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을 부르다
작가 : 마법사천돌
작품등록일 : 2019.11.6

강제로 발령난 부서, 전임자는 후임자를 보지 못한다. 발령전 전임자가 회식날 자전거 사고를 당해 사망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전임자의 뒤통수 난 상처는 누군가에 의한 고의적인 폭행이라 추정한다. 한편, 후임자 인석은 인수인계용으로 만들어진 동영상을 보다가 전임자의 마지막 메세지를 듣데 된다. '누군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이를 아랫집에 우연히 이사온 경찰관과 함께 풀어나가기로 한다.

 
대기과 사람들
작성일 : 19-12-10 12:35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454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인석은 자신 앞에 놓인 잔을 비우고, 그 잔을 물 컵에 헹구고 하 대리에게 건네주며 물었다.

 

 “말씀이 나와서 그런데요.” 그의 말에 반쯤 감긴 하 대리의 눈이 나무늘보처럼 천천히 아주 커졌다. “제 전임자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풋 하고 실소를 머금은 하 대리는 인석이 건넨 후 따라준 잔을 단숨에 비웠다. 그의 벌게진 볼과 목이 반대로 점점 하얗다못해 창백해지고 있었다. 또 그는 가끔씩 젓가락을 떨어뜨리거나 집었던 반찬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아 취한 게 틀림없어 보였다. 그의 초점 잃은 눈이 적갈색 벽에 장식으로 붙어 있는 전통 창문을 멍하니 응시했다.

 

 잠시 후 그의 초점 잃은 눈이 인석에게 향했다.

 

 “한 번도 박 주임에게 일로서 잔소리나 꾸지람을 듣지 않았던 사람, 남의 개인사를 그 누구보다도 많이 캐내던 사람, 또 입이 싸서 직원들하고 다툼이 잦았던 놈.” 그는 말을 끊고 소줏잔으로 테이블을 거칠게 내리쳤다.

 

 인석이 깜짝 놀라 주변을 살피면서 그를 쳐다보자, 하 대리도 잠시 정신이 돌아왔는지 당황해 하며 사과했다.

 

 “아이고, 미안합니다. 갑자기 제 생각이 떠올라서ㆍㆍㆍㆍㆍ.”

 “좋지 않은 기억이 나신 모양입니다.” 인석이 접시에서 튕겨져 나온 반찬들을 휴지로 치우며 말했다.

 

 “한 2년 전에 사내 연애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가 엎질러진 술을 휴지로 닦은 후 술잔을 인석에게 건네며 말했다. “여직원은 건설재료연구부 소속이었는데 같이 새벽 수영을 배우다가 친해졌죠. 한 3개월 정도 잘 만나고 있는데, 글쎄 데이트 장면을 안 대리한테 딱 들키고 만 겁니다.”

 “그래서요?” 인석이 흥미가 있는 듯 눈썹을 치켜뜨며 물었다.

 

 “따로 불러 부탁을 했죠.” 그가 한숨을 쉬며 테이블에 왼손을 고정한 채 그의 잔을 빙글빙글 돌리며 말했다. “사귀던 여자가 비밀연애를 원하니 동료들한테 말하지 말아 달라고요.”

 “그런데ㆍㆍㆍㆍㆍ?” 인석이 이마를 찌푸리며 물었다.

 

 “우리 과 회식을 하는데.” 그가 쳇 하고 빈정거리며 말했다.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자 혼자 일어서더니 박수치면서 축하한다고 생 쇼를 하면서 다 까발리더군요.”

 “아이고, 저런.” 인석이 이마를 한층 더 찌푸리며 안타까워했다.

 

 “술 취한 놈을 팰 수도 없고, 다음날 내가 옥상으로 끌고 가, 반죽이려고 했더니 싹싹 빌면서 미안하다고 하니까 어떡합니까? 그 놈을 믿은 내가 바보지. 결국, 그 여직원은 얼마 있다가 대전지부로 자진해서 내려가더군요.”

 “굉장히 가슴 아프셨겠어요.” 인석이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말했다.

 

 “한 며칠 술로 보냈죠.” 그가 담담한 표정으로 인석을 바라보며 자신의 잔에 소주를 따르더니 급하게 들이켰다.

 “지금은 괜찮으시죠?” 인석이 그의 잔을 채워주며 물었다.

 

 “세월이 얼만데요? 그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다행이네요.” 인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근데 안 대리란 사람이 평소에도 그렇게 실없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술만 취하면 그런 건가요?”

 

 “술이죠. 절대 술 아니었으면 다른 사람과 정보를 교환할 놈이 아니에요.” 그가 어림없는 소리라는 듯 자세를 고쳐 앉으며 말했다.

 “술이 원수군요.” 인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그 메시지가 진짜라는 말인데. 이거 참ㆍㆍㆍㆍㆍ.’

 인석은 하 대리의 말을 근거로 동영상 속 전임자의 성격상 메시지가 장난이 아닐 확률이 커지자 현 상황이 큰 낭패임을 느껴 자신의 머리 뒤쪽을 신경질적으로 쓸어내렸다.

 

 자신의 전임자인 안 대리에 대한 대강의 성격과 동영상 속 메시지에 대해 장난이 아닐 가능성을 확인하자, 인석은 최 대리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작정했다.

 

 “근데, 최미희 대리님하고, 최유정 대리님은 통 말씀이 없으세요.” 인석이 슬쩍 최 대리에 대한 말을 꺼냈다.

 “대단하시네요. 짧은 시간에 우리 과 사람들 면면을 잘 간파하셨네요. 제 평가는 어떻게 나올지 두려운 데요.” 젓가락으로 무말랭이를 집다 말고 그가 고개를 들어 인석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이고, 무슨 말씀을! 하 대리님이야 워낙 성격 좋으시고 저에게 잘 대해 주시니까 제가 이렇게 술자리도 청하고 그런 거 아닙니까.” 인석이 하 대리의 표정을 살피며 말했다.

 “농담입니다.” 그가 웃으며 말하고 집은 무말랭이를 입 안에 넣고 우두둑 씹었다.

 “조 대리님이 잘 보셨어요. 두 최 대리는 사람은 두 사람인데 한 사람 같이 성격이 비슷합니다. 우선 말이 없고(그가 손으로 자신의 입술을 잡는 시늉을 했다), 둘 다 일도 똑 부러지게 하죠, 또 두 명 모두 쌀쌀맞죠. 물론 최미희 대리가 훨씬 더 하지만.”

 그가 말을 마치고 킥킥댔다.

 

 “두 분 모두 양재2동에 사시는 것 같던데요.” 인석이 물었다.

 

 깜짝 놀라며 하 대리가 눈을 크게 뜨며 인석을 쳐다봤다.

 “황유나 사원한테 들었습니다.” 인석이 재빨리 덧붙였다.

 “아, 난 또, 그러시구나.” 그가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리곤 살짝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인석을 쳐다보며 말했다. “맞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그분들도 양재2동에 사시죠.”

 

 “동네가 좋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인석이 부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결론은 가성비죠. 그 정도 가격에 걸어서 직장 다닐 수 있고, 주변에 편의시설 많고, 공원이며, 수영장까지ㆍㆍㆍㆍㆍ, 조 대리님도 이쪽으로 이사 오세요.” 그가 말과 함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안 그래도 당장 다음 주부터 알아보려고요.” 인석이 말했다.

 “그래요?” 그가 과장되게 손뼉을 치고 좋아하며 물었다. “잘됐네요. 요새 술친구가 없어서 혼술이 많았는데ㆍㆍㆍㆍㆍ.”

 

 “어이고, 저도 좋습니다. 한 잔 드시죠.” 인석이 말하면서 잔을 들어 건배를 권하자 하 대리가 얼른 자신의 잔을 들며 맞장구 쳤다.

 “그러시죠, 이웃사촌님.” 두 사람 모두 호쾌하게 웃으며 잔을 비웠다.

 

 하 대리가 잔을 내려놓고, 안주를 먹기 전 손으로 입을 닦으며 허벅지에 두 손을 올려놓으며 조금 심각해져 말했다.

 “조 대리님!, 제가 자꾸 우리 과 사람들을 뭐라 하는 것 같아 얘기가 좀 망설여졌었는데ㆍㆍㆍㆍㆍ.”

 

 인석이 눈만 멀뚱멀뚱한 채 그를 바라봤다.

 “최미희 대리 있잖아요.” 하 대리가 말했다. “그 여자 뭔가ㆍㆍㆍㆍㆍ, 항상 숨기고 있는 거 같아요.”

 “숨기고 있다고요?” 인석이 물었다.

 

 “양재2동에 사는 게 맞는데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어요. 다른 사람들은 다 몇 번씩 봤는데 말이죠.” 그가 집게손가락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키며 말했다.

 “또 밥도 같이 먹은 적이 거의 없어요. 그렇다고 수줍음이 많냐.” 그가 쳇 하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강당에서 전 직원 모아 놓고 하는 발표를 얼마나 잘했는지 최우수상까지 받았다니까요.”

 

 “인간에 대한 배신을 당한 게 아닐까요?” 인석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하 대리를 보자 아차 하는 마음에 움찔했다.

 “배신? 아, 뭐 남자나 승진 같은 거에 대한 배신이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는 아무것도 눈치 채지 못했다. “아무튼,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최미희 대리는 좀 조심하는 게 좋아요.” 그가 집게손가락을 들어 흔들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하 대리님, 명심하겠습니다.” 인석이 말했다.

 

 하 대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씩 하고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인석이 술집 가운데 벽 높직이 걸려 있는 시계를 보니 어느 덧 9시 30분이 넘어 서고 있었다. 더 이상 지체했다가는 내일 근무에도 지장을 받을뿐더러 무엇보다 하 대리가 취해서 인사불성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인석은 하 대리 잔에 술을 따르며 오늘의 진짜 주제를 조심스레 꺼냈다.

 

 “이틀 전 인천지부에서 같이 근무하던 주임님하고 술자리를 했는데 좀 놀라운 말을 들었습니다.” 인석의 하 대리의 얼굴 표정을 유심히 살피며 물었다.

 “놀라운 말이요?” 그가 반쯤 감겨진 눈을 힘겹게 치켜뜨며 물었다.

 

 “여기 서울지부에서 얼마 전 사고가 있었고, 그 당사자가 제 전임자 안 대리라고ㆍㆍㆍㆍㆍ.” 하 대리의 표정을 계속해서 주시하느라 인석은 자신이 따르는 술이 넘치는 줄도 몰랐다.

 “아이고!” 그가 잔에 술이 넘치자 손으로 재빨리 소줏병을 막으며 소리쳤다. 그리고 가래가 걸린 것 같이 심하게 기침을 했다.

 

 “죄송합니다.” 인석이 말과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재빨리 테이블을 닦았다. 잠시 동안 하 대리가 휴지로 자신의 젖은 옷만 닦았다. “제가 괜한 얘기를 꺼낸 것 같군요.”

 

 휴지로 바지를 닦고 나서도 한 동안 계속 기침을 하던 하 대리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계속하세요.”

 “아닙니다. 그냥 술이나 마시지요.” 인석이 말한 후 자신의 잔을 비웠다.

 

 “정말입니다. 저번에 들으신 얘기 다하시면 제가 얘기하겠습니다.” 하 대리가 권하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니까 계속하겠습니다. 인천지부 선배가 그러는데 안 대리가 증거는 안 나왔지만 사고사가 아닐 수 있다고 하던데요.” 주저하며 인석이 입을 열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인석을 지긋이 쳐다보던 하 대리가 그 앞에 놓인 술잔을 비우고 나서야 잠시 고개를 뒤로 젖힌 후 다시 고개를 똑바로 하고 입을 열었다.

 

 “참, 그런 소문이 나는 것이 안타깝고, 또 죽은 사람 얘기를 하는 것도 예의는 아닌 거 같아서 일부러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쓸데없는 오해는 안 하시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지금 말씀을 드릴게요. 그리고 어차피 알 사람은 다 아니까요.”

 “그럼요. 새겨듣겠습니다.” 인석이 말했다.

 하 대리는 술이 취한 가운데도 목소리 톤을 한 단계 낮추어 그 사고가 발생한 날의 얘기를 시작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5 기분좋은 신문 2020 / 2 / 26 199 0 5043   
24 용기 있는 자 2020 / 2 / 6 178 0 4178   
23 날아간 기회 2020 / 1 / 23 184 0 4312   
22 파트너 2020 / 1 / 21 191 0 4098   
21 놀라운 제안 2020 / 1 / 17 222 0 4770   
20 우연 2020 / 1 / 14 226 0 4414   
19 어색해진 관계 2020 / 1 / 10 219 0 4468   
18 힘겨운 이사 2020 / 1 / 7 213 0 4220   
17 최유정 대리 2019 / 12 / 31 185 0 3910   
16 동산 부동산 2019 / 12 / 27 207 0 4779   
15 엇갈림 2019 / 12 / 24 217 0 4986   
14 하 대리의 집 2019 / 12 / 20 195 0 4260   
13 처음 본 공원 2019 / 12 / 17 216 0 5249   
12 회상 2019 / 12 / 13 205 0 4571   
11 대기과 사람들 2019 / 12 / 10 214 0 4547   
10 술자리 2019 / 12 / 6 224 0 5439   
9 산책 2019 / 12 / 3 184 0 4444   
8 황유나 사원 2019 / 11 / 29 198 0 4439   
7 최 대리 2019 / 11 / 26 233 0 4451   
6 죽음의 메세지 2019 / 11 / 22 217 0 4572   
5 전임자의 죽음 2019 / 11 / 20 204 0 5669   
4 직무카드 2019 / 11 / 15 201 0 3854   
3 대기과 2019 / 11 / 12 210 0 3687   
2 수상한 눈빛들 2019 / 11 / 8 203 0 4247   
1 강제 발령 2019 / 11 / 6 333 0 280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