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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을 부르다
작가 : 마법사천돌
작품등록일 : 2019.11.6

강제로 발령난 부서, 전임자는 후임자를 보지 못한다. 발령전 전임자가 회식날 자전거 사고를 당해 사망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전임자의 뒤통수 난 상처는 누군가에 의한 고의적인 폭행이라 추정한다. 한편, 후임자 인석은 인수인계용으로 만들어진 동영상을 보다가 전임자의 마지막 메세지를 듣데 된다. '누군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이를 아랫집에 우연히 이사온 경찰관과 함께 풀어나가기로 한다.

 
엇갈림
작성일 : 19-12-24 11:41     조회 : 216     추천 : 0     분량 : 4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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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대리는 술자리 다음 날 인석에게 ‘잘 들어갔는지’ 안부를 묻는 문자를 보냈는데, 끝에 혹시 자기가 어제 실수한 것 없냐는 물음을 조심스럽게 덧붙였었다.

 

 인석은 ‘전혀요.’라는 답장을 해서 그의 잃어버린 기억에 대한 염려를 없애 주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각자의 머그컵을 들고 광활한 검은색 사각 실험 테이블 끄트머리에 ‘ㄱ’모형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날 집에 잘 들어가셨어요? 굉장히 늦었는데?” 하 대리가 자기 머그컵을 반들반들 광이 나는 검은 테이블 위에 놓고 앉자마자 걱정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다행히 부천행 버스가 양재꽃시장에 있어서 집에 잘 갔습니다. 거의 막차였죠.” 인석이 이렇게 말하고 하 대리의 안색을 유심히 살폈다. “다음날 속 괜찮으셨어요? 그 날 많이 드셨는데?”

 

 “머리하고 속하고ㆍㆍㆍㆍㆍ아파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가 말했다. “아무것도 못 먹다가 어제 저녁에 나가서 겨우 한 끼 했습니다.” 그가 자신의 배를 문지르며 쓴 웃음을 지었다.

 

 “저희 그날 소주를 몇 병이나 먹었어요?” 그가 차를 한 목음 들이킨 후 인석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5병이요.” 인석이 말했다. “혹시 기억은 나세요?”

 

 “우리과 직원들 얘기 한 것 까지는 기억나는데ㆍㆍㆍㆍㆍ.” 그가 말했다. “그 다음은 솔직히 통 어떻게 집에 왔는지 잘 기억이 안 나요.” 그가 멋쩍은지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가락 사이에 끼고 앞뒤로 쓰다듬으며 말했다.

 “혹시ㆍㆍㆍㆍㆍ제가 이상한 소리나 실수를 한 건 아니죠?” 그가 덧붙였다.

 “아니요, 아닙니다.” 인석이 말했다. “끝까지 잘 드시고, 제가 집까지 잘 모셔드렸습니다.”

 

 “저를, 집에요?” 그가 깜짝 놀랐다. “저희 집에 들어왔다 가셨어요?”

 “네,” 인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집이 널찍하니 좋던데요.”

 

 “아이고! 이런 신세를ㆍㆍㆍㆍㆍ” 그의 얼굴이 더 붉어지며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신세를 톡톡히 졌습니다.”

 

 “신세라뇨?” 인석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술 먹다 보며 으레 있을 수 있는 일이죠. 저도 몇 번이나 그랬는데요.”

 “이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가 말했다. “핸드폰에 신용카드 사용 문자가 없는 거 보니까 그날 계산도 조 대리님이 하신 것 같은데, 집까지ㆍㆍㆍㆍ.” 그가 비장한 표정으로 인석의 팔을 덥석 잡으며 계속 말했다. “꼭! 다음에는 제가 한 번 사게 해 주십쇼.”

 

 “물론이죠.” 인석이 웃으며 자신의 머그컵에 든 커피를 들고 말했다. “야, 근데, 집이 널찍하니 좋던데 혹시ㆍㆍㆍㆍㆍ전세세요?”

 “맞습니다. 전셉니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까지 대화를 나누었을 때 인석은 잠시 갈등했다. 그가 알고 싶은 내용이 실례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평소의 그라면 전혀 따지지 않을 상황이지만 하 대리는 엄연히 낯선 환경에서 선임이었기에, 인석은 당분간 적정 거리를 두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입을 오므린 채 다음 말을 하지 않는 인석을 보는 눈치 빠른 하 대리를 눈빛이 빛났다.

 

 “1억 2천만 원입니다.” 하 대리가 말했다. “1년 정도 그 집에서 살았는데, 그 당시 그 정도 돈이면 양재2동에서 비슷한 여건의 집을 골라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요?”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준 하 대리에게 고마워하며 인석이 물었다.

 

 “그런데ㆍㆍㆍㆍㆍ.” 하 대리가 이렇게 말하곤 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요새 전셋값이 엄청 올랐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전세가 거의 씨가 말랐다는 말도 들리고요.”

 “큰일이네요.” 인석이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벌써 실망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가 물었다. “그 얘기 들으셨어요? 양재2동에 우리지부 전속 공인중개소가 있다고.”

 “네, 황유나씨한테 들었습니다.” 인석이 말했다. “처음 왔을 때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요.”

 

 인석은 자신과 황유나 사원과의 사이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하 대리의 의심이 부담스러워 둘 사이가 철저히 사무적인 관계인 양 보이게 말했다.

 

 “그랬어요?” 그가 멍뚱히 인석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위치를 아시겠네요. 빨리 가서 예약이라도 걸어 놓으세요. 그 부동산 사장님은 없는 집도 구해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실력이 좋다고 소문이 자자해요.”

 

 “오늘이라도 가봐야겠네요.” 인석이 조급한 듯 목소리가 조금 커졌다.

 “아무튼 제가 헛소리 안했다니 다행입니다.” 그가 만족한 듯한 표정으로 컵 바닥에 조금 남은 차를 마저 마시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머그컵 안의 차가 거의 식고, 바닥을 보였을 때, 인석은 동영상 속 안 대리 얘기를 할까 말까 망설였다. 그가 멀쩡했을 때의 견해도 그대로일지 알고 싶어서였기 때문이다. 인석은 자신이 궁금한 것을 잘 참지 못하는 성격임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하 대리님?” 인석이 물었다. “혹시 그 날 안 대리 얘기하거 기억나세요?”

 “제가 안 대리 얘기를 했나요?” 그가 크게 당황하며 되물었다.

 

 “뭐 별 얘기는 아니고요.” 인석이 말했다. “제가 하도 졸라서, 안 대리가 술을 먹으면 입이 좀 쉽게 열린다는 얘기랑 사고 당일 정도 하셨죠.” 인석은 그가 무안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두 사람이 과거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말을 했다는 사실은 의도적으로 뺐다.

 “제가 별 얘길 다했군요.” 그의 눈이 커지면서 얼굴색이 다시 빨개졌다.

 

 인석이 정말로 궁금한 점을 꺼냈다.

 “직무카드 얘기는 기억하세요?” 인석이 넌지시 물었다.

 “직무카드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라는 듯 그가 귀불까지 빨개지며 크게 놀랐다. “누구 직무카드 말씀이지?ㆍㆍㆍㆍㆍ”

 

 그는 인석이 재생해준 안 대리 동영상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인석은 곰곰이 생각한 끝에 안 대리 메시지를 그에게 전달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는 안 대리의 메시지를 장난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다시 그 문제를 꺼내 그를 곤란하게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보여 서였다.

 

 “업무 이해가 쏙쏙 잘 되게 안 대리가 직무카드를 잘 만들었다는 하니까 하 대리님이 안 대리가 원래 꼼꼼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인석이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난 또 뭐라고요.” 하 대리가 말하고 안심한 듯 편안한 얼굴색이 되었다. “사람의 인성과 업무능력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대표적인 예죠.” 그가 자신의 남청색 셔츠를 털며 덧붙였다.

 

 이때, 홍인석 사원이 왁스를 잔뜩 바른 머리와 얼굴만 들이민 채 외쳤다.

 “회의 하신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대답도 듣지 않고 사라졌다.

 

 “가지죠.” 하 대리가 일어서며 말했다. “그리고 빨리 가셔야 돼요. 이웃사촌 되려면요.” 그가 손으로 인석의 팔을 툭 치고 웃으며 덧붙였다.

 “안 그래도 오늘 저녁에라도 가보려고요.” 인석도 자신의 머그컵을 들고 일어서며 말했다.

 

 “아이고, 전 오늘 약속이 있는데ㆍㆍㆍㆍㆍ.”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하 대리가 말했다.

 “아닙니다.” 인석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 혼자 할 수 있습니다. 걱정마세요.”

 

 “제가 같이 가야 하는데ㆍㆍㆍㆍㆍ.” 그가 진심어린 얼굴로 말했다.

 “전혀, 전혀 걱정마세요. 가시죠.” 인석이 이렇게 말하고 싱크대로 컵을 씻으러 갔다.

 

 인석에게 하루는 마치 1시간 인 듯 정신없이 지나갔다. 능숙한 자의 여유를 즐기는 동료들을 보며 부럽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비록 전전긍긍하지만 그나마 맡은 업무를 해 나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에겐 감사할 따름이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대기과 직원들은 오후 6시가 되자마자, 하나 둘씩 컴퓨터를 끄고 외투를 걸쳤다. 인석이 실험한 결과를 성적서로 정리하고 나서, 하얀 페인트가 칠해진 사무실 벽 한 가운데 있는 시계는 보니 오후 7시가 조금 넘었다.

 

 그도 월요일부터 일을 밀어붙일 생각은 없었다. 인석이 그의 컴퓨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니 자신이 마지막 퇴근자임을 알았다.

 

 사무실과 실험실 문을 잠그고, 1층 당직실에 열쇠를 반납한 후, 현관으로 걸어가던 중, 인석은 고개를 돌려 식당을 쳐다봤다. 아직까지 식사하는 직원들이 보였다. 서울지부도 인천지부와 마찬가지로 석식까지 제공하고 있었다. 출출했지만 그는 집이 더 급했다.

 

 정문을 막 나선 인석은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외투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는 현재 시각을 확인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인석이 골목을 지나 막 큰길로 나오는데, 홍인석 사원과 황유나 사원이 나란히 서 있는걸 보았고, 그들은 바로 택시를 잡았다. 홍인석 사원이 택시 뒷문을 열어주자 황유나 사원이 목이 파인 스웨터를 손으로 누르며 고개를 끄덕여 고맙다는 표시를 한 후 택시에 사뿐히 올라탔고. 이어서 홍인석 사원이 마치 신혼부부마냥 나란히 뒷좌석에 타자 택시가 출발했다.

 

 사실 그는 황유나 사원에게 소개해 준 부동산에 오늘 같이 가줄 수 있는지 오전에 기회를 보다 그녀가 탕비실에 홀로 들어가는 것으로 보고 따라 들어가 재빨리 물어 봤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인석을 불안하게 했다. 역시 그녀는 약속이 마침 있다며 오늘은 곤란하다는 말을 했다. 그는 두 손을 가슴 높이로 들고 손바닥을 펴 흔들며 괜찮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자리를 떴다.

 

 홍인석 사원이 황유나 사원에게 대시했었다는 하 대리가 했던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두 사람이 잘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인석은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의 마음에 수년간 자라지 않던 새싹이 자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는 새싹에 물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긴 한숨을 쉰 그는 당분간 두 사람을 위해 둘의 관계를 모르는 척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마음을 다잡고 성큼성큼 5분을 좀 넘게 걷자, 안 대리 사망 장소인 공원 산책로가 나왔다. 그는 잠시 망설이며 주변을 둘러봤다. 해는 완전히 지고, 달이 기세를 부리러 막 하늘의 꼭대기를 향할 때라 공원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감히 공원 입구로 발을 내딛지 못하고 외면한 채, 건강을 위해 5분 정도를 더 걷기로 했다.

 

 미리 확인해 둔 ‘동산 부동산’이라는 공인중개소에 도착해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대략 25분이 소요됐음을 인석은 확인했다. 이 정도면 걷기에 딱 알맞다고 그는 생각했다.

 

 약간 오른 몸의 열기는 그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부동산 사무실 안에 불이 켜진 것을 확인한 그는 손잡이를 힘껏 밀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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