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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클럽 썬샤인
작가 : 토닥이
작품등록일 : 2019.10.8

불운과 눈치 없음으로 인해 외롭게 살아온 경수,
드디어 클럽에 가입해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근데 클럽 이름이 왜 ‘썬샤인’이예요?”
“죽어서 빛이 되고 싶은 우리들의 의지입니다.”

그 클럽은 자살 클럽이었다.

 
36화. 이판사판
작성일 : 19-12-20 21:27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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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식 웃는 도필이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며 스트레칭을 했다.

 - 뚜둑- 뚜둑. 소리가 나자 만족한 도필이 각목으로 민서를 가리켰다.

 

 “여기로 좀 오시죠. 회장님!”

 

 민서가 주춤거리며 도필에게 다가갔다. 도필이 민서를 뒤에서 잡더니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목에 가져댔다.

 

 “흐윽… 민서 언니…”

 

 지혜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민서를 바라봤다. 민서가 지혜에게 어색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괜찮아. 걱정마.”

 

 민서를 인질로 잡은 도필이 경수에게 말했다.

 

 “저기 밧줄로 묶어.”

 

 경수가 어쩔 수 없이 멤버들을 밧줄로 묶기 시작했다. 손을 묶고 발을 묶으려고 하는데 도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야! 발은 묶지마.”

 “다 묵으라면서요?”

 “아이씨. 손만 묶어. 발도 묶으면 어떻게 걸어가니?”

 “…”

 

 경수가 멤버들을 모두 묶었다. 도필이 쓰러져 있는 미연을 가리키며 말했다.

 

 “경수 니가 업어라.”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한 도필이 멤버들을 향해 말했다.

 

 “자 계획대로 하실까? 차로 이동해.”

 

 경수가 쓰러진 미연을 업고 다들 손이 묶인 채 공터를 향해 걸어갔다. 멤버들이 천천히 걸어가자 제일 뒤에 선 도필이 민서와 함께 천천히 걸어갔다.

 

 * * *

 

 폐광촌 근처.

 - 쾅 – 콰광 - 퍽- 퍽.

 핸드폰에서 게임 이펙트 소리가 들려왔다. 민수가 운전석에 앉아 핸드폰 게임을 하는 중이다. 보조석에 앉은 형욱은 잠을 자고 있었다.

 동식이 트렁크 문을 열고 봉고차 뒤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진지한 눈빛의 동식이 손을 들면 수술 장갑 보인다. 메스를 들어 무언가를 가르는 동식, 보면 잡아 온 들고양이의 배를 가르고 있다. 들고양이의 장기를 때어 내는 연습을 하는 있는 중이다. 이미 마취가 된 들고양이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스윽- 메스로 배를 가르자 두근두근- 움직이는 작은 심장이 드러났다. 동식이 뛰어난 솜씨로 심장을 적출 하기 시작했다. 동식의 얼굴에 섬뜩한 미소가 서렸다.

 - 쿠쿵 - 쿠쿵. 적출한 고양이의 작은 심장이 동식의 손에서 꿈틀거렸다.

 

 - 똑 -똑. 동식이 차창을 두드리자 소리를 들은 민수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옆을 툭 치자 잠을 자고 있던 형욱이 깨어났다.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이 트렁크 쪽으로 걸어갔다.

 

 “다 끝나셨어요?”

 “그래. 연락은?”

 “아직이요.”

 

 민수가 동식이 적출한 심장을 보며 탄성을 내뱉었다.

 

 “우와 역시 형님 솜씨는 끝장입니다. 고양이는 어떻게 처리할까요?”

 “버려. 감 잃지 않으려고 연습한 거야. 쓸 데도 없잖아.”

 “네. 형님.”

 

 민수가 눈짓을 하자 형욱이 비닐로 감싼 고양이 사체를 들고는 산속으로 걸어갔다.

 

 “인천 쪽은? 제대로 한 거야?”

 “네. 걱정하지 마세요. 제대로 엿 먹었을 겁니다.”

 

 민수가 동식을 향해 씨익- 미소를 지었다.

 

 * * *

 

 멤버들이 공터에 세워진 삼바 버스에 도착했다. 경수가 문을 열자 이미 번개탄이 준비되어 있다. 민서를 인질로 잡은 도필이 연준을 향해 말했다.

 

 “보조석 열어.”

 

 연준이 보조석을 열자 수면제 상자가 보였다.

 

 “내가 준비 다 했으니까. 고맙지? 이제 수면제 먹을 시간이야.”

 

 경수가 다가가 수면제를 집어 들었다. 다른 멤버들도 차례대로 수면제를 집었다. 의식을 잃은 미연의 수면제는 연준이 대신 챙겼다.

 경수가 손에 쥔 수면제를 바라보다 뭔가 꿈틀하는 걸 보고 놀랐다. 보면 독거미 테스다. 테스가 경수의 주위를 맴돌았다. 경수가 움찔하자 거미 테스가 놀라 경수의 팔목을 물어버렸다.

 

 “으악~! 뭐야?”

 “뭐 하는 거야? 움직이지 말라니까.”

 “그게 아니라 여기 거미가…”

 

 지혜가 경수의 옷에 붙어 있는 테스를 발견했다.

 

 “테스야! 여기 있었구나.”

 

 지혜가 거미를 알고 있자 경수가 물었다.

 

 “뭐야? 너가 아는 거미야?”

 “네. 테스라고… 제가 키웠어요.”

 “근데 이거 독 있는 거 아니지?”

 “독… 거미 맞아요. 브라질에 수입한 건데…”

 “그…그래? 근데 나 물린 것 같은데… 설마 죽거나 그러진 않겠지?”

 “그게… 물리면 독이 퍼져요. 그래서 10분 후에 죽는다고…

 

 지혜가 슬픈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화들짝 놀란 경수의 얼굴이 천천히 바뀌었다.

 

 “뭐? 젠장… 팔에 감각이 없어. 죽는다고?”

 

 죽는다는 생각이 들자 오히려 평온해졌다.

 

 “진짜 죽는구나…”

 

 경수가 왼손에 든 수면제를 입안에 삼켰다. 그리고 도필에게 다가갔다. 경수의 돌발 행동에 놀란 도필이 큰소리로 외쳤다.

 

 “너 뭐야? 움직이지 마! 죽고 싶어?”

 “어차피 이대로 죽을 건데.”

 

 퇫!

 경수가 입안에 있는 수면제를 도필의 얼굴에 뱉었다. 도필이 당황해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오른손으로 도필의 칼을 잡았다. 그리고 민서를 옆으로 튕겨냈다. 한석과 지혜가 인질에서 풀려난 민서를 잡아당겼다.

 

 “씨발! 어차피 죽을 거 같이 길동무나 하죠!”

 “…!!”

 

 칼을 잡고 있는 경수의 손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손이 마비된 경수는 통증을 덜 느끼고 있었다.

 

 “크크… 하나도 안 아파. 조금 아프긴 하네.”

 

 잠시 당황한 도필이 칼을 뺏기지 않으려고 힘을 주었지만 경수의 힘 또한 만만치 않았다.

 죽기로 결심한 사람의 무모한 행동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경수와 도필이 칼을 잡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연준이 뛰어들어 도필의 배를 걷어차 버렸다.

 - 퍼억. 도필이 칼을 떨어뜨리며 그대로 쓰러졌다. 그 사이 경수가 칼을 집어 들었다.

 이미 전세가 뒤집어졌다. 멤버들이 바닥에 쓰러진 도필을 둘러쌌다.

 

 “자 이제 이유를 들어볼까?”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뭔데? 말 좀 해봐.”

 

 도필의 표정이 절망스럽게 변해갔다. 정신을 차린 미연이 뒷목을 잡으며 담배를 꺼내 피웠다. 도필이 간절한 목소리로 멤버들에게 말했다.

 

 “어차피 죽으려고 했잖아. 그러니까 사람 한 명 살린다고 생각하고… 이번 한 번만 도와줘.”

 “… 그게 무슨 말이야? 도와 달라니?”

 

 멤버들은 도필의 대답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 부우우웅!

 그때였다. 헤드라이트가 비추며 검은색 봉고가 공터로 들어왔다. 눈이 부신 멤버들이 봉고차를 바라보자 안에서 동식 일행들이 내렸다. 도필과 연락이 되지 않자 직접 찾아온 것이다. 멤버들에게 다가오는 동식 일행들이 밧줄에 묶여 있는 도필을 발견했다.

 

 “한심한 새끼.”

 

 동식의 옆으로 민수와 형욱이 위치를 잡았다. 동식이 도필을 향해 날선 목소리로 말했다.

 

 “기회를 줘도 못 찾아 먹어요.”

 

 한석이 동식 일행들을 향해 물었다.

 

 “당신 누구야?”

 “그건 니들이 알 필요 없고.”

 

 동식은 멤버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동식 일행들이 다가오자 위압감을 느낀 멤버들이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동식이 도필의 앞서 서서 멤버들을 향해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사람 몸뚱이로 말이야. 어떤 걸 만들 수 있는지 알아?”

 “…?!?”

 

 동식이 도필의 주위를 돌아가며 말을 했다.

 

 “비누 일곱 개, 성냥개비 2000개, 설사약 한 봉지, 못 한 개, 그리고 연필 2000자루.”

 “……”

 “어때? 비루하지. 몸에서 나오는 성분으로 만들 수 있는 게 고작 이런 것들이야. 이게 전부야. 다 합쳐도 고작 10만원이 안 돼.”

 

 동식이 매서운 눈빛으로 멤버들을 훑어봤다.

 

 “그런데 말이야. 내가… 그런 너희들의 몸뚱이를 2억짜리로 만들 수 있거든. 대단하지 않아? 2억이라니까.”

 

 민서가 차갑게 말했다.

 

 “그딴 돈 필요 없어요.”

 

 동식이 피식 웃었다.

 

 “니들은 필요 없지. 어차피 죽을 건데. 내가 필요해. 2억!”

 

 살벌하게 웃던 동식이 갑자기 도필을 향해 발길질을 날렸다. 빠악- 도필의 입에서 낮은 비명 소리가 흘러나왔다.

 

 “커흑…”

 

 도필이 고통스러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도필은 동식을 제대로 쳐다 보지도 못했다.

 

 “어때? 그러니까 고마워해야겠네. 그치? 고마워.”

 “……”

 “죽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힘들면 내가 대신해 주고.”

 

 옆에 있던 민수가 칼을 꺼내 능숙하게 다뤘다. 커다란 덩치의 형욱은 보고만 있어도 위압감이 느껴졌다. 경수가 멤버들 앞에 서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그만 돌아가요. 우리 안 죽을 거라니까.”

 

 동식이 피식- 웃었다. 이대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이렇게 합시다! 우리가 자살 여행 마무리 해 드릴게. 수고비로 2억 받고.”

 

 동식이 지시를 하자 민수와 형욱이 앞으로 나섰다. 멤버들이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

 살벌한 표정의 민수가 칼을 휘두르며 사납게 말했다.

 

 “죽고 싶은 놈들만 덤벼라! 엉?!”

 

 죽고 싶은 놈? 멤버들이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 자신들은 죽고 싶어 자살 여행을 오지 않았던가. 다른 사람에게 죽는 것과 스스로 자살을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멤버들이 각오를 다지며 두 손을 굳게 쥐었다.

 그때였다. 민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경수가 달려들었다.

 

 “으아아악! 나는 이미 죽을 몸이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던 멤버들이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동시에 앞으로 뛰어나갔다.

 

 “이야아아아!”

 “우리가 죽고 싶은 놈들이야. 이 새끼들아!”

 

 동식 일행들이 예상치 못한 멤버들의 반격에 당황했다.

 연준은 경수를 도와 민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한석과 민서 그리고 지혜는 동식에게 달려들었다. 썬샤인 멤버들과 동식 일행들이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커다란 덩치의 형욱이 막아서려는 순간, 미연의 발차기가 날아들었다.

 - 퍼억!

 발차기를 맞고 날아간 형욱이 경수의 프라이드에 부딪혔다. 그러자 고장 난 카 오디오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어느 야구 구단의 주제가인 쾌걸근육맨 ost ‘질풍가도’였다.

 

 “♪한 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 거친 파도에도 굴하지 않게.♬”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지며 두 집단 간의 싸움이 펼쳐졌다.

 

 미연이 형욱과 1:1로 맞짱을 뜨고 있는 사이, 한석과 민서, 지혜가 동식과 싸웠고 연준과 경수는 칼을 든 민수와 거리를 유지한 채 대치하고 있었다. 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도필만이 싸우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이런 내 모습 게을러 보이고, 우습게도 보일거야.♪

 하지만 내게 주어진, 무거운 운명에 나는 다시 태어나 싸울거야.♬

 ♪한 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 거친 파도에도 굴하지 않게.♩”

 

 카 오디오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썬샤인 멤버들과 동식 일행들이 음악에 맞춰 난투를 벌이고 있었다. 마치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했다.

 

 난장판의 왼쪽에는 미연이 있었다. 담담한 표정의 미연이 형욱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발차기가 형욱의 어깨에 적중했다. 하지만 형욱은 거뜬히 받아냈다. 그리고 형욱의 반격이 시작됐다. 커다란 덩치에서 뿜어져 나오는 주먹이 위압적으로 느껴졌다.

 - 부웅!

 마치 바람을 가르는 듯 커다란 형욱이 주먹이 움직일 때 마다 소리가 들렸다. 미연이 형욱의 펀치를 이리저리 피하고 있었다.

 - 훅!

 그때 갑자기 형욱의 발차기가 날아오자 미연이 두 팔을 들어 겨우 막아냈다. 발차기의 충격이 그대로 전해졌다.

 

 “후우…”

 

 잠시 숨을 고르는 미연이 형욱을 바라봤다. 생각보다 힘든 싸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가운데에서는 동식이 한석과 민서에게 양팔을 붙잡혀 있어 이렇다 할 반격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지혜야! 공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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