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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매화의 난
작가 : 어항
작품등록일 : 2019.10.17

억울한 누명으로 인해 죽어간 자신의 종족들을 위해 복수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

 
31
작성일 : 19-11-18 19:33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3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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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게 뭐하는 겁니까."

 

  훤의 말에 태후가 그를 쳐다보았다. 무엇이 문제냐는 표정에 그는 기가 찰 노릇이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폐하."

 "어마마마."

 "제게 들어온 공물을 받았을 뿐입니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사람을 공물로 생각하는 건가. 정말로? 도대체 무슨 꿍꿍이지. 매화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노려볼 때, 훤은 직접 몸을 일으켜 말했다.

 

 "적당히 하십시오. 당장 돌려보내라."

 "폐하,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제게 온 '공물'입니다."

 "어마마마!"

 "여봐라, 저 여자를 내 궁으로 데려가라."

 

  눈치를 보던 무사는 결국 태후의 말을 따랐다. 묶인 줄을 풀어낸 그는 그녀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나가기 직전, 그녀와 매화의 눈이 마주쳤다. 한 순간의 짧은 눈맞춤이었다.

  결국 화가 난 훤은 자신의 어미가 부르는데도 무시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를 뒤따르는 궁녀와 무사들과 함께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결국 험한 분위기 속에서 공물제는 흐지부지 끝났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신지, 원."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한 자란이 중얼거렸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녀와 같은 심정이었다. 이런 기형적인 행동을 할 줄 누가 알았을까. 화비가 잔뜩 짜증이 난 얼굴로 중얼거렸다.

 

 "화이인 아닙니까. 별 볼 일 없는 여인을 데려와 무엇하시려고."

 "모르는 일이지. 하지만 태후마마가 원하신 일이니 우리가 뭐라 해봤자 무르시진 않겠지."

 "제가 간언하고 오겠습니다. 공론화 되는 건 좋지 않습니다."

 

  화비의 말에 자란은 헛웃음이 터졌다. 간언이라니. 자신의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걸 훤히 아는데 간언이라니. 하지만 분명 잘못된 일이기는 했다. 사람이 노예는 되도, 공물인 적은 없다. 완전히 '물건'처럼 되버린 경우라니. 듣도 보도 못했다.

  매화 생각에는 그게 그거였지만, 아무튼 이들 입장에서는 큰일이었다.

 

 "화비가 태후마마께 알아서 말씀 드릴 거라 생각하네."

 "물론이죠. 이런 일은 없어야 합니다."

 

  둘이 한창 얘기를 하고 있을 때, 환관이 저 멀리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걸어가는 후궁들을 보다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했다.

 

 "폐하께서 진빈마마를 모셔오라 하셨습니다."

 "나를?"

 "예, 마마."

 

  그가 매화를 데려가려고 하자, 화비의 눈빛이 확 닿았다. 화이인을 태후가 데려간 것도 마음에 안 드는데, 자신이 연모하는 훤이 매화를 데려가는 것 또한 화가 나는 모양이었다. 슬쩍 눈치를 보다 매화는 고갯짓을 했다.

 

 "앞장 서게."

 "네, 마마."

 "그럼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자란은 폐하가 찾는다는 말에 손짓으로 그녀를 보냈다. 하지만 화비는 가만히 있을 성격이 아니었다. 괜히 꿍시렁거리며 옆에 있는 숙비에게 화풀이를 했다. 소심한 성격의 숙비는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다.

  훤의 궁으로 들어왔을 때, 매화는 엉망진창이 된 방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폐하, 이게 무슨 일입니까."

 "……."

 "폐하?"

 

  매화는 단순히 그가 화풀이를 하며 방 안을 뒤엎은 줄 알았다. 허나 그의 상태가 어딘지 이상했다. 침대에 기대 머리를 쥐고 있는 그가 단순히 아픈 게 아닌 모양새였다. 가까이서 그를 보니 땀을 흘리는 모습이 보였다. 심상치 않아 매화는 벌떡 일어섰다.

 

 "환관! 환…!"

 "조용히 해."

 "하지만. 폐하."

 "괜찮아질 거니까 그만."

 

  이게 단순히 괜찮아진다고? 땀도 뻘뻘 흘리고 머리를 부여잡고 있는데? 매화는 당황스러운 마음에 어떻게 하지 못하고 그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는 여전히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는 이 아픔이 익숙해보였다.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이고 있었다. 병이라면 의원을 불렀어야 맞다.

 

 "단순한 병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겁니까."

 "……."

 "병이라면 의원에게 보여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째서 환관을 부르기 꺼려하시는 겁니까."

 "괜찮아지니까."

 "병이 아닌 겁니까."

 

  그 말에 훤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답하지 않아도 매화는 알아 들었다. 무능한 황제. 광증에 빠진 황제. 제대로 반격할 수 없는 황제.

 

 "언제부터였습니까."

 "어릴 때부터였다."

 "저주입니까?"

 "그건 모른다. 하지만 어마마마에게 반항을 심하게 하면 할수록 심해지지."

 

  헛웃음이 나왔다. 설마 하니 자기 자식에게 이런 짓을 했을까. 지금 눈앞에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그가 이래서 화를 내다가도 내지 못하는 걸까.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걸까. 그는 단순히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다.

 

 "이럴 거면 본인이 황좌에 앉지 도대체 왜 괴롭힌단 말입니까."

 "……."

 "많이 괴로우십니까."

 

  동정을 느끼면 안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화는 훤 또한 한낱 '장기말'에 지나지 않는 걸 알고 안쓰러움을 느꼈다. 그녀는 소매 안 속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의 이마에 맺힌 땀을 훔쳤다. 그는 가만히 그녀를 보다 고개를 숙였다.

 

 "괴롭기보다 궁금하다."

 "……."

 "도대체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 그놈의 권력이 무엇인지."

 

  환멸이 나고, 질리는 구나. 그는 처음으로 지친 안색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한 번도 흔들린 얼굴은 한 적 없었는데. 매화는 괜시리 피어오르는 자책감에 입술을 깨물었다.

 

 "우선 이에 대한 원인부터 찾아야겠습니다."

 "원인?"

 "분명 술수든 뭐든 무언가를 '시도'한 건 분명합니다. 그러니 누가 한 건지, 무엇인 건지 찾아야지요."

 "쉽지 않군. 짐을 보는 눈동자는 너무도 많다."

 

  황제는 지나가는 걸음, 잠깐 보이는 모습에도 눈길이 닿게 되어있다. 수많은 눈길이 그를 지켜본다. 그것은 그를 더욱 옥죄어온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고통에 지쳐가는 자신에 대한 환멸 등 그가 미쳐갈 수밖에 없는 조건들 뿐이다.

  하지만 매화는 짙은 미소를 보였다.

 

 "제가 있지 않습니까."

 "……."

 "말씀 드렸잖아요. 제가 폐하께 도움이 되겠다고."

 

  수많은 눈길에 움직일 수 없다면, 그 또한 '장기말'을 꺼내들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일은 자신이 할 것이다.

 

 "제쪽 측근들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죠."

 

  매화의 말에 그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이해할 수 없다는 감정이 느껴졌지만 매화는 그저 웃었다. 그녀는 다시 손수건을 들어올려 그의 이마를 닦았다.

 

 "반드시 달라질 겁니다."

 

  그가 하는 일이 자신이 원하는 일이니까 그때까지만 같이 갈 뿐이다. 그녀는 애써 안쓰럽게 여기는 마음을 숨긴 채 생각했다.

 

 

 *

 

 

  화비가 찾아가도 소용이 없었던 건가. 소나의 말에 매화는 생각했다.

 

 "상재가 되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그럼 뭐라 불러야 하지."

 "리상재라고 부르면 된다고 합니다. 이름이 이리나라고 합니다. 거기서 따온 겁니다."

 "기어코 후궁으로 올릴 거였으면서 아닌 척하기는."

 

  분명 그녀를 후궁으로 올린 건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서겠지. 아무렇지 않게 훤을 조종할 수 있는 그녀라면 곧 합방하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매화는 싸늘하게 웃었다.

 

 "다른 쪽 반응은 어때?"

 "현재 화비는 방 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중입니다. 비명이 들리는 걸로 봐서는 한바탕 난리를 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수황후나 소재인은 당황한 정도에 그쳤고, 숙비는 별 반응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숙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군."

 

  모두들 그럴 듯한 존재감을 남기는 반면에 숙비는 안개처럼 공중에 붕 떠있다. 그녀에 대해서도 알 필요가 있어. 그렇게 생각한 매화는 루가에게 손짓했다.

 

 "루가야, 다른 노비들과 함께 숙비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도록 해라."

 "숙비마마 말씀입니까?"

 "그래. 그녀에 대한 정보만 적다는 게 어쩐지 걸린다."

 "알겠습니다, 마마."

 

  모든 건 꼼꼼할수록 좋겠지. 매화는 그렇게 생각하며 붓을 들어올렸다. 그나저나 이안은 자신을 죽이려던 친우에 대한 걸 알게 되면 어찌 반응하려나. 찜찜한 마음을 숨기고 그녀는 붓을 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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