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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죽음이 살고 있다.
작가 : 꽃잎그늘
작품등록일 : 2019.10.30

어느날 벌어진 살인 사건.
그 살인의 과정에는 평범하지 않은 존재가 끼어 있다.

형사 여운은 평범해 보이는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의문의 존재와 접촉하여 은밀한 거래를 하게 되는데...

 
10. 추척 1
작성일 : 19-11-19 07:49     조회 : 218     추천 : 0     분량 : 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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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화. 추적 1

 

 수사 속도는 빠르게 진행됐다.

 태훈은 붙잡힌 뒤, 자신과 의찬에게 있었던 상황을 술술 털어놓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의찬은 경찰들의 수사가 잠잠해지거나 별다른 계획이 생길 때까지, 태훈의 집에 머무르기로 했다. 진술을 확보한 영후와 건태,는 곧바로 강력계에 연락을 넣었다.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반장과 최형사가 합류했다. 그들은 태훈은 순찰차에 태운 뒤, 도주로에서 대기했고, 영후와 건태는 영후의 집을 덮치기로 했다.

 

 스윽-

 

 문 앞에 선 영후와 건태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작은 소리라도 들릴 세라, 은밀하게 문고리를 잡았다.

 현관문에 귀를 댄 영후는 가만히 숨을 죽이고 그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

 

 무거운 공기의 흐름과 함께 희미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러 사람들이 웃으며 박수치는 소리도 들렸다.

 

 “뭐야, 뭔가 많이 있는 거 같은데?”

 

 영후는 얼굴을 찡그리며 건태를 향해 속삭였다.

 건태는 허리춤에서 총을 꺼낸 뒤 벽에 몸을 밀착 시켰다.

 진지하고 비장한 그의 표정을 보며 영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보였다.

 

 총 들고 있어봤자, 대한민국에서는 쏠 수 없어.

 

 건태는 깊은 한숨과 함께 자조적인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의 허리춤에 달린 수갑이 절그럭거렸다.

 건태가 고개를 끄덕이며 신호를 주자, 영후가 재빨리 손잡이를 잡아 문을 열어젖혔다.

 

 벌컥-

 

 사냥감을 덮치듯 집 안으로 잽싸게 뛰어 들어간 영후는 빠르게 집안을 훑었다.

 불 꺼진 거실에 TV가 번쩍이는 빛을 내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는 거기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 같았다.

 거실을 건태에게 맡기고 구석에 있는 안방과 화장실, 옷장까지 모두 살펴본 영후와 건태는 안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허무한 표정으로 무전기를 꺼낸 건태가 버튼을 누르고 맥 빠진 목소리를 냈다.

 

 “집에 아무도 없는데요.”

 

 칙-

 하는 소리와 함께 무전기 너머로 반장의 피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제대로 확인한 거 맞아?”

 

 집 밖으로 나온 건태가 현관문 앞에 달린 번호를 슬쩍 확인한 뒤 다시 무전을 보냈다.

 

 “맞아요. 309호. 이태훈한테 따로 들은 말 있나 물어봐요.”

 

 버튼을 눌러 무전을 끊은 건태는 힘빠진 표정으로 영후를 바라보았다.

 영후는 신경질적으로 현관문을 뻥 차고 나왔다.

 

 “뭐야, 이빨 깐 거야?”

 “아직 몰라. 확인해보라고 했어.”

 “낌새채고 내뺀 건 아니겠지?”

 “가능성 없는 얘긴 아니지.”

 

 칙-

 건태가 쥐고 있는 무전기로 반장의 무전이 왔다.

 

 “야, 이태훈이 말로는 별다른 얘기가 없었대.”

 “뭐야, 그럼 도망간 거 아니에요?”

 “그건 아닐 거 같다는데? 가끔씩 나갔다가 밤늦게 들어오는 날이 있다고 하니까, 어디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든지.”

 “근처 어디…….”

 

 말이 채 끝나지도 않은 건태의 무전기를 영후가 낚아채듯 빼앗아 들었다.

 그리고 불만에 가득 찬 목소리를 투덜거렸다.

 

 “반장님, 우리 밥도 못 먹었어요.”

 

 칙-

 무전이 갔지만, 반장은 별다른 대답이 없었다. 그쪽 상황은 안 봐도 뻔했다.

 영후의 무전을 들은 반장은 꼴통 새끼 이 상황에서 밥 타령하고 지랄이라고 중얼거렸을 것이다.

 조용히 무전기를 바라보던 영후는 버튼을 누른 뒤, 짧은 통보를 전달했다.

 

 “우리 그럼 이쪽 건물 입구 편의점에서 배 좀 채우고 있을게요.”

 

 칙-

 무전기 너머 반장의 꽥꽥대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사이, 영후는 쿨하게 무전기의 전원을 꺼버렸다.

 옆에서 지켜보던 건태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영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야, 아무리 그래도 반장님인데.”

 “에이, 씨발…… 밥은 처먹이면서 일을 시켜야 할 거 아냐? 그렇잖음 시간이라도 주든지.”

 

 볼멘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영후는 건물 입구를 나가버렸다.

 건태는 건물 밖으로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못 이기고 뒤쫓아 가며 한숨 같은 혼잣말을 내뱉었다.

 

 “분노조절 장애야…… 내가봤을 때 넌, 분명히 분노조절장애가 있어.”

 

 

 

 툭-

 

 나무젓가락 한쪽이 뚝 부러진 채 갈라졌다.

 

 “에이, 씨…….”

 

 영후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부러져 있는 나무젓가락을 바라보았다.

 옆에서 컵라면 뚜껑을 열어 면을 확인하던 건태가 피식 웃으며 새 젓가락을 건네주었다.

 석연찮은 기분으로 새 젓가락을 받아 든 영후는,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라면을 훅훅 불며 입 안에 넣었다.

 제법 맛깔나게 입을 우물거리던 영후는 건태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난 듯 질문을 던졌다.

 

 “주혜는 잘 있냐?”

 “뭐…… 그냥 그렇지…….”

 

 건태는 컵라면을 저으며 무심하게 대답했다.

 주혜는 건태의 아내이다. 영후와 함께 세 사람은 경찰서 내에서 늘 함께 다니던 동료경찰이었다. 건태와 주혜가 결혼하게 되면서, 그녀는 직장을 그만 두었고, 그 뒤 따로 연락을 하거나 만나게 되는 일이 줄어들었다.

 결혼한 여자가 외간남자에게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 보기 좋은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심 섭섭했다. 그래도 함께 일한 동료였는데.

 영후는 못내 섭섭하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연락 좀 하라 그래. 걔는, 결혼 하더니 왜 연락 한 통이 없냐?”

 “우리 마누라는 임자 있는 사람한테는 관심 없어.”

 “그럼 너한테도 관심 없겠네.”

 

 건태가 씨익 웃으며 영후를 흘겨보았다.

 그리고 가볍게 신세한탄을 늘어놓았다.

 

 “그래서 내가 이 모양 아니냐. 맨날 야근하고 늦게 들어가는데도 연락 한 통이 없어.”

 

 영후는 낄낄거리며 건태의 등을 토닥였다.

 

 “그러니까…… 서방님은 밖에서 서슬 퍼런 살인자 뒤꽁무니만 쫓아다니고 있는데…… 안 그러냐?”

 “네 여자 친구나 챙겨라. 결혼은 안 할 거냐?”

 “이혜린씨는 내가 포졸짓 그만 두기 전엔 결혼 생각 없댄다. 혼자서 가사 양육 떠맡기 싫다고.”

 “말 하는 거 하고는…… 살벌하게 칼 휘두르는 놈들 잡으러 다니고 있는데 포졸이 뭐냐?”

 “그렇지? 이 바닥에 좀 살벌하기 해…… 몇 년 동안 볼 거 안 볼 거 못 가리고 다 봤으니까.”

 

 키득거리며 라면을 휘휘 젓던 영후는 문득 며칠 전에 보았던 한의찬의 살해 현장에 피어 있던 검은 색 꽃을 떠올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안주머니를 뒤적거리던 영후는 아직 자신의 주머니 안에 검은 색 꽃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칼날처럼 날카로운 꽃잎이 영후의 손 끝에 닿자, 이유를 알 수 없는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동시에, 한의찬의 현장에 쓰러져 있던 남자의 시체가 떠올랐다.

 버려진 마네킹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던 남자.

 그 남자의 몸 위에 박혀있던 일곱 개의 자상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영후의 표정이 굳어있는 것을 발견한 건태가 그의 어깨를 툭 건드렸다.

 

 “뭐야, 갑자기 왜 그래?”

 “어?!”

 

 영후는 마치 누군가의 습격을 받은 것처럼 흠칫 놀란 얼굴로 건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건태는 아무 말 없이 괜찮냐는 눈빛을 보냈다.

 영후는 머릿속이 텅 빈 사람처럼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건태를 향해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야.”

 “왜?”

 “한의찬이 살인 사건 피해자 있잖아. 그 남자…….”

 “그 남자? 강민구씨?”

 “응. 그 사람이 몇 번 찔려서 죽었다고 했지?”

 “일곱 번이었나? 근데 그건 왜 물어봐? 뜬금 없이.”

 “일곱 번이면…… 아프겠지?”

 

 김 빠지는 질문이었다.

 뭔가 결정적인 단서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줄 알고 잔뜩 긴장해 있던 건태는 바람 빠진 인형처럼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성의 없이 대답했다.

 

 “모르겠다. 안 찔려 봐서.”

 “한 번만 찔려도 아플 것 같은데…….”

 

 그래. 오로지 체력과 힘으로만 형사가 된 그에게 뭔가를 기대한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었다.

 고개를 흔들며 다 먹은 컵라면 용기를 정리하던 건태는 문득 창밖을 바라보다, 시선을 멈칫했다.

 그리고 넋을 놓고 있는 영후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야.”

 “응?”

 

 움찔 고개를 돌리는 영후를 바라보며 건태가 창밖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편의점 밖에서 모자를 눌러쓴 채 두 형사를 바라보고 있는 한의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낯익은 두 형사의 얼굴을 어디서 봤는지 떠올리려고 애쓰고 있는 것 같았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건태는 반사적으로 편의점 입구를 뛰쳐나갔고, 영후 역시 허겁지겁 그 뒤를 쫓아나갔다.

 순식간에 입구를 튀어나오는 두 형사를 보며, 의찬은 그들이 경찰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동시에 그의 몸이 무조건 반사를 일으켰다.

 앞뒤 생각할 것도 없었다.

 의찬의 몸은 이미 그들로부터 먼 곳을 향해 달아나고 있었다.

 순식간에 내빼고 있는 그를 뒤쫓으면서 건태가 급히 무전기를 켰다.

 

 칙-

 

 신호가 들어오자, 건태가 급히 소리를 질렀다.

 

 “반장님 어디에요?”

 

 무전기 너머 잔뜩 열받아 있는 반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니들은 무전기 꺼놓고 뭐하다가 이제야……!”

 “어디시냐고요! 한의찬 나타났어요!”

 “뭐?! 여기 건물 입구!”

 “차 돌려요! 저 새끼 지금 반대 방향으로 달리고 있어요!”

 “반대방향이면 주택가 아냐?!”

 “잠전 초교 지나서 주택가 맞아요! 골목길 많으니까 참고하세요!”

 

 칙-

 

 무전을 끊은 건태는 이를 악물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 옆으로 영후가 건태의 옆에 따라붙었다.

 그는, 저 멀리 빠르게 달아나는 한의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악에 바친 욕설을 토해냈다.

 

 “뱃속에 라면 국물 역류하겠다, 저 씨벌놈……!”

 
작가의 말
 

 추천과 댓글은 언제나 힙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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