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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시냇가의 꽃들
작가 : 누리아리마리소리
작품등록일 : 2019.10.1

시냇가에 아무렇게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처럼,
여러 계층의 개성 있고, 사연 많은 사람들.
각자의 이익을, 그리고 목적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사람들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가혹하고 억울하여, 나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날 한 장소에서 모이게 된다.
급작스럽게 사건에 모두 휘말리게 되고, 계획 없던 동행이 시작된다.
서로를 경계하고 못 믿던 그들이지만,
시간이 지나, 차츰 서로를 알아가면서, 끈끈한 인연이 되어 간다.
하지만, 그들에게 죽음의 그림자는 계속 추격해 오고...
시냇가의 꽃들에게, 추운 봄이라도 찾아올 것인가?...

 
20화. 사연이 있는 대화 1
작성일 : 19-11-23 21:26     조회 : 515     추천 : 0     분량 : 7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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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두컴컴한 사각형의 의문의 공간 속

 통유리 벽 밖을 바라보고 있는 한 남자.

 

  하얀 모시옷

 하얀 긴 생머리

 길게 늘어진 하얀 턱수염

 

  바라보고 있는 유리로 만들어진 한 쪽 벽면엔

 달빛을 머금은 시원한 바다가 벽을 뚫고 들어올 듯이 가득 들어차 있다.

 

  그 곁으로 비서가 조심스레 다가온다.

 유리벽을 바라보는 남자의 뒤에 멈춰서

 조심스럽게 조용히 몇 마디를 건네는 눈치다.

 

  “그래... 그렇게 됐군... 아직... 살아있군... 우리의 빈대가... 후후”

 

  거칠게 몰아치는 바다를 조용히 바라보면서

 나직이 시 한수를 땅바닥 아래로 흘려보낸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읊조리던 시가 끝나자

 비서가 공손히 인사 후 조용히 자리를 비운다.

 

 

  “지금! 짙은 어둠이! 깔린 가운데! 전국에 시민들이! 오늘 낮에 있었던!

 사건 현장의 범인들을 찾아서! 밤거리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오늘!

 HSJ그룹 고회장이 발표한 10억 현상금이! 바로! 그 이유인 듯 보입니다!

 지금! 보시는 바와 같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거리로 나와

 범인을 수색하고 있습니다.”

 

 

  현장 취재 기자 뒤편으로 보이는 밤거리

 파자마차림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이고

 트레이닝복 차림의 여성과 남성들

 태권도와 유도도복을 입은 건장한 사내들도 보인다.

 

  야구 방망이, 비비탄 총, 후라이팬, 국자, 복싱 글러브, 빗자루 등,

 그들의 호신 용품도 가지각색이다.

 

 

  그 시각

 김 형사와 임 형사가 검문소 부근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피운다.

 

  “에휴우~ 머리 아프다. 머리 아퍼...”

 

  “그러게 말이여~ 그 와중에~ 어디로 꼭꼭 숨었는지...”

 

  남은 담배를 거의 다 피울 즈음

 멀리서 차 한 대가 검문소 앞에 멈춰 선다.

 

  차 밖으로 내린 박 반장이

 누군가를 찾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박 형사가 먼저 알아보고 김 형사와 임 형사에게 달려간다.

 헐레벌떡 뛰어오는 박 형사에게 박 반장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해듣는다.

 

  두 형사는 피던 담배를 급하게 비벼 끄고 박 반장에게 달려간다.

 

  “아, 반장님, 오셨습니까!”

 

  “어, 소식 들어온 것 좀 있어?”

 

  “예, 지금유~ 사방 팔방 뛰고 날고 해두유~ 아직 없구먼유~”

 

  “이런! 제, 제, 제보! 들어 온 것도 없고?”

 

  “예, 아직... 없습니다.”

 

  박 형사가 종이 쪼가리를 꺼내들며 거든다.

 

  “그리고 아까 휴대폰 통화 기록을 조사해 봤었는데요.

 통화 기록이 오후엔 없고요, 오전에 몇 통 있는데...

 거기도 조사해 보니, 별거 없었습니다.”

 

  “아, 그럼! 이 새끼들 이거! 어디로 간 거야!

 야, 지금 현재 휴대폰 소지한 장소 알 수 없냐?”

 

  “예, 아까 그 것도 같이 의뢰를 했었습니다.

 근데 근처에 기지국이 없는지, 전파 장애인진 몰라도...

 아직... 안 뜹니다.”

 

  “흐음~ 이것 참... 야! 아무튼 이거 오래 끌면 안 돼! 알았어!

 내일 아침까지 이것들 소재 파악하고 그놈들 신상 털어놔! 알았어!”

 

  동시에 세 형사가 뻐꾸기처럼 외친다.

 

  “예에!!”

 

  박 반장이 열을 올리며 다시 차를 타고 떠난다.

 

  세 형사의 눈길이 떠나가는 박 반장의 차를 멀리까지 마중 나간다.

 

  차가 사라지고 나서야, 동시에 담배 한 개비씩 꺼내 문다.

 

 

  ...

 

 

  허름한 창고 안

 아란이 식탁에 아무렇게나 풀어 놓았던 짐들을 정리하고 있다.

 

  이를 보던 소라가 조금 어색하지만 거들고 나선다.

 둘은 자연스레 일행에게 빵과 우유 옷가지들을 나눠준다.

 

  똠양꿈과 뷰띠크는 빵과 우유를 받자말자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

 

  수현과 아란은 나란히 앉아 서로 어색한 미소를 머금으며

 조금씩 배를 채워간다.

 

  소라는 손에 빵과 우유를 쥐고 앉아서

 아직 깨어나지 않은 황 비서를 측은하게 바라보고 있다.

 

  어느 정도 배를 채운 뷰띠크가 소라에게 넌지시 말을 건넨다.

 

  “저, 거시기 뭐 좀 먹어야... 안 되겄는 감...

 자네 맴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 만서도...

 기운을 차려야... 엄, 엄니도... 돌보고 하잖여...”

  “...”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 소라를 바라보면서

 일행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에고, 참말로... 일이 요로코롬 될지는... 참말로... 옘병...

 집구석에서... 우리 애덜이랑... 마누라는... 밥은 먹고 있는지...”

  한숨을 내 쉬며 주머니 속 휴대폰을 꺼낸다.

 

  “에이그~ 마누라 목소리라도...”

 

  RRR-

 

  전화기 속에서 통화 연결 음이 두세 번 울리고

 뷰띠크는 벌써부터 눈물을 훌쩍댄다.

 

  “여... 여... 여보... 서요...”

 

  휴대폰 저편 너머에서

 누운 자리에서 힘겹게 몸을 일으킨 듯한

 아내의 목소리가 힘없이 잔잔하게 들려온다.

 

  흐르는 눈물을 훔친다.

 애간장이 녹는다.

 가슴을 쥐어 틀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어렵사리 입을 달싹거린다.

 

 

  휘릭! - 탁! - 빠각! -

 

 

  땅바닥에 처참이 부서진 채로 나뒹굴고 있는 휴대폰

 뷰띠크는 얼굴이 하얗게 창백해진 채로 벌벌 떤다.

 벌겋게 충혈 된 눈 밖으로 서러운 눈물만이 쌀알처럼 쏟아진다.

 

  부서진 휴대폰을

 발렌타인이 무심한 눈으로 내려 본다.

 저승사자처럼 서 있다.

 

 

  “뭐, 뭐, 뭐셔! 이 썩을! 이 썩어죽일 년아! 뭐시냐고!”

 

 

  분노의 찬 눈이 되어서 잡아먹을 듯이 절규를 폭발시킨다.

 상처가 터져 나가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발렌타인을 잡아채려고 경련을 일으키며 발작한다.

 옆에 앉아 있던 똠양꿍이 간신히 뜯어 말린다.

 

  좀처럼 분이 식지 않아 씩씩거리는 뷰띠크를 진정시키며

 똠양꿍이 한 서린 눈으로 발렌타인을 쳐다본다.

 

  “니... 진짜 너무하네...

 임마... 다 죽어가는... 지 애 엄마랑... 이제 언제 볼 거라고...

 꼭 그렇게 해야 핸나?”

 

  듣고 있던 뷰띠크가 고개를 소파 바닥으로 조금씩 떨군다.

 가슴 시리도록 떨리는 몸

 꺼이꺼이 흐느껴 운다.

 

  발렌타인은 여전히 무심한 얼굴이다.

 떨리는 뷰띠크의 시린 어깨를 바라본다.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다.

 

  어색하고 무거운 공기를

 소라의 마른기침이 깨고 나온다.

 

  “어험, 어험, 저... 여기... 휴대폰 있어... 흠흠, 이거라도...”

 

  주춤거리며 뷰띠크 곁으로 몇 발짝 띠었을 즈음

 또 다시 땅바닥으로 나가떨어져 밟혀 부서지는 휴대폰.

 

  “저! 저! 옘병할!!”

 

  “야!! 뭐 하는 거야!! 너 미쳤어!!!”

 

  분노와 울분의 눈빛을 받으면서

 발렌타인은 다시 제자리로 발걸음을 돌린다.

 

  “이건 이제... 우리한테 족쇄야...

 미안해... 이럴 수밖에 없어.”

 

  자리에 돌아가 누운 뒤에도

 뷰띠크의 어깨는 여전히 흐느끼고 있다.

 

  일행이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무거워진 실내의 공기를 휘저으며

 조심스러운 수현의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제 아버지는... 말을 잘 못하세요... 의사선생님이... 아버지는...

 지금... 세, 네 살 아이라고... 그래서 잘 보살펴 드려야 한다고”

 

  모두의 시선이 조용히 듣는다.

 

  잠시 숨을 고른 후 다시 말을 이어간다.

 

  “아버지는 제가 보살필 거예요. 앞으로도 계속...

 지금도 저 기다리고 계실 텐데... 식사도 안 하시고...

 저... 우리... 다시... 돌아가게 되겠죠... 집으로...”

 

  “그, 그라믄... 가야지... 가고말고! 야, 뷰띠크야, 안글라!”

 

  “그, 그라제... 으윽... 가야제... 허억... 꼭!... 가야... 제... 꺼억꺼억”

 

  “아, 임마... 인자 그만 하고... 기운 떨어진다...”

 

  ...

 

  “아찌? 부랄 털 아찌? 어디가 아파? 아찌 아줌마?”

 

  잘못 들었다 분명... 모두 그렇게 생각하며 아란을 쳐다본다.

 붕어 눈깔이 된 일행의 시선을 한 몸의 받은 아란

 성큼성큼 똠양꿍의 앞으로 다가간다.

 

  “똥꼬 털 아찌. 아찌 찐구 아줌마 어디 아파?”

 

  “뭐, 뭐, 니 짐 뭐라하는기고?”

 

  “이 아찌~ 부랄 털 아찌~ 아줌마 어디가 아파~? 많이 아파?”

 

  “마이 아프긴 한데... 니 좀 전에 뭐라고?

 내, 내가 뭐 또, 똥꼬 털? 야는 부랄 털?

 하이고 내 참 말이 안 나온다.

 니는 한 번씩 꼭 그카드라이”

 

  “나, 난... 바름 잘... 못해... 미안해... 똥꼬 털 아찌”

 

  “뭐~ 하 마 됐다. 그라고 모르면 묻든가? 조용히 좀 말하든가?

 아, 이름에 털에 ㅌ자도 없는데, 우찌 그래 발음이 되노 참~?!”

 

  “계속 캐릭터하고 이름하고 안 맞아서 못 들어주겠더니...

 이제 좀 매치가 되네 얼굴이랑 이름이랑 ㅋㅋㅋ”

 

  “아하하하하하~”

 

  발렌타인의 직격탄에 소라가 속 시원히 웃는다.

 

  “니도 웃을 때가 아니데이... 어이 봐라... 자는 뭐라 부를래?”

 

  똥꼬 털의 손가락이 발렌타인을 가리킨다.

 신중한 표정의 아란.

 

  “음... 발꼬랑내”

 

  “푸하하하하하~”

 

  “에헤헤헤헤~ 발꼬랑내~ 아하하하하~”

 

  박장대소하는 똥꼬 털과 부랄 털 옆에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키득키득 거리는 소라와 수현.

 

  “저 썅 년! 너 이리 와! 빨리!”

 

  “언니 미안... 바름이 나 잘 안 돼”

 

  “언니 좋아하네~ 내가 잘 되게 만들어 줄게~

 얼른 이리와 썅 년아~!”

 

  쫓고 쫓는 술래잡기가 한 동안 이어지고,

 한바탕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

 

 

  “그, 근데, 니, 니는, 있다아이가...”

 

  도망치다 지쳐서 식탁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는 아란.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돌린다.

 

  “니 말이다. 처음부터 윽시러 궁금했는데

 와 그란기고 은행에서?... 뭐 하는 걸로 봐서는 뭐가 안 맞다 도통”

 

  “...?!...”

 

  너무 오래된 얘기를 물어봐서 생각하느라고 입만 벙긋거린다.

 부랄 털도 궁금해서 끼어든다.

 아까 울다가 웃어서인지 이름에 붙은 털이 굉장히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무슨... 사연 있는 겨?”

 

  “...”

 

  당혹스러운 얼굴빛의 아란에게 모든 시선이 쏠린다.

 

  아란의 눈가에 금세 이슬이 맺힌다.

 훌쩍거리며 고개를 숙인 채 입을 연다.

 

  “남뾴을... 짜즈러... 갔었... 어”

 

  “남편이 은행에 다니나?”

 

  “아, 그럼, 은행을 뿌셔 분질 이유가 없잖여”

 

  “와, 깜짝이야! 뭐꼬! 인자 괜찮나?”

 

  “아, 고만 찌끄러야... 그, 글서, 남편을 찾아 갔는 디...

 고 다음이여... 뭐, 어떻게... 찾았는 겨?”

 

  “아가가... 남뾴 보고 찌퍼 해... 세 명다... 그런데”

 

  슬픈 눈으로 뒷말을 대신한다.

 

  “그, 그런데... 뭐... 자, 자... 아, 좀... 말 좀 해 보랑게”

 

  “내가 볼 때는 시방 약간 이상한 거 같은 데...

 갱찰서로 가야지... 은행은 왜 간 겨? 다 뿌우긴 왜 또 다 뿌사뿌고?”

 

  “아, 좀, 조용해 보랑게... 그려서... 보고 싶어 했는데...

 고까정 했어야... 괜찮여~ 말해 봐~”

 

  “그런데... 남뾴은... 안 와... 못 와...”

 

  “왜? 왜 못 오는 것이여?”

 

  “두... 둑었어... 차에... 밤에... 짜가... 남편... 둑였어.”

 

  한 겨울에 차가운 얼음물을 뿌린 듯 얼어버린 공기에

 일행은 차가운 날숨만 들이쉴 뿐이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그렇게

 한동안 깨지지 않을 것 같던 얼음 속을

 아란의 한 숨이 먼저 메아리치며 뚫고 나온다.

 

  “남뾴 둑인 짜 못 짲았어...”

 

  “뺑소니란 말여! 그런~ 옘병할로무 놈이! 그럼... 은행에는 왜...”

 

  잠자코 있던 수현도 한 마디 한다.

 

  “남편 말고... 다른 가족은... 어디에?”

 

  “없어... 아무도...”

 

  “부, 부모님은 살아 계시고?”

 

  “몰라... 부모님... 없쪘... 쪄... 쩌음 부터”

 

  아란의 대답이 계속될수록 창고 안은 점점 숙연해져 간다.

 궁금한 것은 많지만 더 묻기도 뭐하다.

 

  “썅 년아! 왜 은행에서 뻘 짓 했는지 그거나 말해!”

 

  역시 발꼬랑내 아니랄까봐

 거침없는 한 마디다.

 모두는 입을 쩌억 벌리고 아연실색한다.

 동시에 아란의 눈치를 살피기에 바쁘다.

 

 

  아란은 우물쭈물하면서 망설이다가 어렵게 입을 연다.

 

  “경짤서에... 갔었어... 아찌들이... 남뾴 죽어서...

 이제 안 돌아온다고... 그런데... 옆집 아줌마가...

 돌아올 수... 있다고...했쪄...

 자기가... 찌키는 대로... 하면...

 

  “어떻게 말이고?”

 

  “옆집 아줌마... 매일... 밤마다... 찐구... 소개... 시켜줬어...”

 

  소라가 반사적으로 툭 치고 나온다.

 

  “밤 마다.. 라니? 무슨?”

 

  “그.. 찐구들하고... 잘 지내면... 남뾴... 만나게... 해 준댔어...

 그리고... 돈도 줬어... 그 걸로... 아가들... 먹을 것... 사...”

 

  “뭘 워뜨케 잘 지내는디~?”

 

  “나, 나 막 만지구~ 뽀뽀도 하구~ 찐구들이 하자는 데로 잘 지내믄~”

 

  “그만!!!”

 

  수현의 불같은 외침이 터진다.

 

  눈시울이 붉어진 수현.

 고개를 숙인 채 한탄의 숨을 내쉰다.

 

  “너무 나빠... 어떻게... 말도 안 돼... 어떻게... 어떻게...”

 

  속삭이듯 읊조리는 수현의 넋두리를

 부랄 털이 이어 받는다.

 

  “워메! 아 그런! 망할! 여편네가 있나! 시상 부끄러운 줄 알아야제!”

 

  눈물을 흘리는 수현의 들썩이는 어깨를 보면서

 아란도 금세 눈시울이 붉어진다.

 

  “찐구들이... 남뾴 보고 찝다고... 하니까... 윽윽

 아가들도... 남뾴 보고 찝어... 한다고... 하니까... 윽윽

 그렇게 하면... 될 거라고... 윽윽... 남뾴이 돌아올 거라고... 윽윽...

 짜람들이 많은 곳에서... 그렇게... 하면... 돌아 올 거라고...”

 

  “아, 그걸! 믿었단 말여!

 그 샹노무 새끼들이! 그냥! 쳐 나오는 데로! 시부려 쌌는 걸!

 고걸 그냥! 믿었단 말여! 썅! 아! 믿을 걸! 믿어야제!”

 

  “그러며언... 윽윽... 돌아 올 주울... 알았어어... 윽윽...

 남뾴이... 윽윽... 돌아 올 줄... 윽윽... 알았어어헝헝헝헝헝헝”

 

  “에라이! 썩을 놈들! 에이! 쳐! 죽여분질 놈들!”

 

  주체 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는 어린 아이 같은 아란.

 

  모두는 망연자실하여 할 말을 잃고

 그 자리에서 서글픈 쓰린 속을 달랜다.

 

  한참 후 똥꼬 털이 씁쓸히 입을 연다.

 

  “근데~ 그 수류탄은 우째 구했노?”

 

  “요즘 세상이 구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아그들도 힘 안들이고 람보 칼 하나쯤은

 로켓배송이지”

 

  귀에 때려 박히는 발꼬랑내의 친철한 설명

 

  “찐구 중에... 군인 아찌가 있었어...

 필요하면... 구해 준다고... 대신”

 

  “대신 뭐? 그 망할 놈은 또 뭔 캐소리를 했어야?!”

 

  “몰라... 말 없이... 그냥... 아팠어... 너무... 아팠어...”

 

  모두는 듣는 내내 분노의 신음을 토하며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알에 핏대가 선다.

 

  고개 숙인 아란의 곁으로 소라가 천천히 다가온다.

 아무 말 없이 아란을 포근히 안아준다.

 

 

  “니 잘못 아냐... 넌... 아무 잘못 없어.”

 

 

  소라의 품속에서 어린 아이처럼

 아란은 넋 놓아 운다.

 

  소라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려온다.

 눈에서 쓰라린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말없이 아란을 품속에 안은 소라 ...

 

  소라의 눈물은 ...

 

  소녀의 울부짖음을 ...

 

  언제까지고 그렇게 ...

 

  포근하게 다독여준다 ...

 
작가의 말
 

 출근 전 연재하고 가네요^^

 모든 분들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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