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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32화
작성일 : 19-11-21 13:40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3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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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현은 무미건조한 형광등 아래 철제 의자에 앉아있었다. 맞은편엔 노트북을 두들기고 있는 김형식이 있었다.

 

 “갑자기 왜 그렇게 도망가셨습니까? 자신이 저지른 일이 탄로 날까 봐 겁이라도 나셨습니까?”

 

  분명하게 적의가 선 김형식의 말에 창현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예전 처음 경찰에 왔을 때는 저런 이야기에 겁을 집어먹었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NSR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자 이제는 딱히 형사의 저런 이야기가 무섭지 않았다. 서혜진을 향해 달려갔던 것은 오해를 살만한 행동이긴 했으나 창현은 잘못한 것이 없었다. NSR의 일원으로써 죽은 남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었다.

 

 “이젠 대답도 안 하시군요. 2년간 해외에 나갔다 오셨다더니 어디서 그렇게 배짱이 좋아지신 겁니까?”

 

  창현은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그저 머릿속에는 조금 전 애처롭게 여자친구의 품에서 죽어가던 남자의 모습이 떠오를 뿐이었다.

 

  그때 누군가 나타나 형식에게 말했다.

 

 “저기 선배님. 이창현 씨 풀어주시랍니다.”

 

 “지랄하지 말라고 해.”

 

 “지랄은 너나 하지 말고 얼른 풀어드려.”

 

  형식에게 말했던 남자 뒤에는 중년의 남자가 서 있었다. 정수리까지 휑한 머리. 작은 체구. 하지만 눈빛만큼은 맹수의 눈빛을 가진 남자였다.

 

 “이번엔 안 됩니다. 반장님.”

 

 “네가 뭔데 된다 안 된다야?!”

 

 “얘기 들어서 아시잖아요.”

 

 “나도 네 맘 아는데 이건 내가 커버 쳐줄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어. 청장님 지시야. 그리고 너 저분 지금 이렇게 모셔온 것만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거 알잖아.”

 

 “또 그 국가보안 어쩌고 거기입니까?”

 

  반장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형식은 창현을 노려보며 말했다.

 

 “대체 무슨 빽으로 거길 기어들어 갔는지 모르겠지만, 당신 내가 가만 안 둬.”

 

  형식은 거칠게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렸다. 반장은 옆에 서 있는 후배 형사에게 고갯짓하며 말했다.

 

 “어서 풀어드려.”

 

  창현은 건물에서 나와 정문을 향해 걷고 있었다. 그때 옆에 나무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던 형식이 말했다.

 

 “준식이는 당신 아직도 해외에 있는 줄 알던데. 우리 불쌍한 준식이. 친구는 여기서 이렇게 멀쩡히 사람들 죽이며 돌아다니고 있는데 말이야.”

 

  창현은 준식이라는 이름에 마음 한켠이 불편해졌다. 하지만 지금은 준식이를 신경 쓸 시간이 아니었다. 더구나 만나서 뭐라고 한단 말인가. 분명 복학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것이 분명했다. 아직 가족들에게도 설명하지 못한 이 직업에 대해 준식이를 설득할 자신이 없었다. 창현은 형식을 힐끗 보고는 경찰서 정문 밖으로 나갔다.

 

 *****

 

 “분명해. 그놈들 짓이야. 우리가 올 걸 미리 알고 있었어.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남자를 죽인 거야.”

 

 “그럼 대체 어디로 빠져나간 걸까? 우리는 그 앞을 계속 지키고 있었는데 들어간 사람은 죽은 그 남자뿐이었고 나온 사람은 없었잖아.”

 

 “그건 경찰이 밝혀낼 일이지. 우린 그림자의 소행인 걸 알았으니 본부에 보고해야 해.”

 

 “보고는 이미 아까 했지. 그래서 제비가 지금 이쪽으로 오고 있어.”

 

 “대표님이?”

 

 “응. 마침 이 근처에 볼일 있어서 곧장 이리로 오겠데.”

 

  동식의 말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인터폰이 울렸다. 푸른 인터폰 화면 위에 무표정한 최용현의 얼굴이 떠올랐다.

 

  곧이어 최용현과 창현, 동식 세 사람은 식탁에 둘러앉았다.

 

 “보고는 받았다. 그림자 소행인 것 같다고?”

 

 “예.”

 

 “뭐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저희 둘이 꾼 꿈입니다. 불과 사건 7시간 전에요. 그런데 남자는 꿈에서와 완전 다른 방식으로 살해당했습니다. 저와 동식이가 막을 것이란 것을 미리 알고 있던 것이 분명해요. 그리고 현장에서 서혜진과 박동현, 그리고 웬 남자를 보았습니다.”

 

  창현의 말에 최용현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침에 네가 보고한 것에 따르면 범인은 문을 통해 도주했지. 하지만 조금 전 경찰에서 나온 조사 결과를 보면 범인은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살인을 저지른 뒤 옥상으로 도주했다. 그랬기에 너희들이 범인의 얼굴도 보지 못한 거겠지. 내 생각도 너와 같다. 이것은 그림자의 소행이 분명하다.”

 

  용현의 말에 동식이 물었다.

 

 “그 남자가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렀나요?”

 

 “피해자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아주 정직한 시민이었다더군.”

 

  동식은 단단히 화가 난 듯 주먹을 꽉 쥐었다.

 

 “대체 왜... 무엇 때문에 그렇게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거죠?”

 

 “정확한 건 나도 모른다. 그들이 왜 사람을 죽이는지 대해선 아직 우리 정보망에 걸리는 것이 없다. 하지만 저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신념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저런 짓을 벌이는 거지.”

 

  용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을 이었다.

 

 “이제껏 한 번도 저렇게 자신들의 모습을 대놓고 드러낸 적은 없었다. 또한 우리가 막을 것이란 것을 알고도 사건을 감행한 것 역시 저들이 다시 나타난 이후로 처음이다. 내 생각이지만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 우선 너희들은 경계를 늦추지 말고 있어라. 나 역시 모든 파수꾼들에게 경고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용현이 떠난 뒤 집은 고요했다. 누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둘 다 모두 충격에 휩싸인 채였다. 특히 동식은 충격이 큰 듯했다. 급격히 말 수가 줄어들었고, 시간이면 먹어야 할 저녁 이야기도 꺼내지 않은 채 방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 그것도 눈앞에서 피를 흘리며 고통스럽게 죽어간다는 것은 누구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갑자기 지금 이 순간 나의 생이 끝난다면 그것을 어떻게 쉽게 받아들이겠는가.

 

  죽은 사람은 어떨지 모른다. 죽은 사람에게 어떤 기분인지 물어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아남은 사람은 그 고통을 고스란히 안은 채 살아가야 한다. 동식의 나이는 고작 23. 삶과 죽음의 관해 고민하고 상처받기엔 아직 어린 나이다. 동식의 또래들은 지금쯤 군대를 전역하고 세상을 향해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시기일 것이다. 그런데 동식은 또 언제 누군가 자신의 앞에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려야 한다. 그것이 남이든 혹은 자신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림자는 특정한 누구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창현 역시 그림자를 용서할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이 하는 행위는 더욱 대범해질 것이다. 나중엔 NSR만으로 그들을 막을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다. 하지만 창현은 다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들을 막아내겠노라고.

 

  사건이 방송에 보도되자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SNS에서, 사고를 당한 화장실 근처에 많은 양의 꽃다발과 함께 죽은 남자를 위한 애도에 글을 적은 포스트잇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동식은 이제 슬슬 충격에서 벗어나는지 식성은 예전처럼 돌아왔지만, 아직도 사건장소 부근을 지날 때면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창현 역시 처음과 같은 충격은 아니었지만, 그 부근을 지날 때면 숨을 헐떡이며 죽어가던 남자의 얼굴이 떠오르곤 했다.

 

  날은 점점 더 더워져 이제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방송에서 매번 역대급 더위라며 앞으로의 기온에 대해 심각한 이야기가 오갔다. 한국의 누진세에 대한 심각한 토론이 일었고, 온열환자로 사망하는 일도 대한민국 전국에서 파다하게 일어났다. 하지만 뉴스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들 중 충격적인 소식이 창현과 동식을 놀라게 했다.

 

 ‘다음소식입니다. 얼마 전 강남 한 음식점에서 일어났던 묻지마 살인이 단순한 살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소식입니다. 김영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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