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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하루만 주인공 좀 훔치겠습니다!
작가 : 몽쉘퉁퉁
작품등록일 : 2019.11.10

만년 엑스트라 인생 오하루는 빛나는 여주인공 인생 오미래를 부러워하며 자신의 인생틀 탓하던 중, 이상한 소설 속으로 들어 가게 된다. 하지만 거기서도 엑스트라는 엑스트라. 고작 금방 죽어버리는 한줄짜리 사냥꾼일 뿐이다. 살기 위해서 주인공역할을 하게 된 그녀는 자신이 소설 속 최악의 폭군황제를 유혹하고 죽여야만 한다는 걸 알게 된다!

 
[15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작성일 : 19-11-10 23:59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4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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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저...”

 

 하루가 쭈뼛거리며 물었다.

 

 “다 들었나요?”

 “아무것도 듣지 않았다.”

 

 황제가 무심하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바로 하루의 등 뒤에서 울렸다. 괜히 하루는 기분이 이상했다.

 

 “저 멀쩡하니까 그냥 내려주세요.”

 “그 다리로 걸으면 하루가 지나도 도착하지 못할 것이야.”

 “어딜요?”

 “네 놈이 말한 율이 있다는 곳에 말이야.”

 

 하루가 황당해서 황제를 바라보았지만, 황제는 황궁의 출구를 향해 여전히 앞만 보며 말을 재촉할 뿐이었다. 그리고는 스윽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것이었다.

 

 “어디냐?”

 “이렇게 날로 먹으려고 하다니요!”

 “율에 대해 알려준다고 한 것은 이미 너를 살려주었을 때 약조된 것이다.”

 

 그리고는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말하지 않았느냐. ‘나는 그저 가지면 되기 때문’이라고.”

 “뭐야..왠지 내가 한 말 들은 것 같은데.”

 “어서 말해라. 어디냐.”

 “저, 신기가 아직 안 와서 정확한 곳은 모르는데..”

 

 그러자 황제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율 얘기만 나오면 집중하는 황제를 보니 괜히 기분이 상하는 하루였다. 그렇지만 일단 질러는 놨으니, 수습은 해야 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율 그녀가 살아 있다면.. 아마 그 곳 근처일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점. 바로,

 

 “측..황산이에요.”

 

 그러자 황제의 표정이 묘하게 달라졌다.

 

 ***

 

 “그 방해하던 놈만 없었으면 그 년은 말이야, 아주 내 손에 요절이 났을게야. 으으으...”

 

 월묘는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악에 받친 채로 중얼거렸다. 하급관리 따위도 자신을 무시하다니. 공녀라는 지위가 문제이다. 이따위 취급을 받으려고 가무를 연습하고 공녀에 지원한 것이 아닌데 말이다. 월묘는 시종에게 소리쳤다.

 

 “오라버니는 언제 오는 것이냐! 전갈을 넣긴 넣었느냐?”

 “네, 네. 월묘님. 넣었습니다요. 답도 오신 걸요. 오신다는데요. 오늘 중으로 오신답니다.”

 “그래, 잘했다. 오라버니만 온다면, 다 해결될 것이야. 그 약만 통한다면..”

 

 월묘가 스산하게 웃기 시작했다.

 

 “폐하는 결국 내 것이 될 게야. 그때 나를 무시하는 것들은 모두 이 월묘의 발 밑에 있을 것이다!”

 

 ***

 

 길이 좁아지기 시작했다. 황제의 표정이 착잡해지고 있었다. 하루는 그런 황제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율을..찾는 것은 몰래 해야 하는 건가요?”

 

 황제는 조금 놀랍다는 표정으로 하루를 바라보았다. 하루는 자신이 얼추 맞춘 듯 하니, 신이 나서 황제에게 재잘거렸다.

 

 “그러니까 절 일부러 말똥 치우라고 마용관에 보낸 거죠? 아무렇지 않게 조용히 데려가려고요!”

 “그렇다. 생각보다 머리가 돌아가는군.”

 “대체 왜….”

 

 황제는 하루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하루의 다리를 보았다. 하루의 다리에 난 상처에 오물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그는 눈썹을 찡그렸다.

 

 “그나저나 냄새가 심하군.”

 “그야 누구 때문에 하루종일 말똥이나 치웠으니까 그렇죠.”

 “아직 정신을 못 차렸어. 말대꾸나 하고. 말똥에 더 굴러야 정신을 차리겠군.”

 

 황제가 찡그리며 말을 세웠다. 그제야 또 하루는 자신이 황제의 심기를 거슬리게 했다는 걸 알고 뒤늦게 서둘러 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황제는 바닥으로 순식간에 내려와 하루에게 명령했다.

 

 “내려라.”

 

 하루가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내리려고 했지만, 다친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덕분에 안장에서 미끄러지고 말았다.

 

 “아앗..”

 

 하지만 그때, 황제가 그런 그녀를 두 팔로 받았다. 놀란 하루의 눈이 커졌다. 깜짝이야. 갑자기 왜 이렇게 잘해주는 걸까? 율을 찾아준다고 해서일까?

 

 두 팔에 안긴 하루는 황제의 아름다운 얼굴이 보였다. 머리가 아팠다. 그 소원을 빌었기 때문인지 하루는 황제의 입술이 거슬리는 것이리라. 그래서 가슴이 이렇게 울렁대는 것일 거라고. 그런 것이라고. 하루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하루는 괜히 얼굴이 붉어졌다.

 

 “앗! 저! 저 무거워요. 내려주세요. 저 오십 키로 넘거든요! 그러니까!”

 “뭐라는 건지 모르겠군.”

 

 황제는 심드렁하게 대답하고는 그녀를 어디론가 성큼성큼 데려가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풍덩.

 

 “으악! 어푸푸!”

 

 황제는 근처에 있는 호수에 하루를 빠트린 것이었다.

 

 “제대로 씻지 않으면 이제는 네 이름은 똥감자가 될 것이야. 알았느냐?”

 

 세상에. 두근거린 내가 잘못이지!

 갑작스러운 입수 때문에 눈을 제대로 못 뜬 하루는 서둘러 일어나려고 주위를 더듬거렸다. 하지만 무언가 잡힌 것은 황제의 발목이었다. 황제는 순간 중심을 잃었다.

 

 “!”

 

 황제는 곧바로 하루의 위에 쓰러지고 말았다. 덕분에 황제는 엎드린 채로 물에 젖은 하루를 코앞에서 보게 되었다. 예전처럼 물에 젖은 하루였다. 이번에는 햇빛에 빛나는 투명한 피부가 먼저 보였다. 여려 보이지만 강단 있는 두 눈동자. 앙다문 붉은 입술. 어디선가 익숙한 은은한 향기. 따뜻한 체온. 그리고 활짝 웃는 저 미소. 황제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하루의 얼굴에 손을 뻗었다.

 

 ‘내가 무슨 생각하는 거지.’

 

 텀벙.

 멍하게 있던 황제의 눈치를 슬쩍 보던 하루가 물장구를 친 것이었다. 그제야 깜짝 놀라 정신을 황제는 정신을 차렸다. 하루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젖었으니까 괜찮죠?”

 “이놈이….”

 

 흠뻑 젖어버린 황제는 눈썹을 찡그렸다. 황제는 하루에게 뭐라고 화를 내려고 하다가, 젖은 그녀의 머리칼과 배시시 웃는 미소가 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그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왜 화가 나지 않는 걸까. 그는 고개를 젓고는 짐짓 헛기침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흠흠. 그나저나. 이곳에.. 율이 있단 말이냐?”

 “아, 저. 그...”

 

 알고 보니 둘은 측황산 입구에 다다른 것이었다. 불에 타 뼈대만 남은 나무들이 측은하게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스산하기 짝이 없는 이곳에는 새조차도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았다. 하루는 황제의 눈치를 보았다. 과연 황제가 자신의 말을 믿어줄까?

 그때, 황제가 갑자기 놀란 듯이 호숫가의 어딘가를 빤히 바라보는 것이었다.

 

 “율의 것이다.”

 

 그는 그곳으로 가 허리를 굽혀 뭔가를 들었다. 그것은 아름다운 목걸이였다. 가운데 거대한 검붉은 색 보석이 이글거리고만 있는 것 같았다. 하루는 자신도 모르게 그 목걸이에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순간 자신이 손을 댈 위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손을 물렸다.

 

 “어머니가 물려주신 것이다. 내가 율에게 주었지. 어릴 적에.”

 

 황제답지 않게 흔들리고 있는 그의 눈동자를 보며, 하루는 괜히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이었다.

 

 “걸어야겠다.”

 

 하루는 재잘거리던 아까와 다르게, 조심스레 그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는 조용히 물었다.

 

 “율은...어떤 사람이었나요?”

 

 황제는 한참이나 아무 말이 없다가 무심하게 말했다.

 

 “..모른다.”

 

 예상치 못한 답변에 하루가 걸음을 멈추고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네?”

 “그저 내 옆에 있어 준 유일한 사람일 뿐.”

 

 황제는 계속 걸음을 재촉하며 말을 이었다.

 

 “오해하지 마라. 그저 어릴 적 일일 뿐. 나 또한 그녀에게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들어라,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은 말이다. 어처구니없는 감정이다. 아주 쓸모없고. 사람을 별 볼 일 없게 만들지. ”

 

 황제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하루에게는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애절하게 율을 불러놓고는 어째서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말하는 걸까? 다시 또 자신을 떠날까 봐, 사라질까 봐, 그는 그렇게 말하는 걸까?

 

 하루는 걸어가 그의 등에 손을 뻗었다. 닿을 듯, 말 듯, 가까이 있어도 그는 멀게만 느껴졌다. 그때, 황제가 입을 열었다.

 

 “여길 봐라.”

 

 어느새 그들은 한 절벽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성백과 함께 어머니의 재를 뿌렸지. 그 뒤로 다시는 사랑하는 이를 잃지 않기로 했다. 허나..그저 어릴적 일.”

 

 깊고 파란 바다가 훤히 보이는 절벽이었다. 황제는 끝없는 수평선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이미 율도 나를 잊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는 체념한 듯 말했다.

 

 “그리고 다른 이를 사랑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 율은 성백을 사랑하고 있다. 목숨을 버릴 정도로. 하지만 나중에는 황제를 사랑할 것이다. 정말 그렇게 되는 것일까?

 

 “그냥 살아있음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

 

 황제는 목걸이를 잡았다.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아직도 그녀와 연결되어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야. 나도 참 멍청하구나.”

 

 그가 씁쓸하게 웃으며 목걸이를 움켜잡았다. 그는 마치 목걸이와 율이 연결이라도 된 듯 한참이나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그런 그를 보며 하루는 왜 가슴 속 깊은 저편이 이상하게 떨리는 걸까. 마치 자신이 연결이라도 된 것처럼. 착각하지 마. 하루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소설을 읽었기 때문에 그럴 뿐이야. 그래서 이입이 된 거라고. 마치 내가 율이 된 것처럼….’

 

 그때, 황제의 발밑에서 작은 하얀 들꽃이 보였다.

 

 “폐하.”

 

 하루는 들꽃을 보며 말했다.

 

 “이 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황제가 처음 본 것 같은 표정으로 하루를 보았다. 아주 작은 들꽃. 화려한 황제의 정원에서 수없이도 많이 보았을지도 모르지만, 기억할 리도 없는 그런 꽃이었다. 하루는 조용히 꽃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 꽃을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가 있다고 해요.”

 

 사실 하루는 꽃 이름 따윈 몰랐다. 그리고 당연히 그런 말 따윈 없었다.

 

 ‘이곳에 온 이후로 거짓말만 는 것 같네. 하지만.’

 

 하지만 하루는 그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이름 없는 꽃을 통해서라도.

 

 “율에게 분명히 당신의 마음이 전해졌을 거예요.”

 

 황제가 당황하여 눈썹을 찌푸렸다.

 

 “뭐라..?”

 “그녀는 살아있고.”

 

 황제의 두눈이 커졌다.

 

 “당신 곁에서 숨 쉴 거에요.”

 

 하루가 고개를 돌려 황제를 지긋이 바라보며 말했다.

 

 “폐하.”

 

 황제의 검붉은 눈동자가 눈앞에 보였다. 하루는 그 눈동자에 대고 말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황제는 당황하여 놀란 눈으로 하루를 보았다. 하지만 이내 미소를 지었다. 비웃는 미소도, 어이없다는 미소도, 재밌다는 미소도 아니었다. 그저 하루를 향한 따뜻한 미소였다. 하루는 미소를 보며 생각했다. 저 미소다. 그것이면 되었다.

 

 “신의 사람인 제가 약속할게요.”

 

 황제는 그런 하루에게 말했다.

 

 “...고맙다.”

 

 하루와 황제는 그렇게 한참이나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둘은 함께 아무 말 없이 절벽을 바라보았다. 해가 저물어 석양이 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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