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아스트랄 휴먼
작가 : 강냉구
작품등록일 : 2019.8.26

사회부적응자들의 세상, 아스트랄 휴먼

 
스물-5
작성일 : 19-12-08 10:02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264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집에 도착한 나는 엄마의 동의도 없이 수면제를 먹었다. 너무 피곤했고 얼른 잠에 빠지길 원했다. 수면제는 아주 작았다. 그것을 내 목구멍으로 넣는 순간 나는 곧 다가올 나의 미래를 보았다. 하지만 선명하지 않았다. 그저 아주 흐린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나의 미래로만 생각했다.

  침대에 누웠다.

  죽은 사람처럼 침대에 누워 잠이 내 몸을 감싸기만을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렸을까 어느새 잠은 내 몸을 감쌌고 아주 큰 비단뱀이 둘러싼 거 마냥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꿈이 아니었다. 기분 나쁜 현상이었다. 이것들은 나를 아주 괴롭게 만들었다.

  현상이 아니었다. 실제였다. 아주 힘겹게 고개를 돌렸을 때 아주 거대한 비단뱀이 내 몸을 감쌌다. 그리고 누군가의 피리소리에 춤을 추는 거 마냥 움직였다. 그럴 때마다 비단뱀은 내 숨통을 조여 왔고, 기다랗고 끔찍한 혀를 내게 날름거리며 나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비단뱀의 혀에서 하얀 액체가 흘러나왔다. 저게 독일까…… 생각했다. 비단뱀이 독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 눈에 저 하얀 액체는 나를 끔찍한 고통 속으로 몰아넣을 독으로 보였다.

  비단뱀의 꼬리는 아주 두껍고 뾰족했다. 활의 끝부분처럼 아주 깊이 꽂혀질 것만 같았다. 그건 사람의 심장을 관통하고 뼈를 가루처럼 만들어 버렸다. 물론 그 사람은 나였다. 비단뱀의 꼬리는 아주 뾰족했고 나를 소리 없는 고통 속으로 밀어 넣었다.

  소리를 칠 수가 없었다. 모든 세상은 TV 속 음소거 버튼을 누른 마냥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작은 목소리라도 낼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비단뱀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목울대가 잠겼다. 내가 소리를 내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이 세계 모든 소리가 차단 된 걸까. 아니면 이 세계에는 소리라는 게 처음부터 없었던 것일까.

  피리소리가 들렸다.

  이 세계 속의 모든 소리는 차단된 게 아니라는 듯이 피리소리가 들렸고 비단뱀은 피리소리에 맞춰 나를 풀어줬다. 그리고 저 멀리 늪지대로 사라졌다. 나는 나를 구해준 피리소리의 주인을 찾으려고 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늪지대가 사라졌다. 실제가 아니라는 듯이 갑자기 나타난 늪지대와 갑자기 사라진 늪지대 그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비단뱀에 나는 이 모든 게 거짓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여전했다. 무서웠고 두려웠다.

  나는 수면제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경험은 아주 많았기 때문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아주 평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음 날은 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를 보았다.

  슬랜더 맨(Slender man)이었다.

  슬랜더 맨은 어렸을 적 나를 아주 큰 공포감으로 몰아넣은 악령이었다. 거짓인 걸 알고 있음에도 나는 그게 너무 무서웠다. 긴 팔로 나를 끌어안아 무서운 세계로 데리고 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슬랜더 맨의 팔과 다리는 아주 길었고 목은 축 늘어져 있었다. 그는 얼굴이 없었고 양복을 입고 있었다. 그 모습은 아주 기괴했다. 말이 되지 않았다. 슬랜더 맨은 나를 아주 기분 나쁘게 만드는 형체였다. 그의 내면의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도망가려 했지만 도망갈 수 없었다. 그의 손이 내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내게 손짓했다. 이리오렴. 네가 원하는 세상으로 데려가줄게. 네게 가족을 만들어줄게. 네게 친구를 만들어줄게. 네게 행복을 가져다 해줄게. 슬랜더 맨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인가요?”

  내가 말했다.

  이상했다. 내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래, 정말이야.”

  슬랜더 맨이 말했다.

  나는 고개를 들어 슬랜더 맨을 쳐다봤다.

  슬랜더 맨은 지금의 내가 아닌 어린 시절의 나를 데려가고 싶어 했다. 그도 나를 애 취급을 하는 건가 생각했다. 기분이 나빠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슬랜더 맨은 조이스 루인일까. 아니면 슬랜더 맨은 엄마일까. 엄마가 만들어낸 거짓된 괴물일까……. 하지만 나는 그 생각을 금방 떨쳐버릴 수가 있었다. 엄마가 만들어낸 거짓된 괴물은 슬랜더 맨이 아닌 나였다.

 

  “언제부터였지?”

  잭이 물었다.

  “거짓을 말하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줬으면 해.”

  잭이 부탁했다.

  나는 잭의 부탁에 눈알을 요리조리 굴렸다. 잭을 쳐다보다가 잭 옆에 있는 테이블 위의 꽃병을 보고…… 꽃병이 바뀌었다.

  “꽃병이 바뀌었네요? 이전에는 체스 무늬였는데…….”

  내가 말했다.

  “내가 듣고 싶고 들어야 되는 건 다른 말이 아니야. 너에 대한 말이지.”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하지만 나 또한 그랬다. 잭이 듣고 싶은 질문 대신 회피하는 질문을 던졌으니…… 잭은 나를 보며 미간을 구겼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보였다.

  “왜 너의 진실 된 이야기를 피하려고만 하는 거지?”

  잭이 말했다.

  “잘 모르겠어요.”

  내가 대답했다.

  처음으로 내뱉는 진실 된 대화의 시작이었다.

  “많은 비밀이 있는 거니? 내가 알면 안 되는?”

  “그런 건 없어요. 알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엄마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냥 나랑 엄마만…… 나랑 엄마만 알고 있자고 했어요. 그 어떤 사람에게도 말한 적이 없어요. 그래서 잭한테도 말하지 않는 거예요.”

  “제이미가 내게 말해도 된다고 하면 말해 줄 거니?”

  잭이 말했다.

  잭은 포기하지 않을 듯 보였다.

  “정말 듣고 싶은 거예요?”

  내가 물었다.

  잭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심이었다.

  잭은 나의 모든 이야기를 듣고 싶어 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5 여덟-2 2019 / 12 / 10 239 0 3873   
24 여덟-1 2019 / 12 / 8 252 0 3649   
23 스물-5 2019 / 12 / 8 251 0 2647   
22 스물-4 2019 / 12 / 2 250 0 4022   
21 스물-3 2019 / 12 / 2 265 0 3526   
20 스물-2 2019 / 11 / 21 260 0 5651   
19 스물-1 2019 / 11 / 5 239 0 5060   
18 열아홉-4 2019 / 11 / 4 238 0 6559   
17 열아홉-3 2019 / 11 / 4 259 0 5842   
16 열아홉-2 2019 / 11 / 2 267 0 6021   
15 열아홉-1 2019 / 11 / 2 242 0 5754   
14 열여섯-7 2019 / 10 / 18 251 0 5456   
13 열여섯-6 2019 / 10 / 15 256 0 5117   
12 열여섯-5 2019 / 10 / 12 241 0 5331   
11 열여섯-4 2019 / 10 / 12 291 0 5496   
10 열여섯-3 2019 / 10 / 4 269 0 5670   
9 열여섯-2 2019 / 10 / 4 229 0 5618   
8 열여섯-1 2019 / 9 / 26 268 0 5768   
7 열둘-3 2019 / 9 / 16 264 0 2435   
6 열둘-2 2019 / 9 / 14 245 0 5053   
5 열둘-1 2019 / 9 / 7 273 0 5956   
4 열아홉-4 2019 / 9 / 2 276 0 2338   
3 열아홉-3 2019 / 8 / 31 244 0 4973   
2 열아홉-2 2019 / 8 / 28 240 0 5154   
1 열아홉-1 2019 / 8 / 26 428 0 562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오블리비언
강냉구
[완] 딕
강냉구
[완] 벙커
강냉구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