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고유천사
작가 : 심유미
작품등록일 : 2019.8.29

어느 날 자신도 모르는 사건에 신에게 버림받은 천사가 인간 세계로 내려와 만들어가는 이야기

 
고유천사 마지막화
작성일 : 19-11-10 23:50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1485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하윤님. 그게 뭡니까?”

  “아 로엘!”

  하윤을 보러온 로엘은 여태껏 자신이 봐왔던 하윤의 얼굴이 아닌 처음 보는 얼굴로 선물을 포장하고 있는 하윤이 이상해서 물었다.

  “이거 우리 우찬이 주려고. 내가 직접 만들었어.”

  “네? 우찬이 누굽니까?”

  갑자기 질투가 난 로엘은 아주 잠깐 얼굴을 구겼지만 다시 원래 표정으로 돌아오며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 사실 그 루칸 알지?”

  “... 루칸이요? 그 자는 마왕 아닙니까?”

  “맞아. 사실 루칸이랑 조금 알게 됐거든. 근데 루칸이 왕의 자리를 내려오면서 자기가 데리고 있던 마수를 나한테 맡겼어.”

  “네?? 왕의 자리를 내려왔다고요?”

  “몰랐어? 그리고 아마 그 뒤를 이어야 할 마족도 죽었을 걸? 그래서 지금 마계가 혼란스러울 거야.”

  “...”

  로엘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루칸이 왕의 자리를 내려왔다고? 그리고 그 옆에 보좌하던 마족이 죽었다니. 계획이 단단히 꼬였군.’

  “흐응.”

  생각에 잠긴 로엘은 신경도 안 쓰는 하윤은 콧노래를 불렀고 그런 하윤을 바라보던 로엘은 마왕이든 마족이든 그딴 건 필요 없고 그 마수라는 놈에게 엄청난 질투를 느꼈다.

  ‘내가 더 오래 옆에서 지켜봤는데 왜 그런 마수한테...’

  질투에 먼 존재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그 질투와 시기 때문에 옳지 못한 일에 빠진다.

 

  “야! 너 왜 그래?”

  영인은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어두운 얼굴로 돌아온 로엘이 이상해 옆에서 안절부절 했다.

  “아무 일 없어.”

  “근데 너 표정이 왜 그래. 누구 한명은 죽일 기세인데.”

  “그래. 그 누구를 죽이고 싶은 건 맞지.”

  “뭐?”

  “언젠간 그 놈은 내가 죽일 거야.”

  “야... 너 왜 그러는 거야.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래.”

  “그냥 좀 마음에 안 드는 녀석이 생겨서 말이야.”

  “...”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로엘은 손에 쥐고 있던 유리잔을 악력으로 깨버렸고 손에는 피가 나오고 있었다.

  “야!! 너 손!!”

  “신경 쓰지 마.”

  “어떻게 신경을 안 써!!!”

  “네가 왜 나를 신경 써?”

  “그건...”

  “나한테 더 이상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

  “알겠어...”

  영인은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로엘이 야속했지만 이렇게 그저 협력자라도 옆에 있고 싶어 자신의 속마음을 숨겼다.

 

  하윤은 자신이 직접 포장한 상자를 가지고 우찬을 찾아다녔지만 그 어디에도 우찬은 보이지 않았다.

  “우찬아!!! 어딨어!!!!”

  자신의 목소리만 메아리로 돌아올 뿐 우찬의 대답은 더 이상 돌아오지 않았다.

  “우찬아...”

  우찬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불안한 하윤이 계속 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정령 아이들을 불러 물었다.

  “얘들아. 우찬이 어디 갔어?”

  “...”

  정령 아이들은 우물쭈물 거렸고 그 모습을 본 하윤은 우찬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난 것을 직감했다.

  “얘들아...”

  “그게 어떤 마족이 데리고 가버렸어요.”

  “마족?”

  “네. 갑자기 기절 시키더니 데리고 가버렸어요.”

  “언제!!!”

  “음... 그게 몇 시간 됐는데...”

  “...”

  “아마도 하윤님이 바쁘실 때 데리고 간 거 같아요.”

  “그래... 알겠어... 알려줘서 고맙다.”

  “네.”

  정령들은 재빨리 사라졌고 그 자리에서 서서 망연자실하고 있는 하윤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내가 신경을 못 써서 그래... 내가 우찬이를 피해 다녀서 우찬이가...”

  하윤은 자신을 원망했지만 이대로 있다간 정말 우찬이를 놓칠 거 같아 마성으로 가기 마음먹었다.

 

  하윤은 정말 빠르게 마성에 도착했고 성안으로 들어가려다가 앞에 있던 마족들에게 막혔다.

  “이봐. 너 이제 여기는 오지 말지? 어차피 그 루칸도 왕도 아닌데 이제는 네가 여기 올 수 없어.”

  “나와.”

  “미안하지만 그건 안 돼. 너 정말 마음에 안 들었어.”

  “나는 분명 말했어. 나와.”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 하는 거지?”

  “나오라고!!!!!!!!!!!!!”

  화가 난 하윤은 결국 폭발했고 근처에 있던 마족들은 그 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내가 나오라고 했지. 나 화나게 하지 마. 일개 마족들 주제에 어디서 나한테 덤벼?”

  “이게 무슨 일이지?”

  “너는 뭐야.”

  “일단 네가 찾아온 용건은 나와 관련 되어 있는 거 같군.”

  “너야? 우찬이를 데리고 간 놈이 너냐고.”

  “그래. 나야. 그게 왜?”

  “왜? 우리 우찬이 빨리 돌려줘.”

  “미안하지만 그건 안 돼. 마족들의 애완동물인 마수를 우리가 데려왔는데 왜 네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지?”

  “어서 우찬이를 데리고 나와.”

  “그건 불가능한데?”

  “그게 무슨 소리야.”

  “이미 우리는 그 아이를 죽였거든.”

  “뭐?”

  소름끼치게 웃는 마족에게 하윤이 천검을 꺼내 들었고 목에 갖다 대며 마족을 위협했다.

  “다시 한 번 말해봐.”

  “그 아이는 이미 죽었어. 그러니 이제는 못 찾아.”

  “네가...”

  “왜 그딴 마수에게 이렇게 집착하는 거지?”

  “네가 알빠 아니야.”

  “아니 나는 알고 싶은데?”

  “한 번만 다시 말한다. 우찬이를 데리고 와.”

  “내 말을 못 믿겠다는 건가?”

  “마족들 말을 어떻게 믿어.”

  “그럼 한번 느껴보던가. 이곳에 그 마수의 기운이 느껴지는지.”

  “... 어디에 숨겼어.”

  우찬의 기운을 느끼려고 했지만 느껴지지 않은 기운에 하윤은 점점 더 불안해져 갔다.

  “우리말을 못 믿겠다니. 정말 아쉽군. 그냥 그렇게 살아. 죽은 새끼 그리워하면서.”

  하윤은 건들거리는 마족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 자리에서 바로 베어버렸다.

  “윽...”

  “우찬이를 어떻게 했어.”

  “크크크. 내가 알아? 어차피 쓸모도 없는 새끼 처리해줬으면...”

  “그 입 닥쳐!!”

  “큭. 네가 그 마수를 그렇게 아끼는지 몰랐는데 말이야.”

  “입 다물어...”

  “크크크.”

  “시끄러워!!!!”

  아직 살아있던 마족의 목을 베어냈고 하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왜... 우리 우찬이 뭘 잘못했는데!!! 가만 안 둬...”

  하윤은 복수심에 성안으로 쳐 들어가서 우찬이를 찾으려고 했지만 보이지 않는 우찬이 너무나도 가슴 아팠다.

  “우찬아... 내가 미안해... 내가 너를 지키지 못했어... 내가 너를 지켜줘야 했는데...”

  땅을 치며 울먹이던 하윤은 결국 오열에 가까운 울음을 터뜨렸다.

  “미안해... 너를 내가 지켜주기로 했는데... 내가 너를 지키지 못했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로엘은 그 마수가 죽었다는 말에 안심하고 있었다.

  “내가 처리해야 되나 고민했는데 결국엔 알아서 잘 해줬군.”

  로엘은 기분 좋은 마음으로 다시 자신이 살고 있는 신전으로 돌아갔다. 울다 지쳐 쓰러진 하윤을 보지 못하고.

 

  그렇게 몇 년이 지났고 하윤은 우찬의 모습만 떠올라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하윤님.”

  “그래. 노을아.”

  “이것 좀 드셔보세요. 제가 직접 가꿔서 내린 차에요.”

  “거기에 나두고 가.”

  “... 하윤님. 아직도 그 자를 생각하고 계시는 겁니까?”

  “노을아. 내가 만약 우찬을 피하지 않고 보호해줬다면 우찬이는 그렇게 죽지 않았겠지?”

  “...”

  “내가 조금 더 빨리 알아야 했었는데 그러질 못했어. 내가 너무 바보 같아. 차라리 모든 걸 잊고 싶어. 잊어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우찬이는 나한테 큰 존재였나봐.”

  “그 분도 하윤님이 큰 존재였을 겁니다.”

  “정말 그럴까...?”

  “네. 우찬씨는 하윤님을 진심으로 사랑하셨으니까요.”

  “...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내 마음도 모르고 억울하게 죽었을 거 아니야.”

  “...”

  “내 마음도 모르고... 내가 자기를 싫어한다고 생각 했을 거 아니야...”

  “하윤님.”

  “우찬이가 너무 안타까워... 나는 그 아이의 마음을 알았지만 그 아이는 몰랐잖아...”

  “괜찮습니다. 우찬씨도 아실 겁니다. 이렇게 하윤님이 우찬씨를 사랑한다는 거 누구보다도 잘 알겁니다.”

  “정말 그럴까?”

  “네. 당연하죠.”

  노을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하윤의 마음을 조금은 녹여주었다. 하지만 아직 우찬이 마음 깊은 곳에 남겨져 있기에 그 이상 녹을 수가 없었다.

 

  천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왜 갑자기 마족들이 저러는 거지?”

  “몰라! 어떤 천사가 자기들을 몰살 시켰다고 그러던데.”

  “근데 왜 우리한테까지 그래! 우리가 그랬냐고!!”

  “저들이 그딴 거 신경 쓸 거 같아?!”

  “아오. 요즘 평화롭게 살고 있었는데 다시 전쟁이라니.”

  천사들은 갑자기 자신들을 공격하는 마족 때문에 끝없는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노을아.”

  “네.”

  “이게 무슨 일이지?”

  “그게...”

  노을은 여태 자신이 들었던 이야기를 해주었고 하윤은 그 이야기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한테 한번 맡겨보렴.”

  “안 됩니다!!!”

  “걱정 마. 저 아이들을 죽이지 않아.”

  “그래도...”

  “루칸 그 자에게 사죄하고 우찬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절대 그 아이들을 죽이지 않아. 그게 그 들이 원하는 거 일 테니깐.”

  “네. 알겠습니다.”

  하윤은 노을을 옆으로 살짝 민 다음 폭동을 부리고 있는 마족들 앞에 섰다.

  “너는 뭐야!! 너도 천사지?!”

  “그래. 나도 천사야.”

  “그래? 그럼 죽어. 너희들 때문에 우리 마족들이!!!!”

  “너무 흥분하지 마. 나는 너희들을 헤치고 싶지 않아.”

  “웃기는군. 우리를 몰살 시키려고 했던 천사 말을 믿을 거 같아?!”

  “너희들이 나를 믿지 못한다면 그런 거겠지. 하지만 너희들은 왜 악의 감정을 가지고 모든 존재들을 괴롭히는 거지? 너희들도 예전까지만 해도 그랬었잖아.”

  “시끄러워!!!!”

  “나는 너희들의 그 생각이 너무 싫어. 하지만 너희들이 바뀐다면 서로 도와가면서 살아가고 싶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건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숙명이었어!!!”

  “나는 그저 너희들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고 싶었을 뿐이야. 지금은 너희들이 우리를 비웃고 있지만 결국 너희들은 천사들에게 지지 않았나.”

  “너너!!!”

  “나는 정말 너희와 싸우지 않아. 그래야... 내가 그 아이들에게 사죄할 수 있거든. 우리가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게 그 아이들에게 사죄하는 거 일 테니깐.”

  마족들은 하윤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계속해서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하윤은 그것에 절대 굴복하지 않았고 매일매일 마족들을 설득시켰다.

  “이봐.”

  “왜.”

  “너는 천사면서 왜 이렇게 우리를 설득시키려는 거지?”

  “내가 저번에 말 했잖아. 사죄하고 싶다고. 그리고 신께서 당신들을 자신의 아이들이라고 생각하시니 나는 그것을 따라 더 이상 형제끼리 싸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야.”

  “모든 마족들을 설득시키는 건 까다로워.”

  “알아. 나는 무조건 다 들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야. 천천히 하면 돼.”

  “... 너는 정말 신기하네.”

  “뭐가?”

  “천사들은 대부분 우리를 싫어하니깐.”

  “나도 처음에는 그랬어.”

  “...”

  “하지만 다른 천사들도 나처럼 바뀌는 날이 올 거야. 마족들도.”

  “그래.”

  마족은 천사를 굉장히 싫어하던 마족이었다. 하지만 하윤을 바라보고 있자니 왜 자신들은 어둡고 천사들은 왜 밝고 아름다운지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당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천사가 더 많아지길 빌지.”

  “나도 마찬가지야. 너와 같은 생각을 가진 마족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

 

  하윤은 마족들이 점점 자신을 경계하는 것을 풀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우찬아... 보고 있어? 나 그래도 계속 노력하고 있어. 그러니깐 나를 잊지 말아줘...”

  하윤은 하늘을 향해 우찬에게 말을 걸 듯 속삭였고 그 말을 듣고 있던 로엘이 하윤의 옆으로 다가왔다.

  “하윤님.”

  “로엘?”

  “지금 여기서 뭐 하시는 겁니까.”

  “그냥... 뭐...”

  “또 그 마수생각이십니까?”

  “...”

  “하윤님. 그냥 제발 잊으십시오.”

  “내가 잊어야 할 이유는 없어.”

  “그럼 계속 그 마수를 생각하면서 사실 겁니까?”

  “그래. 나는 절대 잊고 싶지 않아.”

  “하...”

  답답한 로엘은 하윤을 바라보며 본노에 휩싸였다.

  “네. 알겠습니다.”

  “로엘.”

  “왜 부르시는 거죠?”

  “너는 왜 그런 일을 꾸민 거야?”

  “네?”

  “왜 마족들을 몰살 시키려고 했던 거지?”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로엘. 내가 아무리 눈치가 없다고 해도 나는 다 알고 있어.”

  “...”

  “너랑 많은 시간을 함께 해왔으니깐.”

  “그러면 제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도 아시겠네요. 제가 하윤님을 향한 마음은 알고 계신 건가요?”

  “알고 있었어. 하지만 나는 너와 같은 마음이 아니야.”

  “...”

  “그렇기 때문에 너를 받아줄 수 없어. 미안해.”

  “그렇군요.”

  로엘은 슬픈 표정으로 하윤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근데 그거 아세요? 그 마수를 죽인 건 하윤님입니다.”

  “...”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아무리 그렇게 사죄를 하고 그리워한다고 그 마수를 죽인 게 하윤님이라는 건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너...”

  “이거 드리겠습니다.”

  “이게 뭐야.”

  “기억을 지우는 약물입니다.”

  “...”

  “그걸 마시는 건 하윤님의 선택입니다.”

  로엘은 마지막을 끝으로 사라졌고 하윤은 로엘이 건내준 약물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고민에 빠졌다.

  “내가... 우찬을 죽인 게 변하지 않는다...”

  하윤은 절망적인 현실을 받아드릴 수가 없었다.

  “나는... 우찬을 잊고 싶지 않아... 하지만... 이렇게 괴롭게 살고 싶지도 않아... 우찬아. 미안해... 나는 정말 이기적인가 봐... 너보고 나를 잊지 말라고 했는데 나는...”

  하윤은 약물을 두 손으로 잡고 얼굴에 묻었다.

 

  과거를 본 하윤은 점점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자신을 감싸고 있던 빛이 사라지자 눈을 뜰 수 있었다.

  “그랬지... 내가 우찬이를 지키지 못해서 우찬이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리고 나는... 그 약물을 마셨었지...”

  과거를 보고 지워졌던 기억이 다시 되돌아오고 있었다.

  “그럼 이 상자에는... 그 목걸이가 없겠구나... 그 인간에게 전해줬으니... 근데 왜 아직 내 기운이 남아있는 거지...?”

  의문스러운 하윤은 그 상자를 조심스레 열어봤고 그 안에는 자신이 만들었던 목걸이가 그대로 있었다.

  “뭐야. 이게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이상한 하윤은 상자 안을 살폈고 상자 안에 있던 편지를 발견했다.

 

  ‘천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율입니다!! 만날 수가 없어서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됐네요. 헤헤- 사실 제가 이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이 목걸이를 제가 가지고 있을 수 없을 거 같아서 다시 여기에 넣어둘게요! 그게 사실은 제가 이제 곧 죽을 거 같거든요. 저 병에 걸렸어요. 더 이상 치료도 못한데요. 그래서 제 친구들인 라율이와 세율이를 통해 이렇게 편지와 목걸이를 남겨요.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인연이 된다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저는 믿고 있거든요. 그러니깐 우리 언젠간 다시 만나요. 절대 저를 잊으시면 안 돼요!!! 그리고 그 사랑하는 분과 다시 사랑할 수 있도록 제가 죽기 전까지 기도할게요. 그러니깐 포기하지 말아요. 왜냐면 사랑하는 거니까요!! 아마 이 편지를 읽으실 때 저는 아마 이 세상에 없겠죠...? 헤헤- 그럼 이만!!!! -잊지 않을 율이가-’

 

  “율아... 어떻게 그렇게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네가... 벌써 그렇게 떠나버린 거야...”

  율이가 죽었다는 말에 하윤은 너무나도 슬펐다.

  “그렇게 깨끗한 아이를 벌써 데려가시다니... 아버지... 그 아이가 그렇게도 탐 나셨습니까... 아직 어리고 이쁜 그 아이를 빨리 데리고 가고 싶으셨나요...”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던 하윤은 몸을 다시 일으키고 굳게 다짐한 모습으로 하늘을 바라봤다.

  “율아. 너 말처럼 인연이라는 끈은 쉽게 끊어지지 않아. 그러니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네 덕분에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낸 거 같구나. 푹 쉬렴. 너라면 내 뒤를 이어 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아니 나보다도 더 잘할 수 있을 거다.”

 

  여태 얽히고 있었던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아무런 말도 없이 지켜보기만 한지 몇 시간인 그 순간에 아주 낯이 익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목표인 하윤이 나타났다.

  “하윤님.”

  “하윤!!”

  아이들은 갑자기 나타난 하윤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고 다시 인간형으로 변한건지 인간의 모습인 우찬은 하윤을 보자 반가운 마음에 한걸음 뛰어갔다.

  “하윤아...”

  “우찬아.”

  “어디 갔다 왔어... 걱정했잖아...”

  “...”

  “하윤아?”

  우찬은 애타게 하윤을 불렀지만 하윤은 그런 우찬을 아무런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하윤아. 너 왜 그래. 어디 아파? 다치기라도 한 거야?”

  “아니. 아니야. 미안. 생각할 게 많아서 말이야.”

  “하윤님.”

  하윤과 우찬이 대화하는 틈에 끼어들어 로엘이 다가왔다.

  “로엘.”

  “네. 하윤님. 걱정했습니다.”

  “그렇구나.”

  “...”

  싸늘하게 바라보는 하윤이 이상해 다가갔지만 하윤은 그런 로엘을 거부하는 듯 뒤로 한발짝 물러났다.

  “알고 있어.”

  “네?”

  “아니. 다시 생각났어. 예전에 그 일들이 전부 다.”

  “...”

  “그게 정말이야?”

  로엘은 하윤의 말에 얼음이 됐고 우찬은 기쁘다며 방방 뛰고 있었다.

  “응. 그래서 내가 할 일을 찾았어.”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더라고.”

  “하윤아. 왜 그래.”

  로엘에게 차갑게 대하던 하윤은 아이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 서서 환하게 웃어보였다.

  “너희들은 나를 죽이는 게 목표인 거겠지?”

  “하윤님!!!”

  하윤의 말에 깜짝 놀란 라율이 하윤에게 다가가려고 했지만 이미 하윤이 꺼낸 카드의 힘이 라율을 막았다.

  “하윤아!! 왜 그래!! 어서 나와. 응?”

  하윤의 행동에 불안해진 우찬이 하윤을 불렀지만 환하게 웃는 하윤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가 죽어야 하는 일이 맞아. 내가 없어지면 이 일이 끝날 거야. 나는 아버지처럼 너희들을 내 아이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대신 너희들을 다치게 하고 싶지도 않고.”

  “그게 무슨 말이야... 일단 대화를 해보자... 응?”

  “미안해. 나는 이미 결정한 일이야.”

  “이하윤!!!!”

  우찬은 하윤에게 소리쳤고 다른 아이들도 그런 하윤을 말리기 시작했다.

  “빨리 그거 내려놔.”

  “싫어.”

  “하윤님. 이렇게 혼자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라율아. 세율아. 미안해.”

  “하윤님...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미안하다. 너의 마음을 여태껏 모른 척했던 내가 제일 나빴어.”

  “아닙니다!!”

  “야! 너 진짜 죽으려고?!”

  “영인이도 있었구나. 학생으로만 봐서 좀 어색하네.”

  “야. 그냥 나와.”

  “나를 미워했잖아. 내가 죽는 게 너한테 가장 이득인 거 아니야?”

  “이런 식으로 죽는 건 마음에 안 들거든?”

  “아. 그럼 솔직히 나도 너 미우니깐. 네 말은 안 따라야지.”

  “야!!!!!”

  “하윤님.”

  “너는...”

  “마르칼입니다.”

  “그래. 그게 네 이름이구나.”

  “이러지 마세요.”

  “나를 죽이는 목표를 가진 너잖아.”

  “...”

  “알고 있어. 다 알고 있어. 그러니깐 숨기지 마.”

  “...”

  “너한테 미안하네. 내가 조금만 더 빨리 너를 봤다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 텐데. 아니 로엘과 영인의 계획을 막았다면 네가 살던 마을이 그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 미안해. 내가 미리 알지 못해서.”

  “... 그런 소리 들으려고 말한 게 아닙니다. 저는...”

  “괜찮아. 이제는 편하게 쉬면 돼. 그때로 돌려줄 수는 없지만 네 옆에서 함께 해온 제인이 있잖아. 새롭게 시작하면 돼.”

  “...”

  “그리고 세율아. 라율아.”

  “왜... 너 그냥 그렇게 죽을 거면 말 걸지 마!!!”

  “율이는 좋은 곳으로 갔을 거야.”

  “너...”

  “나도 그 아이를 만나봐서 알아. 그 아이는 정말 훌륭한 아이가 됐을 거야. 그리고 곧 빛을 낼 수 있을 거야. 내가 장담해. 그러니깐 너희들도 율이를 만나기 위해서 더 멋진 아이들이 되길 바랄게. 그리고 다시 만나게 된다면 내가 정말 잘 보살펴 줄게.”

  “너...”

  “하윤님...”

  “그리고 로엘. 네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거야. 나는 믿고 있을게. 네가 다시 예전에 나를 처음봤던 그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고. 그렇게 믿고 있을게.”

  “하...윤님...”

  “그리고 장영인 너. 로엘이 네 마음 몰라준다고 나 그렇게 미워하기 있냐.”

  “야!!”

  “그리고 우찬이로 금방 갈아타서는...”

  “내가...”

  “너한테는 내가 눈엣가시였겠지. 하지만 이제는 더 좋은 사람 만나. 너를 좋아해주는 사람. 너를 힘들게 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 가장 좋은 사람이거든.”

  “이씨... 너 끝까지.”

  “미안. 우찬이를 너한테 넘겨주는 건 좀 무리일 거 같다. 우찬이한테는 접근하지 말아줘.”

  “아!!!!!!!”

  “그리고 루칸.”

  “뭐야.”

  “어휴. 내가 너한테 제일 고마우면서 가장 미안한 거 알지?”

  “지랄 마.”

  “달라진 게 없네.”

  “응. 이게 원래 나야.”

  “그래.”

  하윤은 한명 한명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냈고 마지막으로 우찬과 눈이 마주쳤다.

  “하윤아...”

  “우찬아... 미안해... 내가 너를 지키지 못해서 너를 너무 아프게 했어...”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설령 맞다고 해도 그러지 마... 나는 너를 미워하지 않아... 오히려 너 없으면 나는 어떡해...”

  “미안... 너한테 정말 미안하지만 내가 이미 선택한 길이야. 너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너는... 지금 나한테 얼마나 상처주고 있는지 알아...?”

  “... 미안해.”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 그냥... 나랑 같이 가자... 응?”

  “우찬아. 예전에는 내가 너를 지켜주지 못했지만 지금은 지켜줄게. 항상 네 곁에서 지켜주고 있을게. 그리고 네가 나를 잊는다고 원망도 하지 않을게.”

  “네가 만약 지금 죽는다면 내가 너를 원망할 거야.”

  “응... 그래도 돼... 네가 나를 원망해도 돼... 나는 너를 절대 원망하지 않을게...”

  “이하윤!! 그런 소리가 아니잖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제발...”

  하윤은 우찬의 간절한 눈빛을 억지로 피하며 카드를 내밀었다.

  “진짜 내가 너희들을 미워하고 좋아하고 사랑하기도 했어. 이런 게 전부 정으로 남았겠지. 그래도 너희들이 그렇게 나를 생각해주고 있으니깐 편하게 갈 수 있겠다.”

  “하윤아...!!!”

  하윤은 카드에 있던 모든 힘을 빼낸 뒤 큰 빛과 소리를 내며 숲 전체를 감싸 안았다.

  “하윤아... 이하윤!!!”

  우찬은 다급한 마음에 하윤을 불렀지만 하윤은 이미 자신이 만든 카드의 빛이 몸을 감싸 안고 있었다. 우찬은 그런 하윤에게 달려갔고 하윤을 꼭 감싸안았다.

  “안 돼... 하윤아... 안 돼... 멈춰... 제발...”

  “우찬아...”

  “하윤아... 나 진짜 너 없으면 안 돼... 다 용서할게... 그리고 네 잘못도 아니야... 그러니깐...”

  “미안해... 이렇게 멍청한 나라서...”

  “하윤아...”

  하윤은 우찬의 얼굴을 살며시 잡으며 자신의 얼굴에 가까이 댔다.

  “우찬아. 나 원망해도 돼. 대신 네 스스로 너를 원망하지 마...”

  “하윤아...”

  “나는 널 믿어.”

  “... 나도 너 믿어... 다시 돌아올 거라고... 그렇게 믿고 있을게...”

  “응...”

  두 사람은 서로에게 다가갔고 살며시 입을 맞췄다.

  “사랑해... 정말 사랑해 하윤아...”

  “나도 사랑해. 우찬아.”

  서로 사랑한다고 말했고 점점 사라져가는 하윤을 안으며 우찬은 눈물을 흘렸다.

  “꼭 돌아와야 돼... 알겠지? 나 진짜 기다리고 있을게... 너 오기만 기다리고 있을게...”

  우찬의 말을 끝으로 이 세상을 밝게 하던 빛이 사라졌고 하윤이 있던 자리에는 우찬과 목걸이만 남아있었다.

  “이게 뭐지...”

  목걸이에는 편지가 걸려 있었고 그 편지를 천천히 살펴봤다.

 

  ‘우찬아. 이거 내가 너랑 지냈을 때 만들었던 목걸이야. 너에게 주려고 만들었는데 완성된 날 네가 사라져서 주지 못했어. 이렇게 늦게 줘서 미안해. 그리고 이렇게 늦게 너를 알아봐서 미안해. 그리고 정말 사랑해.’

 

  “... 나도 사랑해... 이 목걸이 평생 간직할게... 네가 올 때까지 이 목걸이 절대 내 몸에 지니고 있을게. 네가 오면 꼭 볼 수 있도록...”

 

  “야!! 마르칼!”

  “왜.”

  “근데 너 그 달의 정령들이랑 다시 안 만나도 돼?”

  하윤이 사라진 이후로 아이들은 각자 흩어졌고 마르칼은 로엘에게서 받은 이름을 다시 쓰기로 했다.

 

  ‘마르칼. 미안하구나. 괜한 내 욕심 때문에 네가 그렇게 아파하는 줄 몰랐어. 미안해.’

 

  로엘은 하윤이 사라지고 많이 힘들어 했다. 그리고 자신이 여태껏 했던 행동을 반성하고 상처를 받은 자들에게 모두 찾아가 사죄를 했다.

  “흥. 그 로엘이라는 놈은 그렇게 하면 뭐 그 들 상처가 사라지나?!”

  “뭐 어때. 그래도 열심히 살잖아.”

  “뭐 어쩌라고.”

  “아니. 야 왜 말을 돌려?! 그 달의 정령들 안 볼 거냐니까?”

  “볼 염치가 있어야지. 내가 배신한 거나 다름없는데.”

  “그래도 그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걸?”

  마르칼과 제인의 대화에 끼어드는 자에게 둘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루칸님.”

  “그래. 그래도 그 친구들은 친구였다며 네가 먼저 다가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

  “아. 그래도...”

  “어서 가봐. 네 뜻대로 움직여.”

  “...”

  “어서!!”

  “네. 알겠습니다.”

  마르칼은 루칸의 성화에 못 이겨 자리에서 일어났고 옆에 있던 제인이 루칸에게 질문을 했다.

  “저기 루칸님. 그 있잖아요. 그 마수가 원래 죽었다고 그랬다면서요~”

  “그게 왜?”

  “근데 그때 그 마수는 어떻게 산거에요?”

  “아 내가 알기론 그때 마족이 원래 죽이려고 데려갔었지만 그 옆에서 지켜보던 마족이 우찬을 풀어줬다보더구나. 그리고 그나마 안전할 거 같은 인간세계에 둔 거고. 하여튼 그놈은 인간이 제일 무서운 걸 몰라요. 운이 좋아서 우찬이 살아남은 거지. 걔는 예전부터 멍청했어.”

  “엥?”

  “아 사실 그 마족도 나랑 가까이서 지냈어. 아마 내 영향을 받은 거겠지. 훗.”

  “루칸님. 죄송한데 재수 없어요.”

  “뭐?!”

  “깔깔깔.”

  제인은 루칸을 놀리며 도망쳤고 루칸은 제인을 잡으려고 같이 뛰어 다녔다.

 

  ‘얘들아. 너희들 갈 데가 없으면 나랑 같이 살자. 너는 마르칼이라고 했고 너는 제인이지? 내가 너희 부모가 되어 줄 테니 함께 잘 지내보자.’

 

  “라율~”

  “왜.”

  “너 왜 그렇게 요즘 생각이 많냐?”

  “뭐가.”

  “너 마르칼 생각하고 있는 거지?”

  “...”

  “나는 솔직히 걔가 배신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뭐?”

  “걔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거야.”

  “...”

  “그리고 우리는 친구잖아.”

  “... 가자.”

  “어딜?”

  라율은 세율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고 밖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 그런데 갑자기 대문이 벌컥 열리면서 누군가가 들어왔다.

  “오구구. 내 새끼들~”

  “...?”

  “헐... 언니...?”

  세율과 라율은 자신 앞에 있는 자가 자신들이 그리워했던 율이가 서 있자 많이 당황했다.

  “뭐냐. 반응 왜 이래. 나 상처 받을 거 같아.”

  “으아... 언니!!!!!!!!!”

  세율은 율이라는 아이에게서 느껴지는 그리운 향기와 기운에 율에게 달려갔다.

  “내 새끼. 잘 지냈어?”

  “이 바보!!!”

  “오구구.”

  율은 세율이를 따뜻하게 감싸 안았고 라율을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우리 라율이!!! 이리와!!! 오랜만에 안아보자!!!”

  라율은 오랜만에 밝은 율을 만나자 눈시울이 붉어졌고 율이의 품에 안겼다.

  “내 새끼들...”

  “언니...”

  “... 다시는 가지 마... 이 멍청아...”

 

  “로엘님.”

  “어?”

  “밖에 영인님께서...”

  “야!!!”

  “뭐야... 너 내가 함부로 들어오지 말랬지.”

  “내가 내 발로 어디 있던 무슨 상관이야!!”

  “네 발이 있는 구역이 내 구역이다.”

  “에에에에.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하...”

  “뭐뭐뭐.”

  로엘은 요즘들어 자신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영인이 부담스러웠다.

  “빨리 돌아가.”

  “싫어.”

  “하...”

  영인은 계속 고집을 피우며 나가지 않았고 로엘은 그런 영인을 포기했다.

  “야! 너 저번에 내가 네 유혹에 안 넘어간다고 슬프다고 했지?! 내가 특별히 넘어가주마!!”

  “뭐?!”

  “됐어!!! 내 마음대로 할 거야!!!!”

 

  “형진아.”

  “네.”

  “너는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저는 하윤님을 다시 탄생 시키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

  “네.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자는 하윤님뿐이니까요.”

  “그래. 네 생각 잘 들었다. 가보거라.”

  “네.”

  형진은 나가기 전 신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이것이 하윤님이 사라지셨던 그 자리에서 가져온 흙입니다. 아마 기운이 아직 남아있을 겁니다.”

  “그래. 알겠다.”

  형진은 그대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신은 형진이 건내준 흙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이 세상에 다시 한번 빛이 되주길 바란다. 내 딸 하윤아.”

 

  “야!! 임형진 어디 갔다옴?”

  “잠깐 화장실.”

  “헐 나를 두고?”

  “너 미쳤냐? 그럼 뭐 남자끼리 화장실 같이 가?”

  “흐응. 그건 좀...”

  “그럼 닥쳐. 이 새끼야.”

  형진은 자신의 하나뿐인 친구 하민에게 친근감을 표시했다.

  “야. 근데 너 그림 어떻게 하기로 함?”

  “아~ 그거 내가 맨날 쫄랐더니 부모님이 사업 물려받으면서 하는 걸로 합의 봤다~”

  “오 잘 됐네.”

  “그치그치.”

  “응. 이제는 애인만 만들어라.”

  “이 새끼가...”

  형준과 하민은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며 이제 곧 졸업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몇 십 년 뒤

  “하...”

  추운 겨울 입에서 입김이 나오는 계절에 우찬은 몸을 움츠리며 집에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날씨 진짜 춥네.”

  “그러게. 날씨가 진짜 춥네.”

  우찬은 혼잣말을 낯익은 목소리로 받아치는 사람을 천천히 바라봤다. 그 자리에는 이름만 부르고 상상만 해도 자신의 심장을 뛰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을 환하게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 오랜만이네.”

  “... 하윤아...”

  “많이 기다렸어?”

  “하윤아...”

  우찬은 하윤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고 그리워서 마음껏 부르고 싶지만 그러면 더 그리워질 거 같아서 부르지 못했던 이름을 애타게 부르고 있었다.

  “나 다시 돌아왔어. 우찬아.”

  “...”

  “너랑 약속 지키려고 다시 돌아왔어.”

  “흐... 하윤아...”

  하윤은 우찬의 얼굴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더니 살며시 자신 앞으로 끌고 와 작게 속삭였다.

  “보고 싶었어.”

  “나도... 나도 너 많이 보고 싶었어...”

  “고마워... 나 기다려줘서.”

  “나도 고마워... 나랑 한 약속 지켜줘서...”

  하윤과 우찬은 너나 할 거 없이 서로에게 다가갔고 입을 맞췄다. 서로 그리워했던 만큼 서로를 꼭 안아주며 그 어떤 연인보다 아름다우며 빛나고 있었다.

 

  ‘어머 우찬 쌤. 그 목걸이 이쁘다.’

  ‘아. 이거요?’

  ‘네~ 어디서 샀어요?’

  ‘산 거 아니에요. 제...’

  ‘네?’

  ‘제 애인이 만들어줬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이에요. 평생 놓지 않고 사랑하는 제 애인이거든요.’

 

  -끝-

 
작가의 말
 

 고유천사 마지막화 감사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4 고유천사 마지막화 2019 / 11 / 10 255 0 14858   
23 고유천사 23화 2019 / 11 / 10 287 0 9069   
22 고유천사 22화 2019 / 11 / 8 261 0 10833   
21 고우천사 21화 2019 / 11 / 7 248 0 10327   
20 고유천사 20화 2019 / 11 / 5 261 0 7625   
19 고유천사 19화 2019 / 11 / 3 250 0 10252   
18 고유천사 18화 2019 / 11 / 1 250 0 9867   
17 고유천사 17화 2019 / 10 / 29 293 0 10012   
16 고유천사 16화 2019 / 10 / 25 276 0 10407   
15 고유천사 15화 2019 / 10 / 24 246 0 11065   
14 고유천사 14화 2019 / 10 / 22 266 0 10914   
13 고유천사 13화 2019 / 10 / 17 254 0 9039   
12 고유천사 12화 2019 / 10 / 14 250 0 9238   
11 고유천사 11화 2019 / 10 / 9 263 0 10100   
10 고유천사 10화 2019 / 10 / 7 253 0 6986   
9 고유천사 9화 2019 / 9 / 30 377 0 6756   
8 고유천사 8화 2019 / 9 / 23 258 0 6129   
7 고유천사 7화 2019 / 9 / 20 251 0 5527   
6 고유천사 6화 2019 / 9 / 18 251 0 6692   
5 고유천사 5화 2019 / 9 / 16 262 0 6277   
4 고유천사 4화 2019 / 9 / 13 269 0 7102   
3 고유 천사 3화 2019 / 9 / 9 262 0 7663   
2 고유천사 2화 2019 / 9 / 2 273 0 5447   
1 고유천사 1화 2019 / 8 / 29 453 0 578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