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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파수꾼
작가 : Enyy
작품등록일 : 2019.11.9

평소 두통에 시달리며 이상한 꿈들을 꾸던 평범한 대학생인 창현. 어느 날부터 꿈에서 꾸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파수꾼‘이라 칭하며 국가에선 이미 그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강남 한복판에서 큰 교통사고를 막아낸 창현의 능력을 알아챈 ‘NSR‘과 그 반대세력인 ‘그림자’가 창현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창현은 결국 국가기관인 NSR에 들어가지만, 그림자의 알 수 없는 말들이 계속해서 창현의 마음에 남는다. 국가와 싸우는 그림자. 과연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26화
작성일 : 19-11-13 11:51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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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회색빛 철창이 벽면 전체를 가로막고 있었다. 그리고 회색빛 철창 중앙에 2미터 높이의 문이 뚫려 있었다. 형식이 먼저 문으로 들어갔고 그 뒤를 준식이 바짝 쫓았다. 철문을 넘어 바로 왼쪽으로 몸을 틀자 중앙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2줄, 오른쪽으로 2줄로 책상이 줄지어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천장에는 네모난 명패 몇 개가 줄에 매달려 있었는데, 명패에는 강력반부터 시작해 각 부서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각 부서 책상마다 사람들이 마주 보고 있었는데 노트북이나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는 쪽이 경찰인 것 같았다.

 

  형식은 왼쪽 제일 구석에 ‘강력반’이라고 적힌 철제 책상 앞 의자에 앉았다. 준식이 쭈뼛거리며 서 있자 자신의 옆 책상 의자를 끌고 와 손짓하며 말했다.

 

 “여기 앉아.”

 

  그리고는 책상 어딘가에 아무렇게나 놓인 나무젓가락을 찾아 그 위에 검은 글씨로 적힌 숫자를 핸드폰에 번호를 입력하고 있었다.

 

 “이 집이 아주 기가 막히거든. 너도 먹어보면 깜짝 놀랄걸?”

 

 “형. 저 밥은 나가서 먹으면 안 될까요. 여기서 먹기는 좀 그런데.”

 

 “왜 뭐 어때서. 여기서 먹어도 돼. 짜장면 싫어? 그럼 뭐 국밥?”

 

 “전 형 일하는 거 보러 온 거잖아요. 밥은 있다가 먹어도 되요.”

 

 “알겠어. 알겠어. 고기 사줄게. 짜식 명문대생이라 그런지 머리가 좋아. 그나저나 뭘 하면 되는 거지?”

 

 “그냥 평소에 어떤 업무를 하고, 또 범죄 현장이나 범인들에 심리상태...”

 

  준식이 말하고 있는 중에 형식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꾸벅 인사했다.

 

 “오셨습니까.”

 

  한눈에 봐도 작아 보이는 키. 머리가 훤히 벗겨져 천장에서 내리 쪼는 하얀 불빛이 반사되어 정수리가 반질반질 해 보였다. 정수리와는 달리 희끗희끗했지만 주변머리는 풍성했다. 등산복 비슷한 복장에 등산화까지. 어디 등산을 다녀오는 사람 같은 모양새였다. 손에는 검은 바탕에 흰색으로 ‘결재’라고 적혀 있는 파일을 들고 있었다. 형식의 인사를 건성으로 받던 남자는 준식을 발견하고는 말했다.

 

 “인마. 잡았으면 네놈 맞은편에 앉혀야지 왜 이형사 자리에 앉혀둬? 맨날 농땡이만 피니까 이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냐? 빨리 제자리에 안 앉혀?!”

 

 “얘는 그런 애 아니에요. 요기 옆 동네에 있는 대학 다니는 학생이라고요.”

 

 “엥? 네가 그 학교 다니는 사람을 어떻게 알아?”

 

 “아니 저라고 왜 그런 사람 알고 지내란 법 없습니까? 저도 한때는 예? 이런 이름만 대면 아는 대학에 다니는 게 제 꿈이었다고요.”

 

 “시끄러워 인마. 경찰대도 꼴등으로 간신히 졸업한 놈이 뭔 명문대 같은 소릴 하고 있어? 법률 상담 같은 건 변호사 사무실로 모셔다드려라. 되지도 않는 상식으로 조언해주지 말고.”

 

 “아이 반장님 진짜.”

 

 “시끄럽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저 친구도 같이.”

 

 “아니 전 괜찮습니..”

 

 “자식 같아서 그래. 아 뭐해 당장 안 움직여?!”

 

  반장의 외침에 형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잠시 뒤 그들은 시끄러운 고깃집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준식이 과제를 위해 방문한 목적은 반장의 깊은 지식 덕에 금방 해결되었다. 그리고 요즘 세상과 취업, 경제난 등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준식이 창현이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형. 끝까지 그 사람들이 누군지는 못 찾은 거예요?”

 

  형식은 자신의 소주잔에 소주를 채우며 말했다.

 

 “대한민국에서 경찰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라는 걸 그놈들 찾으면서 내 뼈저리게 느꼈지. 그 뒤로 그냥 포기했어. 덕분에 경찰에 대한 내 가치관도 좀 바뀌었고.”

 

  형식의 말에 반장이 심드렁하게 물었다.

 

 “가치관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좀 들어보자.”

 

 “뭘 어떻게 바뀝니까. 악착같이 버텨서 승진하는 거죠. 혹시 압니까. 어깨에 무궁화 몇 개 달면 내가 알고 싶은 것들을 알게 될지.”

 

  형식의 대답에 반장의 미간에는 잔뜩 주름이 잡혔다.

 

 “대체 누구를 찾았길래 하찮니 뭐니 해?”

 

  형식은 둥근 테이블 위에 올려진 자신의 핸드폰을 뒤적거리다 반장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 여자요. 아무리 찾아도 흔적하나 안 나옵디다. 내 옷 벗을 각오로 대학 후배 놈까지 닦달해서 경찰청 데이터베이스까지 돌려봤는데도 깨끗해요. 마치 일부러 누가 기록을 싹 지워버린 것처럼.”

 

  형식은 소주를 마시고 있어서 몰랐지만, 준식은 분명 보았다. 그 사진을 본 반장의 얼굴이 굳어지는 것을. 하지만 반장은 이내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와 다시 휴대폰을 넘겨주며 말했다.

 

 “뭐 심각한 범죄라도 저질렀어?”

 

 “그냥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촉. 막 뭔가 촉이 와서 뒤져봤는데 진짜 대어인거죠. 근데 낚이기는커녕 대한민국에 존재하는지조차 의문이에요.”

 

 “주민등록 말소된 거 아냐?”

 

 “아니 반장님. 말소가 됐어도 사람이 이렇게 CCTV에 멀쩡히 찍힐 정도면 죽었든 살았든 기록이 남아있어야 할 거 아닙니까. 근데 없어요. 찾으면 찾을수록 무슨 벽에 막힌 것 같더라니까요. 1년을 넘게 찾았어요. 아시잖아요. 제 성격.”

 

 “엄한 냄새 맡고 돌아다니지 말고 지금처럼 살면 돼. 끝까지 버텨. 꼭 굵직한 놈들 몇 놈 잡는다고 승진하는 게 아니야. 꾸준하게 계속해서 버티다 보면 언젠간 너도 높은 자리에 앉을 수 있을 테니까.”

 

 “반장님도 못한 걸 저보고 하라고요? 반장님도 예전에 큰 사건 맡았다가 지금 진급도 못하고 있잖아요. 그게 사건이 뭐였더라. 그 김선배한테 들었는데...”

 

 “시끄러 인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이제 일어나자. 저 친구는 내일 학교도 가야할 텐데 우리가 붙잡아두면 안 되지.”

 

  반장은 먼저 일어나 계산대로 향했지만, 형식은 소주 병을 탈탈 털어 자신의 술잔에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담아내고 있었다.

 

 *****

 

 “이의가 없으시면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의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

 

 ‘땅! 땅! 땅!’

 

  의장이 의사봉을 세 번 두드리며 길었던 본 회의가 끝남을 알렸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많은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양손을 포개 배 위에 올려두고 그대로 멈춰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희끗희끗 하긴 했지만, 짙은 송충이 같은 눈썹을 가진 남자였다. 시끄러운 주변에도 아랑곳 않고 그대로 앉아있는 남자를 향해 누군가 다가왔다.

 

  얼굴에는 비열한 웃음과 넙데데한 얼굴. 머리는 얼마 전에 염색했는지 염색약이 주는 인공적인 검은빛에 가르마를 타고 넘겨 인상은 깔끔해 보였다. 하지만 벨트를 삼켜버릴 것 같은 뱃살은 검은 정장으로도 가릴 수 없었다.

 

 “아이고. 우리 원 의원님. 많이 피곤하셨나 봅니다.”

 

  남자의 넉살 좋은 말투에 짙은 눈썹의 남자가 눈을 떴다.

 

 “이런 내 정신 좀 봐. 잠깐 뭣 좀 생각하다는 것이 깜빡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이거 정말 부끄럽습니다.”

 

  남자는 아니라는 듯 양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우리 원 의원님은 그러셔도 되죠. 우리 대한민국의 심장 강남구 의원 아니십니까. 저는 의원님에 비하면 거의 놀면서 월급 받는 수준이라 죄송할 따름입니다.”

 

 “하하하. 아닙니다. 그나저나 박 의원님은 요새 어떠십니까?”

 

 “의원님 보살핌 덕분에 보다시피 이렇게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원재희는 좌우를 둘러보며 물었다.

 

 “어라 그런데 우리 김 의원님이 안 보이시네요?”

 

  남자의 얼굴에는 교활한 미소가 한껏 활짝 피어오르며 말했다.

 

 “우리 원 의원님 덕분에 상황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아직은 밖에 돌아다닐 정도는 아니라 오늘은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제가 조금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 이거 김 의원님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어이구. 무슨 말씀을 그리하십니까. 원 의원님 아니었으면 지금쯤 수감되는 추태를 보였을 텐데요.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 그렇지 않아도 제가 한 번 대접해 드리려고 원 의원님만 애타게 기다렸는데 워낙 바쁘신 분이라 제가 뵐 수가 없어서. 이렇게 무례를 무릅쓰고 찾아왔습니다.”

 

  원재희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한 번 들여다본 뒤 애석하다는 듯 말했다.

 

 “이런... 제가 선약이 있는지라 오늘은 좀 힘들겠습니다. 이거 죄송해서 어쩌죠.”

 

  조금 전까지 교활하기만 했던 남자의 얼굴에 당혹감이 순식간에 떠올랐다 사라졌다.

 

 “하하하.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의원님이시라 항상 바쁘시군요. 당연히 다음에 봬야죠. 그럼 연락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의원님.”

 

 “그럼.”

 

  원재희는 남자를 지나쳐 의사당 밖으로 걸어 나와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랐다. 길을 가로막고 있던 차들은 응급구조대가 지나가자 차를 비켜주는 것처럼 원재희가 탄 차가 지나가자 길을 터 주었다.

 

 “김 의원 여론은?”

 

 “예. 포털 사이트 쪽은 이미 손을 써놔서 김 의원 관련 기사는 더 이상 없습니다. 소셜 미디어에도 손을 쓰긴 했으나, 개인이 올리는 게시물들이 조금 있어서 올라오는 즉시 삭제하고 있습니다.”

 

 “방송사는?”

 

 “모든 곳에 압력을 넣어 놨습니다.”

 

 “똥받이면 똥받이답게 행동을 해야지. 주제를 모르고 나댔어. 그런 놈이 하필이면...”

 

 “걱정 마십시오. 3일내로 잊혀질 겁니다.”

 

 “그래야지.”

 

 “약속 장소로 가시겠습니까?”

 

 “뭐였지?”

 

 “총리님 만나기로 하셨습니다.”

 

 “아아 그랬었지.”

 

  그러더니 뭐가 재미있는지 혼자 피식 웃고는 말을 이었다.

 

 “날더러 오라니 말이야.”

 

 “아무래도 보는 눈들이 있으니..”

 

  원재희는 고개를 창밖으로 돌림으로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비서 역시 알아챘는지 앞으로 돌아앉았다. 원재희는 창밖에 흘러가는 서울의 풍경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국회도 귀찮군. 청와대는 좀 조용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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