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을 부르다
작가 : 마법사천돌
작품등록일 : 2019.11.6

강제로 발령난 부서, 전임자는 후임자를 보지 못한다. 발령전 전임자가 회식날 자전거 사고를 당해 사망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전임자의 뒤통수 난 상처는 누군가에 의한 고의적인 폭행이라 추정한다. 한편, 후임자 인석은 인수인계용으로 만들어진 동영상을 보다가 전임자의 마지막 메세지를 듣데 된다. '누군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이를 아랫집에 우연히 이사온 경찰관과 함께 풀어나가기로 한다.

 
회상
작성일 : 19-12-13 12:07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457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마 지금으로부터 4개월 정도 전일 겁니다. 그 날 모처럼 오랜만의 저녁회식이 있어서 모두가 일찍 업무 마무리를 위해 애쓰고 있었죠.” 하 대리가 그의 소줏잔을 내려다보며 마치 그 안에 과거 영상이 펼쳐진 것처럼 응시한 채 말을 시작했다.

 

 “빨리들 마무리 하자고, 이게 얼마 만에 회식인데.” 오랜만의 회식이라 모두가 흥분된 상태에서 특히 들뜬 김 주임님이 책상에서 일어나 얼굴에 환한 미소를 머금고 큰 소리로 외쳤다.

 “김 주임님!, 오늘 메뉴 소고기 맞죠? 아니면 저 참석 못합니다.” 장난스럽게 입맛을 다시며 홍인석 사원이 말했다.

 

 “그런 건 걱정 말고, 일이나 빨리 마무리해.” 김 주임이 집게손가락을 세워 흔들며 말했다. “그래야, 소고기 먹 쥐.” 그가 웃으며 말했다.

 “정말 얼마 만에 회식인지 모르겠어요.” 황유나 사원도 흥을 북돋았다.

 

 “서류 같은 거 흘리지 말고 정리 잘 해!” 활활 타오르는 불에 모래를 퍼붓듯 박 주임의 말에 일순간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그래 괜히 감사팀 점검에 걸리는 것보다 낫지. 각자 책상 잘 잠그고, 마지막 나오는 사람 사무실 문 점검 잘 해.” 김 주임도 멋쩍어 하며 거들었다.

 

 “네.” 책상 정리하는 소음만 들리는 가운데 황유나 사원의 목소리만 사무실에 울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희 사무실 분위기도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하 대리가 말을 멈추고 소주를 한 병 더 주문했다.

 “좀 과음 하시는 거 아닙니까?” 인석이 조심스레 물었다.

 

 “요거 딱 한 병만 마시죠.” 그가 빈 소숫병을 가리키며 다소 비굴한 표정을 하고 말했다.

 “전 괜찮으니 이것까지만 마시죠.” 인석이 주인 여자가 가져온 소줏병을 따며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인석이 따라주는 술을 받으며 하 대리는 얘기를 계속했다.

 

 과장과 김 주임이 6시 10분에 회식장소로 먼저 갔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10분 거리의 회식장소에 모인 시각은 6시 40분경이었다. 박 주임이 갑자기 군대 내부반 불시점검을 하듯 깐깐하게 보안점검을 한 탓이다.

 

 회식 장소는 서울지부 직원들이 흔히 가는 숯불고기 집이었다. 식당은 원형 테이블 네댓 개가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었고, 왼쪽에는 미닫이문으로 가려진 방이 3개 있었다. 각 방에는 4명 정도가 나란히 앉을 수 있는 긴 테이블 2개가 각각 붙어 있었다.

 그들은 두 번째와 세 번째 방을 이어서 썼다.

 

 오랜만의 회식답게, 또 술을 좋아하는 과장이 있는 관계로, 분위기는 빠르게 고조됐다. 대기과에서는 박 주임과 최미희 대리 외에는 모두 술을 잘 마셨는데, 그 중에서 김 주임, 하 대리, 안 대리 그리고 김주이 사원이 특히 주당이었다.

 

 역시 처음엔 김 주임과 하 대리, 그리고 안 대리가 잔을 돌리며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1시간 정도 지나자 과장, 김주이 사원 홍인식 사원, 황유나 사원까지 분위기에 휩쓸려 모두가 과음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자 불과 저녁 8시도 되지 않았는데, 술을 마시지 않는 2명 외에는 거의 다 얼큰하게 취해 있었다.

 

 소란스런 분위기 속에 김 주임과 하 대리가 귓속말로 밀담을 나누더니 잠시 후, 김 주임이 소줏병에 숟가락을 넣고 흔들자 짤랑짤랑 소리가 났다.

 

 모두의 시선이 그를 향하자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숟가락 꽂은 소줏병을 입에다 가져가 말했다. “2차 가야죠.”

 

 술 먹은 직원들만의 환호가 방안을 메웠다. 특히 안 대리가 일어나 손가락을 사방에 찌르면서 조잡한 춤을 췄고, 이 모습을 본 모든 직원들이 넋이 나간 듯 입을 벌린 후 다물지 못했다. 여직원들은 손바닥으로 눈을 가렸다.

 

 “에이씨, 왜 아무도 안 춰!” 안 대리가 신경질을 내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자, 자, 그럼 어디로 가는 게 좋겠어요?” 재빨리 깨진 흥을 다시 돋으려는 듯 김 주임이 물었다.

 “노래방 가셔야줘.” 홍인석 사원의 제안에 여직원들이 환호했다. 그러자 하 대리가 소리쳤다. “맥주 마시러 갑시다!” 회식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적막이 흘렀다.

 

 “완벽한 하 대리의 패배군요. 그럼 2차는ㆍㆍㆍㆍㆍ.” 여직원들의 기대에 들뜬 표정이 환호로 바뀌려는 순간, 과장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

 “맥주나 마시러 가지.”

 

 그러자 하 대리가 환호성을 질렀고, 나머지 대부분의 직원들은 울상이 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일어서려고 준비하는 그 순간, 갑자기 안 대리가 한 손으로 방바닥을 짚고 일어나 비틀비틀 거리며, 술에 취해 혀 꼬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최ㆍㆍㆍㆍㆍ최 대리님, 제가 저ㆍㆍㆍㆍㆍ저번에 본 거 있잖아요. 신경, 신경 쓰지 마세요. 두 분, 잘 어울리세요! 보기 좋습니다!” 그가 말을 끝낸 후 킥킥거렸다.

 

 “쟤 무슨 소리하는 거야?” 하 대리를 보며 김 주임이 물었다.

 “또, 또 시작이네, 이번엔 어디서 뭘 봐가지고.” 하 대리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신경 쓰지 마세요. 김 주임님.”

 

 잠시 후 비틀거리는 안 대리의 반쯤 감긴 눈이 최유정 대리로 향하자 사람들의 시선도 그를 따랐다.

 

 “무슨 소리에요?” 최유정 대리가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자, 안 대리를 향해 짜증을 냈다.

 

 안 대리는 최유정 대리를 보고 계속해서 음흉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곤 한쪽 팔을 완전히 펴지 못한 채 가슴 높이로 들고 최유정 대리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아, 아니 그때 거기서ㆍㆍㆍㆍㆍㆍ.”

 “술 먹더니 머리가 이상해 졌나 봐!” 그녀가 눈을 흘기면서 소리친 후 일어나 미닫이 문을 홱 하고 열고 나갔다.

 

 “김 주임! 안 대리 정신 좀 차리게 해.” 과장도 보다 못해 한마디 하고, 혀를 차며 나가 버렸다.

 “내가 안 대리 챙길 테니까, 먼저 과장님 모시고 가.” 김 주임이 박 주임을 보고 말했다. “하 대리는 나 좀 도와주고.”

 

 김 주임이 안 대리의 오른팔을 잡자, 하 대리가 마지못해 인상을 쓰며 그의 왼팔을 잡았다.

 

 5미터 거리의 2층 맥주전문점에서 계속된 두 번째 회식에는 화가 머리끝까지 난 최유정 대리와 일이 있다고 먼저 간 최미희 대리, 홍인석 사원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직원이 참석했는데, 싱겁게 1시간도 채 안 돼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양재2동에 사는 황유나 사원이 먼저 가겠다는 인사를 하고 사라진 후, 김 주임과 하 대리가 과장이 타고 갈 택시를 잡으려고, 왕복 4차선 도로 양쪽에서 이러 저리 분주하게 움직였다.

 

 잠시 후 택시 한 대가 그들 앞에 정차하여, 과장과 박 주임, 김주이 사원이 타고 자리를 떴다. 남아 있는 사람은 양재2동에 사는 김 주임과, 하 대리, 그리고 횡설수설 하며 맥주집 입구 계단에 앉아 있는 안 대리가 남았다.

 

 “다 같나? 우리도 이제 가자.” 주변을 한 번 둘러본 후 김 주임이 말했다.

 “ 김 주임님, 저기ㆍㆍㆍㆍㆍ.”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은 채, 하 대리가 뒤에 있는 계단 쪽으로 고갯짓을 했다.

 

 “뭐? 아, 이거 참!” 하 대리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김 주임이 이마에 굵은 주름이 잡히도록 인상을 잔득 쓰며 투덜거렸다. “이걸 어떡하지? 얜 왜 술만 먹으면 골치 덩어리가 되는지 몰라?”

 “그냥 갈까요?” 신발로 땅바닥을 질질 끌며, 고개를 숙인 채 하 대리가 말했다.

 

 “어떻게 그냥 가냐.” 김 주임이 말했다. 그는 안 대리 쪽으로 다가가 어깨를 잡고 흔들며 소리쳤다. “안 대리! 일어나, 집에 안 갈 거야!”

 

 졸고 있던 안 대리가 거칠게 흔들어 대는 김 주임의 손길에 정신이 들었는지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어, 어, 김 주임님.” 주변을 둘러보며 안 대리가 말했다.

 “정신 차려, 이 사람아, 다른 사람들 다 갔어. 술 좀 작작 마시지.” 김 주임이 혀를 차며 말했다.

 

 안 대리가 일어서자 세 명은 양재2동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얼마쯤 가다가 안 대리가 앞서 걷기 시작하더니 김 주임을 돌아보며 1차 회식 장소에 놓고 온 자신의 자전거를 가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무슨 소리야, 이 사람아! 큰일 나려고.” 김 주임이 놀라서 소리쳤다.

 “주임님, 타는 건 아니고요. 그냥 끌고 만 가려고요.” 안 대리가 점점 거리를 벌리며 말하는 탓에 소리가 작게 들렸다.

 

 “그래도 위험할 텐데 괜찮겠어?” 끌고 간다는 얘기에 김 대리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걱정 붙들어 매십쇼. 충성” 안 대리가 거수경례를 하곤 거의 뛰다 시피하며 내뺐다. 뒤에서 김 주임이 뭐라고 소리쳤지만 그는 금방 시야에서 사라졌다.

 

 긴 한숨과 더불어 자신이 직접 본 그 날의 일에 대해 말을 마친 하 대리가 물 컵을 들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잠시 그는 양손으로 테이블을 잡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괜찮으세요, 하 대리님?” 인석이 물었다.

 “얄미워도 한 사무실에서 몇 년을 같이 일해오던 동료가 그렇게 되니까 제 자신이 좀 작아지더라고요.” 그가 얼굴을 세수하듯 문지르며 말했다.

 “당연하죠. 저라도 그랬을 겁니다.” 인석이 위로하듯 맞장구쳤다.

 

 “가만,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제가 안 대리하고 헤어진 것까지 얘기했죠?” 그가 물었다.

 “네, 안 대리가 자전거 끌고 간다며 뛰어간 것까지 얘기했습니다.”

 

 “다음날 한 8시쯤이었어요. 전 늦잠을 자고 있었는데 핸드폰이 울려서 깼어요. 전화를 받아보니 뜻밖에 김 주임님이셨는데, 목소리가 매우 다급했어요.”

 “안 대리의 사고 소식이었겠죠?” 인석이 조심스레 물었다.

 

 “그렇습니다. 정말 술이 확 깨더라고요. 그런데 사고 소식 때문에 정신이 없는데 경찰에서 조사를 한다고 해서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가 상기된 표정으로 몸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5 기분좋은 신문 2020 / 2 / 26 193 0 5043   
24 용기 있는 자 2020 / 2 / 6 175 0 4178   
23 날아간 기회 2020 / 1 / 23 180 0 4312   
22 파트너 2020 / 1 / 21 189 0 4098   
21 놀라운 제안 2020 / 1 / 17 220 0 4770   
20 우연 2020 / 1 / 14 219 0 4414   
19 어색해진 관계 2020 / 1 / 10 214 0 4468   
18 힘겨운 이사 2020 / 1 / 7 210 0 4220   
17 최유정 대리 2019 / 12 / 31 183 0 3910   
16 동산 부동산 2019 / 12 / 27 203 0 4779   
15 엇갈림 2019 / 12 / 24 213 0 4986   
14 하 대리의 집 2019 / 12 / 20 190 0 4260   
13 처음 본 공원 2019 / 12 / 17 212 0 5249   
12 회상 2019 / 12 / 13 201 0 4571   
11 대기과 사람들 2019 / 12 / 10 211 0 4547   
10 술자리 2019 / 12 / 6 218 0 5439   
9 산책 2019 / 12 / 3 179 0 4444   
8 황유나 사원 2019 / 11 / 29 193 0 4439   
7 최 대리 2019 / 11 / 26 230 0 4451   
6 죽음의 메세지 2019 / 11 / 22 213 0 4572   
5 전임자의 죽음 2019 / 11 / 20 202 0 5669   
4 직무카드 2019 / 11 / 15 197 0 3854   
3 대기과 2019 / 11 / 12 206 0 3687   
2 수상한 눈빛들 2019 / 11 / 8 198 0 4247   
1 강제 발령 2019 / 11 / 6 326 0 280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