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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33. 특별한 초대
작성일 : 19-12-27 22:32     조회 : 83     추천 : 0     분량 : 8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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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정말 이 집이 맞을까요?”

 

 해맑게 웃으며 말을 하는 아이샤와 뒤에서 멍하니 들어오는 이샤나와 그녀를 거의 업다 시피 하고 있는 크리엔, 그리고 이 총체적 난국을 통솔하려고 노력하는 덴커일은 자연스럽게 열린 문을 통과 하여 정원을 지나고 있었다.

 

 “분명 저번에 왔을 때는 이런 걸 보지 못했었는데........”

 

 이샤나는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고개를 가로 저었다. 분명 밖에서는 이런 정원이 보이지 않고, 그냥 큰 건물이 떡하니 세워진 모습이었는데, 안과 밖의 모습이 다르게 보이도록 만든 것이 그저 대단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었다. 여태껏 배워왔던 모든 것들이 초라하게 보일 정도였다.

 

 딸깍. 끼이이이익.

 

 앞쪽 저택의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모두들 고개를 돌려 정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곳에서는 은은한 복장을 입고 있는 푸른 머리의 여자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엥? 집주인은 이 사람이 아닌데?”

 

 “어라? 아가씨가 왜 여기서 나오는 거야?”

 

 이샤나와 크리엔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각각 말을 했다. 아이샤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지었고, 덴커일은.... 언제나 그렇듯 표정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런 그들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온 아멜은 고개를 천천히 숙이며 모두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지금 케일씨가 여러분들이 올 거라고 해서 나왔어요. 일단 저를 따라와주시면 되요.”

 

 “아.. 멜이라고 했었나? 아가씨가 여기에 왜 있는 거죠?”

 

 “아, 그건 잠시 사정이 있어서 여기에서 지내고 있어.......”

 

 덥석! 크리엔의 질문에 답하기도 전에 아이샤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초롱초롱한 눈빛과 돌발 행동에 모두가 깜짝 놀라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 당신이 푸른 공작인가요?”

 

 “네.. 네? 자.. 잠시 만요?! 저... 저는...”

 

 “이렇게 강력한 마력은 처음이에요! 제가 가진 마력에 무려 10배, 아니 20배나 더 높다고요!”

 

 들떠있는 아이샤의 모습에 당황한 아멜이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자 덴커일과 크리엔이 아이샤를 천천히 말리며 말했다.

 

 “황녀님. 일단 그 아가씨는 아닐 거예요. 필더레아에서 온 사람이거든요.”

 

 “네? 필더레아에서 왔다고요?”

 

 아이샤는 크리엔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이정도 마력이면 이런 마법은 7번은 더 치고도 남을 것이다. 근데..... 필더레아라니?

 

 “아...... 혹시 케일씨 얘기 하시는 건가요? 일단 저를 따라오세요. 케일씨가 여러분 배가 고플 거라고 식사를 차려놓으라고 했거든요.”

 

 “뭐... 뭐라고! 케일씨가 식사를?!”

 

 크리엔이 들뜬 채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물론 그 음식은 에노가 만든 것이긴 하지만, 아멜은 별 신경 쓰지 않고 손님들을 안내하기 위해 먼저 앞장을 서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모두들 그 모습에 천천히 그녀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현관문을 통과하자, 넓은 저택의 로비가 눈에 확 들어왔다. 갑옷이 걸쳐진 장식장이나 다양한 동물 석상 등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아이샤가 기대했던 것은 그 석상이 움직일 수 있느냐는 것이었지만, 아쉽게도 이건 진짜 장식물들이라서 움직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케일씨 말로는 원 주인이 그냥 나두고 갔다고 하더라고요. 허전한 것보다 낫다고 해서 그냥 방치해두고 있데요.”

 

 “이런 장식물들 하나하나가 고가인데....... 버리고 간, 주인이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 거지.”

 

 이샤나는 놀란 눈으로 석상들과 장식품들을 바라보았다. 이정도 양이면 아마 한 지역의 백작가의 재산보다도 많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대부호들에 버금갈 정도로 재산이 많다는 것이니까.

 

 로비를 지나 식당으로 가는 복도에 들어서자, 한쪽에서 맛있는 냄새가 퍼져 나오는 게 느껴졌다. 크리엔은 그 냄새에 어쩔 줄 몰라, 오두방정을 떨다가 이샤나에게 뒤통수를 세게 후려 맞았다.

 

 “아. 아얏! 왜 때려!”

 

 “그만 하라고. 황녀님도 옆에 계신데 그러지 말라고, 좀.”

 

 덴커일 역시 한심하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아이샤는 그런 그들을 보며 그저 웃기만 했다. 저런 격 없는 모습이 보기 좋으니까. 차라리 ‘그냥 말을 놓으라고 할까?’라는 생각도 든 그녀였다. 그때 아멜은 식당 문을 열고 그들을 안내하며 말했다.

 

 “이리로 오시면 되요. 자리는......”

 

 “아멜씨, 손님 다 왔어...... 어라? 크리엔씨? 손님이라는게.......”

 

 “어.. 어! 안녕! 에노!”

 

 반가운 듯이 손을 흔드는 크리엔과 무표정으로 손을 흔드는 덴커일. 그리고 낯선 두 사람이 에노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몰려든 시선에 적잖이 당황한 에노가 무어라 말을 하려고 했지만, 역시나 아이샤가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혹시..... 마녀님의 제자신가요?”

 

 “아.. 아이샤님! 일단 진정하시고!”

 

 또 돌발행동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 이샤나와 크리엔이 급히 그녀를 붙잡으려고 했다. 그때 에노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제자는 아니에요. 그나저나 ‘황금가지’씨는 굉장히 호기심이 많으신가 봐요?”

 

 “어.. 어랏? 제 별명을 아시는 건가요?”

 

 마치 그녀의 금발과 같이 반짝이는 그녀의 눈망울 속에는 호기심이 가득 차 보였다. 에노는 그런 그녀를 보며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모를 리가 없죠. 제국에 살면서 한번쯤은 그 이름을 들어보니까요...... 라고 말하면 안 되겠죠? 일단 안으로 들어오세요. 안 그러면 누나가 배고프다고 투덜거릴지도 모른다고요.”

 

 에노의 말에 아이샤는 고개를 끄덕이며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호기심도 호기심이지만, 이 공주님은 성격이 참 급한 듯 해보였다. 겁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것 같아 보이는 데.......

 

 “우와! 이건 뭐죠? 처음 보는 것들인데요?!”

 

 아이샤가 깜짝 놀라며 감탄사를 내뱉는 것에 일행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들어왔다. 식탁에 차려져있는 처음 보는 음식들이 가지런히 차려져 있었다. 음식들이 종류에 따라 나뉘어져있고, 식기들이 용도별로 나뉘어져서 차려놨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예법을 신경 쓴다는 얘기였다. 귀족이상의 누군가가 올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였다.

 

 “설마 했는데, 진짜로 올 줄 몰랐네. 만나서 반가워, 난 이 집 주인 케일이라고 해.”

 

 케일이 가볍게 손을 흔들며 식탁 제일 위쪽에 앉아있었다. 식탁에 차려진 음식들에 신경 쓰느라 그녀를 보지 못했다. 아이샤는 급히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 집주인이신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아이샤 드 줄리에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자... 잠깐만요! 아이샤님은 제국의 공주님이라고요!”

 

 당황한 이샤나가 급히 아이샤에게 말을 하며, 케일을 바라보았다. 케일의 태도는 어떻게 보면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제국의 공주가 일개 평민에게 고개를 숙이니 말이다. 거기다 케일은 그녀에게 경어조차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무례를 넘어선 차원이 다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니에요. 지금 우리는 그저 손님일 뿐이에요. 여기에는 제국의 공주가 찾아온 게 아니라고요.”

 

 아이샤는 당황해 하는 그녀에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을 했다. 그녀의 말에 이샤나도 크리엔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케일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가볍게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역시 괜히 그런 별명이 붙은 게 아니네.”

 

 “당신만 한 건 아니죠. 전직 공국 정보국 국장님?”

 

 정보국장? 아까 전에도 푸른 공작이니 뭐니 해서 솔직히 의아해 했지만, 그녀의 말에 크리엔은 그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니 머릿속이 하얗게 텅 비어버린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정보국 국장? 그.. 그게 무슨 소리지?’

 

 “.... 라고 생각 하고 있죠? 크리엔씨?”

 

 평소 약국에서의 모습처럼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크리엔은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저 모습은 자기가 아는 케일의 모습인데........

 

 “뭐, 다 들켰으니 하는 수 없네. 대신 내 비밀은 꼭 지켜주길 바란다고.”

 

 케일은 평소에 하지도 않던 윙크를 날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크리엔은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또 다른 케일의 모습도 그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이었으니까.

 

 “으이구. 이 바보가 매번 헤벌쭉하면 어떻게 하자는 거야?”

 

 한심한 듯 그를 쳐다보는 이샤나와 무표정이지만 왜인지 그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덴커일의 시선에 크리엔은 잠시 주춤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 사이에 아멜과 에노는 그들을 한 명, 한 명 자리에 안내를 했고, 모두가 앉고 난 다음에야 반대편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그럼, 모두들 배고플 테니 밥부터 먹자고.”

 

 “누나가 배고픈 거... 꾸엑!”

 

 

 

 식사가 끝나고, 응접실 탁자 한 쪽에 케일이, 다른 한 쪽에는 아이샤 일행이 나란히 앉아있었다. 에노는 언제 준비한 것인지 모를 차와 찻주전자를 가지고 와서, 그들에게 차를 나눠주었다.

 

 “식사 감사해요. 이렇게 맛있는 것은 처음이에요.”

 

 “하하, 내 동생이 요리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거든.”

 

 케일은 안경을 잠시 벗어두고 차를 한 모금 마셨다. 확실히 에노의 요리는 어느 유명한 주방장이 와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요리를 잘했다. 덕분에 입 호강 한번 제대로 누리긴 했지만...... 에노만은 식사를 제대로 못한 것 같지만 말이다.

 

 “그래서 온 이유는 뭐지?”

 

 “궁금한 게 많아서요. 제 별명 아시잖아요. 푸른 공작씨?”

 

 “그 별명으로 불린 거 정말 오랜만인데? 솔직히 그걸 아는 녀석들은 싹 다...... 죽었는데 말이야?”

 

 순간 반대쪽에 앉은 사람들이 흠칫 놀라 차를 마시다 사래가 들릴 뻔했다. 에노는 그런 케일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누나, 장난치지 말고 얘기하라고.”

 

 “하하하. 옛날 생각이 나서 말이야. 오랜만에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 이 대사.”

 

 “참나, 공국 때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아니면 그 중증이 다시 도진... 쿠엑!”

 

 케일은 언제나 그렇듯, 깐죽대는 그를 응징하고 다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아이샤 일행은 그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금 그녀를 바라보았다. 케일은 그런 그들을 보며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이야. 진짜 무슨 일로 온 거지? 내 마력흔까지 조사하면서 말이야.”

 

 케일의 말에 약간 불편한 심정이 드러나 있었다. 마법사에게 있어서 마력흔이라는 것은 정체성이나 마찬가지라고 책에서 읽었던 것 같던데, 아마 그것 때문에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흠.... 그렇게 강한 마력흔이 있으면 조사하고 싶은 게 사람 심리죠. 특히 ‘마법사’라면 말이죠.”

 

 “애송이가 마법사라고 자칭을 하다니. 그럼 그 마력흔을 조사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도 잘 알거 아니야? 안 그래?”

 

 “잘 알고 있죠. 그래서 이렇게 만나러 왔고요.”

 

 케일은 안경을 다시 쓰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이샤는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작은 무엇인가를 하나 내밀며 말했다.

 

 “이 거....... 그 곳에서 발견한 거예요. 이게 뭔지 알 수 있을까요?”

 

 그녀가 내민 것에 순간 아멜의 눈빛이 달라졌다. 마치 증오가 가득 찬 눈빛으로, 살기를 마구 뿜으며 말이다. 마치 살에 베일 듯 하는 한기가 그녀 주변을 감도는 것 같았다.

 

 “아멜? 조금은 진정하렴. 나도 저거만 보면 굉장히 화가 나니까.”

 

 케일은 아멜에게 말을 하며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주변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며 한껏 차분해지는 기분이 느껴졌다.

 

 “아멜.. 이라고 하셨나요? 이게 무엇인지 아시나요?”

 

 “당연히 알......”

 

 “나랑 같이 지내서 알고 있지. 그것 때문에 얘도 꽤나 고생했으니까.”

 

 순간 케일은 아멜의 입을 막으며 말을 했다. 아멜은 그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순간 바로 케일의 목소리가 그녀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설명은 내가 할 테니까 기다려주렴.’

 

 ‘네? 그게 무슨 말인가요?’

 

 ‘저쪽에게 우리 걸 다 보여줄 수는 없잖아. 단지 그 뿐이야.’

 

 케일은 이샤나가 준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며 잠시 숨을 골랐다. 그리고는 천천히 목걸이를 내려두며 말을 이었다.

 

 “공국에 있으면서 말이야. 나는 많은 것들을 봐왔거든. 그 중에 이단으로 찍혀있는 ‘생명의 윤회교’라는 집단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조사하고 다녔었어.”

 

 “네? 그 교단은 사라지지 않았나요?”

 

 “아니, 녀석들은 살아있어. 이곳저곳에 숨어서 말이야. 공국의 절반이 그들에게 먹힌 지 오래고.”

 

 아이샤는 케일의 낮고 짙은 목소리에 살짝 놀랐다. 어쩌면 공국에서 망명을 한 것도, 아마 저것과 연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목적은 뭔가요?”

 

 “세계 멸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

 

 순간 그녀의 말에 이샤나와 덴커일은 웃음이 나올 뻔했다. 세계 멸망?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싶었다. 소설이나 만화에서나 볼법한 일을 한다는 자체가 말이 되지 않으니까.

 

 “세계 멸망....... 오직 그것뿐인 가요? 어딘가를 점령한다던가, 이단에서 다시 복귀한다던가.....”

 

 “아니, 정말로 그냥 파괴만을 바라고 있는 녀석들이야. 그래서 더 귀찮다고.”

 

 비어있는 찻잔에 에노가 다시 차를 부어 주었다. 그가 주는 차는, 은은하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내리는 향이 꽤 마음에 드는 것이었다. 참, 이 차 향처럼 대화도 부드러운 이야기였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그래도 그렌트 녀석이 열심히 잡고 있어서 제국은 아직 문제가 없잖아? 안 그래?”

 

 “그렇기에는 이미 문제가 생겼는걸요?”

 

 “아, 그렇긴 하네. 벌써 사건이 터졌으니 말이야.”

 

 케일은 말을 마치자,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탁자 위에 작은 그림 하나가 놓여졌다. 그 안에는 큰 키를 가진 이상한 남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 녀석을 찾아야 하는데....... 조금 도와줄 수 있나?”

 

 “어머, 그건 당신의 특기가 아닌가요? 푸른 공작님?”

 

 “나는 이미 날개가 꺾여서 말이지. 그리고 여기는 네 동네 안팎이잖아. 안 그래? 황금가지.”

 

 대화를 나누면서도 두 사람은 팽팽하게 기 싸움을 펼쳤다. 어느 하나라도 더 내놓을 수 없다는 것처럼.

 

 ‘왜... 나는 여기 있을까?’

 

 이샤나는 잠시 고개를 돌려 크리엔을 바라보았다. 크리엔 역시 또 다른 그녀의 모습에 놀라서 벙 찐 모습으로 있었다. 물론 그녀와 다른 의미로. 아마 돌아가면, 그녀에 대한 이야기로 밤을 새야 할 것만 같았다.

 

 “흐음..... 이 사람은 누군가요?”

 

 아이샤는 케일이 건넨 사진을 받아들며 말했다. 그림 속에는 키 큰 거구의 한 남자는 마치 골렘과도 같아보였다.

 

 “플로토르였나? 12간부 중 하나. 이 사건을 일으킨 주범이지.”

 

 “전 거기까지 도달하지 못했는데, 역시 명성은 어딜 가지 않으시군요.”

 

 아이샤의 칭찬에 케일은 가만히 있었다. 오히려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것보다 어디서 정보가 자꾸 새고 있는 것 같단 말이야. 내 위치를 두 번이나 들켰다고.”

 

 “네? 그게 무슨 말인가요?”

 

 “너네, 집안 단속 하라는 얘기지. 어설프게 하다가는 큰코다친다. 난 경고했어.”

 

 케일은 마지막 차 한 모금을 마시고는 잠시 시계를 쳐다보았다. 벌써 9시가 다되어갔다. 이렇게 오래 밖에 있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덕분에 그 사람이 찾느라 난리를 칠지도 모르겠다. 편지라도 남겨두고 나올 걸 그랬나?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차 맛있었어요.”

 

 “아니야. 네 과자도 맛있었어.”

 

 “정말요? 그럼 다음번에 올때도 사올게요!”

 

 아이샤는 그런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일어나자, 덴커일도 자연스럽게 따라서 일어났다. 크리엔과 이샤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급하게 그들을 따라 일어났다. 에노는 그런 그들을 보며 가볍게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샤에게 작은 부적 한 장 건네주었다.

 

 “이게 뭔가요?”

 

 “혹시라도 다시 찾아오고 싶다면 이걸 사용하시면 될 거에요.”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이 집에 오려고 해도, 수십의 마법사가 달려들어야 마법을 해주할까 말까 한 집이다. 그러니까 이 부적이 있다면 마법으로 길을 잃거나 하는 일 없이 다시 올수 있다는 것이었다.

 

 “에노! 나도 주면 안 돼?”

 

 “죄송하지만 남은 게 하나뿐이라서....... 이거 만들려면 엄청 오래 걸리거든요.”

 

 에노의 말에 크리엔은 아쉽다는 듯, 조금 기대해서 올라가있던 어깨가 축 내려갔다. 이샤나는 그런 그를 보며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럼 시간 내주셔서 감사했어요.”

 

 “다음번에는 시간 많이 있을 때 오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 보이니까.”

 

 케일은 말을 마치고, 이샤나 일행이 움직이는 것에 맞춰서, 에노와 아멜이 천천히 그들을 배웅해주러 움직였다. 그들이 나가는 것을 본 케일은 한숨을 내쉬며 안경을 잠시 벗었다. 이렇게 신경전을 펼쳐본 것도 오랜만이었다.

 

 “후우...... 앞으로 더 귀찮은 일들이 생기려나?”

 

 딸깍,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웅성거리던 소리도 점점 멀어져 갔다. 잠시 사람들로 북적였던 모퉁이 집도 점점 다시 평온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물론 그녀의 머릿속은 정반대의 모습이었지만 말이다.

 

 폭풍 전야와 같은 그런 모습으로 말이다.

 
작가의 말
 

 모두들 즐거운 연말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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