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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윤슬
작가 : 차운
작품등록일 : 2019.10.5

보통 청춘이라 하면 찬란한 혹은 빛나는 모습을 떠올린다. 마치 햇빛 또는 달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저기 저 앞 바다의 윤슬처럼. 하지만 현실에서의 청춘은 그리 반짝이지도 찬란하지도 않다. 되려 일찍 메말라 버린 꽃잎들처럼 생명력을 잃거나 무기력한 모습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버린 혹은 버려진 청춘들은 다들 어디에 있는 것인가.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소설 윤슬을 통해 여러 청춘들의 얼굴을 그려보고 싶었다. 그 한없이 슬픈 얼굴들을...

 
제20화 끝과 시작(완결)
작성일 : 19-11-10 19:45     조회 : 248     추천 : 1     분량 : 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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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나희는 노인을 만나고 오는 길에 곧장 춘천 시내에 있는 피씨방으로 향한다. 알바생에게 프린트를 할거라고 말하고 적당한 자리에 앉아 자신의 메일함에 들어가 자신이 쓴 그 위험한 소설을 다운받아 창을 연다. 한글창에서 인쇄버튼을 누른다. 피씨방 입구에 있는 카운터 자리로 가 자신이 쓴 소설의 출력물을 받고 계산을 한다.

 ‘이제 이 이야기를 그 강에 가서 불태우기만 하면 돼.’

 곧장 소양강댐으로 가려다 노인이 말한 3시 33분이라는 시간이 되려면 내일 움직여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나희는 발길을 돌려 저녁으로 먹을 음식을 사서 호텔로 돌아 간다. 마음 같아선 곧장 이 소설을 불태우고 싶지만 약속은 약속이다. 뭐든 서두르면 실수를 하는 법. 노인이 일러준 그대로 행동하자. 나희는 저녁으로 음식점에서 포장해온 돈까스 덮밥을 먹고 콜라를 마신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저녁 6시가 넘는 시간이다. 빨리 내일이 왔으면 하는 마음에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을 느낀다. 시간을 때울 때는 tv를 보는 게 제일 좋다고 언젠가 태환이 했던 말을 떠올리고 tv를 켠다. 태환이 평소 좋아하는 예능프로그램을 틀어놓고 주섬주섬 과자를 먹으며 본다. 1시간쯤 지나 냉장고에 넣어둔 맥주를 꺼내 마시면서 계속 tv를 본다. 여행이라고 꼭 여기저기 다니면서 구경하는 것보다 이렇게 호텔방에서 맛있는 것들을 펼쳐놓고 먹으며 맥주를 마시는 편이 훨씬 즐겁다는 생각을 한다. 넋 놓고 tv를 보다 보니 어느덧 밤이 되있다. 나희는 빨리 잠들기 위해 맥주를 한캔 더 마시고 씻고 불을 끄고 침대에 드러눕는다. 누워서 폰으로 라디오를 잠깐 듣다가 끄고 잠이 든다. 꿈도 없는 깊은 잠을 잔다.

 다음날 12시쯤 눈을 뜬 나희는 거울 속에 퉁퉁 부어있는 얼굴을 보고 한숨을 쉰다. 어제 저녁에 너무 이것저것 많이 먹고 잠을 잔 결과다. 샤워를 하고 나온 후 에코백안에 어제 프린트한 소설을 집어넣는다. 생각해 보니 소설을 태울 라이터가 없다는 걸 깨닫고 나가서 편의점을 들러야겠다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퇴원한 후 담배를 끊은 게 이럴 때 아쉽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2시 30분쯤이 되자 나희는 프린트물을 넣은 에코백에 휴대폰을 넣고 호텔방을 나간다. 가까운 편의점에 들러 라이터를 하나 산다. 택시를 타고 소양강댐으로 이동한다. 댐에 도착해서 3시 33분이되기를

 기다린다. 다행이도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거의 없다. 만약 사람들이 많았다면 종이를 불태우는 걸 이상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든다. 여기 저기 걷다가 휴대폰으로 시간을 보니 3시 30분이 되어있다. 곧바로 소양강댐 앞으로 가 라이터와 프린트물을 들고 정확히 33분이 되기를 기다린다. 1분전 59초 전 40초 전....33분이 되고 나희는 종이에 라이터로 불을 붙힌다. 순식간에 종이 들이 타 들어가며 불태워지고 곧 재가 된다. 회색빛 재들이 강위로 날려 떨어진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희는 기묘한 감각에 사로잡힌다. 마치 자신의 머릿 속의 어느 부분이 텅 비어지는 기분이 든다. 한편으론 마치 박하사탕을 먹은 것처럼 숨이 시원하게 쉬어지고 속이 시원해진다.

 “할아버지. 고마워.”

 나희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오랜 시간 자신을 괴롭혀 온 망상에서 정말로 멀어지는 느낌이 든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트북에 저장해둔 그 위험한 소설을 완전히 삭제하자. 메일에 저장된 파일도 다 전부 싹 다 지우자.’

 나희는 소설을 다 불태우고 호텔로 돌아와 서울로 돌아갈 짐을 배낭에 넣고 방을 나온다. 춘천역에 도착해 서울로 가는 전철이 오기를 기다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철이 도착하고 나희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전철을 탄다. 1시간20분쯤 지나 서울에 도착한 나희는 태환의 오피스텔로 곧장 향한다. 집에 도착하고 시간을 보니 저녁 6시가 넘는 시간이다.

 “태환아. 나 돌아왔어.”

 밝은 목소리로 나희는 태환을 부른다. 방에 있던 태환이 나희를 보고 반갑게 웃는다.

 “잘 다녀왔어? 생각보다 일찍 왔네. 나는 네가 일주일 다 채우고 올지 알았어.”

 “응. 꼭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일? 무슨 일?”

 “그게.. 태환아 내 노트북 돌려 줄 수 없을까? 소설 쓰려는거 아냐. 거기 있는 파일만 하나 지우면 돼. 정말 중요한 일이야. 자세히는 말을 못하는데..”

 태환은 나희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마음이 열린다.

 “네 노트북인데 나한테 그렇게 부탁하듯이 얘기 안해도 돼. 돌려줄게. 대신 그 파일만 지우고 다시 넣어두자. 의사 선생님이 말한대로 당분간 글은 안쓰는게 좋을꺼 같아서.”

 “응. 알겠어. 고마워. 태환아.”

 나희는 태환으로부터 노트북을 돌려 받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노트북을 켜고 한글창을 연 다음 자신이 쓴 그 위험한 소설을 영구삭제 시킨다. 그리고 메일함에 있는 파일도 삭제시킨다. 끝났다. 이제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진다. 나희는 노트북을 끄고 방에서 나와 태환에게 다시 돌려준다.

 “다 지웠어. 노트북은 태환이 네가 알아서 보관해줘. 네 말대로 당분간 글은 쓰지 않을게. 고마워. 태환아.”

 “고맙긴. 그래. 나희야. 글은 언제든 다시 쓸 수 있으니까 당분간은 푹 쉬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

 “알겠어. 네 말대로 할게.태환아 우리 피자 시켜 먹을까? 피맥 어때? 내가 배달시킬 테니까 맥주는 네가 사와. 부탁해.”

 “뜬금없이 피자? 그래그래. 맥주 사올테니까 먹고 싶은 걸로 주문해놔.”

 태환이 편의점에 갔다 오는 사이 나희는 스마트폰으로 좋아하는 포테이토 피자를 주문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태환이 맥주를 들고 집에 돌아오고 30분쯤 지나자 피자가 도착한다. 둘은 거실 테이블에 피자와 맥주를 늘어놓고 먹기 시작한다.

 “같이 먹으니까 더 맛있다. 그치 태환아.”

 “응. 나도 너 여행 갔을 때 혼자 밥 먹으니까 맛이 없더라. 스파게티 만들어 줄까?”

 “아니 괜찮아. 맥주 마시면 금방 배불러져서.”

 둘은 그 누구보다 사이좋은 남매처럼 보인다. 태환은 전보다 어딘가 달라진 것 같은 나희를 보며 묘한 기분을 느낀다. 좋은 방향으로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나희와 태환은 늦은 밤이 되도록 먹고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다음날 아침 10시. 나희는 아직 꿈나라다. 태환은 부엌 식탁에 노란 포스트잇에 메모를 해놓고 외출 준비를 하고 나간다. 모두를 보러 가는 것이다. 병원에 도착해 모두가 있는 병실로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걸어간다. 모두가 있는 병실 앞에 잠깐 멈춰서 마음을 추스른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 모두에게로 향한다. 거의 10년만에 만난 모두는 얼굴은 그대로 인데 소녀에서 숙녀가 된 모습으로 조금 어른스러워져 있는 얼굴이다. 그래도 태환에게 모두는 여전히 아름답다. 태환은 모두에게 그동안 자신이 꾼 꿈에 대해 얘기하고 어제 꿨던 꿈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어제 꾼 꿈에서 태환은 처음으로 모두와 얘기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약속했다. 꿈에서 깨면 너를 만나러 오겠다고. 태환은 긴 이야기를 마치고 살며시 모두의 작은 손을 잡는다. 모두의 작은 손이 태환의 큰 손안에 들어온다. 태환은 마음속으로 말한다. ‘일어나. 모두야. 이제 꿈에서 깰 시간이야.’

 태환의 바램과 달리 모두는 여전히 긴 꿈속을 헤 매이고 있는 것만 같다. 태환이 살며시 모두의 손을 놓으려 할 때 모두의 손가락 하나가 움직인다. 태환은 놀란 눈으로 모두를 부른다.

 “모두야. 모두야. 나왔어. 태환이. 너 만나러 왔어. 일어나.”

 태환의 목소리에 모두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뜬다. 그리고 눈 앞에 있는 태환을 바라

 본다. “나... 돌아..왔어. 태환아..”

 태환과 모두는 두 손을 맞잡고 함께 눈물을 흘린다. 밖은 조용한 비가 흐르고 있다.

 
작가의 말
 

 보통 청춘이라 하면 찬란한 혹은 빛나는 모습을 떠올린다. 마치 햇빛 또는 달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저기 저 앞 바다의 윤슬처럼. 하지만 현실에서의 청춘은 그리 반짝이지도 찬란하지도 않다. 되려 일찍 메말라 버린 꽃잎들처럼 생명력을 잃거나 무기력한 모습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버린 혹은 버려진 청춘들은 다들 어디에 있는 것인가.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소설 윤슬을 통해 여러 청춘들의 얼굴을 그려보고 싶었다. 그 한없이 슬픈 얼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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