 함께 격렬하게 뛰고 있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 뒤로는.....

 

 쾅!! 쾅!!!

 

 “으.. 으아아아!”

 

 “살려줘!”

 

 거대한 충격파가 사방으로 흩어지며 그들의 등 뒤를 몇 번씩이고 훑으며 지나갔다.

 

 “어이, 꼬맹이들! 괜찮냐?”

 

 그런 그들을 보며 귀신 가면을 쓴 사람이 피식 웃으며 바라보았다. 뒤에서 날아오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가볍게 쳐내며 있는 그녀를 보며 포인트는 고개를 격렬하게 가로 저으며 말했다.

 

 “이게 괜찮아 보이는 거 같은가요?!”

 

 “맞아요! 맞아! 전혀 안 괜찮거든요?!”

 

 “하하하하! 말 할 수 있으니 괜찮은 거다! 그럼 된 거지!”

 

 뒤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막는 가면 일행과 그들 앞에서 포인트와 에셸이 앞장서서 길을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갈 때마다 나타나는 시체 골렘들을 피해서 도망쳐야 하므로, 어지간히 힘든 일이었다.

 

 거기다 아무리 초인적인 훈련을 받은 그들이라도 12시간 이상을 장장 쉬지 않고 뛰어다니는 것은 무리나 마찬가지였다. 탈출구는 어디다 두고 그런 얘기를 하냐고? 그런 소리를 한다면 저 문제의 시체 골렘의 주인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딸랑. 딸랑.

 

 “으아아아악!”

 

 “어머? 정말 쥐새끼처럼 잘 뛰어다니네?”

 

 백색 로브를 입은 작은 소녀가 섬뜩한 기운을 내뿜으며 그들 앞에 나타났다. 가면 일행 역시 그녀의 등장에 바로 포인트와 에셸을 뒤로 잡아 빼며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하하하. 쥐새끼라니? 얘는 여우라고. 귀여운 멍멍......”

 

 “시끄러워.”

 

 여우가면이 귀신 가면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했다. 그 모습에 귀신 가면은 재미있다는 듯 호탕하게 웃으며 자신의 팔에 붕대를 둘둘 두르기 시작했다.

 

 ‘도.. 도대체 무슨 일이.....’

 

 ‘괘.. 괜히 돈에 혹해서......’

 

 포인트와 에셸은 와들와들 서로를 부둥켜안고 앞의 그들을 바라보았다. 절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정말이지....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아하하하하하! 멍청이들 때문에 심심했었는데, 잘 됐어! 잘 됐다고!”

 

 광기에 물든 목소리가 수로에 울려 퍼져나갔다. 동시에 그녀의 주변으로 수십 개의 마법진이 펼쳐지고 그대로 얼음 조각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가면 일행도 그녀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마법과 오라를 펼치기 시작했다.

 

 거의 일촉즉발의 순간이다. 그 모습은 마치 거대한 맹수들이 서로에게 이빨을 들이밀며 위협을 하는 모습이었다.

 

 “죽어라, 침입자!”

 

 “그건 너다, 애송이!”

 

 거대한 충격파가 다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평화로운 도시 아래의, 어두운 공간에서, 아무도 모르는 하나의 격렬한 전투가 펼쳐지고 있었다. 아무도 알지도 못하는 그런 곳에서.

 
작가의 말
 

 첫 주말!!!! 하지만 새해 초반이라 정신이 없네요!!! 으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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