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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41화
작성일 : 19-12-01 22:28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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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유리에 뭍은 것은 빗방울이 아니었다. 빗방울이 붉은 색일 리 없었다. 창현은 황급히 차 문을 열어 밖으로 나갔다. 보닛을 포함해 몇 방울의 붉은 핏방울이 떨어져 있었다. 창현은 곧장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았다. 건물 옥상에서 누군가 황급히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때마침 편의점 문을 열고 나오던 동식 역시나 핏방울을 발견하고 놀란 표정으로 창현을 바라보았다.

 

  창현은 동식에게 외쳤다.

 

 “여기서 대기해! 누군가 도망가면 붙잡아두고!”

 

  창현은 곧장 건물 옥상으로 뛰어 올라갔다. 옥상 철문을 힘껏 열어젖히자 초록빛 옥상 위에는 웬 노년의 남자가 혼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창현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119를 누르며 옥상의 끄트머리에 서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동식 혼자 자세를 조금 낮추고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누군가 나타나면 당장에라도 뛰어가서 낚아챌 기세였다. 창현은 혼란스러웠다. 이번엔 어떻게 이곳을 빠져나간 것일까.

 

  사건 현장에 창현이 있었다. 건물 밖으로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그럼 이곳 어딘가에 피의자가 숨어있어야 했다. 하지만 옥상에는 온통 초록빛 페인트로 칠해진 바닥과 무릎까지 오는 화분 몇 개와 항아리 몇 개가 전부였다. 사람이 몸을 숨길만 한 곳은 옥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창현은 119구조대를 부르고 동식을 불러 올라오게 했다. 그리고 상의를 벗어 노인의 상처를 지압했다. 노인은 당장에라도 숨을 거둘 듯 연신 껄떡껄떡 거렸다. 동식이 옥상의 문을 열고 나타났다. 흥건한 피와 함께 죽어가는 노인을 발견한 동식의 눈은 불안한 듯 좌우로 바삐 움직였다. 그리고 선뜻 창현을 향해 다가오지 못하고 있었다.

 

  동식은 저번 사건의 충격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채였다. 창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짙은 피 냄새와 자신의 품에서 괴로워하는 사람. 머리가 어지럽고 한쪽 귀에서는 비명소리처럼 이명이 들려왔지만, 당장 자신의 고통이 문제가 아니었다. 누군가 하지 않는다면 노인은 지금 당장에라도 죽을 수 있었다.

 

  다행히 119구조대 올 동안 노인은 버텨주었다. 안색은 파리했지만, 들것에 실려 가는 순간까지도 구조대원이 묻는 말에 대답을 할 정도였다. 동식은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 그런 동식을 뒤로하고 창현은 곧장 건물 아래로 내려갔다. 3층은 일반 가정집이었다. 2층은 PC방이었다. 1층은 창현과 동식이 들렀던 편의점이었다. 범인이 나오지 않았다면 숨어있을 수 있는 곳은 PC방뿐이었다. 창현은 곧장 피시방으로 향했다.

 

  창현은 곧장 피시방 문을 열어젖혔다. 시끄러운 게임 소리와 희미한 담배 냄새가 창현을 반겼다. 지겨운 듯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여자 아르바이트생은 형식적인 말투로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세요.’

 

  창현은 곧장 PC방 내부를 훑기 시작했다. 그렇게 넓은 매장은 아니었으나, 자리는 가득 차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모두 바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저곳에서는 한탄 섞인 외침과 욕설이 터져 나왔다.

 

  분명 수상한 사람이 있어야 했다. 그런 느낌이라도 느껴지는 사람이 있어야 했지만, 창현의 눈에는 모두 같은 사람으로만 보였다. 그저 잠시 여가를 즐기기 위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그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창현은 곧장 카운터로 가서 물었다.

 

 “여기 CCTV가 몇 대입니까?”

 

  창현의 갑작스런 질문에 여직원은 퉁명스레 대답했다.

 

 “그건 왜 물으시죠?”

 

 “자세한건 나중에 경찰이 설명해줄 겁니다. CCTV가 총 몇 대입니까?”

 

  하지만 창현의 대답에 직원은 약간은 겁먹은 듯 되물었다.

 

 “경찰이세요?”

 

 “아닙니다. 하지만 꼭 범인을 찾아야 합니다. 협조 좀 부탁드립니다.”

 

  창현의 대답에 여자는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그럼 제가 당신에게 대답해야 할 이유 같은 건 없겠네요.”

 

  여자의 태도에 창현은 NSR의 신분증을 꺼내 여자에게 건네며 말했다.

 

 “전 경찰은 아니지만, 국가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꼭 필요한 일이니 협조 좀 부탁드립니다.”

 

  NSR의 신분증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뭐 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당신에게 CCTV를 보여줘야 할 이유 같은 건 여전히 없어 보이는데요. 정 그렇게 보고 싶으시면 경찰과 함께 오세요.”

 

  창현은 어쩔 수 없이 돌아서야 했다. 강제로 CCTV를 볼 권한 같은 것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강제로 본다면야 일단 저지르고 NSR에서 뒤처리를 요청하면 됐지만 여기서 일을 더 크게 저지르고 싶지는 않았다. 이곳은 강남이었다. 만약 창현 자신이 여기서 또 사고를 친다면 강남구 관할인 김형식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창현은 뒷일은 경찰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최용현 대표가 경찰 조사 결과를 모두 열람할 수 있을 것이니 그때 가서 확인해도 됐다. 창현은 여자의 손에서 거칠게 자신의 신분증을 빼앗은 뒤 밖으로 나왔다. 밖에서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는 것으로 보아 경찰들이 몰려오고 있는 것 같았다.

 

  창현은 공교롭게도 또 살인사건 현장에 있었다. 김형식이 본다면 아마 기뻐 날뛸 일 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사건이 자신의 앞에서 벌어진 것을. 생각하다 보니 무언가 이상하긴 했다. 창현이 파수꾼이라고는 하나 벌써 자신의 앞에서 사고를 당한 사람만 3명이었다. 다른 파수꾼들은 어떤지 물어보고 싶었다. 원래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죽어 나가는 건지.

 

  창현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그때 화장실 문이 열리며 웬 남자가 나왔다. 이렇다 할 큰 특징 없는 외모에 적당한 키. 거리를 지나다 마주친다 해도 기억조차 나지 않을 듯한 평범한 남자였다.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고 나오는 길인지 자욱한 담배 냄새가 났다. 남자는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고개를 끄덕거리며 계단을 통해 사라졌다.

 

  창현은 담배 냄새에 얼굴을 찌푸리다가 무언가에 얻어맞은 듯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방금 화장실에서 나온 남자. 너무나 흔한 얼굴에 특징 없는 외모. 언제 봐도 그날 저녁이면 기억나지 않을 평범함. 창현 역시나 그랬다. 너무나 평범해서 하마터면 기억하지 못 할 뻔했다. 불과 한두 시간 전 동식과 먹었던 국밥집에서 부딪힌 남자. 사과의 인사도 하지 못하고 인파에 밀려 밖으로 나와야 했던 그 순간이 불현듯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넓다면 넓은 이 서울 땅에서 자동차로 30분이 넘는 거리에 있는 음식점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남자를 이곳 PC방에서 또다시 마주칠 확률이 과연 얼마나 될까.

 

  창현은 계단을 뛰어넘다 시피 내려갔다. 하지만 남자는 그새 사라지고 없었다. 왼쪽으로는 6차선의 도로 위로 자동차들이 꽉꽉 들어차 있었고, 오른쪽으로는 빌라 단지가 밀집해 있는 곳이었다. 창현은 곧장 빌라 단지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는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나며 경찰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뻗은 어지러운 골목들을 빠른 속도로 훑어가며 달린 지 3분여. 조금 전 남자와의 거리는 대략 계단 20개도 되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리고 남자가 사라지고 2분도 되지 않아 창현 역시 남자를 쫓아 건물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 하지만 남자는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이 정도로 근소한 차이라면 최소한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는 뒷모습 정도는 보여야 정상이었다.

 

  푹푹 찌는 여름이라 그런지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다. 가끔 보이는 것은 오토바이를 타고 바삐 움직이는 배달원들이 전부였다. 창현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엊그제 남자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들려왔다.

 

 ‘곧 네 번째 피해자가 나올 것입니다. 당신의 말대로 NSR이 정의이고 우리가 그 반대라면 당신의 그 정의로움으로 네 번째 피해자들을 구해보시길 바랍니다.’

 

  남자의 말은 살인예고나 다름없었다.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국밥집에서도 일부러 창현에게 접근해 온 것일 수도 있었다. ‘막아볼 테면 막아봐라’식의 도발일 수도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창현은 포기할 수 없었다.

 

  바로 그때 검은 티에 회색 반바지를 입은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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