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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죽음이 살고 있다.
작가 : 꽃잎그늘
작품등록일 : 2019.10.30

어느날 벌어진 살인 사건.
그 살인의 과정에는 평범하지 않은 존재가 끼어 있다.

형사 여운은 평범해 보이는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의문의 존재와 접촉하여 은밀한 거래를 하게 되는데...

 
11. 추적2
작성일 : 19-11-21 10:23     조회 : 216     추천 : 0     분량 : 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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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추적 2

 

 영리한 것인지, 동물적 본능이 뛰어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의찬은 재빠르게 주택가의 골목길 안으로 몸을 숨겼다.

 신천 역 근처의 주택가는 길이 복잡하고 비좁아서, 그 안에 몸을 숨기면 여간 골치가 아픈 것이 아니다.

 군데군데 몸을 숨기기 좋은 곳이 많기 때문에 일종의 술래잡기가 되는 셈이었다.

 게다가 한의찬이 가지고 있는 성향과 전과로 봤을 때에는 쫓고 있는 영후와 건태가 도리어 위험할 수도 있었다.

 어느 곳이든 몸을 숨기고 있다가 여차하면 튀어나와서 칼을 찔러 넣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노련한 경찰이라 해도 방법이 없다.

 급히 의찬이 사라진 골목길로 달려온 영후와 건태는 그대로 우뚝 멈춰서고 말았다.

 그들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어둡고 음침한 골목길이 그들을 맞이했다.

 미로처럼 구불구불 꺾여 있는 길을 바라보며 두 사람 다 입을 꾹 다물고 말았다.

 그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당장 눈앞에 있는 길이 양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영후가 건태의 눈치를 슬쩍 본 뒤 제법 진지하게 물었다.

 

 “따로 다니면 위험하겠지?”

 “둘이 다니면 놓치겠지.”

 

 뭐라 대답할 틈도 없었다.

 건태는 재빨리 오른쪽 길을 향해 달려갔다.

 마음만 같아서는 그를 뒤쫓아 함께 다니고 싶었지만, 그나마 흩어져서 찾아야 놓치지 않을 것 같았다.

 영후는 터덜터덜 왼쪽 길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골목 입구에 가로등 불빛 하나만이 어둠을 겨우 걷어내고 있었다.

 

 “에이, 씨발…….

 

 습관처럼 욕설을 내뱉으며 영후는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골목길의 어둠속으로 발을 내딛었다.

 한 발을 내딛을 때마다, 발밑으로 축축한 느낌이 전해져왔다.

 날씨가 제법 포근해진 탓에 두껍게 쌓여있던 눈은 검은 구정물이 되어 바닥을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조금만 걸음을 떼어도 찰방거리는 소리가 거슬리게 들려왔다.

 이렇게 움직인다면 누구라도 상대방이 접근한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저기 꺾여 있는 골목길 어귀는, 누군가에게 습격을 당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영후는 신중하고 민첩하게 시선을 움직이며 바닥에서 발을 뗐다.

 

 찰방-

 

 불쾌한 웅덩이의 파열음이 들렸다.

 조금 떨어진 길모퉁이로 누군가의 실루엣이 스쳐가는 것이 보였다.

 영후는 슬쩍 걸음을 멈추고 어스레한 길목에 비치는 무언가를 살폈다.

 전봇대 뒤에 숨어 있는 그것은, 규칙적이면서도 미미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 좋아…… 스릴 만점이야.”

 

 한 발짝, 조심스레 다가간 영후는 그것이 검은 색 비닐봉지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자기도 모르게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는 피식 웃고 말았다. 고작 동네 슈퍼에서 나눠주는 일회용 비닐봉지를 보며 겁을 먹었던 자기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영후는 바람에 팔랑거리고 있는 비닐봉지를 구겨 한쪽 구석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핀잔을 주었다.

 

 “지금 뭐하는 거냐…….”

 

 한숨을 쉬며 다시 골목길 어귀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순간,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두개골 안에 있는 뇌가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

 휘청거리는 몸을 겨우 다잡은 영후는, 자신의 앞에 큼직한 벽돌을 들고 서있는 의찬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벽돌을 맞고도 멀쩡히 서있는 영후를 보고 놀랐는지, 우물쭈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씨발 새끼가……!”

 

 의외의 상황에 맞딱뜨린 영후는 재빨리 손을 뻗어 의찬의 멱살을 잡았다.

 그 순간, 영후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기우뚱 기울어지는 것을 느꼈다.

 균형을 잡기 위해 팔을 허우적거리던 영후는, 의도치 않게 의찬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 말았다.

 술에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던 그는 의찬의 몸에 기대어 비틀거리는 꼬락서니가 되고 말았다.

 잠시 당황해 있던 의찬은 이내 그의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한 번 벽돌을 치켜들었다.

 

 피해야 돼.

 피해야 되는데…….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움직이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무겁고 커다란 벽돌은 어느새 영후의 이마를 내리찍고 있었다.

 

 퍽!!!

 

 또다시 머리가 흔들렸다.

 눈앞이 아득해지며 새까만 어둠이 눈앞에 스쳐갔다.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도 없게, 영후의 몸은 바닥에 누워 있었다.

 의찬은 나락에서 온 악마처럼 희번덕한 눈으로 영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가 잠재적 연쇄살인마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던 건태의 말이 떠올랐다.

 그 두 번째 희생자가 자신이 될 줄은 몰랐다.

 의찬에 손에 쥐어진 벽돌이 다시 한 번 허공을 향해 뻗어 올라갔다.

 무자비하게 떨어지는 벽돌에 두개골이 박살이 날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때,

 

 퍽!!!

 

 아득히 먼 곳에서 들리는 묵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자신의 머리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몸에 부딪쳐 밀려난 의찬에게서 난 소리였다.

 흐릿하게 갈라진 시야를 통해 건태의 실루엣이 비춰졌다.

 땀으로 범벅이 된 그가, 놀란 표정으로 영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영후의 몸을 흔들며 계속해서 무언가를 외치고 있었다.

 

 “……있냐?!”

 

 있냐고? 뭐가 있냐는 말이지?

 멍한 시선으로 건태를 바라보던 영후는, 조금씩 몸에 있는 감각들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귓가를 울리는 건태의 목소리도 조금씩 뚜렷하게 들려왔다.

 

 “……정신차려봐! 살아 있는 거냐고?!”

 “응…….”

 

 몇 잔 마신 것처럼 알딸딸한 기분이 들었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으면 몸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머리에서 무언가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손등으로 이마를 훔친 영후는, 그것이 끈적끈적하고 검붉은 그 액체가 피라는 것을 금세 알아차렸다.

 빙글거리는 시야를 겨우 집중시키던 영후는, 건태의 어깨 너머로 어른거리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것은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거울처럼 번쩍이고 있었다.

 날카롭고 서늘한 빛이 눈동자를 스쳐가는 순간, 영후는 그것이 칼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 칼이 의찬의 손에 쥐어져 있고, 건태의 등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은, 푹- 하는 소리가 들린 뒤에야 깨달았다.

 꽉 차 있는 포대가 뚫리듯, 기분 나쁜 소리가 들린 다음에는, 건태의 동공이 크고 동그랗게 변하는 것을 보았다.

 

 “이런 씨벌 놈들아!!!!!”

 

 난폭하면서도 설움에 찬 고함 소리가 골목길에 가득 찼다.

 동시에 칼날이 살가죽을 뚫고 들어오는 소리도 연달아 들려왔다.

 

 푹-

 푹푹푹-

 푹푹-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건태는 입을 크게 벌린 채, 목을 뒤로 젖혔다.

 마음껏 칼질을 한 의찬이 칼을 뽑고 씩씩거렸다.

 건태의 몸은 힘없는 노인처럼 바닥에 고꾸라져버렸다.

 

 “니들이 뭔데 날 건드려! 엉? 니들이 뭔데?!!”

 

 죽어라고 악다구니를 쓰는 그의 모습을 보자, 그리고 바닥에 쓰러져 바들바들 떨고 있는 건태의 모습을 보자, 영후는 온 몸에 비틀어져 있던 감각이 빠른 속도로 제자리를 잡는 것을 느꼈다.

 의찬이 반쯤 미친 표정으로 다시 칼을 쥐고 쓰러진 건태를 향해 다가 왔다.

 그리고 그의 어깨를 잡고 일으켜 세우는 순간,

 

 턱-

 

 영후의 손이 그의 손목을 잡아챘다.

 그리고 재빨리 어깨를 끌어당겨 의찬의 몸을 바닥으로 내팽개쳤다.

 

 챙그랑-

 

 요란한 금속음과 함께 칼은 바닥에 떨어졌고, 의찬의 몸은 질퍽한 구정물 위를 굴렀다.

 갑작스러운 반격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의찬은 서둘러 몸을 일으킨 뒤, 바닥에 뒹굴고 있는 칼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영후의 움직임이 몇 박자 더 빨랐다.

 의찬의 손끝에 닿은 칼을, 영후의 발이 걷어차 버렸다.

 황급히 몸을 일으키려던 의찬의 얼굴에는 영후의 묵직한 주먹이 내리꽂혔다.

 온 몸에 저릿했다.

 마치 바위로 얻어맞은 것처럼, 무거운 진동이 얼굴을 통해 허리를 지나, 꼬리뼈까지 전해졌다.

 의찬의 몸이 맥을 못추고 그대로 나뒹굴어 버렸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맹렬하게 달려온 영후는 쓰러져 있는 의찬을 향해 쉴 새 없이 발길질을 퍼부었다.

 

 빡!

 빠악!

 뻑!

 

 내지르는 발길이 하나도 빠짐없이 흉기 수준이었다.

 뼈와 근육에 와 닿는 그의 운동화 발은, 차라리 몽둥이에 가까웠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광기와 난폭함으로 똘똘 뭉쳐있던 의찬의 내면에는 순식간에 공포심이 가득 찼다.

 지금 자신을 짓밟고 있는 형사는 힘으로 절대 제압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아니, 그 전에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계속 맞다가는 체포되기 전에 숨통이 끊어질 것 같았다. 극심한 두려움이 온몸을 사로잡자, 의찬은 마침내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사, 살려주세요! 형사님! 제, 제발 살려주세요!”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영후는 멈추지 않았다.

 이마로 흘러내리는 피와 땀을 팔뚝으로 훔쳐내며 분노에 찬 표정으로 의찬을 마구 짓밟고 걷어찼다.

 이젠 꼼짝 없이 맞아 죽는 수밖에 없었다.

 경찰의 머리에 벽돌을 내려찍고 칼로 온몸을 찔렀으니, 이대로 죽는다 해도 문제될 게 없을 것 같았다. 바로 그 때,

 

 “으으…….”

 

 골목 한 구석에서 들려온 신음 소리가 영후의 행동을 멈추게 만들었다.

 분노에 눈이 멀어있던 그는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건태의 모습을 보자, 비로소 이성을 차리고 그를 향해 달려갔다.

 

 “야!!! 너 괜찮아?!”

 “일곱 번…… 존나 아파…….”

 “어디 봐봐!”

 

 영후는 건태의 몸을 돌려 그의 등과 허리를 살펴보았다.

 곳곳에 뚫려 있는 구멍에서 붉은 피가 울컥거리며 나오고 있었다.

 

 “아이, 씨발…… 이걸 어떻게 해야…….”

 

 떨리는 손으로 상처를 향해 손을 뻗던 영후는 쉽게 무언가를 하지 못하고 그저 안절부절 건태의 얼굴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피가 너무 많이…… 아니 근데 이거 어떡해야 하지? 응? 어떡할까?”

 

 상기된 표정으로 쩔쩔매는 영후를 보며 건태가 겨우 입을 뗐다.

 

 “수…… 갑…….”

 “뭐? 수갑?”

 

 잘못들은 게 아닌가 했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갑자기 수갑이라니…….

 혼란스러워 하는 가만히 바라보던 건태가 힘들게 말을 이었다.

 

 “저 새끼…… 수갑… 채워…….”

 “수갑? 왜…… 수갑 안 갖고 왔어. 말하지 마. 새끼야.”

 “저 새끼…… 수갑…….”

 

 건태는 힘겹게 손을 들어, 영후의 어깨 너머를 가리켰다.

 그의 손가락을 따라 영후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퍽!

 

 어느새 등 뒤로 다가온 의찬이, 손에 쥐어져 있는 벽돌로 영후의 얼굴을 후려갈겼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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