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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을 부르다
작가 : 마법사천돌
작품등록일 : 2019.11.6

강제로 발령난 부서, 전임자는 후임자를 보지 못한다. 발령전 전임자가 회식날 자전거 사고를 당해 사망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전임자의 뒤통수 난 상처는 누군가에 의한 고의적인 폭행이라 추정한다. 한편, 후임자 인석은 인수인계용으로 만들어진 동영상을 보다가 전임자의 마지막 메세지를 듣데 된다. '누군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이를 아랫집에 우연히 이사온 경찰관과 함께 풀어나가기로 한다.

 
최유정 대리
작성일 : 19-12-31 10:52     조회 : 184     추천 : 0     분량 : 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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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점심 식사를 마치고 인석은 하 대리와 황유나 사원과 함께 양재천 산책로를 걷었다.

 

 세 사람은 각자 한 손에 테이크아웃커피 잔을 성화 봉송하듯 각자 들고 영동교 방향으로 나란히 걸었다.

 

 계절은 벌써 10월 하순에 접어 들어 세상을 붉게 물들였다. 산책로 초입 주변에 복자기와 당단풍나무의 화사한 나뭇잎들이 가을의 파란 하늘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단 아쉬운 것은 이 좋은 풍경을 세 사람만 즐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수많은 인근 직장인들이 상큼한 가을의 냄새를 맡고 이곳으로 모여 들었다. 따라서 산책로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로 지나다니기조차 어려웠다.

 

 세 사람은 처음엔 나란히 걷다가 사람들에 이리저리 떠밀려 나중에는 하 대리와 황유나 사원이 앞서 걷고 인석이 뒤 따라 가는 모양새가 되었다.

 

 하 대리는 오늘따라 장밋빛 카디건으로 멋을 냈다. 안에 받쳐 입은 흰색바탕에 파란색 세로 줄무늬 셔츠는 장밋빛 카디건을 더욱 빛내 주었다.

 

 그 옆에서 나란히 걷는 황유나 사원은 검은색 브이넥 스웨터에 검은색 스키니 진을 입었는데 균형 잡힌 몸매와 젊음이 주는 상큼함에 근접하기 어려울 만큼 눈이 부셨다. 두 사람은 한 쌍의 연인처럼 너무나 잘 어울렸다.

 

 그에 비해 인석은 하얀색 와이셔츠에 군청색 면바지를 입어, 딱 30대에서 40대 직장인이 즐겨 입는 복장을 했다.

 

 앞에 걷는 두 사람은 빼놓을 수 없는 오늘 날씨에 관한 이야기에 이어서 실험실 안전관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더니, 불쑥 하 대리가 고개를 뒤로 돌려 인석에게 어제 부동산중개소 일에 대해 물었다.

 

 “제가 뭐에 홀렸는지 그날 계약까지 하고 왔지 뭐예요.” 인석이 허탈한 듯 말했다.

 “정말요?” 황유나 사원이 놀라서 소리쳤다. “양재2동 어디쯤이에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인석이 무안해 하며 말했다. “부동산 사장님 차를 타고 다녀서ㆍㆍㆍㆍㆍㆍ.”

 “집이 정말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에요?” 하 대리가 몸을 반쯤 돌려 거의 옆으로 걷다시피 하며 물었다.

 

 “사실 완벽하게 마음에 든 건 아니에요.” 인석이 씁쓸하게 말했다. “전셋집 자체가 거의 없었고, 그 나마 가격대가 맞는 집이 이 집뿐인데, 혹시 누가 먼저 계약할까봐서ㆍㆍㆍㆍㆍ.”

 “잘 하셨어요.” 하 대리가 다리가 꼬여 넘어질 뻔하다가 겨우 몸의 균형을 잡으며 말했다. “집이라는 게 살면서 정을 붙이는 거죠.”

 

 “아무튼 환영하고요. 치맥 파티 안 잊으셨죠?” 황유나 사원이 노란 국화꽃같이 활짝 웃으며 말한 뒤,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잡아 묶었다.

 “치맥 파티요?” 하 대리가 수상쩍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나만 모르는 뭔가가 있는 모양인데ㆍㆍㆍㆍㆍ 저도 껴 주실 거죠?”

 

 “양재2동 주민이신데 당연하죠.” 그녀가 하 대리의 어깨를 장난으로 툭툭 치며 말했다.

 

 세 사람은 소리 내어 웃었다. 섣부른 결단으로 자신의 성급함을 책망하던 인석은 두 사람의 격렬한 환경으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다시 앞을 향해 걷고 있는 두 사람을 보자 인석은 문득 부동산중개소 사장의 말이 떠올랐다.

 

 “두 분도 부동산중개소 갔을 때 누군가가 하고 같이 갔었나요?” 인석이 물었다.

 “전 혼자 갔는데요.” 하 대리가 눈을 크게 뜨며 대답했다. “그건 왜 물으세요?”

 

 “거기 사장님이 그러시군요.” 인석이 말했다. “저희 연구원 직원들은 모두 둘이서 집을 구하러 오는데 전 혼자 왔다고요.”

 

 자연히 두 사람의 시선은 황유나 사원에게 쏠렸다.

 

 “전 맞아요.” 그녀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엄마하고 같이 같거든요.”

 “그 사장님 기억이 잘 못 됐네요.” 인석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럼ㆍㆍㆍㆍㆍ혹시 전세집이 거의 없다는 것도ㆍㆍㆍㆍㆍ.” 그가 허탈한 듯 멈춰 서서 두 팔을 축 늘어뜨렸다.

 

 “설마요?” 그녀가 손으로 입을 막으며 말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몸을 부딪히거나, 몸을 꼬며 세 사람을 피해 가자, 그들도 다시 걷기 시작했다. 약 1분 정도 걸어가다 하 대리가 멈춰서며 소리쳤다.

 

 “맞아!” 큰 소리 때문에 갑작스럽게 멈춰선 두 사람이 깜짝 놀라 그를 쳐다봤다. “생각해보니까 난 그 부동산중개소에서 계약을 하지 않았네요.”

 “어머나, 깜짝이야!” 황유나 사원이 심장에 손을 대고 하 대리를 향한 채 입을 크게 벌렸다. “깜짝 놀랐잖아요, 하 대님.”

 

 “아, 미안 미안” 그가 말했다. “갑자기 생각나는 바람에ㆍㆍㆍㆍㆍ.”

 “그러니까 하 대리님은 동산 부동산이 아니라 다른 부동산에서 계약하셨단 말이요?” 인석이 하 대리가 뒤에서 빠르게 접근하는 사람에게 부딪힐까봐 손으로 그를 옆으로 밀며 말했다.

 

 “그렇죠.” 그가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말했다.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ㆍㆍㆍㆍㆍ.” 그녀가 날카롭게 말했다. “소리를 그렇게 크게 지르세요.”

 

 “그러게 말이에요.” 하 대리가 무안한 표정을 지으며 뒤통수를 손가락을 쓸었다. “혼자 와서 하든, 둘이 와서 하든, 동산부동산에서 계약하든, 다른 부동산에서 계약하든 아무 상관이 없는데.”

 

 하 대리의 갑작스럽고 뜬금없는 넋두리에 두 사람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다시 걷기 시작한 산책로에는 국화와 갈대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길가를 차지한 채 장관을 그려냈다. 또한 다소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양재천에는 네댓 마리의 오리가 한가로이 물속을 들여다보며 평화롭게 호시탐탐 사냥을 준비하는 모습도 보였고, 어느새 날아든 학 두세 마리가 그 긴 다리로 성큼성큼 다니며 사냥터에 합세했다.

 

 산책을 시작한지 40분이 되어 세 명은 다시 연구원으로 올라가는 산책로 분깃점까지 와 있었다.

 

 “어, 저기 최유정 대리하고 김주이 사원이 있네요.” 하 대리가 테이크아웃커피 컵을 나란히 들고 약 10미터 앞서 연구원으로 올라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

 “두 분이 점심같이 하셨나보네요.” 황유나 사원이 언덕길에 숨을 약간 몰아쉬며 말했다.

 

 최유정 대리와 김주이 사원이 연구원 보안장비에 출입카드를 찍기 위해 지체하는 사이 세 사람이 그들 발치까지 이르렀다.

 

 “산책 갔다 오시나 봐요.” 넉살 좋은 하 대리가 먼저 말을 걸었다. “날씨 좋죠?”

 “오늘 날씨 너무 너무 좋아요.” 김주이 사원이 쾌활하게 말했다. “이대로 퇴근해서 멀리 놀러 가고 싶어요.”

 

 “자, 지금 가지죠.” 하 대리가 손으로 안내하는 포즈를 취하며 능글맞게 말했다.

 “아-잉.” 김주이 사원이 발을 동동 구르며 아이처럼 심통 부리는 시늉을 하자, 모두가 웃었다.

 

 즐겁게 농담을 나누는 두 사람과 달리 인석은 최유정 대리와 눈만 한 번 마주치며 고개만 까닥하는 하는 것으로 서로가 하고 싶은 말을 다했다. 5명이 차례로 후문을 통과해 현관으로 들어서는 통로를 지날 때였다.

 

 “아참, 최유정 대리도 양재2동 살잖아요.” 하 대리가 뜬금없는 얘기를 꺼냈다.

 “그런데요?” 최유정 대리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아, 여기 조인석 대리님이 양재2동에 집을 요번에 구했는데.” 하 대리가 말했다. “동산부동산 사장님이 이상한 말씀을 하셨더라고 해서요.”

 “무슨?ㆍㆍㆍㆍㆍ”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왜 혼자서 왔냐고 하더래요. 다른 연구원 사람들은 모두 2명이 왔는데.” 하 대리가 말했다.

 “그래서요?” 최유정 대리가 눈을 치켜뜨며 쌀쌀맞게 물었다.

 

 “아니 뭐ㆍㆍㆍㆍㆍ.” 하 대리의 귓불이 약간 빨개졌다. “최 대리는 어떤가 해서ㆍㆍㆍㆍㆍㆍ요.”

 “전, 혼자 갔어요.” 그녀가 이렇게 말하고 냉큼 현관 안으로 들어갔다.

 

 “항상 얼음장이라고 느끼는 게 나만 그런가?” 하 대리가 투덜거렸다. “이 질문이 그렇게까지 기분 나쁘게 들리나!” 그가 김주이 사원을 보며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으이그!” 김주이 사원이 하 대리를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원래 성격이 내성적이시잖아요.”

 

 “내성적하고 부동산하고 무슨ㆍㆍㆍㆍㆍㆍ.” 하 대리가 핏대를 세우려고 할 때 현관 홀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최유정 대리가 보이자 김주이 사원이 재빨리 그의 옷소매를 당겼다.

 

 그들은 어색하게 엘리베이터를 탔고, 모두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 사무실로 들어서자마자 냉큼 자기자리로 뿔뿔이 흩어졌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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