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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39화
작성일 : 19-11-29 22:15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4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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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현의 관자놀이 옆으로 차가운 금속 물체가 닿았다. 문을 통과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이어진 수순이었다. 불은 여전히 꺼져있어서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창현이 보았던 것은 사무실의 극히 일부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 옆으로 넓은 공간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있었고, 이내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당신을 해칠 생각은 없소. 물론 당신이 협조만 한다면 말이오.”

 

  창현은 소리가 난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거뭇한 사람의 형상이 최소 5개는 넘어 보였다.

 

 “총은 치울 수 없다는 것은 양해해주길 바라오. NSR이 워낙 치밀한 단체라.”

 

  말을 하는 남자의 여유 넘치는 말투와 사람을 압도하는 중저음의 목소리 톤으로 보아 아마 이 무리들 중 우두머리인 듯했다.

 

  창현은 퉁명스레 말했다.

 

 “날 어쩔 셈이지?”

 

  그러자 주변에서 피식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장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뭘 어쩐단 말입니까. 우린 그 어떤 것도 할 마음이 없습니다. 그저 당신이 우리의 뒤를 쫓았을 뿐. 우린 정당하게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것뿐입니다.”

 

 “당신들 같은 사회의 악이 대한민국의 위협이라는 생각은 못 해봤나?”

 

  창현의 공격적인 말투에도 남자의 목소리는 처음과 같이 차분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이죠. 하지만 말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가난이란 말은 누가 만든 것입니까? 가난이란 것은 상대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똑같은 생활을 한다면 가난이란 단어는 생겨나지 않았겠지요. 아주 일부의 부유한 사람들이 자신들보다 못난 사람들을 폄하하기 위해 만들어낸 단어일 뿐입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악이란 것은 누가 정한 것입니까? 그리고 또 무엇을 근거로 우리를 악하다 하는 것입니까? 그리고 그 단어를 만들어낸 이들 역시 하늘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스스로를 선하다 말할 수 있는 것입니까? 이창현 씨 당신은 어떻습니까. 스스로를 선한 사람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

 

  창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강원 산골에 있는 훈련소에서 귀가 아프게 들었던 말이었다.

 

 ‘그림자는 파수꾼의 가치관을 흔든다.’

 

  조윤선 박사는 이 말을 중점적으로 교육했었다.

 

 ‘그림자들은 파수꾼들의 도덕적, 사회적, 혹은 개인적인 가치관을 들쑤셔 가치관 전체의 혼돈을 불러일으키고 그 알량한 말 놀음에 놀아나기 시작하면 아무리 훌륭한 파수꾼이라도 혼란이 올 수 있다.’

 

  창현이 아무런 대답 없자 남자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우린 악이 아닙니다. 우리를 악이라 정한 것은 그저 자신들은 갖지 못한 능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우리를 시기한 사람들입니다. 혹시 그 NSR에서 우리와 같은 능력을 지닌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까?”

 

  창현은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금 저 말은 부정할 수 없었다. NSR의 대표인 최용현을 포함해 자신을 교육했던 고원욱 본부장, 조윤선 박사. 그 외 다른 NSR의 그 누구도 파수꾼과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왜 우리는 우리보다 못한 존재들의 수단이 되어 그들 대신 목숨을 잃고, 그들의 개가 되어 가족들에게도, 친한 친구에게도 내가 어떤 존재라는 것을 밝히지 못한 채 자유를 잃어야 하는 것입니까?”

 

  남자는 창현의 반응을 기다리는 듯 잠시 말을 쉬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창현이 대답이 없자 말을 이었다.

 

 “우리의 능력을 지금 대통령이 우리에게 준 것입니까? 아니면 NSR이 우리에게 준 것입니까? 저들은 국가보안이라는 좋은 허울 속에 우리를 가두고 자신들보다 잘난 우리를 자신들의 통제 하에 두기 위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창현은 조소를 띄며 대답했다.

 

 “당신들이 뭐라던 간에 당신들이 여태 저지른 그 살인 행위는 어떻게 설명할 거지? 여태 당신들이 죽인 숫자만 해도 수천은 될 텐데. 어쩌다 운 좋게 생긴 능력으로 우월감에 젖어 아무런 죄 없고 무고한 사람들을 자신의 아랫것이라 여기며 죽이는 것이 너희들이 말하는 정의인가?”

 

 “왜 그 말을 하지 않는가 했습니다. 이해합니다. NSR에서 그렇게 가르칠 테니까요. 하지만 우린 그 누구도 해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NSR의 악행을 막는 것일 뿐. 우리의 목적은 그것이 전부입니다.”

 

 “개소리!”

 

  창현은 남자의 말에 반사적으로 외쳤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차가운 총구가 창현의 목덜미를 찍어 눌렀다.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면서 총은 왜 들고 다니지? 이것도 국가라는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하기 위함이란 개소리를 지껄일 건가?”

 

 “우린 평화투쟁을 지속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죠. 우리 역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뿐입니다.”

 

 “말은 그럴듯하게 해대지만 결국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애들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군. 그럴듯한 말로 정체를 숨기려고 하지 마. 그래 봐야 네놈들이 살인자 집단이라는 건 변하지 않으니까.”

 

  창현의 말에 정적이 흘렀다. 잠시 뒤 남자는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그저 당신이 우리를 쫓았고,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당신을 막은 것뿐입니다. 조용히 돌아가십시오. 그럼 이창현 씨 당신에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날 그냥 보내준다고 내가 네놈들의 말을 믿을 것 같아?”

 

 “우리의 결백함을 당신에게 믿어달라고 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당신이 믿든 안 믿든 우린 우리의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

 

 “당장 연쇄살인을 멈춰!”

 

 “곧 네 번째 피해자가 나올 것입니다. 당신의 말대로 NSR이 정의이고 우리가 그 반대라면 당신의 그 정의로움으로 네 번째 피해자들을 구해보시길 바랍니다.”

 

  남자가 말을 하는 동안 창현은 자신의 바지 주머니 속으로 슬그머니 손을 집어넣었다. 아까 건물에 들어오기 전 이미 꺼내 두었던 NSR 카드가 만져졌다. 사진 부근만 누르면 이곳으로 타격대가 올 것이었다. 비록 그림자의 아지트는 아니었으나, 조금만 더 시간을 끈다면 이곳에 있는 그림자들은 잡을 수 있을 것이었다. 창현이 손가락에 힘을 주려는 순간 창현의 뒷덜미에서 화끈한 통증과 함께 세상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

 

 ‘창현이 형! 정신 차려! 형!’

 

  누군가 자신을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눈이 게슴츠레하게 떠졌고, 흐릿한 시야에 익숙한 얼굴이 일렁이며 보였다. 계속해서 들리는 동식의 목소리는 마치 동굴 속에서 들리는 듯 왕왕거렸다. 몸은 쉽게 가눠지지 않았다. 팔을 들어 올리는데 마치 팔이 아닌 돌덩이를 들어 올리는 듯 무겁고 답답했다. 몸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상체에 힘을 주었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 허우적거리고 있는 창현의 모습에 동식은 말했다.

 

 “대표님 우리 형 왜 이래요? 죽는 거 아니죠? 그쵸?”

 

 “곧 멀쩡해질 거다. 이창현 정신이 좀 드나?”

 

  누군가의 목소리에 창현은 고개를 돌렸다. 다른 사람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정갈하게 쓸어넘긴 머리와 얇은 안경. 최용현이었다.

 

 “어떻게 된 거야?”

 

  창현이 말하자 용현이 대답했다.

 

 “이 녀석이 내게 전화를 했더군. 빨리 와 달라며 울고불고 난리를 치길래 왔더니 너야말로 여기서 이러고 있더군. 대체 아무것도 없는 이곳에서 혼자 뭘 하다가 이렇게 된 거지?”

 

  창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창현의 말이 계속될수록 용현의 얼굴은 점점 더 굳어져만 갔다. 창현의 설명이 모두 끝나자 용현은 차갑게 물었다.

 

 “그래서 놈들은 놓쳤다?”

 

 “저들은 우리 카드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주머니에 손을 넣자 바로 저를 기절시키더군요.”

 

  최용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당연하지. 우리 쪽 파수꾼들이 몇 명이 넘어갔는데 그거하나 모르겠나. 멍청하군. 애초에 지원요청을 했으면 모두 다 잡을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동식이 냉큼 끼어들어 용현에게 물었다.

 

 “근데 대표님은 원래 수원에 계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저번부터 전화만 하면 곧장 오시네요. 마치 근처에 있었던 것처럼.”

 

  동식의 말에 용현은 어이없다는 듯 대답했다.

 

 “내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해결해야 하는지 너는 모를 것이다. 이곳 서울에서는 특히나. 무튼 이창현 너의 그 안일한 마음가짐 덕분에 어쩌면 다신 없을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렸군.”

 

 “저들은 이미 제가 따라붙은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과연 우리가 저들을 잡을 수 있었을까요.”

 

  창현의 냉소적인 말에 용현 역시나 차갑게 말했다.

 

 “그것은 일어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 시도도 해보지 않고 미리 패배를 생각한다니 참으로 한심하군.”

 

  용현은 돌아서며 말을 이었다.

 

 “너희 구역으로 돌아가라. 특히나 이창현 너의 그 나약한 정신머리는 조금 손 볼 필요가 있겠어. 조만간 본부장과 면담이 있을 테니 그리 알도록.”

 

  말을 마친 최용현은 문밖으로 사라져 버렸다. 동식은 용현의 차가운 말투를 따라 하며 비아냥거렸다.

 

 “너의 그 나약한 정신머리는 조금 손 봐줘야겠군. 참내 어이가 없어서. 아니 뭐 틀린 말한 것도 아닌데 나약한 정신머리라니. 꿈도 못 꾸는 사람이 뭘 알고나 저런 소리건지. 하긴 뭐 꿈을 꿔봤어야 알지. 어차피 짜여진 판이었는데 우리더러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본인이 그렇게 대단하면 지금 당장 연쇄살인부터 멈추던가. 당장 자기는 아무것도 못 하고 있으면서. 안 그래?”

 

  창현은 옷에 뭍은 먼지를 털어내며 말했다.

 

 “가자. 어서 가서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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