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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전래연 : 암행어사 출도요!
작가 : 린세이
작품등록일 : 2019.11.6

#찐암행어사#박문수#최도지#조선#청춘#로맨스#유쾌#상쾌#통쾌

탐관오리들의 부정부패가 자행되는 조선 중기.
백성들의 고충은 날로 극심해져만 가고 희망은 사라져 절망이 찾아온다.
그 가운데에서도 순수하고 의로운 처자가 있었으니. 범골의 최가댁 장녀, 최도지.
사또나리로부터 '수청을 들라!' 라는 청천벽력같은 명을 받게되고
수청이 아니면 죽음뿐인 삶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그때, 정의의 사도 암행어사가 나타났으니! 그 이름하야 박.문.수
부패한 탐관오리를 처단할 '찐'암행어사의 희망적 활약이 시작된다!

 
20. 큰일날뻔
작성일 : 19-11-10 22:31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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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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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헌에서 꼬박 밤을 새운 문수는 젊은피 답게 쌩쌩했다. 피곤한 기색이 결단코 범할 수 없는 자가 있다면, 문수인듯 싶었다.

 고 옆에서 같이 머리 맞대 주었던 영달만이 까무룩 감기는 눈을 어쩌지 못한 채였다.

 

 밤새, 하얀 무명 천 위에 귀주머니에 담아온 주황빛깔가루를 탈탈 털어 사람이란 사람에게는 죄 보여주었다. 허나 안다는 이가 없었다. 그 후로, 정좌를 틀고 앉아 아침과 점심도 거르고 빤히 노려보고 있었다.

 급기야, 영달의 입술이 비죽거렸다.

 

 "쳐다보고 앉았으면, 뭐 입네 하고 답을 알려준다나."

 

 툴툴 거리며 뱉는 영달의 목소리를 모기의 앵앵거리는 울음소리보다도 작았기에 망정이었다. 문수는 여전히 미동도 않고 앉아 있었다. 영달의 불만 섞인 입술은 다시 열렸다.

 

 "저러고 한나절을 계실 거면, 나는 보내주면 좀 좋아... 물러간다고 읍해도 듣는 척도 않고..."

 

 "이게 대체 무엇일까?"

 

 툴툴거리며 문수를 흘기던 영달에게로 청천벽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 나절만에 입술을 여는, 문수가 그러했다.

 

 "저 암말도 안 했습니다요!"

 

 제 발 저린 탓에 저리 외치고 들면, 문수의 눈썹이 휘어져 영달에게로 향했다.

 

 "무엇이?"

 

 손사래 치던 영달은, 그가 듣지 못했음을 깨달아 조용히 방정맞은 입술을 다물 뿐이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아귀가 들어맞지 않는단 말이다.

 이걸 내게 묻히고 간 사내아이가 들고 있던 주먹밥의 개수. 그리고 제언에 동원된 부역의 수가 공문에 기재된 부역의 수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예?"

 

 "들어맞는 아귀를 찾아보려 해도, 어느 하나 들어맞는 것 없이, 삐걱 거린단 말이지."

 

 "어제 가셔서, 진사댁 제언을 보셨습니까?"

 

 "망아지 덕에 보았지."

 

 누마루 위에 서서, 작은 점으로 보이던 사람들의 수를 헤아리는 것이 어렵지 않았었다.

 사람의 수는 확연히 적었다.

 공문에 기재된 동원된 부역의 수와 50명 이상이 차이 나는 수였다. 한 두명 빠진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수였다.

 

 “망아지요?”

 

 "...사람의 수가 맞지 않는다. 사람의 수가... 영달아, 넌 어찌 생각하느냐?"

 

 "저...저요?"

 

 자신의 면전에 자신의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는 영달은, 전혀 귀염성 없이 두 눈만 끔벅일 뿐이었다. 문수의 입가로 후회막심이 들어찬 듯, 비틀렸다.

 

 "됐다."

 

 허나 곧 무언가 잊고 있던 것을 떠올리듯 문수는 주황빛 가루를 주머니에 조심스레 집어넣으며, 영달을 향해 물었다.

 

 "도지는 어디에 있느냐?"

 

 도지 소리에 반갑지 않은 이는 영달의 미간이 절로 구겨졌다.

 문수는 잔뜩 기대에 차, 영달을 바라보았다. 이런 표정을 할 위인이 아니거늘, 이번에는 문수가 두 눈을 끔벅였다.

 

 #

 어찌하여, 관내 빨래가 전부 도지의 차지가 되었는고. 그것은 계집들의 시기 질투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문수와 말을 타고 급히 나섰던 일이 와전되어, 문수의 품에 안겨 갔다네. 문수의 등딱지에 딱 붙어 갔다네. 그들이 간 곳이 물레방앗간이네, 별 소리가 입에서 입을 통해 퍼져가니.

 어사 나리와 함께 거론되는 도지가 계집들의 눈에 들어 찰 리가 있나.

 

 하여 시기심에 떠 맡겨진 갖은 일리와, 쫄래쫄래 자신의 치맛자락 붙들어 뒤를 따르는 순분을 달고 도지는 관아를 바삐 다니느라 그 팽팽한 눈 밑이 다 퀭할 지경이었다.

 옆구리에 찬 빨래를 탁탁 내걸어서야 도지는 그제야 허리를 피며 두드려 보였다.

 순분의 자신을 빤히 올려다보는 티 없이 맑은 눈망울과 마주쳤다. 구겼던 미간이 절로 펴졌다. 고

 역이 눈 녹듯 씻겨 졌다. 손에는 언제 꺾어 쥐었는지 모를 들꽃이 여럿이 모여, 다발을 이루고 있었다.

 

 "언제 땄어?"

 

 흩날리는 빨래 사이에서 희고 고운 순분의 앞에 도지는 쪼그려 앉았다.

 도지의 말이 잘 들리지 않은 듯, 순분은 작은 고개를 갸웃했다. 도지는 좀 더 목청을 키웠다.

 

 "언.제.땄.어?"

 

 그리 읊는 도지에게로 순분의 고사리 손길이 닿았다. 순분의 고사리 손길은 도지의 귀 뒤로 꺾은 들꽃을 찔러 넣었다. 순분은 꽃을 단 도지를 바라봐 활짝, 저 손에 들린 꽃처럼 그리 활짝 웃었다. 하여도, 순분의 웃음에 보통 여느 계집다운 산뜻한 웃음소리가 없었다. 도지는 순분의 동여 멘 귓가를 바라보았다.

 

 "순분아, 아직도 귀가 아파?"

 

 빤히 도지를 바라보던 순분은 작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걱정 마, 순분이 느이 아버지가 좋은 약재 캐 올 거야."

 

 아버지 이야기에, 순분의 얼굴로 다시 피어나는 웃음꽃이었다.

 그때 멈칫, 순분의 웃음꽃이 일렁였다. 이내, 사그라들어 얼른 도지의 곁에 가 달라붙었다.

 도지의 고개가 순분이 잔뜩 겁을 집어 먹어 흘끗 거리는 곳을 돌아보노니.

 빨래 줄에 널어둔 하얀 천 자락이 휘날리는 사이사이로 걸어 들어서는 이를 볼 수 있었다. 도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여기로 올 이가 누가 있단 말인가. 휘날리는 천 자락 사이로 드문드문 모습이 드러났다.

 질 좋은 태사혜가 모습을 드러내고 푸른빛을 머금은 청량한 빛깔의 도포가, 나아가... 쓰고 있는 넓은 양태의 갓을 발견하였다.

 가슴이 빠르게 뛰어 올랐다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어째서 이럴까. 가슴은, 다가서는 자를 이미 아는 것만 같았다.

 도지도, 순분도 침을 꼴깍 삼켜 넣었다. 한 명은 설레 그랬고, 한 명은 질겁해 그러했다는 것이 다르다면 달랐다.

 

 "고생하는구나."

 

 낮은 목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가을바람에 이리 저리 흩날리던 널어둔 빨래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이는 문수였다.

 

 "나리!"

 

 반가움에 손 까지 쳐들어 휘저어 보였다. 문수도 따라 들어 올렸던 손이었으나, 정신을 차리고 어색하게 자신의 어깨를 쓸어내리는 손이 되었다.

 

 "어찌 예까지 오셨습니까?"

 

 "흠흠, 나야 못 갈 곳이 있나? 너라면 몰라도."

 

 문수를 살포시 흘기며 도지는 빈 빨래소쿠리를 옆구리에 치켜 올렸다.

 

 "걱정이 되어 와 봤느니라."

 

 다시 두 눈을 반짝이며 도지는 문수를 향해 되물었다.

 

 "소녀 말입니까?"

 

 "아니, 순분이라 했던가."

 

 자그마한 순분을 내려다보는 문수의 시선에 순분은 바로 도지의 치맛자락에 엉겨 붙었다.

 

 "아, 그러시구나."

 

 실망 어린 도지의 목소리를 들으며, 문수는 피식 웃음을 머금었다.

 

 "당연, 네 걱정도 했지."

 

 "아! 그러시구나?"

 

 한껏 달뜬 도지의 면전 앞에 문수는 낱낱이 걱정의 실상을 까발렸으니.

 

 "망아지마냥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혹여, 뭔 사고나 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말이다."

 

 도지는 입술을 비죽였다. 단번에 드러나는 도지의 표정에 문수는 이상하게 힘이 솟았다.

 

 "그런 것을 노파심이라 하지요. 소녀가 제아무리 망아지라도 뭘 부수어 먹기까지 하겠습니까?"

 

 기도 안 찬다는 가소로운 얼굴과 목소리를 낸 도지는 하필 빨랫줄을 지지하고 있는 지지대를 짚으며 으스댔다. 하필, 지지대를 짚을 것은 무어람.

 기우뚱, 지지대가 넘어가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흰 빨래더미가 도지와 순분을 향해 달려들었다.

 

 "어어어어!"

 

 두 손을 하늘 위로 치켜 올린 도지와 순분, 두 소녀가 떨어지라는 천 조각을 기다리다 지쳐, 슬며서 눈꺼풀을 들어올리면.

 어느새 인가 도지의 코앞으로 다가 선 문수는 한 손이 거뜬히 빨랫줄 지지대를 붙들고 있었다. 도지는 문수를 올려다보며, 내쉬던 숨을 도로 삼켰다.

 문수의 탐탁지 않은 표정에 혹여 불호령이라도 떨어질까, 도지는 가깝게 선 문수를 피해 슬금 뒤로 다리를 내뺐다.

 

 "큰일 날 뻔 했구나."

 

 낮은 문수의 목소리가 윙윙 돌아 도지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한껏 부끄러운 꽃 처녀를 해, 도지는 우물쭈물 거렸다.

 

 "예? 큰일까지야... 고작 천 조각에 깔리는 것인."

 

 "이때껏 들인 시간과 노력이 무용지물이 될 뻔 하지를 않았느냐. 쯧쯧쯧."

 

 "예?"

 

 "아이구, 빨래가 큰 일 날 뻔 했어."

 

 "..."

 

 "이것 보거라. 이래도 내 노파심이라 하겠느냐?"

 

 입술을 비죽이는 도지였다. 그런 도지를 바라봐 문수는 단번에 지지대를 땅바닥 깊숙이 찔러 넣었다.

 

 "빨래를 다시 하려거든, 네가 고생하지 않느냐. 허니 큰 일이지."

 

 문수는 피식 웃어 보이며 분개하는 도지의 가르마 탄 정수리를 손바닥으로 두어번 다독여 주었다. 설레는 손길에, 도지의 두 뺨은 붉게 달아오르고 입매 끝자락은 하늘로 솟아올랐다.

 칭찬에 장사 없고 배려에 안 넘어갈 계집이 어디있던가. 음전한 여인인냥, 귀 뒤로 없는 잔머리 찔러 넣으며 도지는 고 목소리를 발라당 뒤집어 깠다.

 

 "뭘 또, 그리 걱정을 다 해주시고... 어차피, 쇤네 일인 것을..."

 

 고개를 들어 올렸을 적, 머리 위로 손을 휘저으며 멀어지는 문수의 뒷자락을 보았다.

 도지의 벌어졌던 입술이 합 다물어졌다. 문수가 사라져서야 문수의 뒷자락에서 눈을 떼었을까. 자신을 빤히 지켜보고 있는 자그마한 생명체를 그제야 발견하여, 화들짝 뛰어 올랐다.

 

 "어...어! 순분아."

 

 순분은 대뜸, 자신이 꺾어 만든 들꽃 다발을 도지를 향해 내밀었다.

 

 "...나, 나 주게?"

 

 눈을 끔벅일 뿐이었다. 그런 순분을 향해 뭐가 그리도 찔리는지 도지는 두 손을 내졌기만 했다.

 

 "아, 아냐! 나, 나리 쳐다보고 있었던 거 아냐!"

 

 여전히 그런 도지를 끔벅 올려다 볼 뿐이었다.

 

 #

 "순분아, 절대 아니다. 언니는 한양 남자들은 빤지르르해서 싫더라."

 

 순분은 끔벅이는 두 눈으로 도지를 올려다 볼 뿐이었다.

 도지에게 고사리 손 잡힌 후로 어디로 도망도 치지 못하는 순분은 도지의 뒤를 쫄쫄쫄 쫓을 뿐이었다.

 

 "트...특히! 벼슬하는 치는 딱 질색이야! 정말!"

 

 말 한마디 뱉지 않는 순분과 무슨 대화를 그리도 나누는지.

 순분이 도지가 뱉는 말을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재잘재잘 자신을 무엇으로 부터 변명하는지도 모른 채 죄 변명만 읊조리던 도지가 변명을 멈춘 것은, 관청을 지나치던 찰나였다.

 관청을 쓸고 닦던 관노들의 목소리가 도지의 목소리보다 크고, 흥미로웠다.

 

 "쫓겨났다고?!"

 

 "그래~ 연월각 말고 저 촌뜨기가 어디를 가서 기생질을 해 먹겠어?

 안 그래도, 뭐라도 되는 양 관아를 기웃거리던 꼴이 꼴 보기 싫더니 자알 됐지~"

 

 "기생이, 기생질 못해 먹으면. 뭘로 먹고 사나?"

 

 "그러니까~ 풉, 만홍이 그년 높은 콧대가 꺾였지 뭐야~"

 

 도지는 만홍 두 자에 쥐고 있던 순분의 고사리 손을 놓고 관청으로 들어섰다.

 

 "방금 뭐라 하셨습니까?"

 

 도지는 두 여인을 향해 거의 따져 묻고 있었다.

 

 "엄메야! 놀래라!"

 

 놀래 뒤로 나자빠진 두 여인을 번갈아 바라보며 도지는 다시금 또박 또박 힘주어 물었다.

 

 "방금 우리 만홍이가 어찌 되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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