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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42. 내가 알아줄게
작성일 : 19-12-30 19:00     조회 : 47     추천 : 0     분량 : 6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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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 내가 알아줄게.

 

 

 

  “..세상에, 헐.. 나 방금 뭐라고 했지? 소름돋는데 지금.”

 

  스스로에게 소름이 돋아 닭살이 올라온 팔을, 진정하라는 의미로 천천히 쓸어내렸다. 오글거리다 못해 내가 이런말을 했다는 것에 놀라, 마음 속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는데, 혼자서 뭐하는 거냐며 녀석이 나를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었다.

 

  녀석의 표정이 충분히 이해 되었기에, 따로 변명을 하진 않았다.

 

  “….”

 

  ..정적이 잠시 이어졌다.

 

  멍함 속에 웃음이 피어나오려 할 즈음, 서서히 휘어지던 녀석의 입꼬리가 무엇을 깨달았다는 듯 멈칫했고, 갑자기 자신을 굳히기 시작했다.

 

  “..집에나 가. 제발.”

 

  이 정도로 충분하다. 녀석은 진심으로 나에게 화난게 아니었던 것 같다. 단호한 말 뜻과는 달리, 녀석의 말끝은 점점 흐려지고 있었으니까.

 

  그나저나, 내가 녀석의 힘든부분을 조금이라도 덜어내 줄 순 없는걸까. 돌아가기 전에 위로해줄 수 있는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다. 녀석에게 의미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게 아니다. 그냥.. 단지 녀석의 기분을 덜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생각이 떠오르질 않았다. 머리를 최대한 쥐어짜봐도 고민하는 목소리만 나올 뿐.

 

  “..음.. 있잖아, 가긴갈건데.. 어.. 그러니까..”

 

  내가 생각해도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건지 모르겠다. 단어들 사이에 공백만 한 없이 채워질뿐, 녀석의 상황을 확실히 모르다 보니 확실한 무언가가 떠오르지 않았다.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말을 꺼내려다 다시 숨기고, 입술을 움직이려다 ‘잠깐만’을 외치며 고민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본 녀석이, 뭐하는거냐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가 생각해봐도 내가 이랬던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기에, 그럴 수 있다고 납득하더니, 금새 원래대로 돌아왔다.

 

  “..뭐하냐 또.”

 

  머릿속의 생각요정들이 내 전두엽을 건드리고 있다. 지금 녀석의 기분이 -100이라면, -60정도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지만.. 애꿎은 실험도구들만 폭발하고 있다.

 

  안에 들어갈 재료들이 필요한데, 내가 가지고 있는건 대리출석이란 단어와 부가적인 요소들 뿐이었다. 잠시만 삐걱이려고 했는데, 실험의 잦은 폭발때문인지, 생각들이 이젠 대놓고 부들거리기 시작했다.

 

  “..으.”

 

  과부화된 붉은 기운이 포기하라는 듯 생각을 놓으려 했지만, 나는 끝까지 그 생각 줄을 붙잡고 있었다. 그 모양새가 썩 평범하진 않았기에, 나를 바라보고 있던 녀석의 표정도 비슷하게 일그러졌다.

 

  나와 비슷하게 변하고 있는 녀석의 모습을 보고, 날 계속 봐주고 있었구나 싶어, 뜬금없지만.. 왠지 모르게 고마웠다.

 

  “..뭐냐 그 표정.”

 

  “…모..몰라도 되는 일 입니다만?”

 

  생각해봤자 떠오르는게 없을것 같아, 그냥 이 정도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앞 사람이 아무리 무표정이래도.. 녀석에게 미소짓는 건 하나도 아깝지 않다.

 

  “아무튼! 오늘 밥 먹어줘서 고맙다.”

 

  상세한 녀석의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아주..아주 조금이라도 녀석의 무거움이 덜어내지길 바라면서 생각나는 말을 건넸다.

 

  “그리고, 난 너 믿고 있어. 말하지 않아도 돼. 내가 알아줄게.”

  “네 모습이 궁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마음정리가 되면 나한테 조금만 알려줘. 그건 괜찮지?”

 

  혹시 말을 잘못 하진 않았을까 싶어, 살짝 걱정 했는데.. 다행히 내 말이 부담이 되진 않았나 보다. 날 바라보는 시선에 아까와 같은 단호함이 고여있진 않았기에,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로 마음먹고, 녀석을 바라보며 살짝 웃어주었다.

 

 

  “….”

 

 

  해다, 네가 살짝 웃었다. 그때와 같은 웃음이 시야에 스며들기 시작했고, 멍함이 내 표정을 장악해버렸다.

 

  마음의 노크소리가, 기억이란 이름의 친구들과 함께 찾아와, 심장에게 인사를 시작했다,

 

  “…윽.”

 

  쿵하고 크게 울리는 심장소리가 표정까지 변화시키려 만든다. 네 앞에서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에, 일단 널 쫒아냈다.

 

  “됐어, 가. 다신오지마.”

 

  마음 속과는 반대로 네 웃는 모습을 문 밖으로 밀어냈다.

 

  “우씨!! 알았어. 내 발로 간다! 간다고 가!”

 

  ‘찰칵’소리를 내며 닫혀버린 문이, 상쾌한 공기를 더 이상 들여보내 주지 않는다. 너와 마주하고 서있었던 자리에서 멍하니.. 서있었다. 사라진지 오래인데, 아직도 네 형상이 남아있는 것 같다.

 

 

  ***

 

  바람이 분다. 나는 또 텅빈 놀이터에서 모래를 훑고 있다. 방은 어둠만 반겨줄 뿐, 조그만 음성조차 들려오질 않는다.

 

  바깥은 아직도 빛이 밝게 인사를 하고 있는데, 내가 서있는 방 안은 어두운 시계소리만 들려오고 있었다.

 

  익숙하다고 나를 다독인다.

  잘해왔잖아.

  예전부터 지금까지.

 

  어린 풍경 속, 듬직하고 시끄러웠던.. 해다란 이름의 갈색머리 작은 꼬마도, 결국엔 나 때문에 사라져버릴 존재라는 것 즈음, 알고 있었어.

 

  한숨 쉴 공간 조차 비워두지 않은 채, 의자에 앉아 허리를 곧게 폈다. 조용한 공간 안에 샤프소리가 들려온다. 이 소리가 좋다. 적어도 시계소리를 들리지 않게 해주니까..

 

  머리에 책 속의 복잡한 글자들을 집어 넣었다. 안 외워지는 부분을 계속 반복해 읊조리고 있는데, 창문을 통해 슬며시 주황빛이 들어왔고, 다음으론 달빛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

 

  계속 움직이던 샤프를 잠시 내려 놓고 창문을 향해 시선을 이동했다. 미묘한 감정들이 마음에서 피어나기 시작한다.

 

  밤이 두렵다. 밤은 보고 싶지 않은 암흑 속에 다시 들어가란 신호.

  어둠은 나를 책망한다. 나때문이라고.

 

  너와 있는게 즐겁고 행복할 수 록.. 늘어나는 이 두려움.

 

  ..너는 이런 나와 함께하는게 즐겁다고 말해준다.

 

  “..윽.”

 

  상상해버렸다.

  내 욕심이 반영된 즐거운 모습을.

 

  멍해져 버린 정신사이로, 들고 있던 샤프가 힘없이 손가락에서 내려와 톡.톡. 책상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가슴 한 구석이 자신을 높이며 운동을 시작한다. 대체 뭐 때문에 하나하나가 멈추다 못해, 두근거리는거지.

 

  ..이사한 이유는 빚때문도 있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나 때문이었다. 널 보면 느꼈던 이유 모를 떨림때문에.. 상황에 맞지 않는 내 자신이 무섭다 못해 두려워져서.. 피해버렸다. 해다, 너를 피해 좀 더 먼 곳으로 가자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대체 뭘까 이건.

  두려움? 죄책감? 원망?

 

  결국 나는 너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이렇게 행동하고 있을 뿐이다. 어울리지 않는 행복따위, 날 더 갉아먹을 뿐인데.. 너에 대한 작은 욕심이 생길때마다 어둠은 나를 더욱 책망한다.

 

  너 때문이잖아. 너한테 그럴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라고.

 

  부들거리는 손을 끌어당겨 나를 바로잡은 뒤, 바닥에 떨어진 샤프를 천천히 주웠다. 다시 책의 내용들을 공책에 적어내렸다. ‘스윽스윽’ 반복되는 샤프소리가 다시 마음을 안정시켜준다.

 

  오늘은 이 소리가 꿈속에서 찾아오는 그 두려움을 내 쫓아줄까.

 

  소리가 더욱 더 잘 들리도록 손을 까딱까딱 움직였다. 부모님도..너도..나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예전보다 나아진 생활 속에 머물며, 안정되어 가고 있는 나 자신도 정말 밉다.

 

  “차라리 내가 다 힘들었으면 좋겠어.”

 

  스탠드의 빛이 향하는 조그만 액자 위, 버리지 못하는 세사람의 사진이 마음을 움켜쥔다.

 

  “당신이 미워요. 무거운 짐부터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이기적으로 가버리실 필요는.. 없었잖아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싫다. 포기하지 않는 너에게 말할 뻔 했다.

 

  해다 네가 1년에 한 번씩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일그러지는 모습.. 그 모습을 머금는건 다 나때문이라고.

 

  차라리 나를 미워해.

  나를 알려고 하지마.

 

  혼자인게 편하다. 남에게 상처받지 않을 수 있고, 상대에게 상처 줄 수도 없는 이시간의 공명.

 

  무언가를 원하고 다가오는 사람들, 나를 포장할 수 있는 공부라는 틀. 숨길 수 밖에 없는 약한 모습들..

 

  부족했던 내 어릴적 모습, 그리고 지금까지 친구라고 표현한 너.

 

  ..그 때의 기억이 스믈스믈 떠오르기 시작한다.

 

 

  ***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허민우라는 이름의 어린 꼬마는, 무표정 이외의 다른 감정을 진심으로 느껴본 적이 별로 없었다.

 

  어릴때의 나는,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엄마의 쉬지않는 통곡과 우는모습이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버렸다.

 

  포기하다 못해 혼자가 좋았다. 귀찮은 소통도 전혀하고 싶지 않았을 뿐더러, 아이들이 날 놀려도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어짜피 나만 조금 머리아프면 되는거니까.

 

  받아주지 않는 내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것도 아니란 걸 잘 알기때문에, 나만 참으면.. 그 순간은 어느새 지나간다는걸 인지하고 있었다.

 

  시야의 전부를 차지 할 정도로 넓은 놀이터. 미끄럼틀과 그네는 인기가 많았기에, 나는 모래사장에서 성을 만들고 있었다. 한 층만 더 쌓으면 끝나는 마무리 단계. 갑자기 발이 다가와 내 성을 무너트렸다.

 

  고개를 들어 성을 무너트린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매일 나를 괴롭히는 녀석들이다. 내가 이렇게 하면 다른 반응을 보여줄줄 알았나보다. 한 번 바라본 뒤, 무너진 모래를 모아 다시 성을 조금씩 만들었다.

 

  맘에 안든다는 듯, 아이들의 비아냥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야, 너 쟤랑 놀지마.”

 

  “그래. 쟤 때문에 자기 아빠 돌아가신 거라며.”

 

  주변에 서있던 너에게 말한다. 나 같은 녀석과 어울리지 말라고..

 

  당연해. 집에 매일 찾아오는 빚쟁이에, 그걸 이 녀석들이 봐버렸으니.. 나쁜 소문이 돌 수 밖에 없겠지.

 

  곧 다가올 너의 반응도 이미 알고 있어. 동조하겠지. 소문을 믿을 수밖에 없을거야. 대다수가 그걸 맞다고 믿으니까.

 

  딱히 나쁜 눈으로 날 바라봐도 상관없어. 마음만 살짝 아플뿐, 나는 달라지지 않으니까.

 

  아이들이 얘기하는 시간에 손을 꼼지락꼼지락 열심히 움직여, 성의 1층을 만들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내 태도가 짜증난 다는 듯, 아까와 같은 발이, 또 내 성을 무너트리려 했다.

 

  무표정을 유지한채, 다시 쌓으면 되니까.. 무너트리라고 내버려두었는데..

 

  작고 검은 그림자 하나가 앉아 있는 내 앞을 가로막았다. 처음 느껴보는 선선함에, 그 모습을 고개 올려 바라보았다. 잔뜩 화난 표정이 비아냥대는 아이들에게 성을 내고 있다.

 

  “야, 너 뭐라고 했어?!”

 

  이럴 필요 없다. 나는 아무렇지 않으니까.

 

  “신경쓰지마. 저리가.”

 

  내 앞의 그림자를 살짝 밀었는데. 너는 다시 돌아와 내게 그늘을 만들어주었다.

 

  “뭘 저리가! 쟤들이 이상한 소리하고 있는데!”

 

  ..저런 아이들은 일일이 반응하면 더 좋아할 뿐이다. 하나씩 대꾸하면서 감정소비하는 것도 한 두번 일뿐, 이젠 귀찮다.

 

  오해할거면 오해하라지.

  나는 이미 지칠대로 지쳤다.

 

  ..너까지 날 그렇게 생각한대도, 뭐라고 할 수 없어.

 

  생각을 머금지 않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마음속에 차오르려던 불편한 감정들을 아무렇지 않다는 말로 억눌렀다. 다시 고개 숙여 성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날 위해 화내주는 네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민우 친구야! 민우 건드리면 너희 죽는다!”

 

  짧은 팔의 소매를 걷고, 조그만 손가락을 꽉 쥐며 내가 포기했던 상황에 주저없이 발을 담군다. 주먹을 들이민다. 비아냥대는 두아이가 반에서 유명한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한 명도 이런 행동을 보여준 사람이 없었다. 처음보는 광경에 살짝 놀랐는지, 놀리던 아이들이 살짝 움찔하는게 보였다.

 

  “그..그럼 너랑도 얘들보고 놀지 말라고 한다!!”

 

  그럴 줄 알았다. 내가 그냥 싫으니.. 관련된 애들도 다 떼어내고 싶을테지.

 

  대부분 아이들은, 저 말을 듣고 두려워한다. 반이라는 큰 틀에서 배제당할 수도 있다는 무서운 소리니까.

 

  나 하나 때문에 그럴 필요는 없다. 그걸 충분히 알고 있기때문에, 내 앞을 막아주는 너도 그러지 않길 바랬다.

 

  “..그냥.. 가..”

 

  어째서일까. 말이 살짝 느려졌다. 한 번 밀어냈음에도 자리를 지켜주는 너에게 조그만 기대를 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조그만 소리로..아주 조그만 소리로 너에게 가라고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의 말을 듣고 자리를 움직인대도.. 나는 너를 뭐라고 할 생각이 없다.

 

  아무렇지 않은척 다시 성을 쌓고 있는데.. 무슨일인지, 기대가 일치하는 순간이 찾아와 버렸다. 네 말을 듣자마자 놀란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던가 말던가. 난 얘만 있으면 돼. 그치?”

 

  날 바라보며 활짝 웃는 네 미소. 처음 다가온 따뜻함에 정신이 멍해졌다. 아이들이 말하는 저런 취급을 받을 수도 있는건데.. 왜 날 위해 굳이 이러는 걸까.

 

  ..뭐지. 가슴이 아프다.

 

  멍해있는 내 손을 붙잡고 네가 뒤돌아 걸어나가기 시작한다. 쪼그려 앉아 있었던 다리가 펼쳐졌고, 포기한 공간에서 한 걸음씩 빠져나오는 너와 내가 보였다.

 

  이 틈을 타 뒤에서 아이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나뿐만 아니라 너까지 욕하면 어떡하지.

 

  “둘이 손 잡았대요~ 얼레리 꼴레리~ 좋아한대요~”

 

  어떡해.

  네가 불쾌할지 모른다. 손마디 사이로 느껴지는 심장소리는 내 이기심일 뿐이다. 당장 손을 놓아야겠다 생각했는데, 내 마음을 알아챈건지, 네가 갑자기 손을 꽉 쥐더니 말을 시작했다.

 

  “쟤들 말처럼 엄청 친해져버리자 우리.”

 

  멍해지다 못해 띵해졌다. 네 반응은 말도 안된다. 저런말을 듣고도 이런말을 해줄 수 있단 말인가.

 

  놀라서 네 얼굴을 멍하니 올려다 보았다. 내 시선을 보며 웃어주는 너.

 

  “너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쟤들이 몰라도.. 내가 알아줄게.”

 

  머리를 한 대 세게 맞은 느낌이다. 생각들이 하얘지다 못해 비워지기 시작했다.

 

  ..대체 넌 뭘까.

  난 너에게 해준게 아무것도 없어.

  왜 그런 소리를 하는거야?

 

  갑작스런 상황에 살짝 눈물이 고였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질 않았다.

 

  “..고..고..”

 

  머뭇거리는 나를 발견했는지, 네가 웃으며 미숙한 내말에 보충설명을 해주었다.

 

  “자! 이제 나한테 고맙다고 할 타이밍인거 같은데!”

 

  “뭐..뭐라는거야.. 하나도 안 고마워.”

 

  “그럴 줄 알았어.”

 

  넌 정말 뭘까. 내 두려움을 발견한걸까.

  배려해준거라고 기대해도 되는걸까.

 

  ‘..그렇게 웃지마.’

 

  그렇게 웃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가슴 중간이 아프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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