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29. 조금씩 어긋나는 일상.
작성일 : 19-12-12 21:43     조회 : 90     추천 : 0     분량 : 766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로하니아 남부지구 지하수로 어딘가 -

 

 

 첨벙 거리는 소리와 함께 눅눅한 곰팡이 냄새가 나는 공간. 그래도 저번의 지역보다는 나은 것이 오물 하수 근처가 아닌, 생활용 하수가 흐르는 지하수로가 옆에 있는 곳이라 나름 괜찮다고 말할 수 있었다. 정확히는 전보다는 나은 거지, 그렇게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이다.

 

 “젠장 또 지하수로야! 너 네 지부는 왜 다 이 모양인거냐고!”

 

 언제나 그렇듯 스트리커는 짜증을 내며 소파에 몸을 날렸다. 반면 아무가니움은 또 다시 아무 말 없이 식료 창고에서 과자가 잔뜩 들어있는 커다란 병을 꺼내들고 나왔다. 그 병에는 이 지역 명물 과자가 잔뜩 들어있었다.

 

 “역시! 내 파트너군! 전 파트너는 진짜 마음에 안 들었었는데.”

 

 그는 아무가니움이 꺼내 놓은 과자를 집어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의 손목을 잡았다.

 

 “이봐, 이건 내가 먹으려던 거거든?”

 

 “치잇. 그렇다고 안줄 네 녀석이 아니잖아?”

 

 그의 말대로 아무가니움은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가볍게 과자 몇 개를 꺼내 그에게 건네주었다. 스트리커는 킥킥 웃어대며 그가 주는 과제를 받아들며 맛있게 입에다 털어 넣었다.

 

 “그 도마뱀 자식? 아니 물고기 자식인가.”

 

 아무가니움은 그가 말한 인물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인상을 찌푸렸다. 수호자를 거의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신인이긴 한데, 원채 다른 이들과 말을 섞지도 않고, 그에게 조차 인사를 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참, 요즘 들어오는 신입들은 죄다 이 모양 이 꼴이야. 하나같이 말을 안 듣는단 말이지......”

 

 스트리커 역시 툴툴대며 녀석을 떠올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래도 그들이 함부로 그를 대할 수 없는 것이, 그들이 지방의 지부의 행동대장 쯤 되는 위치라면 그는 적어도 그런 지부들을 관리하는 지부장 급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함부로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뭐, 그래도 우리보다 계급이 높으니까 뭐라 말을 할 수 없지.”

 

 “오, 마냥 깐죽거리는 것만 하는 줄 알았는데, 옳은 말도 하네?”

 

 “야, 나도 인간이야. 아, 인간이라고 하긴 뭐 하지만 낄낄낄.”

 

 스트리커는 맛있게 과자를 씹어 먹으면서, 소파에 완전히 드러누워 버렸다. 그때 마침 검은 복면을 쓴 한 남자가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오? 손님인가? 아니면 그 떡대의 전령인가?”

 

 “다음 지시 사항입니다.”

 

 그는 작은 두루마리 족자를 휙 던져놓았다. 매번 오는 녀석이지만, 매번 저렇게 임무지를 던져 주는 녀석은 이 녀석이 처음이었다.

 

 “작전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다. 다음 지시를 내릴 때까지 기다려라.”

 

 그는 임무지의 내용을 읽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걸 옆에서 듣고 있던 스트리커는 입안에 다시 한 움큼 과자를 털어 넣으며 말했다.

 

 “흐음. 작전이 실패한 것에 대해 우리를 뭐라고 하지 않겠다고? 크크크, 그 양반이 정말 참 보살이군.”

 

 “보살이고 나발이고, 그분께서 굉장히 화나 있는 것 같은데? 이 멍청아?”

 

 낄낄대며 말을 하고 있는 스트리커에게 툴툴대며 아무가니움이 말을 했다. 그렇게 말하는 그에게 낄낄대고 있는 그 역시, 한편으로는 머리가 질끈 아파오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도 그럴게 간결하게 적혀있지만 임무지에 적혀있는 글자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분노가 여기까지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분노에 대해 이번에는 할 말이 많은 그들이었다. 이번 작전에서 그저 마탑의 인원을 몰래 암살하고 나오려던 계획을 망친 것은 다름 아닌 그 망할 백색 꼬맹이 때문이니까.

 

 “아니! 이번 건에 대해서는 좀 참작 해줄 수 없어?! 말이 되냐고, 이게! 우리가 실패한 게 아니라 그년이 망친 거잖아! 까마귀! 말해보라고!”

 

 “저는 그저 전달만 할뿐 자세한 것은 잘 모릅니다.”

 

 딱 잘라서 말하는 녀석의 태도도 얄밉고, 이 와중에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는 그 망할 마녀 자식도 화가 나 죽겠다. 어떻게 임무를 실패하고 나서도 당당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지 모르겠으니 말이다.

 

 스트리커는 씩씩거리며 다시 과자를 한 움큼 입에 집어넣은 다음 아무가니움을 바라보았다. 나름 참을 성 있는 녀석이지만, 그 역시 불만이 가득해 보이는 얼굴 표정이었다.

 

 “그래 아무가니움. 일단 우리가 다음에 해야 할 것은........ 그냥 대기라고 했지? 흐.... 이참에 그냥 무한 대기라도 해볼까?”

 

 “이봐 까마귀. 왜 대기하라는 거지?”

 

 “자세한 것은 모릅니다만, 다만 이곳에 황금가지가 나타났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순간 스트리커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려 전령을 바라보았다. 분명 이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그였는데, 자꾸만 틀어지는 것에 놀랄 따름이었다. 나름 정보전에서 만큼은 자부심이 컸던 그였는데, 벌써 3번이나 뚫려버리고 말아서 자존심이 굉장히 상했던 그였다.

 

 “무... 무슨 소리야!! 어떻게 하나같이 마녀들은 내 정보망에서 빠져 나가는 거야! 분명 감시하고 있었을 텐데! 어디서 자꾸만 솟아나는 거야! 정말!”

 

 고함을 치며 소파를 세게 내리찍은 덕분에 그의 날카로운 장갑에 소파가 찢어질 뻔했다. 화가 난 것은 알겠지만, 그래도 엄연히 이곳의 기물은 아무가니움이 관리하고 있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자꾸 투덜거리고 자기 멋대로 구는 그를 지켜볼 수 없었던 그는 과자병을 다시 식료 창고에 도로 갖다 두며 팔짱을 꼈다.

 

 “이 망할 건어물 자식 같으니라고.”

 

 “미... 미안! 과자는 다시 돌려줘.”

 

 “됐어. 소파나 수리해 놓고 얘기를 하든가.”

 

 아무가니움은 까마귀의 얘기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날 푸른 공작을 만나고 나서부터 일이 자꾸만 꼬여가는 것 같았다. 거기다 지원을 나온 간부 중에 가장 서열이 뒤인 플로토르와 함께 백색 마녀가 온 것도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두 명의 마녀가 모인 순간,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것 마냥 황금 가지가 나타났는가. 정말 어이없는 일의 연속에 그는 실성이라도 한 듯, 갑자기 웃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하하, 제기랄. 이 작전, 괜히 한 건가?”

 

 “뭐야? 미쳤냐? 갑자기 혼자 쳐 웃고 난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 하냐? 이곳에 대륙의 마녀가 셋이나 모여 있다고.”

 

 “글쎄다? 그냥 그저 그런데?”

 

 “만약, 이곳에 마녀가 다 모여 있다면?”

 

 아무가니움의 말에 스트리커는 순간 털이 곤두 서는 것 같았다. 3명도 벅찬데, 5명이 모여 있다? 그거야 말로 재앙일 것임이 분명 했다.

 

 “이봐.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은 얘기하지 말라고. 그건 전설 속에나 있는 얘기야. 안 그래?”

 

 스트리커는 날카로운 장갑으로 바닥을 슥슥 긁어댔다. 바닥에 적힌 그림들과 글자가 순식간에 어디 론가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는 실실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을 했다.

 

 “이봐 까마귀! 부탁할게 있다.”

 

 “네, 무슨 일입니까?”

 

 가만히 그들을 지켜보던 전령에게 그는 천천히 다가가 작은 동전을 쥐어주었다.

 

 “이것은 품값. 당장 마하발라르의 주점으로 가주라. 알겠지?”

 

 평범한 금화에 작은 문장 하나가 박혀있었다. 그는 그 동전을 받아들자, 고개를 끄덕이며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스트리커는 그가 사라지자, 마구 웃기 시작했다.

 

 “역시 인간들은 재밌어! 항상 끊임없이 사건 사고를 만들어내지! 하하하하하.”

 

 그의 웃음소리는 멈출 줄 몰랐다. 그 웃음은 뭐라고 말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이 담겨있는 것 같은 기괴한 웃음이었다. 그의 웃음은 그렇게 검게 물든 지하수로를 울리며......

 

 “시끄러워. 이 자식아! 나 이제 잘 거니까 그만 쳐 웃어.”

 

 “치잇. 어디가 덧 나냐?”

 

 그의 핀잔을 들으며 두 사람은 어둠 속에 점점 묻혀 갔다.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말이다.

 

 

 

 

 

 - 로하니아 남부지구, 3번가 모퉁이집 -

 

 

 이번에는 상당히 길게 약국의 문을 닫아두니, 편지통에서 불이 날 지경이었다. 에노는 편지들을 대부분 수거해서 땔감으로 써버리고 있었지만, 아무튼 언제 열리냐는 편지들이 대부분이었다.

 

 “흠, 언제 다시 가게 여냐고 아주 난리네.”

 

 언제부턴가 이런 사람들이 생기긴 했다. 그녀의 가게는 엄연히 공적인 업무를 보는 보건소가 아니다. 거기다 그녀의 가게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물건들도 치료나 급한 병에 필요한 약들이 아닌 피부나 미용 쪽 관련 물건들이었다. 그러니 급한 병이나 상처는 다른 약국에서도 치료가 가능한 약을 팔기 때문에 그녀의 가게가 굳이 계속해서 열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사람이란 게 꼭 자기가 필요한 것들을 얻지 못하면 대뜸 화부터 내는 게 심리인지라, 편지의 일부는 대부분 빨리 열어달라는 독촉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 편지들을 보면서 케일은 툴툴대며 말했다.

 

 “참나, 가게 문 여는 건 내 맘이라고.”

 

 수북이 쌓인 편지를 한 쪽으로 밀어두고, 이번에는 옆에 있는 신문을 집어 들었다. 눈으로 직접 현장을 보고 오긴 했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한 번 더 보는 것도 나름 나쁘지는 않았다.

 

 대신 어제의 사건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는데, 꽤나 중요한 정보는 없고 모두 추측성 기사만이 적혀있을 뿐이었다. 아직 발표된 게 없으니 일반 기자들로서는 아마 최선으로 쓴 것인 것 같았지만........

 

 “몇 개는 조금 오류가 심하네.”

 

 가끔씩 망상 같은 글들을 보고 있자면 과연 기자가 쓴 게 맞는지 싶기도 한 글들이 몇 몇 개 있었다. 그래서 읽다보면

 

 “쿠.. 쿠읍....”

 

 가끔 커피가 코로 넘어갈 정도로 당황스러운 기사들이 나오기도 했다. 어이가 없어서 코로 넘어가다니. 정말 상상력이 너무 풍부하다 못해 폭발해 버렸다니까.

 

 “하아.... 심심해. 그냥 낚시나 할까?”

 

 결국 기사를 읽는 것을 짚어치우기로 한 케일은 어디서 가지고 온 지, 모를 어항을 탁자 위에 올려두었다. 어항은 꽤 크기가 되었는데, 그 안에 있는 붕어들은 기껏해야 4~5마리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그녀는 그런 어항을 바라보며, 작은 실과 나뭇가지를 가지고 와서 작은 낚시 대를 만들었다. 그리곤 실에다가 밑밥을 걸어 붕어들이 헤엄치는 어항 안으로 넣어뒀다.

 

 “.........”

 

 붕어들은 그녀가 넣어둔 실과 밑밥을 바라보며 그저 뻐끔뻐끔 입만 벌릴 뿐이었다. 그냥 신기한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마냥 말이다.

 

 “흐음........ 잡히겠지?”

 

 붕어들은 그녀의 밑밥을 물지 않고 계속해서 구경만 하고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조금씩 실을 움직이며 붕어들을 유혹했다. 그러자 붕어 한 마리가 밑밥을 대차게 물으려고 다가왔다.

 

 “에잇!”

 

 케일은 붕어가 밑밥을 무는 순간 낚시 대를 잡아당겼다. 하지만 그녀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물고기는 낚여 올라오지 않았다. 마침 주방 정리를 마치고 지나가던 에노는 케일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나, 낚시 바늘 없이 어떻게 물고기가 올라오겠어?”

 

 “음? 어떤 사람들은 낚시 바늘 없이 낚던데?”

 

 “그건 물고기 종류가 달라서 그렇고. 것보다 어항은 또 언제 사둔거야?”

 

 “선물 받았지. 한 4년 전 쯤에?”

 

 “4년? 어떻게 살아있는 거야?”

 

 “당연히 관리 잘 했었으니까 살아있는 거지. 나도 그 정도는 할 줄 알거든.”

 

 “그러시다는 분이 방은 왜 항상 그 꼴 일까 몰라.”

 

 빈정대며 지나가는 에노를 보며, 케일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뭐라고? 그건 약을 만드느라 그런 거잖아.”

 

 “약을 만든다고 정리를 못하는 건 아니잖아? 거기다 가끔 침대나 다른 데에 흘린 과자 부스러기들은 또 뭔데?”

 

 케일은 뭐라고 반박을 했지만, 에노는 한마디도 지지 않고 그녀에게 말했다. 거기다 에노의 빈정대는 말투가 케일의 심기를 긁기 시작했다. 덕분에 그것을 시작으로, 두 남매는 언제나 그렇듯 말다툼을 하며 서로에게 신경전을 벌였다.

 

 “야, 지금 너 말 다했냐?!”

 

 “말 다하긴! 다하지 못했거든?! 그럼 돼지우리를 돼지우리라고 부르지, 뭐로 부르겠어?”

 

 그리고 그 끝에는, 언제나 그것에 화가 난 케일이 도망가는 에노를 붙잡기 위해 뛰기 시작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두 남매는 이제 추격자와 도망자로 나뉘어져 집안 곳곳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아슬아슬하게 몸을 피하는 에노와 그것을 붙잡기 위해 맹렬히 추격하는 케일의 모습. 과연 이게 단순한 남매 싸움으로 봐야 할지 싶을 정도로 과격한 두 사람이었다.

 

 호로록.

 

 그 사이에는 이제 그들에게 적응한 아멜이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하루에 한번은 이렇게 싸우는 것 같아... 가 아니라 하루에 꼭 한번 이렇게 싸우니 그녀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거기다 그녀가 읽고 있는 책이 그녀에게 꼭 필요한 마력 훈련에 관한 기초가 담긴 책이라 집중을 넘어서 책 속에 들어갈 정도인 상태였다. 그녀의 근처에 에노와 케일이 지나가더라도, 그것들을 가볍게 피하며 책을 읽고 있을 뿐이었다.

 

 우당쾅쾅!

 

 “에노! 잡히기만 해 봐!”

 

 “살려줘!”

 

 호로록.

 

 아멜은 에노가 케일에게 잡혀서 당하는 동안에도, 그저 차를 한 모금 마실 뿐이었다. 수십 개의 물건이 날아다녀도, 열심히 청소하는 빗자루 군이 얻어맞고 있어도 말이다. 그러다 찻잔에 차가 빈 것을 본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연스럽게 그들을 피해가며 차를 가지러 갔다.

 

 “거기서! 이 망할 자식아!”

 

 2층과 1층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이 신비로운 좁고도 넓은 집을 종횡무진 하던 에노는, 결국 넘쳐나는 케일의 체력을 이기지 못하고 그녀에게 붙잡혔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끝까지 버티는 에노가 대단하기는 했다.

 

 그렇게 언제나 그렇듯 체력이 다 떨어지면 케일에게 잡혀 응징 당하는 에노는, 오늘도 해맑게 웃으며 케일에게 한참을 밟힌 뒤 한쪽 기둥에 매달리게 되었다.

 

 “흐에에엥. 내려줘.”

 

 “반성하라고. 매번 이런 식이라니까. 증~ 말.”

 

 케일은 다시 천천히 소파에 앉아 붕어들을 바라보았다. 케일의 눈에 비친, 붕어들의 눈알들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신기하고 재미있는 구경거리였다는 것 마냥 말이다. 그런 붕어들의 모습에 케일은 눈살을 찌푸리며 이빨을 드러내며 말했다.

 

 “뭘 봐! 이 자식들아!”

 

 “...!!!”

 

 그녀의 말에 녀석들도 그녀가 화가 나있는 것을 아는 듯, 급히 어항의 수초들 사이로 숨어들어갔다. 그녀는 그 모습을 보고는 천천히 낚시대를 치우고, 어항을 들어 올려 무어라 중얼거렸다. 그러자 어항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휴으.... 일이나 해야지. 그 전에 뭐 좀 먹고.”

 

 “또 머.... 으아아아악!”

 

 “넌 좀 닥치고 있어.”

 

 에노가 입을 열기 전에, 케일은 그대로 번개를 쏘아 그의 이마에 정확히 맞췄다. 아무래도 묶여있기도 하고, 케일이 그의 마법을 못 쓰게 막아 뒀기에, 그는 그대로 번개를 맞았다. 그는 그대로 기둥에 묶인 채 축 늘어질 수밖에 없었다.

 

 

 사방에 널브러진 물건들. 우연치 않게 그 곳을 청소하다 얻어맞은 빗자루들이 넘어진 공간을 지나며, 아멜은 빈 찻잔을 채우고 유유히 다시 책을 읽기 위해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평소 같으면 에노가 밧줄을 풀고 내려왔을 시간인데 그가 밧줄을 풀지 못하고 가만히 기둥에 묶여있었다.

 

 .......

 

 “........”

 

 “...... 도와드릴까요?”

 

 “....... 도와주세요......”

 

 가볍게 도약한 그녀는 곧바로 그에게 묶여있는 밧줄을 풀고, 그대로 그를 안고 내려왔다. 에노는 그런 그녀를 보며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아멜씨.”

 

 “그러게... 적당이 하시지 그랬어요?”

 

 “그러게요...... 누나랑 있으면 매번 이렇게 되네요, 하하.”

 

 어쩜 남매가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아니, 어쩌면 이래서 남매 일지도 모르겠다.

 

 “단단히 화가 나신 것 같은데,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아멜의 말에 그는 잠시 고개를 돌려 생각을 하는 듯 했으나, 곧 피식 웃으며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당당하게 말했다.

 

 “뭐, 맛있는 거나 해보죠. 요번에 배운 소고기찜으로 말이죠!”

 

 에노는 곧장 재료를 사기 위해 밖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 그런 그를 보며 아멜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에노씨도 참... 한결 같네요.”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왔다. 그래도 저녁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좋기는 했는지, 그녀는 어느새 그처럼 피식 웃으며 천천히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녁에 먹을 맛있는 음식을 상상하며.......

 
작가의 말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잠시 연재관련 공지입니다.(3주 휴재 … 2020 / 5 / 28 865 0 -
공지 안녕하세요! 요번 추석을 맞이하여 쓰… 2019 / 9 / 12 925 0 -
공지 안녕하세요! 새로운 작품 연재 시작합… 2019 / 9 / 4 994 0 -
75 73. 알볼로니아 극장 2020 / 5 / 22 428 0 8144   
74 72. 기사와 요정, 그리고 만물상 2020 / 5 / 21 334 0 8202   
73 71. 세계 최강, 세계 최고의 팀! 2020 / 5 / 15 332 0 8212   
72 70. 미래 예지 2020 / 5 / 14 331 0 8376   
71 69. 가능성을 보다! 2020 / 5 / 8 345 0 8782   
70 68. 사건, 그 이후! 2020 / 5 / 7 334 0 9132   
69 67. 케일, 쓰러지다! 2020 / 5 / 1 345 0 8400   
68 66. 기습을 당하다! 2020 / 4 / 30 334 0 9244   
67 65. 폭풍의 눈으로, 점점 몰려들다. 2020 / 4 / 24 360 0 8316   
66 64. 사과는 직접! 천천히 한걸음부터! 2020 / 4 / 23 352 0 9189   
65 63. 푸른 고양이와 아기사자, 그리고 늑대개 2020 / 4 / 17 344 0 8160   
64 62. 비밀 요원 2020 / 4 / 16 331 0 8779   
63 61.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상치 못하게 등장! 2020 / 4 / 10 352 0 8438   
62 60. 궁금증/ 덜 풀린 실마리 2020 / 4 / 9 352 0 8425   
61 59. 추적 2020 / 4 / 3 353 0 8414   
60 58. 새로운 인물의 등장? 2020 / 4 / 2 347 0 8560   
59 57. 만남의 광장? 2020 / 3 / 27 347 0 8109   
58 56. 수호자들, 모이다! 2020 / 3 / 26 352 0 8647   
57 55. 우리 아직 잊지 않았죠? 2020 / 3 / 20 350 0 8031   
56 54. 정령 납치 사건? 2020 / 3 / 19 354 0 8460   
55 53. 마법사와 요정, 그리고 정령 2020 / 3 / 14 346 0 7882   
54 52. 에노와 셰이옌 2020 / 3 / 12 373 0 7786   
53 51. 대화, 대결, 태엽인형과 초대장 2020 / 2 / 28 352 0 8973   
52 50. 다시 일상으로 2020 / 2 / 27 509 0 9137   
51 49. 다른 세계의 사람들. 2020 / 2 / 21 352 0 8361   
50 48. 땅의 정령. 2020 / 2 / 20 372 0 8468   
49 47. 무엇이든 있는 만물상 2020 / 2 / 14 362 0 8163   
48 46. 마녀의 제자/ 수사하는 형사 2020 / 2 / 13 356 0 9427   
47 45. 악마의 속삭임 2020 / 2 / 8 392 0 7886   
46 44. 테스트란 말은 시험과 실험! 2020 / 2 / 6 350 0 8258   
 1  2  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검의 연대기 - 용
크네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