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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27화
작성일 : 19-11-13 11:52     조회 : 264     추천 : 0     분량 : 3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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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쿰척쿰척’

 

  어머니와 아버지는 입을 떡 벌리고 앉아 동식의 입속으로 사라지는 음식들을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동식이가 다 먹어 치워버리기 전에 먹어야 했으므로 밥 먹는 것에 집중했다.

 

 “한 그릇만 더 주세요.”

 

 “어? 어. 그래. 한 그릇? 어. 그래야지. 응. 줄게.”

 

  어머니는 당황한 듯 평소답지 않게 혼잣말을 하며 동식이 내민 밥그릇을 받아들고 총총걸음으로 주방으로 사라졌다. 아버지는 자신의 앞에 쌓인 갈비뼈를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보고 있는 동식을 보며 물었다.

 

 “그러니까 둘이 호주에서 만났다고?”

 

  아버지 물음에 동식이 웃으며 대답했다.

 

 “네. 룸메이트였어요.”

 

 “그렇구나. 이름이 동식이랬나?”

 

 “네. 이동식입니다. 23살이에요. 하하하.”

 

  아버지는 나에게 물었다.

 

 “근데 넌 호주에서 뭘 했었는지 말을 안 해주니.”

 

  생각해보니 그랬다. 휴가라고 해서 신나는 마음으로 곧장 집으로 달려오긴 했지만, 정확한 어떤 거짓말 할 거리를 생각해내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나의 당황스런 표정을 안 것인지 동식이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마 부모님 걱정하실까 봐 말을 안 했나 보네요. 형이 또 호주에 있을 때도 그렇게 효자였거든요. 매일 부모님 노래를 불러대는 통에 제가 다 힘들었다니까요. 저희는 딸기 농장에서 일했어요. 이야 근데 어머님 요리실력이 엄청나시네요. 원래 제가 맛이 없으면 잘 안 먹거든요. 제가 잘 먹는 걸 보면 어머님은 분명 요리 실력이 엄청나신 게 틀림없어요.”

 

  어머니가 주는 그릇을 받으며 동식이 말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마치 괴물에게 밥그릇을 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럴만했다. 동식이는 벌써 4그릇째 먹고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집으로 돌아온 지 벌써 9일째. 어머니와 아버지는 내가 돌아올 날짜를 정확히 알고 계셨다. 집으로 돌아온 첫날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NSR에서 어떤 식으로 조치를 취해줄지 몰라 상당한 걱정을 했는데, 그날 저녁 어머니가 꺼내 오신 우편물과 택배를 보고 그 생각은 사라져 버렸다.

 

  정말로 내가 찍은 것이 아닌지 헷갈릴 만큼 정교한 사진들이었다. 내가 호주에 있다가 온 건 아니었는지 나 자신도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만큼 정교하게 사진을 잘 만들어서 보냈던 것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손편지는 없었다. 당연했다. 내가 편지를 쓴 적이 없으니. 아니 쓸 시간도 주지 않았지만. 무튼 함께 온 택배들은 호주에서만 판다는 유명한 영양보조식품부터 없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가장 놀라웠던 것은 바로 우편으로 날아온 내 짐이었다.

 

  훈련소에 입소했을 때 내가 가지고 있던 짐은 분명 입고 있던 패딩과 청바지, 티셔츠, 속옷이 전부였다. 그런데 집으로 날아온 나의 짐이란 것에는 마치 정말 내가 호주에 살았던 것처럼 짐이 들어있었다. 헌 옷가지부터 속옷과 신발까지.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옷에서 진짜로 내가 사용한 듯 나의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나는 다시한번 NSR의 치밀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근데 어떻게 우연히 같이 나오게 된 거니? 아무리 룸메이트라지만 이렇게 같이 나오기가 쉽지 않을 텐데.”

 

  어머니의 질문에 동식이는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대답했다.

 

 “한국엔 제가 먼저 왔어요. 형이 나중에 온 거죠. 형이 한국 왔다는 소식 듣고 제가 찾아온 거고요.”

 

  아버지가 연달아 물었다.

 

 “그럼 딸기 농장에선 무슨 일을 했던 거니? 창현이는 통 자기 얘기를 안 하는 애라.”

 

 “아~ 형 그런 집에선 그런 스타일이구나. 저랑 있을 때는 할 말 못 할 말 다 하던데.”

 

  동식은 나를 보며 씩 웃고는 앞에 놓인 갈비를 뜯으며 말을 이었다.

 

 “카불쳐에 있는 딸기농장에서 딸기를 수확했죠. 하루 종일 앉아서 딸기를 수확하다 보면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생각에 가끔 정신이 아득해지기도 해요. 그나마 형은 딸기 수확했지만 저는 잡초제거 했었는데 뭐 살아서 왔다는 게 다행일 정도죠. 하하하,”

 

 “저런.. 쉽지 않았을 텐데. 고생들 했구나.”

 

  어머니는 걱정스러운 듯 나를 바라보았지만, 나는 차마 어머니의 그 눈빛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다시 밥그릇으로 고개를 처박았다. 하지만 동식이는 여전히 눈 하나 깜짝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에이 다 그렇죠 뭐. 세상 사는데 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도 호주는 좋아요.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해도 대우도 좋고 사람들이 다들 여유가 넘치죠. 물론 카불쳐는 제외하고요.”

 

  아버지는 동식이가 대견하신 듯 흐뭇하게 바라보시며 말했다.

 

 “어린 나이에 철이 들었네. 아주 잘 컸어. 부모님이 아주 잘 키우셨네 그려.”

 

 “예. 뭐.. 그렇죠. 하하하.”

 

  동식이의 사람 좋은 웃음에 아버지는 다시한번 미소를 지으셨다.

 

  총 5그릇의 밥을 해치운 동식이는 만족했다는 듯 깨끗하게 비워진 상 위의 그릇들을 보며 배를 두드렸다. 어머니가 후식으로 가져오신 과일까지 모두 해치우고 나서야 동식이는 나를 따라 내 방으로 들어왔다.

 

 “너 호주에 살았었어? 어떻게 그렇게 자세하게 알아?”

 

 “에이. 형. 그 정도는 상식이라고. 호주에 워킹 갔다고 해놓고 그 정도도 모르면 돼? 나도 거짓말해야 하니까 좀 알아 봤던 거지.”

 

 “치밀하네. 짜식.”

 

  나는 동식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은 뒤 말했다.

 

 “그나저나 우리 내일모래면 다시 가야 하는데 넌 뭐라고 했어? 부모님한테?”

 

  동식이는 휴가 출발 전 NSR에서 지급해준 핸드폰을 보며 건조하게 대답했다.

 

 “우리 부모님은 나한테 신경 안 써. 뭐 내가 또 어디 가서 밥 굶고 다니진 않으니까.”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 다니던 학교는 또 뭐라고 말하지?”

 

 “그건 그 제비한테 말해봐. 뭔가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제비는 동식이가 최용현을 부를 때 쓰는 말이다. 올백으로 넘긴 머리에 조금은 날카롭지만 준수한 외모. 그리고 지적인 느낌을 보고 동식이가 제비 짓을 잘하게 생겼다고 해서 붙인 별명이었다. 사실 나도 다른 건 몰라도 동식이가 별명 하나는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근육 돼지라는 고원욱 본부장의 별명도 포함해서.

 

 “그럴까. 에이 모르겠다. 이젠 어떻게든 되겠지. 아니면 뭐 사실대로 다 말하던가.”

 

  나는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 드러누워 버렸다. NSR에서 준 핸드폰을 꺼내며 동식에게 말했다.

 

 “너 그나저나 이거 다 적었어?”

 

 “응. 당연하지. 월급 받으려면 꼬박꼬박해야지.”

 

  우리가 NSR에서 하루를 보내고 고원욱 부장에게 휴가 출발 신고를 하던 날 우린 생각보다 파수꾼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그림자 소행에 난리가 났던 밤이 지나고 잠들었던 NSR의 넓은 숙소에서 6번째 알람이 울렸을 때 창현과 동식은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무언가에 홀린 듯 침대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자 밤새 숲에서 뿜어댄 눅눅한 공기가 온몸을 적셨다. 창현과 동식은 먹이를 찾는 동물처럼 정문을 빠져와 언덕을 내려가 주변에 풀이 무성하게 자란 좁은 도로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고 NSR로 돌아왔을 때 주차장 근처에 모여 얼차려를 받고 있는 대원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의 제일 앞에 있는 육중한 몸의 사내가 서 있었다. 검은 스포츠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지만, 창현과 동식은 그게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의 가슴 부근에서 뱀처럼 꽈리를 틀고 있는 그 엄청난 팔은 고원욱이 아니고서 이곳 NSR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의 미간은 잔뜩 찌푸려져서 보는 사람의 인상까지 쓰게 만들었다. 그리고 화가 많이 났는지 훈련소에서도 한 번도 보지 못한 무거운 분위기에 어떤 기운마저 몸 주변에서 피어오르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창현과 동식은 누가 말하지 않았지만, 원욱의 눈을 피해 최대한 발소리를 죽이고 시야에서 사라지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였다. 껑충거리며 본부의 유리문에 거의 다다랐을 때쯤 그들의 간절한 바람을 누군가 깨트려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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