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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매화의 난
작가 : 어항
작품등록일 : 2019.10.17

억울한 누명으로 인해 죽어간 자신의 종족들을 위해 복수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

 
30
작성일 : 19-11-10 20:58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3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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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소식을 전하게 되어 유감입니다. 허나, 분명 조심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지금 상황에서 단순히 우연이면 좋겠으나,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분명 존재합니다. 저희가 이에 대해 더 알아보고 서신하겠습니다. 부디 몸 조심하십시오. …]

 

  매화는 꼼꼼히 읽은 후, 평소와 같이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서신을 태웠다. 자신을 노리는 자일수도 있다는 말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모방범인 줄 알았더니 아니었나.

  매화는 자꾸 술사들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제물로 망국민을 바치겠다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던 그들. 보성은 분명 을련국 백성이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장기가 모조리 사라졌다면, 분명 '심장' 또한 사라진 것일 테지. 보통 재물에는 사람의 심장이 쓰인다. 그 사람의 영혼이 담겨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우연이었으면 좋으련만.'

 

  하지만 아무런 의심도 남아서는 안 된다. 작게 남은 의심이 모든 걸 집어삼킬 수도 있었다.

 

 "소나야."

 "네, 마마."

 "한동안 조심해야겠다. 우리를 노리는 자일수도 있으니."

 "하지만 그저 미치광이에게 걸린 걸수도 있지 않습니까."

 "범인이 밝혀지지 않는 이상, 그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다."

 

  그래, 어떻게든 범인을 알아내야 했다. 매화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꾹 눌렀다. 해야할 일이 많거늘, 이런 일이 끼어들어서 자신을 방해한다. 이안이 이에 대해서는 알아내주겠다고 했으니 너무 신경 쓰진 않아도 괜찮겠지. 매화는 그런 생각을 하며 외면했다.

 

 "그나저나 마마, 곧 황후마마께서 초대하신 다과회에 가셔야 합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니. 치장을 부탁하마."

 "네, 마마."

 

  치장을 하면서도 매화는 자꾸 한 구석에서 살인사건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죄책감? 그런 감정이 아니었다. 분명 이건 찜찜함이었다. 질척거리는 불쾌한 감정이 남은 기분.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감각이었다.

  천천히 황후의 궁으로 걸어가면서도 계속 생각이 들었다. 떨쳐내고 싶어도 어딘가 남는 찜찜함이 자신을 괴롭혔다.

 

 "진빈, 표정이 좋지 않군."

 "아, 죄송합니다, 마마. 좀 생각에 빠져서 그만."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시오."

 

  다과회로 인해 다들 모인 자리에서도 결국 매화는 집중하지 못 했다. 그게 티가 났는지 자란은 차를 마시다 매화에게 물었다. 매화는 대충 아무것도 아니라며 둘러댔다. 허나 이 자리에는 이 상황을 그냥 넘기지 않을 사람이 있었다.

 

 "황후마마가 계신 자리에서 딴 생각이라니."

 "……."

 "총애를 받는다고 이제 뵈는 것도 없어진 것이오, 진빈?"

 

  합궁을 했다 생각하여 시기, 질투하는 화비가 문제였다. 매화는 속으로 혀를 찼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개를 숙였다.

 

 "송구합니다, 황후마마."

 "됐소. 그럴 수도 있는 일인데 화비는 어찌 그리 말하시오."

 "그저 건방져보여 그랬을 뿐입니다. 그정도는 저도 말할 수 있지 않습니까."

 

  황후가 괜찮다고 넘어가는 바람에 화비는 그녀에게 더는 추궁할 수 없었다. 그것이 답답한지 화비는 부채를 들어올려 살랑였다. 가라앉은 분위기에 결국 소재인이 눈치를 보다 말했다.

 

 "그나저나 비가 아직도 내립니다. 벌써 삼일째 아닙니까?"

 "좋은 일이기는 하나, 공식적인 축제들이 밀려나 곤란하긴 하군."

 "축제요? 아, 매번 하는 지역 축제 말입니까?"

 "그거 말고 다른 게 있어."

 "네? 다른 게 있단 말입니까? 어떤 거 말입니까?"

 

  소재인이 그런 얘기는 몰랐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란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황궁에서는 공식적으로 사냥대회를 열지.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바치는 공물제도 있어."

 "공물제요?"

 "다른 나라에서 태후마마를 위해 공물을 바치는 거야. 항상 천위제엔 있던 일이지."

 "그렇군요."

 "이번에 비가 오면서 밀려나긴 했지만 조만간 공물들이 들어올 거야."

 

  공물. 속국이 된 다른 나라에서 공물을 바친다. 속국이 된 나라들의 숙명이라지만 좋게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태후는 높은 위치에 있는 만큼 웬만한 공물로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작은 나라에서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 양 아니면 질. 양도 그냥 단순한 양으로는 안 된다. 분명 어마어한 양을 감당해야겠지. 매화는 인상을 찌푸리다 바로 폈다. 소재인은 궁금해져서 물었다.

 

 "보통 공물로는 뭐가 들어와요?"

 "특이하고 비싼 보석들, 그 지역에서만 나는 특산물, 비단 등이 있지."

 "우와, 그럼 못 보던 것들이 가득하겠군요."

 "그렇지. 아, 동물들도 바치곤 하지."

 

  동물이라. 그렇다면 사람은? 그렇게 말하려다 매화는 입을 다물었다. 비싸고 독특한 동물을 바친다면 사람이라고 안 바칠까 싶었다. 에이, 설마 그정도는 아니겠지. 그래, 너무 비약했다. 매화는 차를 마시며 자신의 생각을 숨겼다.

  그래, 그럴 거라 생각했다. 매화는 피가 싹 가신 얼굴로 밑을 내려다봤다. 묶인 채로 끌려나와 오들오들 떨고 있는 여인을 보며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세상에, 사람이지 않습니까."

 

  매화와 마찬가지로 당황한 소재인, 예리가 작게 중얼거렸다. 이 곳은 지금 혼란스러운 소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런 일은 단언컨대 한 번도 없었다.

 

 '옅은 백금발 머리카락, 투명하고 옅은 녹색눈.'

 

  피부마저도 비정상적일 정도로 투명하고 하얗다. 화이인(化異人)이었다. 극지방에서만 살고 있다는 그들이 여기까지 어떻게 오게 되었단 말인가. 매화는 힐끔 그녀를 공물이라고 데려온 자를 바라봤다. 저 자는 아무리 봐도 화이인은 아니었다.

  화련태후가 불쾌해하며 부채를 폈다. 촤락- 부채 펴지는 소리에 두 사람이 움찔 떨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사람을 바치다니."

 "마마, 우선 들어주시옵소서. 이, 이 여자는 화이인입니다."

 "그건 보면 안다네. 그정도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나."

 

  태후는 여전히 불쾌한듯 부채를 팔랑였다. 남자는 급히 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그, 그것이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에 저희 나라에서 나오는 특산물이 그만 수량이 부족하게 되어…."

 "그래서, 지금 사람을 바치겠다는 건가?"

 "제, 제물의 의미가 아닙니다! 마마, 이 여자는 예술 또한 뛰어나 춤이나 금 타는 것 등을 아주 잘 합니다. 폐하께서 후궁들이 적다는 걸 알기에 제가 손수…."

 

  그 말에 태후가 부채를 촤락- 접었다. 사납게 쏘는 눈빛에 남자는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결국 특산물이 부족해서 그를 메꾸기 위해 끌려왔다는 말인가.

  과연 태후가 이대로 넘어갈 것인가. 아니면 불호령을 내릴 것인가. 그 자리에 모인 사람 모두 이 두 선택지 외의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히려 태후는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접으며 웃기 시작했다.

 

 "꽤 재밌군 그래."

 

  재밌다고? 어디가? 매화는 경악에 찬 얼굴을 겨우 숨겼다. 도대체 태후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좋아, 그녀를 거둬들이도록 하지."

 "마마."

 "걱정하지 말게. 후궁으로까지 넣을 생각은 없네. 화이인 아닌가."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 곳은 화이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후궁까지는 아니어도 거둬들이겠다는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로써 사람 공물이 처음으로 성립되었다. 매화는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안 그래도 지끈거리는 머리가 더 아파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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