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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37화
작성일 : 19-11-27 22:16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3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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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텔 방 안에서 기다리자 거짓말처럼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자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무엇이 필요하십니까?”

 

 “수색영장이 필요합니다. RDX의 행방을 알아내려면 평택항만의 화물 서류를 확인하는 방법뿐입니다.”

 

  하지만 남자는 곧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건 안 됩니다. 그건 우리가 그들을 쫓고 있다는 것을 저들에게 알리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찾으란 말입니까?”

 

 “그건 그쪽이 알아서 하셔야 할 문제입니다. 우리는 그러라고 당신들을 모집한 겁니다.”

 

 “그럼 다른 팀원들과 상의라도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건 나중에 차차 이뤄질 것입니다. 당장은 불가합니다.”

 

  단호한 남자의 말에 난 더 이상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더 이상 물을 것이 없냐는 표정으로 쳐다보던 남자는 내가 아무런 말을 않자 복도 끝으로 사라져버렸다.

 

  아무런 성과 없이 며칠이 지났다. 마음은 점점 초조해졌고, 성과가 없자 시간은 점차 더 빠르게만 흘러갔다. 대체 이 정도의 적은 정보만으로 어떻게 사라져버린 폭약을 찾으란 말인가. 눈을 감으면 눈앞에 펼쳐지는 승승장구하는 나의 미래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저 미래는 나의 것이 아니었다. 답답한 마음도 풀 겸 나는 지성제국이 지어지고 있는 건설 현장으로 향했다. 혹시 그곳에 가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나는 지성 그룹의 엄청난 규모에 넋을 놓고 말았다. 부지가 얼마나 될지 상상도 할 수 없는 크기였다. 논과 밭이던 땅을 모두 사들여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건물들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고 있었다. 1공장 2공장, 3공장... 셀 수도 없는 공장이 아직도 건설 중이었다. 저 멀리 오른편으로는 이미 아파트 수채가 들어서 있었고, 수많은 상가와 깨끗하고 넓게 트여진 도로, 그리고 공사 중인 지하철역까지. 각 공장마다 축구장보다도 넓은 주차장에 차가 빼곡히 들어찬 모습은 직접 보지 않는다면 그 장관은 입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할 정도였다. 지성 그룹은 건설사까지 자회사로 엄청난 속도로 자신들만의 제국을 건설하고 있었다.

 

  나는 새로이 지어지는 지성 그룹을 보며 막막함과 두려움이 밀려왔다. 이 넓은 곳에서 어떻게 사라진 폭발물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막막함. 그리고 만에 하나라도 이 건물들이 무너졌을 때의 참혹한 모습이 두려웠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것이 각 건설 현장마다 배치돼있는 사람들이었다. 한눈에 봐도 그들은 건설 현장에서 보일법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비록 남들과 같이 보이기 위해 안전모를 쓰고 짧은 회색빛 반팔에 검은 멜빵바지를 입었지만, 그들의 눈빛과 고된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 몸은 주변 사람들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이렇게 넓고 수많은 사람 속에서 과연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이곳에서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접어버렸다. 다시 돌아가기 위해 저 멀리 있는 상가단지 초입에 세워둔 자동차를 향해 움직였다. 커다란 덤프트럭이 건설 현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수도 없이 들락거렸다. 안전화에 회색 옷을 입은 노동자들도 거리에 많이 보였다. 그런데 그 중 이곳 현장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사람 둘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여자 하나 남자 하나였는데 남자는 오랜 시간 실내에서 일해 온 사람 같았다. 얇은 팔에 하얀 피부가 그 반증이었다. 여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뽀얀 피부에 비쩍 말라 있었다. 안전모를 최대한 내려써서 얼굴을 가리려고 했지만, 앳되고 예쁜 얼굴을 안전모로 숨길 수 없었다. 그들을 포함한 노동자 한 무리는 나의 건너편에서 건설 현장을 향해 걷고 있었다. 여성 특유의 높은 목소리가 나의 고막으로 정확히 와 닿았다.

 

 “붕괴가 제일 확실한 방법일까요?”

 

  보통 건설 현장에서는 붕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완공이란 단어가 나온다면 모를까. 폭발물 테러에 의한 지성 그룹 공단 붕괴.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나는 곧장 맞은편 인도로 건너기 위해 도로 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거대한 화물트럭의 비명과도 같은 클락션 소리에 원래 서 있던 자리로 물러서야 했다. 흙을 잔뜩 실은 두 대의 덤프트럭이 연달아 지나가고 나서야 건너편 인도가 시야에 들어왔다.

 

  방금 전 사람들이 지나던 인도 위는 깨끗했다. 덤프트럭 두 대가 지나는 사이에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오른편 끝에는 방금 덤프트럭이 들어간 건설 현장 입구가 보였다. 나는 그들을 쫓아 황급히 입구로 갔다. 하지만 입구에 서 있는 남자들이 나를 제지했다.

 

 “경찰입니다. 잠시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내가 꺼내든 경찰 배지를 확인한 남자 중 하나가 물었다.

 

 “이쪽 지역 경찰이 아니신데 무슨 볼일 이십니까?”

 

  남자는 분명 건설 현장의 근로자가 아니었다. 아까 보았던 건설 현장을 지키는 사람들 중 하나임에 틀림없었다.

 

 “당신들이 이곳에 있는 이유와 같은 건으로 조사 중입니다. 의심이 가는 사람이 있으니 좀 비켜주십시오.”

 

  남자는 잠시 고민하는 듯했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길을 비켜주었다. 나는 황급히 건설 현장 안으로 들어섰으나, 근로자들은 어느새 모두 각자 제 갈 길로 뿔뿔이 흩어져 사라진 뒤였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돌아서야 했다.

 

  그들은 대체 누구였을까. 내가 잘못 짚은 것이었을까. 대체 건설 현장에서 붕괴라는 단어를 왜 사용한 것일까. 건설현장 근로자와는 어울리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혼자 고민한다고 달라질 건 없었다. 이미 그들을 놓쳤고,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몰랐다.

 

  건설 현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NSR을 만나기 위해 모텔로 향했다.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나의 그릇이 이것밖에 안 된다면 그들에게 도움을 받아서라도 이 일을 해결해야 했다. 하지만 이들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평소 들어가던 모텔의 방은 다른 사람이 사용 중이었고, 그 모텔의 주인은 나를 모르는 사람 취급했다. NSR은 어디 있냐고 묻자 당신은 누구냐는 듯 오히려 내게 반문했다.

 

 “당최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 잘못 찾아오신 것 같은데 다른 데 가서 알아보세요.”

 

 *****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 뒤 너도 알다시피 지성 그룹은 무너졌다.”

 

  민재의 말에 형식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뜻밖의 사실이 너무나 충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난 그 이후로 NSR이란 단체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무엇을 하는 곳이며 대체 왜 저들이 그 붕괴사건에 연루가 되어있는지 말이야. 하지만 딱 거기까지더군. 뭔가에 막혀버린 것 같았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그들을 뒤져도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어. 일주일이란 시간 동안 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런데 내게 돌아온 것은 징계였지.”

 

 “징계요?”

 

 “지성 그룹이 무너지던 날 뉴스에서 제일 먼저 떠들어 댄 것이 바로 경찰의 무능력함이었다. 방송사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이미 내가 테러에 대해 사전에 알았고, 수사 중이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물론 공개적으로 내 얼굴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경찰 내부에선 이미 다 알고 있더군. 그 이후로 사건에 대한 징계위도 열리지 않은 채 난 내 손으로 퇴직을 하느냐 아니면 빌어먹더라도 경찰에 붙어 있느냐 선택만이 남아있었지. 둘이나 되는 자식 놈들이 있는 마당에 빌어먹더라도 난 경찰에 붙어있어야 했지. 그리고 보다시피 난 만년 반장이야. 진급도 없고, 특진도 없어. 아무리 많은 사건을 해결해도 말이야.”

 

  반장은 뽀얗게 서리가 앉은 물 컵을 들이키며 말을 이었다.

 

 “붕괴사건 이후 그 일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죽어 나가기 시작했어. 내게 몰래 임무를 주었던 우리 서장님. 지방대학 지질학자 교수. 건축학 교수. 폭발물 전문가. 등등. 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어. 저들이 나와 같이 그 비밀리에 만들어진 전담팀이었다는 사실을. 뭔가 아주 거대한 판에 끼어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지. 하지만 후회하기엔 이미 늦었더군.”

 

 “반장님은 이렇게 멀쩡하신데요? 그건 너무 억측 아니에요?”

 

  형식의 말에 반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절대로 아니야. 그 날 그 남자가 없었더라면 나 역시 그들과 같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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