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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30. 거인과 요정, 태엽 인형과 소녀
작성일 : 19-12-13 22:15     조회 : 90     추천 : 0     분량 : 8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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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하니아 서부지구 21번가 -

 

 

 

 어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잡혀서, 그것도 처음 봤는데, 자신의 다른 별명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잡혀서 말이다.

 

 “그런데....... 왜 같은 방에서 자고 있는 거냐고요!”

 

 “하하하. 그게 그만 방 호수를 착각해버려서 그랬다니까. 리엔.”

 

 “이예.... 아니 여기서는 레본씨라고 부르라고 했죠? 어쨌든 레본씨 때문에 깔려죽을 뻔했다고요! 정말!”

 

 그나마 이 어색한 상태에서의 만남은 곧 술이 들어가면서 상황이 바뀌었었다. 리엔의 어색하면서도 경계하는 모습에 이.. 아니 레본이라고 불러달라고 했으니까, 어쨌든 레본의 성격이 굉장히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해서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금방 친해질 수가 있었다. 경계심이 강한 리엔도 그녀의 그런 모습에 금방 풀어지고 친해지게 되어버렸다. 그리곤 곧장 둘이서 진땅 술을 퍼마시게 된 것이었다.

 

 “그래? 그건 미안. 술 때문에 너무 정신이 없었다고.”

 

 “저랑 술 마시고 난 후에 도대체 얼마나 마신 거예요? 같이 마셨을 때도 이미 많이 마셔둬 놓고선.......”

 

 그녀를 가만도 그녀 나름 술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옆에서 같이 걷고 있는 사람은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주당이나 마찬가지였다. 술을 3통........ 말 그대로 그 커다란 통, 3통을 그대로 마시고도 멀쩡하게 서 있는 사람이니까. 어떻게 그렇게 술이 들어가고도 또 들어갈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근데 어제도 그렇고, 왜 레본이라고 부르라는 거예요?”

 

 “응! 어차피 내 성을 아는 사람은 거의 드무니까. 다들 내 남편 성으로 내 성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말이지. 모처럼 놀러왔는데 귀찮은 일은 싫거든.”

 

 어제 현장 책임자가 그녀에게 허리를 숙이는 것을 보고서, 그녀가 꽤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이미 그 녀석들이랑 싸운 것으로 봐서는 보통 인물이 아니지만 말이다.

 

 “그리고 맘 편히 말 놓으라고. 어차피 내 남편이랑 나이 차이가 6...... 아니, 엄청 나는 데도 친구처럼 지낸다고. 그리고 요정은 인간보다 오래 살잖아? 분명 나보다도 나이가 많을 텐데 말이야.”

 

 아까 전에 밥을 먹을 때도 그렇고, 너무 예의바르다 못해 딱딱한 그녀의 말투에 살짝 불만인 레본이 툴툴대며 말을 했다. 그러자 그녀의 표정에 리엔은 꼼지락 거리는 머리카락을 살포시 누르며 약간 어색한 말투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 그러.. 럴까?”

 

 “그래 그렇게 편하게 얘기해도 돼. 이게 역시 좋다니까!”

 

 생각보다 다양한 종족들이 섞여 살다보니, 나이에 대해서는 딱히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인 듯했다. 아니면 자유분방한 도시연합에서 살다보니 그럴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녀석들과 싸우게 된 게..... 딸 때문이라고?”

 

 “그래.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는데, 녀석들이 어느새 내 딸에게 상처를 입혔지 뭐람? 내 하나뿐인 딸에게 말이야.”

 

 그녀에게 있는 하나 뿐인 딸은 어느덧 독립해서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녀의 뒤를 따라 용병이 되었다고는 했는데, 한번은 어느 도시에 일 차 들렸다가 녀석들에게 습격을 당했다고 했었다. 물론 중간에 신경 쓰이는 이야기가 조금 있기는 했지만.

 

 ‘신비로운 힘을 가진 검을 다루는 검사라........’

 

 “그래서 여행 나온 김에, 녀석들이 보이는 족족 전부 처리하고 있지.”

 

 “대... 대단;;; 녀석들을 처리하러 다닌다니.......”

 

 “하하하, 그래도 너보다는 아닐걸? 녀석들의 본거지에서 얻은 서류에서 너는 정말이지..... 완전 대박이었다고!”

 

 그녀는 통칭 ‘머리 사냥꾼’, 또는 미간만 노린다고 해서 ‘미간 사냥꾼’이라고 적혀있는 서류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리엔은 그 서류를 보고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리고 손으로 푹 얼굴을 가렸다. 나름 늠름하게 찍히긴 했는데........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금은 창피하다고 해야 하나?

 

 “진짜...... 그렇게 많은 녀석들을 혼자서 싸워왔다는 거잖아? 그것도 몇 십 년 동안이나 말이야.”

 

 물론 다른 세계의 이야기다만, 그래도 생각해보면 긴 세월 동안 녀석들이랑 싸워왔다. 그 아이들이 다 커가는 것을, 성장해가는 것을 눈으로 봤을 정도로 말이다. 수 계절이 넘어가고 많은 것들이 바뀌어가는 것도.

 

 “흐... 빨리 보고 싶네........”

 

 “흠...... 그 아이 얘기하는 거야? 네가 얘기하니 한번쯤은 만나보고 싶단 말이지.”

 

 그녀는 어제 술을 마시면서, 녀석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을 때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리엔이 했던 ‘아멜’이라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칭찬을 넘어선 찬사에 가까웠었다. 무엇보다 그 망할 것들을 단 칼에 베어 넘길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으니, 아마 대륙의 몇 안 되는 실력자들 반열에 오를 만한 자격이 충분한 아이라 생각했다.

 

 ‘근데... 그런 실력자를 내가 모를 리가 없는데?’

 

 어디서 솟아나기라도 했나? 대륙의 이름 있는 사람들과는 거의 다 대결을 해봤던 그녀로서는 그런 실력자가 있다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었다. 어쩌면 필더레아 제국 끝자락이나 오지의 엘프들 같이 세상과 거의 격리 되어있는 곳 출신이라면 만나보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아, 다 도착했네?”

 

 “휴... 여기는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다리가 후들거려서 제대로 서 있지도 못 하겠네.”

 

 역시 악명 높은 서부지구의 계단은 거의 하늘 문턱으로 보내버릴 만큼 위력적인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거기다 그녀들이 올라온 곳은 그 서부지구에서도 가장 높은 곳을 자랑하는 곳이었으니,

 

 “흐흐, 그러기에 내가 엎어준다고 했을 때 업히지 그랬냐?”

 

 레본은 헥헥 거리는 그녀를 보며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리엔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도 싫다고! 너무 애처럼 보일 거 아니야!”

 

 “이미 충분히 그렇게 보이는 걸? 그냥 편해질 수 있을 때 편해지라고.”

 

 낄낄거리며 그녀를 바라보는 레본의 모습에 리엔은 볼을 부풀리며 그녀에게 투정을 부렸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더 아이 같아 보였지만 말이다.

 

 그녀의 투정을 받으며,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붉은 머리의 여자는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확 들어오는 도시의 전경이 꽤나 인상적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올라올 때는 바로 앞쪽만 바라봐서 못 느꼈던, 그 엄청난 계단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이 펼쳐져서 그녀도 나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만약 혼자서 여길 돌아다녔다면, 이 망할 계단을 몇 번이고 올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뭐, 어쨌든 고마워. 네 덕분에 이곳 까지 올수 있어서 말이야. 난 지도를 잘 못 읽으니까 말이야.”

 

 “흐... 다음에는 도와주지 못할 것 같은데...... 근데, 왜 여길 온 거야?”

 

 “음? 아, 맛 집 찾으러 돌아다니고 있거든. 거기서 만날 사람도 있고.”

 

 “후.. 그래. 그럼 나도 슬슬 만나러 가야지. 그럼 잘 가. 이옌!”

 

 리엔은 레본.. 아니 이옌에게 손을 흔든 뒤, 주황색 머리칼을 날리며 계단 아래로 몸을 던졌다. 갑자기 그녀가 계단을 향해 몸을 내 던진 것에 놀라기는 했지만, 곧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아... 이래서 요정들은 못 말린다니까.”

 

 리엔은 작지만 박력 있게 은빛 날개를 펼치며, 계단 위에 바짝 붙어서 아래를 향해 빠르게 미끄러지듯 날아갔다. 그 모습이 마치 빠르게 날아가는 매와 같아서,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옌은 아슬아슬하게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으면서 날고 있는, 그런 그녀를 보며 웃으며 천천히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후.... 도착이네.”

 

 어제까지만 해도 시끌벅적하던 찻집이 오늘은 유달리 조용하긴 했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카운터에는 작고 오래된 동전이 올려져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 앞에서 회색 눈동자를 가진 한 인물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왔나?”

 

 “그래. 정보는?”

 

 “여기. 그리고 차는 2번째 선반에.”

 

 “그래 알았어. 그럼.”

 

 그녀는 카운터에 올려 진 동전과 같은 동전을 꺼내 그곳에 두고는 곧장 2번 선반으로 걸어갔다. 동시에 그녀가 열었던 문이 천천히 닫히면서, 가게 안의 풍경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대신, 문에 걸린 ‘오늘은 쉽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팻말이 눈에 크게 들어왔다. 그것도 아주 눈에 띌 정도로.

 

 

 

 - 언덕 위의 오두막 -

 

 

 에노가 만든 공간, 언제나 그렇듯 화창한 날씨의 오두막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다만, 그 시원한 바람과 다르게 엄청나게 열을 내며 수련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흐으읍.......”

 

 아멜은 계속해서 지팡이를 잡고 집중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서 나오는 마력을 지팡이에 흐르게 하고, 그걸 지면으로 흘려 밑에 그려진 술식을 작동시키기 위해서. 이것을 왜 하고 있냐고 한다면, 그녀에게 걸린 마법을 풀기 위해서였다.

 

 

 잠시 3시간 전

 

 오늘은 무슨 훈련을 시킬까 살짝 긴장한 아멜을 바라보며 에노는 피식 웃고 있었다. 속성으로 마력을 내뿜는 방법을 가르쳤는데, 덕분에 그녀는 그날 거의 녹초가 되어버렸었다. 마법을 못 쓰는 사람에게 강제로 마법을 쓰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하는데........ 그건 거의 고문이나 마찬가지의 무식한 수련방법이었다.

 

 “오... 오늘도 그걸 할 건가요?”

 

 “아뇨. 오늘은 다른 걸 할 거예요. 그리고 한번밖에 안했는데 금방 깨우친 것은 아멜씨가 처음이에요. 스승님이 봤으면 놀라서 해부까지 하려고 하셨을 걸요?”

 

 잠깐! 해부라고? 에노의 말에 살짝 놀란 그녀의 눈이 흔들리는 게 보였다. 어떻게 보면 정상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때에는 조금 어디가 이상한 사람들이다. 이래서 ‘그’의 친구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잠시만 이 지팡이를 잡아주시겠어요?”

 

 에노는 허리보다 약간 낮은, 땅에 박혀있는 짧은 지팡이를 가리켰다.

 

 “네? 이 지팡이를 말이에요?”

 

 그 말에 아멜은 살짝 의심을 하면서도 가볍게 그 지팡이를 잡으며 말을 했다. 아무래도 짧은 지팡이다 보니, 잡기 위해서 살짝 허리와 무릎을 구부린 상태로 있어야 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에노의 마법이 그녀를 감싸기 시작했다.

 

 “이... 이게 뭐에요?!”

 

 “간단한 훈련의 시작이죠. 그 자세를 풀려면 밑에 있는 마법 술식을 작동시키면 되요. 다만, 일정한 간격으로 마력을 공급하지 않으면 마법 술식이 작동되지 않는 방식이지만요.”

 

 너무나 기습적으로 벌어진 일이라 대처를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굉장히 불편하면서도 이상한 자세로 지팡이를 잡은 상태가 되었다. 당황한 그녀를 보면서, 에노는 옆자리에 작은 간이 의자를 두고 그 곳에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럼, 시작할게요.”

 

 

 그리고 난후로 지금까지 시간이 흐르고.

 

 “크으윽.......”

 

 마력이 차다가 끊기고.... 차다가 끊기는 것을 반복하면서 그녀는 그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있었다. 안 그래도 이상한 자세 때문에 힘든데, 몸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것 같은 마력이 그녀를 정신없게 만들었다.

 

 ‘으... 왜... 안 되는 거지?’

 

 송곳으로 마구 안을 휘젓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거의 다 되려고 하면 안에서는 무엇인가가 마구 비집고 나오려고 발버둥을 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더 많은 힘을 쏟아내보자는 생각에 그녀는 온힘을 지팡이에 집중 시켰다. 바로 그 순간,

 

 “어... 어라?! 으....으으!!”

 

 거대한 마력의 소용돌이가 그녀의 몸을 감싸기 시작하려고 했다. 마치 온몸이 타들어갈 것 같은, 마치 그때 에노가 만들었던 구슬에 닿은 것처럼 말이다. 그 모습에 에노는 책을 덮고 바닥에 꽂힌 지팡이를 잡았다.

 

 “마나 환류!”

 

 그의 몸을 중심으로 거대한 소용돌이가 생기면서, 소용돌이는 맹렬하게 요동치며 아멜과 그의 주변을 삼키기 시작했다.

 

 “우... 우와와!”

 

 아멜은 아픈 고통보다 갑자기 일어난 소용돌이에 깜짝 놀라서 눈을 감아버렸다. 한차례 폭풍이 몰아치고 난 후, 주변의 먼지들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조심스레 눈을 뜨는 그녀는, 지팡이에서 나오던 빛이 사라진 것을 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몸에서 폭주하듯 뿜어져 나오던 마력도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어? 어떻게 된 일.......”

 

 핑하는 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전신의 힘이 바닥으로 쓸려 내려가듯 그대로 빠져나가버렸다. 아멜은 그대로 앞으로 쓰러져가며 정신을 잃었다.

 

 

 “우.... 우음......”

 

 아까의 푸른 하늘과 달리 나무와 벽돌로 이뤄진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천천히 몸을 돌려, 자신이 침대위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옆에서는 에노가 가볍게 사과를 깎으.... 아니 사과를 가지고 조각(?)을 하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아요?”

 

 “우... 으... 이게 무슨 일이죠? 아까 전... 그건.... ”

 

 “흠, 이 일대의 마력을 확 다 날려버렸어요, 잠시 동안. 전부다 말이죠.”

 

 “네? 그게 가능한건가요?”

 

 책으로 읽었을 때는 마력은 생명의 힘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고 들었었다. 그런데 그런 마력을 다 날려 버린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 싶었다.

 

 “하하하, 제가 쓴 ‘마나 환류’는 마력을 일시적으로 날려버리는 마법이에요. 정확히 말하면 잠깐 밀어낸 거지만요.”

 

 에노는 가볍게 손에서 마력 덩어리를 만들어, 그 옆에서 바람을 부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마치 물방울이 공기 중으로 흩어지듯 마력덩어리가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근데... 잠깐, 마력을 날려버리는 마법이라면 그에게 있어서는 꽤나 치명적일 텐데?

 

 “자.. 잠시 만요! 그럼 에노씨는 어떻게 서있는 거예요? 그런 마법 함부로 쓰면 안 되잖아요!?”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에 대해 잘 모르니까 그렇지만, 그는 사람에 가까운 ‘인형’. 몸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마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이다. 근데, 마력을 날리는 마법을 함부로 사용했다가는 그냥 정신을 잃는 정도가 아니라 죽을 수도 있을 텐데......

 

 “걱정 마세요. 저는 이곳 사람이 아니니까 다른 마력도 같이 가지고 있거든요.”

 

 “다른... 마력? 마력도 종류가 있나요?”

 

 에노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는 토끼모양으로 깎은 사과 한 조각을 그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네, 사실 마력이라는 거는 종류가 다 있죠. 정확히는 마력이라는 게, 그 사람의 생명력과 관련되어 있는 거거든요.”

 

 “생명력? 체력이나 활력 같은 것인가요?”

 

 “그걸 모두 아우르는 말이죠. 신체적인 힘이나 정신적인 힘과 더불어, 주변에서의 상호작용. 세상에 있는 모든 게 합쳐진 힘이죠.”

 

 기초 이론서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본적이 있다. 근데 그것과 그가 마나 환류에 당하지 않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며 에노는 가볍게 손가락을 튕겨 마법으로 그림을 만들었다.

 

 “흠, 그러니까 다른 세계에서 살면, 환경이 다르니 그만큼 다른 마력이 쌓인다는 얘기에요. 애초에 사는 환경이 다르니까요. 마치 물속에서만 숨을 쉴 수 있는 물고기와 물 밖에서만 숨을 쉴 수 있는 다람쥐처럼 말이죠.”

 

 그러니 원래 이곳 세계의 주민이 아닌 에노는 다른 차원의 마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곳에 지내면서 얻은 마법적 지식들로 이곳의 마력까지 얻게 되어, 두 개 이상의 마력을 다루는 독특한 마법사가 될 수 있었다.

 

 “그.. 그건 완전히 사기 아니에요? 그럼 이쪽의 마법사는 에노씨에게 해를 끼칠 수 없다는 거겠네요?”

 

 “뭐,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그쪽도 제 마력을 분석 할 수는 있으니까요. 애초에 마법사들은 마력의 흐름을 보는 것을 제일 먼저 깨우치거든요. 그래야 자신의 마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얼마만큼 흘러가는지 보고 마법을 조절할 수 있으니까요.”

 

 “흠, 그럼 마력의 흐름을 본다, 라. 그런 걸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손쉽게 아까 지팡이에서 탈출 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그래서 그 지팡이 훈련을 한 건데요?”

 

 그의 말에 그녀는 잠시 멍하니 그를 바라만 보았다. 토끼모양의 사과조각 역시 그녀의 입에서 툭 떨어져 그녀의 표정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인간이라는 게 급해지면 뭐든지 하게 되잖아요. 모든 감각을 집중해서 말이죠. 지팡이에 일정한 마력이 흐르는 것을 안다면, 그렇게 쏟아 붓도록 유지하게 되니까 감각을 열게 될 수도 있거든요.”

 

 “......... 에노씨. 그거 크레이씨한테 배웠죠?”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에노를 보며 그녀는 확신에 찰 수 있었다. 물론 그런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수련을 하게 된다면 빨리 강해질 수는 있겠지만.......

 

 “아하하하?”

 

 “웃을 일이 아니잖아요!”

 

 역시 뭔가 수호자들의 스승들은 하나씩 나사가 빠져 있는 게 분명했다. 어딘가 하나씩 비정상적인 구석이 있으니까.

 

 “하지만 제가 아는..... 마력을 보는 방법은 이것뿐인 걸요? 다른 이들도 대개 어떤 모종의 이유에서 마력의 흐름을 보게 되었으니까 말이죠.”

 

 그래서 어찌 보면 마법사는 재능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반은 맞는 말이다. 그런 일은 흔하게 일어나지 않으니까. 이쪽 세계에서 마법사가 적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이기도 하고, 반대로 에노가 살던 세계는 마력의 흐름을 보기 쉽게끔 되어 있어, 그만큼 마법사들이 더 많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이 되었던 것이었다.

 

 “하하하, 알았어요. 그럼 다른 방법으로 하죠.”

 

 에노는 곧장 밖으로 나가 그녀의 훈련을 위한 준비를 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아멜은 문득 예전 일들이 떠올랐다.

 

 ‘아저씨도...... 뭔가를 가르치려고 할 때, 꼭 저런 모습이었는데.’

 

 친구는 친구를 닮는다고 해야 하나. 것보다 뭔가를 가르쳐 줄때에 그의 모습은 누구보다도 열정적이었다. 물론 엉뚱하거나 괴상한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도 같지만. 그렇다고 딱히 싫은 것도 아니지........ 라고 말하기는 조금 그렇긴 한데.

 

 “아멜씨! 다 준비 됐어요!”

 

 “알았어요. 금방 나갈게요.”

 

 그나저나 신경 쓰이는 말이 있기는 했지만,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지금 그 말보다 밖에 뭘 또 준비했는지 그게 더 신경 쓰였으니까. 벌써 밖에서 엄청난 소란 소리가 들려왔으니까 말이다.

 

 .....

 .......

 .........

 

 다짜고짜 이상한 거나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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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0. 다시 일상으로 2020 / 2 / 27 549 0 9137   
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5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6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7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61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6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6 0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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