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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어느 날 막장 남주가 찾아왔다
작가 : 연새하
작품등록일 : 2019.11.6

그는 내게 그의 형제를 유혹하라 했다. 나는 고개를 떨궜다. 그것만은 할 수 없다.
“카일을 유혹해.”
그가 다시 말했다. 나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 은밀히 속삭였다.
“제가 존재감이 없습니다.”

- 부제: 회귀 좀 그만해주실래요.( Feat. 빙의)
단역, 무존재 여주. 존재감이 없는데, 없어야 하는데, 존재감 어필을 너무 잘해버림 // 표지: 픽사베이 저작권 무료 이미지

 
24. 목장왕이 될 거야
작성일 : 19-11-11 12:11     조회 : 210     추천 : 0     분량 : 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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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지난번처럼 열심히 말을 타고 세계의 끝으로 갔다. 바다 끝 절벽에서는 지난번과 다르게 낙하우산을 꺼냈다. 낙하산은 기동성이 떨어져서 에드워드가 새로 개발했다.

 

 “자, 뛰어내린다. 어깨 꽉 잡아라.”

 

 에드워드는 우산을 쫙 펼치며 뛰어내렸다.

 

 우어아아아. 얼굴이 슬라임처럼 이리저리 눌렸다 펴졌다 하고 나니 세계수 도서관 앞이었다.

 

 “됐군.”

 

 에드워드는 가뿐하게 착지한 후 우산을 접었다. 그런데 그 순간, 찌릿 전기가 통했다. 대마법사가 새로이 친 결계에 우산 끝이 닿은 것이다. 눈앞이 번쩍하고 머리털이 쭈뼛 섰다. 에드워드와 나는 으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대로 전기 통구이가 되는 줄 알았다. 다행스럽게도 사람의 형상은 유지했다.

 

 “괜찮나?”

 

 “아예, 뭐.”

 

 “대마법사 놈. 이렇게 나온다는 거지.”

 

 에드워드는 턱을 한번 쓸더니 손을 높이 들었다. 언제 챙긴 건지 커다란 깃발까지 들었다. 그는 깃발을 흔들며 호기롭게 소리쳤다.

 

 “적진이다. 돌격하라!”

 

 그러자 유령들이 우르르 세계수 도서관으로 몰려갔다. 그들은 으아아아, 저들만 들리는 함성을 부르짖으며 돌진했다.

 

 “뭐, 뭐야! 지진이야?!”

 

 낮잠을 자던 대마법사가 화들짝 놀라 깼다. 유령들은 책장이건 문이건 닥치는 대로 붙잡고 흔들었다. 대마법사는 또 당신이냐며 화를 냈지만, 우리를 막지 못했다. 유령들이 대마법사의 팔다리를 딱 붙들었다.

 

 “이게 뭐야? 유령?! 왜 이딴 것들이 여기 모였어!!”

 

 대마법사가 씩씩대며 소리쳤다. 에드워드는 그 광경을 기분 좋게 보고서 포대기를 풀었다. 몇 시간만에 땅에 발을 디딘 나는 콩콩 제자리 뛰기를 하며 몸을 풀었다.

 

 "멜리. 5분이다."

 

 "네!"

 

 그 즉시, 우리는 빠르게 흩어져 책을 찾았다. 유령들이 마법사를 붙들고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최대 5분이라 우리는 5분 안에 일을 끝내야 했다.

 

 우리는 빠르게 책을 찾았다. 시간 안에 필요한 모든 책을 찾고 나는 다시 포대기에 싸였다. 에드워드는 나를 업고 날래게 도서관을 빠져나갔다. 나는 도서관을 떠나면서 대마법사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죄송해요! 일 끝나면 돌려드릴게요!”

 

 “다, 당신들!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알기나 합니까!”

 

 대마법사가 뭐라건 우리는 뒤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내 걱정은 기우였다. 그는 역시 원하는 건 뭐든지 이루는 놈이었다. 전기충격을 받기는 했지만, 지난번보다 훨씬 수월하게 도서관을 다녀왔다.

 

 하... 숨 가쁜 하루였어.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저택에 들어섰다. 터덜터덜 홀을 지나는데, 어디선가 검은 오라가 느껴졌다. 이놈의 유령들 또 무슨 심술이야, 하고 고개를 들었다.

 

 유령이 아니다.

 

 카일이다.

 

 카일은 험상궂은 얼굴로 무섭게 나를 보았다. 나는 마음을 졸이며 슬며시 에드워드 뒤로 숨었다. 다행히 그 시선이 나를 향한 게 아니었다.

 

 “에디. 애를 이 꼴로 데리고 다닌 거냐.”

 

 “이 꼴?”

 

 “꼬질꼬질하게 땀에 절어 있는 게 지금 안 보여? 대체 뭘 하길래 애가 매일 녹초가 돼. 당분간 멜리에게 접근금지다.”

 

 카일은 에드워드를 확 밀쳐버리고 나를 안아 올렸다. 처음 안아줄 때만 해도 어색하더니 이젠 제법 잘 안는다. 승차감, 아니 안김감? 여튼 품이 퍽 안락했다.

 

 근데 이상하게 허전하네... 뭔가 빠진 거 같은데....

 

 아! 캔디스.

 

 캔디스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유령들이 나타나고 정신없이 지내는 동안 캔디스를 거의 못 봤다. 있어야 할 사람이 없으니 되게 허전하다. 나는 카일의 품에 안긴 채로 두리번두리번 캔디스를 찾았다.

 

 “캔띠뜨 어디 가떠여?”

 

 “모른다. 캔디스고 에디고 다들 뭘 하고 다니는 건지.”

 

 카일은 신경이 날카로웠다. 캔디스는 매일 새벽부터 어딘가로 사라져 버리고, 에드워드와 나는 온종일 연구실에서 나오질 않으니, 심기가 불편했다.

 

 급기야 그날 저녁 우쭈쭈만 하던 캔디스와 싸우는 일까지 벌어졌다. 다툼은 밤늦게 집에 온 캔디스에게 일찍 다니라 잔소리를 한 데서 시작했다.

 

 “네가 집에 있질 않고 자꾸 나다니니까, 에디가 멜리를 자꾸 데려가잖아.”

 

 캔디스는 무얼하고 왔는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캔디스는 귀찮은 듯 대꾸했다.

 

 “그게 어때서 에디는 멜리를 잘 돌보잖아.”

 

 “잘 돌보다니, 멜리를 봐. 애 상태가 어떤지. 매일 녹초가 되어 있어. 그놈은 애를 제대로 볼 줄 몰라. 놀아주는 게 아니라 혹사시킨다고.”

 

 “마음에 안 들면 오빠가 보면 되잖아.”

 

 “캔디스. 이 집에서 일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단 거 모르는 거야. 아버지는 일선에서 물러나셨고, 에디 놈은 집안사에 관심도 없어. 영지며, 저택이며, 사업이며 모두 내가 관리한다고!”

 

 나는 조용히 구석에 찌그러져 상황을 주시했다. 엄마, 아빠 부부 싸움에 눈치 보는 애가 된 기분이다.

 

 “그래서 지금 생색이야?”

 

 캔디스는 죽였던 성질이 나오는지 입김을 위로 후- 불어 앞머리를 흩날렸다. 그리고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멜리는 카일 네 애야. 내 애가 아니야. 애초에 네가 사고만 안 쳤어도 됐잖아!”

 

 카일이 흠칫하며 나를 보았다.

 

 “캔디스! 지금 애 앞에서!”

 

 난 괜찮아요. 계속하세요. 두 분이 갈라서야 제가 이 집에서 빨리 나간답니다.

 

 속으로 둘의 싸움을 응원하던 나는 카일과 눈이 마주치자,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하, 이거 못 할 짓이네.

 

 나는 미안함에 슬며시 눈을 피했다. 한데, 카일은 다르게 해석했다. 내 귀를 막고 얼른 일어섰다.

 

 “나중에 얘기해.”

 

 카일의 품에 안겨 나가는데, 나를 보는 캔디스의 얼굴에 미안함이 가득했다.

 

 내가 더 미안해요. 캔디스.

 

 나는 전하지 못한 진심을 눈빛으로 보냈다.

 

 그날 밤 캔디스가 나를 찾아왔다.

 

 “멜리, 아까는 미안해. 내가 너무 흥분해서...”

 

 “괘, 괜차나여.”

 

 불편했다. 내가 사과를 받을 입장이 아니었다. 나는 캔디스를 똑바로 보지 못하고 고분히 눈을 깔았다.

 

 “멜리 잠 오는 거야?”

 

 할 말이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래. 내가 잠도 못 자게 했네. 미안해. 멜리.”

 

 캔디스는 내 이마에 쪽 뽀뽀를 건네고 잘 자라 토닥였다. 나는 캔디스가 빨리 나가길 바라며 잠든 척했는데, 오늘따라 캔디스는 엉덩이가 무거웠다. 떠나지 않고 내 곁에 앉아서 혼잣말을 시작했다.

 

 이놈의 주인공들은 왜 이리 혼잣말을 잘하는지 모르겠다. 독백을 꼭 입 밖으로 뱉어야 하나?

 

 나는 들리지만 들리지 않는 척 눈을 꼭 감았다. 그 덕에 캔디스가 요즘 바빴던 이유를 알게 됐다.

 

 “멜리, 내가 요즘 관심을 많이 못 줬지. 요즘 좀 바빴어. 너에겐 말해주고 싶은데, 가족들이 알면 안 돼서... 있잖아, 나 새로운 꿈을 찾았어.”

 

 엥? 웬 뜬금포 꿈?

 

 나는 잠든 척 캔디스의 목소리에 정신을 집중했다.

 

 “난 목장 경영주가 될 거야!”

 

 엥? 웬 뜬금포 목장?

 

 이게 뭔일인가 했더니, 캔디스는 그동안 리얼 타이쿤을 하고 있었다.

 

 목장 경영! 소젖 짜기!

 

 어쩐지 우유 냄새가 나더라니.

 

 사건인즉, 테리와 데이트 도중 우유 짜기 체험을 했고 거기서 재능을 발견했다.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젖소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며 단 한 방울의 우유도 흘리지 않았더란다.

 

 목장 주인이 놀라워하며 스카웃 제의를 했고, 캔디스는 재미 삼아 일하다가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 더불어 목장 주인에게 지분도 얻었단다.

 

 “지금 목장은 재정 위기 상태야. 난 이 목장을 꼭 살릴 거야!”

 

 보이진 않지만 주먹을 꽉 움켜쥐고 시선은 하늘에 뒀을 테다.

 

 “다른 영애들은 나를 비웃을 테지. 오빠들도, 아빠도 당장 그만두라고 할 테고. 그래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어. 귀족 영애가 손에 물을 묻힌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근데 말이야. 테리는 응원해줬어. 하고 싶은 일은 하면서 사는 거래. 테리에게 정말 감동했어. 테리는 정말 좋은 남자야.”

 

 캔디스의 이야기는 목장에서 시작해 테리로 끝을 맺었다. 그간 테리우스도 목장에 출근 도장을 찍은 모양이었다. 테리우스에 대한 호감도가 상당히 높았다. 카일과 에드워드가 안다면 뒷목 잡을 일이지만, 조금만 더 있으면 결실이 맺어질 듯했다. 나는 슬그머니 올라가는 입꼬리를 내리며 푹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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