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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죽음이 살고 있다.
작가 : 꽃잎그늘
작품등록일 : 2019.10.30

어느날 벌어진 살인 사건.
그 살인의 과정에는 평범하지 않은 존재가 끼어 있다.

형사 여운은 평범해 보이는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의문의 존재와 접촉하여 은밀한 거래를 하게 되는데...

 
7화. 수사1
작성일 : 19-11-12 16:45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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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화. 수사1

 

 오후의 햇살이 창문을 뚫고 들어왔다.

 영후는 자신의 얼굴을 강타한 햇빛에 놀라 졸고 있던 눈꺼풀을 번쩍 떴다.

 퇴원 후, 바로 출근을 하고 나니 온 몸에 몇 백 근이 넘는 추를 달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반쯤 몸을 눕히고 있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킨 뒤, 잔뜩 찌푸리며 환자처럼 중얼거렸다.

 

 “죽고 싶다…….”

 

 아무도 그의 넋두리에 리액션을 보여주지 않았다.

 마치 시위라도 하는 것처럼, 그는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여서 앓는 소리를 냈다.

 

 “진짜, 죽고 싶다.”

 

 여전히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없었다. 반장은 노골적으로 컴퓨터를 바라보며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쿵-

 

 영후는 보란 듯이 책상에 머리를 처박았다.

 경찰이 범인을 쫓다가 다쳤으면 퇴원을 하더라도 며칠은 쉬는 시간을 주어야 할 것 아닌가.

 개미처럼 일만 시키는 반장을 향한 요란한 반항이었다.

 하지만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영후는 그 상태로 계속해서 머리를 책상에 굴렸다.

 옆자리에 있던 건태는, 그에게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컴퓨터 자판을 두드렸다.

 그리고 복화술 하듯이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속삭였다.

 

 “일어나라. 또 욕먹겠다.”

 

 슬그머니 흘러나온 경고를 들은 영후는, 잠시 움찔하는가 싶더니, 보란 듯이 몸을 벌떡 일으켜세웠다.

 그리고 건태를 향해 나지막이 웅얼거렸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거 노동착취 아니냐?”

 “애초에 형사될 때 이런 거 생각 안 했냐?”

 “난 슈발, 범인만 많이 잡으면 장땡인줄 알았지.”

 “그래서, 범인을 많이 잡긴 잡았냐?”

 “…….”

 

 할 말이 없었다.

 영후는 다시 책상에 머리를 처박으며 신음하듯 투덜거렸다.

 

 “아니, 대체 뭘 얼마나 잡아야 많이 잡는 건데? 한 달에 3백 명은 잡아 처넣을까? 그럼 쉬는 날이 보장 되나?”

 “너 입원하는 동안 쉬는 날 충분히 보장된 거야. 그리고 한 달에 3백 명 잡으려면 하루 열 명 검거해야 돼. 너 지난달에 검거한 범인이 세 명이다.”

 

 발끈한 영후가 다시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리고 건태를 쏘아보며 구시렁거렸다.

 

 “야. 그건 내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강력반에 인원이 부족해서 그런 거 아냐? 최소 다섯 팀은 있어야 뭘 하든지 말든지 하지”

 

 퍽!

 

 별안간 뒤통수로 주먹이 날아왔다.

 듣다 못한 반장이 손수 영후의 자리까지 찾아온 것이다.

 그는 화들짝 놀라는 영후를 한심하게 바라보며 혀를 찼다.

 

 “그래 임마. 네 말대로 사람이 없으니까 뺑뺑이 돌리는 거 아냐? 자꾸 책상머리에 앉아서 헛소리 할래?”“아, 깜짝아…… 아 왜 사람을 때리고 그래요? 말로 해도 되잖아요.”

 “자꾸 헛소리하니까 그러지! 한의찬이 신상이랑 프로파일링은 읽어봤어?!”

 “아니요.”

 

 퍽!

 

 반장은 한 번도 영후의 뒤통수를 향해 손바닥을 날렸다.

 

 “아! 반장님!”

 

 움찔하는 영후의 얼굴을 보며 반장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가만히 앉아 있지 말고 뭐라도 해라, 좀! 관할에서 연쇄살인 발생하면 우리 전체가 다 골치 아프니까!”

 “연쇄살인?”

 

 영후는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반장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반장은 그를 향해 아무런 대꾸도 해주지 않고 자기 자리를 향해 돌아가버렸다.

 영후는 멍청한 표정으로 반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건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무슨 소리야? 우리 살인 사건이 또 있어?”

 “한의찬 말하는 거야.”

 “걔가 왜? 또 사람 죽였어?”

 

 건태는 고개를 흔들며 자기 책상에 있던 파일 하나를 영후에게 내밀었다.

 

 “그게 아니라, 한의찬이가 저번에 폭력 전과로 몇 번 잡혔던 적이 있었잖아.”

 “그래서?”

 “근데 얘가 교도소 안에서도 수감자들이랑 여러 번 트러블을 일으켜서 정신 상담도 받고 프로파일링 작성도 했었거든.”

 

 영후는 건태가 건넨 파일을 받아 펼쳐 보았다.

 그 안에는 한의찬과 관련된 여러 가지 신상 정보들과 함께 정신 상태 분석과 그밖의 위험 요소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는,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수감자들과 여러 번 물리적 충돌이 있었는데, 그 중 몇 번은 수감자의 신체에 심각한 상해를 입힌 이력이 꽤 있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파일을 살펴보는 영후를 향해 건태가 부가 설명을 했다.

 

 “의사나 프로 파일러들의 견해로는, 그 새끼가 한 번 살인을 저질렀다면, 두 번, 세 번 같은 범행을 저지를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대.”

 “뭐야.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나진 않았지만 굉장히 위험한 놈이니까 어떻게든 빨리 잡아들여야 한다는 거지. 원래 그렇잖냐. 한 번 범죄를 저지른 놈은 비슷한 유형의 범죄를 계속 저지르거든. 특히 한의찬이 걔는 심리적으로도 엄청나게 불안정하고 난폭하니까…… 흔히들 말하는 싸이코패스라고.”

 “하…….”

 

 영후는 복잡한 심정으로 한의찬의 사진과 소견서 등을 넘긴 뒤 뒤로 넘어지듯 의자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 시니컬한 말투로 건태를 향해 핀잔을 줬다.

 

 “머리 좋네. 그런 건 다 어떻게 알고 있냐?”

 “너 범죄학 공부 안 했어? 어떻게 경찰이 된 건지 의심 좀 해봐야겠는데?”

 “시끄러. 난 체력 좋아서 형사 됐어.”

 

 귀찮다는 듯 뇌까리는 영후를 보며 건태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반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마치 그에게 무슨 말을 기다린다는 뜻 같았다.

 반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마치 범인을 취조하듯 공격적인 눈빛으로 영후를 바라보았다.

 

 “그럼 체력 좋은 네가 봤을 때, 한의찬이 이 새끼 어디 있을 거 같냐?”

 “네? 그걸 제가 어떻게…….”

 “머리가 좋으면 대가리 굴려서 잡는 거고, 너처럼 체력만 좋으면 죽어라 뛰어다니면서 잡는 거야.”

 “잠복하라는 말이에요?”

 “이제 말귀가 통하네.”

 

 영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반장을 흘겨보았다.

 그리고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푸념했다.

 

 “반장님, 진짜 복귀하자마자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사람이 숨은 돌릴 수 있어야 일을 하죠.”

 “너 체력 좋아서 형사 됐다며? 그 정도도 안 돼?”

 “아니…….”

 

 영후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애써 가라앉혔다.

 그리고 억지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이며 반장을 향해 대꾸했다.

 

 “최소한 소재 파악은 하고, 정보를 입수할 만한 경로를 주셔야 잠복을 하든 잠수를 하든 할 거 아닙니까? 무턱대고…….”

 “김형사.”

 “네.”

 

 말허리를 자르고 들어온 반장은 영후를 힐끗 바라보며 건태를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 자신의 손에 있던 파일을 건태에게 넘겼다.

 

 “저번에 내가 시킨 거 다 했어?”

 “한의찬 주변 인물들에 대한 조사 말씀입니까?”

 “그래.”

 

 건태는 파일을 받아 펼친 뒤, 그 안에 있는 내용들을 능숙하게 읊었다.

 

 “부모는 15년 전에 교통사고가 나서 둘 다 사망 했고요. 형이 하나 있는데, 마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게 개업한 지는 5년 정도 된 걸로 알고 있는데, 한의찬이 폭력 사건으로 교도소 수감된 이후로는 별다른 교류가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교도소에 수감 중일 때 친했던 애들은?”

 “수소문을 좀 해봤는데요. 이원석, 권민정, 이태훈, 서보현 이렇게 네 명 있어요. 근데 이원석은 작년병으로 에 죽었고, 권민정은 성폭력 혐의로 지금 구치소에 있는 걸로 나오네요.”

 “그럼 이태훈이랑 서보현이만 털어보면 되겠네. 그밖에 더 나온 거 없어?”

 

 영후는 입만 어- 벌린 채 두 사람의 대화를 멍청하게 바라보고만 있었다.

 자신이 없는 사이, 건태 혼자서 꽤 많은 일들을 해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아마 반장이 의도적으로 영후의 앞에서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건태는 파일의 뒷부분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나갔다.

 

 “한의찬이 금융거래 기록을 좀 추적해봤더니, 금방 나오더라고요. 여기 보이시죠? 며칠 전에 서보현이한테 30만 원 송금 했어요.”

 “뭐야? 이 새끼 너무 허술한 거 아냐? 서보현이는 지금 뭐하고 있는데?”

 “신촌에서 안마방 하고 있는 걸로 나오긴 했는데, 소재는 아직 파악이 안 됐습니다.”

 “그럼 게임 끝났네. 가서 성매매 관련 접수된 거 모아서 서보현이 이름나오면 그대로 덮치면 되잖아.”

 “들었지?”

 

 건태는 고개를 돌려 영후를 바라보았다.

 성매매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라는 뜻이었다. 영후는 얼굴을 구기며 건태를 쏘아보았다.

 왠지 모르게 명령을 받는 느낌이라 기분이 영 찝찝했다.

 

 “야. 넌 상사도 아니면서 왜 나한테 지시를…….”

 “이형사 네가 해.”

 “…….”

 

 영후는 울상이 되어 반장을 얼굴을 바라보았다.

 반장은 그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자리를 향해 걸어갔다.

 

 “너 며칠 쉬는 동안 김형사가 뛰어다녔으니까 보답은 해줘야지. 아니냐?”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영후는 건태가 건네주는 성매매 관련 사건을 파일을 받으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리고 안에 있는 서류들을 신경질적으로 넘겨보았다.

 

 “이놈의 포졸 짓거리, 올 해 안에 때려치운다, 진짜.”

 

 구시렁거리는 영후를 보며 건태는 피식 웃음을 보였다.

 자리에 앉아 있던 반장은 그의 혼잣말을 향해 한 마디를 더 보탰다.

 

 “억울하면 경찰하지 말고 범죄자 해. 그럼 이 고생 안 하고 도망만 다니면 되잖아.”

 

 장난처럼 대꾸하는 반장의 얼굴을 힐끗 바라보던 영후는 소리 없이 입모양만 벙긋거렸다.

 누구도 그의 소심한 반응을 보진 못했지만, 건태는 그 벙긋거리는 입모양이 ‘망할 꼰대새끼’ 라는 것을 알아채고 있었다.

 건태는 씨익 웃으며 응원처럼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영후는 새침하게 건태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뾰루퉁한 표정으로 서류 안의 내용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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