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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마녀와 함께 시골일상을!
작가 : 포죠
작품등록일 : 2019.11.5

응답하라 1983
판타지를 꿈꿔온 시골 남자의 눈 앞에 시간을 엉터리로 달린 마녀가 떨어진다.
마녀의 좌충우돌 시골적응판타지

 
15화: 마법을 쓰려면 필요한 것들(2)
작성일 : 19-11-10 22:20     조회 : 211     추천 : 0     분량 : 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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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을 쓰려면 필요한 것들(2)

 

 

 “우오오오오옷~!! 코코아. 이것 봐봐. 내 양피지에도 글씨가 생겨나려고 해”

 “뭐야 그 유치한 반응? 당연한 거잖아. 대기에 마나가 존재하듯이. 인간에 몸속에도 최소한에 마나가 존재한다고. 그 양이 쥐꼬리만 해서 마법을 쓰지 못할 뿐이지. 물론 나 같은 마녀는 열등한 누구와 다르게 그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거고.”

 

 내 높은 텐션을 께름칙하게 바라보던 코코아가 핏속에 있는 마나를 양피지에 흘려보내야 등록증이 활성화된다고 설명해준다.

 마법 쓰는 걸 코 푸는 것만큼 가볍게 여겨왔으니, 내 반응이 이해가 갈 리가 없는 코코아였다.

 

 “아이고 그래쪄염? 우리 김사부 어린이. 마법을 쓰는 게 그렇게 조아써요?”

 “그래그래, 실컷 놀려. 나중에 다 존경으로 바뀔 테니까.

 “웃기네. 그렇게 설레발 치다가 진짜 골로간다 너?”

 “엘리트 자리 잘 받겠습니다.”

 

 내 천진난만한 반응을 단번에 유치함으로 치부해버리는 코코아였다 받아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기로 한다. 그러기엔 지금 내 기분이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처럼 너무나 몰캉몰캉한 상태다.

 아무리 그래도 엘리트는 자기를 위한 칭호라고 버럭 소리치는 코코아를 무시한 채.

 한껏 부푼 마음으로 선명해지는 글씨들을 지켜본다.

 

 【마력등급- D급】

 【마력특성- 없음】

 

 “……D급?”

 “푸흡, 푸하하하. 잠깐만 말 걸지 마. 웃겨 죽을 것 같으니까. 뭐야? 나 잘못 본 거 아니지? 마법사학교의 입학 요건이 최소 C급이라 D급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란 말이야.”

 “등급은 그렇다 해도. 특성이 없는 건 이상한데.”

 “역시 순수한 마법사의 마력이 아니라, 우연히 얻어걸린 운빨 마력이라 다르긴 다르구나. 진짜. 네가 말한 대로 희귀하고 특별한 길이었잖아.”

 

 입을 가린 코코아는 새어 나오는 웃음을 굳이 참으려 하지 않았다.

 

 “오류인 거지? 코코아 네가 나를 놀리려고 슬쩍 《혼동마법》 같은 걸 사용한 거지?”

 “썼을 것 같아? 미안한데, 그게 지금 네 수준이야. 그게 현재 김사부의 위치라고. 푸푸풉~! 나를 제치고 엘리트? 이거야말로 김사부가 누누이 내게 말했던 머저리 급 마력인데? 그리고 특성이 없다고? 이건 그 어떠한 특성도 발현 못 할 정도로 재능이 없다는 소리아냐?!”

 “야, 재능이 없다는 소리가 아니라. 너무 재능이 많아서 그중에 고르지 못하….”

 

 더 비참해지기 전에 그만하자. 내 작아지는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완전히 내 옆에 찰싹 붙어버린 코코아. 내가 우물쭈물하자. 걱정하지 말라고, 진짜 엘리트인 자기가 전부 케어해 준다며 크게 비웃어 버린다.

 등급 외 농작물이 이런 기분일까. 괜한 설렘에 넘어가 상품성 없는 내가 스스로 특상품이라고 뽐냈던 게 너무 부끄럽다.

 코코아를 뛰어넘는 마법사가 되겠다는 원대한 꿈의 지속시간은 내겐 3분도 사치였다.

 

 “저기 코코아. 승급심사라던가. 특성을 개화하는 물약이라던가 있는 거지? 제발 있다고 말해줘.”

 “실망 그만하고 그냥 너 자신을 받아드려 D급 마법사. 인정, 그거 쉽다? 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 발버둥 치는 게 진짜 너라는 걸 인지하면 되는 거야.”

 

 상처 위에다가 소금을 뿌려대는 코코아. 그동안 나한테 쌓인 게 그렇게 많았던 녀석인가.

 내 패배자다운 얼굴을 보면 엔돌핀이 돋아나는 모양이었다. 한껏 생기있는 얼굴로 나를 농락하는 그녀였다.

 

 “너무너무 고마워 코코아. 나 진짜 열심히 노력할 테니까. 모르는 것 있으면 팍팍 물어볼 테니까. 아니 그냥 스승님이라 불러도 돼?”

 “어, 어? 김사부 너 갑자기 왜 그래? ……내가 너무 놀려서 정신줄을 놓은 거야?”

 “네 말대로 인정하니까 마음이 편해졌어. 그래, 더 최악의 상황은 아닌 거잖아. 애초에 마법사가 되지 못할 수도 있는데, 어찌 됐든 마법사가 된 거잖아. 용사 클라우드도 처음엔 평범했거든. 나도 차근차근 노력하면 언젠가 위대한 마녀인 코코아의 발끝이라도 쫓아갈 수는 있는 거잖아?”

 

 사실 위의 말들은 전부 연기. 저 마녀 앞에서만큼 내 지금 처참한 기분을 드러내기 싫었다.

 

 “그, 그래 걱정 붙들어 매라고. 엘리트인 내가 보살펴 줄 테니. 그래도 마력이 아예 없는 건 아니잖아? 마력의 세기를 결정하는 건 그 숫자가 다가 아니야. 마법스킬의 숙련도로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고. 그리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마도구도 있고….”

 

 어금니를 꽉 깨물며, 혼신의 힘을 다한 내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에 넘어간 코코아가 드디어 놀림을 멈추고 진짜 나를 위한 대안을 제시해준다.

 

 자신이 스승인데 뭐가 걱정이냐는 표정으로 어디선가 불쑥 꺼낸 팸플릿을 내 눈앞에서 펼치는 코코아.

 

 “자자, 마법 세계에 도움 되는 직업리스트야. 마력이 거의 들지 않는 마법 펜 사용을 연습해서 마법부의 서기가 되는 건 어때? 아니면, 마법 도구 생산 공장에 들어가는 것도. 괜찮으려나. 이것도 큰 마력 필요 없이 몸을 쓰는 거니까. 아~! 사역마 산책 아르바이트를 하는 건? 케르베로스에게 물리는 김사부를 꼭 보고 싶은데~!”

 

 내가 꿈꿔온 모험과는 전혀 관계없는 길을 제시하는 코코아.

 다 필요 없으니까 그냥 네가 살던 세계로 돌아가 줘.

 

 

 ✻✻✻

 

 

 “등록증도 만들었는데, 왜 바로 마법을 배울 수 없는 건데.”

 

 마력은 D등급에 특성은 없다고 선명히 새겨진 양피지를 허망하게 바라보았다.

 

 “말했잖아. 너 마법사 된 거 아니라고. 이 양피지는 그냥. 마법사로서의 재능확인용이라고. 너 같은 후천적으로 재능이 개화된 사람은 일종의 자격시험을 치러야 해. 참고로, 그 시험은 4년에 한 번 스위스에서 열려.”

 “자동차도 타본 적 없는데. 비행기를 타야한다고? 뭐, 아버지 낚시배라도 타고 가야한다는 거냐?”

 “그래서 장담하지 말랬잖아. 마법사 쉽게 되는 거 아니거든? 그리고, 원래 인간이었던 자는 더더욱 힘들 거고. 뭐, 근데, 너는 워낙 특. 별. 하니까 쉽게 될 것 같아.”

 “아닌 거 아니까. 이유나 말하지.”

 

 코코아가 대답 대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마을 쪽으로 끌어당긴다.

 마법사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니깐. 그냥 눈을 끔뻑거리며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그녀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내가 아주 잘알고 있는 장소였다.

 

 마을 중심에 있는 담배 가게.

 초록 벽돌 사이에 있는 유리문에 커다란 하얀 스티커로 담배 가게라고 적힌 동네 슈퍼였다.

 이곳에는 과자도 팔고, 쌀과 술, 연탄, 심지어 가끔은 구슬같은 장난감도 들여 놓는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인기 많은 장소라고 봐도 무방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나도 이곳으로 자주 놀러 왔다. 물론 그때도 돈이 없는 건 매한가지였다. 하지만, 그때는 돈 많은 친구가 과자를 사는 것을 구경하는 것 자체가 내게는 놀이였다. 운이 좋으면, 부스러기 하나라도 얻어먹을 수 있었으니까.

 

 “여, 여긴 왜 온 거야? 아무리 네가 나를 마법사로 만들어 준다고 해도. 공물로 바칠 과자 살 돈 같은 거 없는데.”

 “김사부 너 그냥 바보지? 생각 없지?”

 “그냥. 4년 동안 바다 수영을 배워서 스위스로 갈 테니까. 여기만큼은 안들어가.”

 “미쳤어? 내가 돌아가려면 너 같은 D급 마법사라도 끌어다 써야 한다고. 대체 뭐가 문제인 건데. 너 여기서 과자같은 거 몰래 훔치기라도 했니?”

 

 나를 마력보충제쯤으로 여기는 그녀의 속마음이 문제가 아니었다.

 나도 안다. 이곳이 나를 마법사로 만들어 준다는 장소라는 사실쯤은.

 그래서 더더욱 들어갈 수 없다.

 

 “왜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떠드시는 거예요? ……어, 사부잖아.”

 “유, 유정 누나.”

 

 원래 있는 놈이 더 한다고. 사실 나는 과자를 산 친구에게 과자 부스러기 한 번 얻어먹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곳으로 밥 먹듯 출근 도장을 찍었던 이유는.

 항상 가슴골이 은근슬쩍 드러나는 늘어진 원피스를 입고, 껌을 오물오물 씹던 담배 가게 누나가 내 첫사랑이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이네, 사부야.”

 

 그러나 2년 전. 내가 하는 짝사랑이 옅은 바람에 흩어져버리는 볼품없는 담배 연기라는 것을 깨달은 사건 이후로 나는 절대로 담배 가게 앞을 지나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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